완벽이 온다 창비교육 성장소설 10
이지애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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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라는 이름으로 쌓아올린 연대의 가치그 안에서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청소년들의 성장통과 그들의 진정한 자립을 응원하게 하는 소설!

 

 

 

 

  “오랜만에 연락해서 이런 소식 전하는 게 선생님이 정말 미안해… 너희 아버지 돌아가셨대.”

  민서는 뜨거운 여름보다 추운 게 더 못 견디게 힘들었던 공사 현장의 컨테이너에서 아빠와 단둘이 살았던 시절을 떠올린다. 2살 때까지는 엄마도 같이 살았다고 했으나 기억에는 없다민서가 6살이 되던 해의 어느 날아빠는 돌아오지 않았다머지않아 누군가가 컨테이너 문을 두드리더니 자신을 사회 복지사라 소개했다어린아이가 여기서 혼자 지내기 위험하니 쉼터로 가게 될 거라고 했다그렇게 쉼터에서 지내던 중 아빠가 친권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친권을 포기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는 자라면서 알게 되었다민서에겐 아빠가 친권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보다 더 충격적이었다그런 아빠가 이제와 전해온 소식이란 게 부음이라니.

 

 

 

자신만의 홀로서기 그리고 새로운 연대를 향한 발걸음을 응원하는 이야기

 

 

 

  소설 완벽이 온다는 부모가 돌볼 수 없거나 부모가 돌보기를 거절하여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모여 사는 그룹홈에서 성장한 민서가 아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데서부터 시작된다친권을 포기한 뒤로 아빠와 거리를 둔 지 오래였기에 꽤 덤덤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아마도 그게 아니었나보다민서는 여전히 그와 자신을 분리해 낼 수 없어 아직도 유년시절컨테이너에서의 삶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건 그룹홈에서 함께 생활했던 해서와 솔 역시 마찬가지였다아빠가 없는 해서는 엄마가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면 자신을 데려갈 거라고 했지만 다시 그룹홈으로 돌아와야 했고술만 마시면 폭력을 일삼았던 솔의 아빠는 끝내 가정을 지켜내지 못했다그렇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상실한 세 소녀는 각자만의 방식으로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 나가야 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자의이건 타의이건 떠밀리듯 세상 밖으로 나서게 된다세상에 나고 자라나 가족으로부터 온전한 사랑과 믿음을 가져보지 못한 마음들은 과연 어디에 가서 뿌리를 내리게 될까그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했던 이들의 슬픔과 고통을 끌어안아줄 이는 과연 누구일까이렇듯 완벽이 온다』 가족의 품에서 온전히 보호를 받지 못한 세 소녀가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만의 홀로서기와 새로운 연대를 통해 분투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기다림이란 두려운 것이었다어릴 때부터 엄마가 도망갔다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에게 부모란 언제든 없어질 수 있는 존재였다나는 아빠도 언젠가 나를 버리지 않을까 늘 두려웠다그게 언제일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헤어짐이 오늘은 아니기를 바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 179p

 

 

언니는 나한테 왜 잘해 줬어내가 불쌍했어그거 알아나한테는 잘해 주다가 뒤통수 치는 게 제일 상처 주는 거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시작하지도 말았어야지책임지지도 않을 거면서 제멋대로 주는 호의는 악의보다 나쁘다오히려 사람을 더 아프게 한다선물 주고 맛있는 거 준다고 좋아할 줄 알았나아빠가 생각났다선량한 얼굴로 선물을 사 들고 그룹홈으로 찾아오다가 마음을 주면 어느 순간 발길을 끊는 가족 단위 봉사자들도먹을 것을 챙겨 주면서도 내가 멀어지면 아빠 욕을 하던 함바 식당 이모들의 얼굴도 희미하게 스쳐 지나갔다. (누굴 믿어야 하지누굴 꼭 믿어야 하나타인을 믿는 게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조심해야 할 일이 아닐까. / 195p

 

 

 



 

 

 

 

  해서는 아기의 태명을 완벽이라고 했다민서는 해서가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달가워하지 않는다아빠와 닮지 않기 위해 아빠가 해 온 모든 것들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민서의 입장에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해서가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겠다는 모습이 영 미덥지 않아 보인다어떻게든 되겠지나도 어떻게든 컸잖아무엇이 해서 언니를 자신하게 하는 걸까어떻게든 큰다는 것은 하나도 기쁘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지 않았던가민서의 기우대로 결국 해서는 뜻하는 바대로 원하는 가정을 이루지는 못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서는 엄마란 무게를 끌어안고 작은 미용실을 차리겠다는 목표를 통해 세상과 부딪쳐보려 한다그 모습을 본 민서 역시 고립된 솔을 다독여가며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자신들만의 단단하고도 따뜻한 가정을 완성해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덕분에 우리는 관계라는 이름으로 쌓아올린 연대의 가치를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듬으로써 완전한 사람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의 의미를 일깨우게 된다.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살피고 돌본 적이 있었던가내 한 몸 챙기는 것도 벅찼었는데 이런 변화에 기분이 묘해졌다예전에는 솔 언니가 나를 많이 챙겼고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능숙하게 나를 도왔다해서 언니와 나의 어려움은 척척 해결해 주면서도 솔 언니는 이상할 정도로 자신의 상처를 잘 돌보지 않았다나는 솔 언니의 그런 양면성이 불안하게 느껴졌다같이 살게 되니 그런 모습은 더 자주 보였다나는 알바가 끝난 후 저녁에 솔 언니의 팔을 소독했다솔 언니의 팔은 시커메졌다가 보라색이 되었다가 노랗게 되면서 아물어 가고 있었다. / 203p

 

 

 



 

 

 

 

 제2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대상 수상작으로 청소년들의 성장통과 그들의 진정한 자립을 응원하 게 하는 작품이다담담하지만 섬세한 언어로 고립된 마음들을 보듬는 작가의 시선이 참 따스하다아픔을 지탱할 수 있는 건 서로를 향한 마음이라는 것을 전하는 이 책을 모든 십 대들에게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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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의 모든 것 - 인류가 낳은 인류 파괴 BUTTON illustoria 4
기획집단 MOIM 지음, 이크종 그림 / 그림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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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지식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일러스트로 지식과 재미까지 다 잡은 핵무기에 관한 모든 것!

핵무기 시대를 안고 살아가야 할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가 반드시 고민해봐야 하는 이야기!

 

 

 

 

  영화 <오펜하이머>의 개봉과 함께 tvN 프로그램 <알쓸별잡>에서 맨해튼 프로젝트와 더불어 핵무기에 대해 설명해준 적이 있다그때 함께 시청하던 첫째 아이가 흑백 영상 속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버섯모양의 구름을 주시하며 물었다. “핵폭탄이 터지면 저렇게 되는 거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거대한 버섯구름은 몽환적이다 못해 심지어 경이로워 보이기까지 했다그렇게 핵무기의 위력에 압도되어 있느라 진짜로 마주해야 하는 진실모든 것이 파괴되어버린 참혹한 현장의 진실까지야 알 리가 없었다지금의 우리는 고작해야 깨진 유리파편이 온몸에 박힌 채 울부짖는 사람들끔찍한 화상을 입어 피부가 누더기처럼 녹아내린 사람들내장과 눈알이 튀어나온 사람들이 내지르는 비명에 히로시마는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해버렸다(흉터의 꽃김옥숙 저새움).’와 같은 문장으로나마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핵무기가 등장한 지 80년 가까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핵무기에 아는 것이 많지 않다특히 우리나라는 핵무기를 핵심 생존 수단으로 삼는 북한을 마주하고 있고핵무기를 우리나라에 대한 핵심 안보 수단으로 삼는 미국을 우방국으로 두고 있는 만큼 핵무기를 둘러싼 본질과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마침맞게 그림씨에서 출간된 핵무기의 모든 것에는 핵무기에 관한 지식과 역사적 사실국제사회의 이해관계와 각종 딜레마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핵무기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가독성이 높은 구성과 쉬운 해설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일러스트로 지식과 재미까지 다 잡은 책이다덕분에 어린이 독자는 물론 일반 독자까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뿐만 아니라 핵을 둘러싼 각종 이권 문제 앞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사색과 통찰의 기회를 얻고핵무기에 관한 윤리 감각을 일깨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알고 싶어요핵무기에 관한 다양한 지식들

 

 

 

나는 이제 죽음이요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 로버트 오펜하이머 / 6p

 

 

 

  책에는 원자폭탄 투하 후의 히로시마의 참상이 담긴 사진과 처참한 현실에 넋을 잃은 생존자들의 사진이 실려 있다미군에 의해 배포가 금지되었을 정도로 끔찍하고도 잔인한 그날의 진상이 담겨있다. 1945년 7월 16일 새벽 5시 29분 45. ‘트리니티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 이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에 리틀보이나가사키에 팻맨을 투하했다강도는 각각 TNT 약 15,000, TNT 약 21,000톤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천연 우라늄의 99.3%는 우라늄238이고나머지 0.7%는 우라늄235입니다이 둘의 차이점은 무게입니다우라늄238이 더 무겁죠그런데 우라늄238은 비분열 물질인 반면우라늄235는 핵분열 물질입니다즉 핵무기인 원자폭탄의 원료지요그러나 원자폭탄을 만들기 위해서는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합니다그래서 우라늄235의 농도를 올려야 하는데농도를 올리는 과정을 우라늄 농축이라고 하고그렇게 농축된 우라늄을 농축 우라늄이라고 합니다일반적으로 원자력발전에서는 약 3%의 저농축 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합니다. / 35p

 

 

지구상에서 최초로 행한 핵실험은 1945년 7월 16일 새벽 5시 29분 45미국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조르나다 델 무에르토 사막에서 실시했습니다이를 가리켜 트리니티(Ttinity)’라고 불렀는데트리니티는 기독교 용어로 성부성자성령이 하나라는 삼위일체를 뜻합니다.

트리니티 핵실험 결과그 위력은 TNT 18.6킬로톤(kt, 다이너마이트 18,600톤 폭발력으로 추산)으로예측치를 서너 배 초과하는 거대한 것이었습니다. / 45p

 

 

 



 

 

 

 

  책은 우리가 꼭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폭발한 원자폭탄 때문에 가장 많이 사망한 게일본인 다음으로 한국인이라는 것이다당시 일본에 강제 징용되어 끌려온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5만여 명은 즉시 사망했고, 5만여 명은 피폭으로 후유증을 겪거나 사망에 이르렀다 한다다시 말하자면 한국 역시 피폭 국가라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의 선조들 역시 원폭의 피해자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결과적으로는 원자폭탄으로 인해 전쟁은 종식되었고 조선은 해방을 맞았지만그 안에 희생된 수많은 이들의 고통을 기억해야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핵무기의 참극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애석하게도 지구상에서 핵무기 보유는 정의와 불의와 싸움이 아니라 이해관계의 산물이 되어버렸다. NPT(핵확산금지조약)이나 TPNW(핵무기 금지조약)과 같이 비핵화를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실질적으로 핵보유국과 핵보유국의 군사적 동맹국들은 이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대한민국 역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그만큼 핵무기는 국제분쟁 사이에서 이권과 견제의 도구가 되어버린 양상이다따라서 한반도에 핵무기를 둘러싸고 분쟁이나 갈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우리는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나는 몰라알아서 하라고 해.’하는 태도를 갖기보다는 주인 의식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책 속의 마지막 글귀를 우리 아이들이 꼭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한이 온갖 난관을 뚫고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은다른 나라에 적용한 국제사회의 대처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그리고 북한을 향한 대처 방식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저문가들조차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죠엄연한 사실은 한반도와 국제사회가 북한 핵무기라는 중요한 숙제를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북한 핵나아가 한반도의 핵세계의 핵무기에 관해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 171p

 

 

 




 

 

 

 

  핵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고왜 만들어졌으며 그것이 일으킨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해볼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핵무기 시대를 안고 살아가야 할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고민해볼 거리도 많아서 보다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고또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책이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여러 도서 기관들을 통해 많이 읽히고 활용될 수 있기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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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유산 그림책 - 선사 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역사가 쉬워지는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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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떠나는 아름다운 문화 유산 탐방!

이 책 한 권으로 시대별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아들이 종종 이런저런 질문을 해올 때가 있다. “엄마북한이랑 우리나라가 왜 전쟁을 한 거야?” “고려 시대랑 조선 시대랑 뭐가 달라?” “아직도 우크라이나랑 러시아랑 전쟁 중이야?” 며칠 전에는 엄마그럼 야인 시대는 언제야?(이건 아마도 유튜브의 영향인 듯하다)”라는 뜬금없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초등학교 2학년쯤 되니 나를 둘러싼 우리 사회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모양이다마침 다가오는 주말에 서울 경복궁에 가기로 한 참이라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으로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유산 그림책을 미리 완독해보기로 했다.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유산 그림책은 선사 시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우리 문화유산을 소개한 책이다책에는 관련 역사적 사건과 문화유산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해설을 비롯해바로바로 참고할 수 있는 그림과 사진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따라서 바로 보고익힘으로써 보다 생생한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한국사 흐름을 따라 연표 순으로 정리되어 있는 데다 판형이 크고 읽기 쉬운 구성으로 되어 있어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여러 권의 백과사전을 얻은 듯한 만족감도 느낄 수 있다또 각 시대별 문화유산의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해놓은 한눈에 쏙!’을 통해 한 번 더 이해를 돕고퀴즈를 통해 독후 활동까지 즐길 수 있게 한 점 역시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선사 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역사가 쉬워지는 우리 문화유산 연표 그림책

 

 

  개인적으로는 유독 에 대한 인상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학창 시절에는 몇 층 석탑이니무턱대고 외우기 급급해서 탑 고유의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는데시대별 흐름에 따라 탑의 구성과 특징을 정리해놓은 이 책을 쭉 살펴보다보니 각각의 특색이 눈에 잘 들어왔다화려하거나 장식적이지 않지만 간결하며 단정한 아름다움을 지닌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돌을 벽돌처럼 작게 다듬어 촘촘히 쌓아 올려 만든 옛 신라인들의 섬세함에 경외심을 갖게 되는 경주 분황사 모전 석탑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미를 뽐내면서도 그 섬세함에 감탄하게 되는 경주 불국사 다보탑특이하게 8각으로 되어 있는 데다 탑의 위쪽인 상륜부에 작은 장식물까지 올라있어 화려하고 아름다운 평창 월정사 8각 9층 석탑 등이 그러하다또 과학과 예술엄격한 기록 정신을 통해 개인의 창의성과 사회적 이념을 두루 담아낸 조선의 문화유산 역시 하나하나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꽤 있었다그 중 하나가 조선 시대 화가와 선비들이 즐겨 그린 산수화조선 전기만 하더라도 산수화는 사실 실제 자연이 아니라 상상 속의 자연을 그린 관념 산수화가 많았다는 것인데조선 후기에 이르러서야 실제 우리 산천으로 화폭으로 옮기는 실경 산수화(진경 산수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니 조선 전기와 후기를 비교하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또 근정전 월대의 동서쪽에 가면 큼지막한 청동 물통이 있는데, ‘드므라고 불리는 이것은 궁궐에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물을 담아 놓던 그릇이기도 하지만 옛 사람들은 여기에 물을 채워 놓으면 궁궐로 침입해 오던 화마가 물 위에 비친 자신의 무서운 모습을 보고 놀라서 달아난다고 믿었다 한다아이들과 근정전을 찾을 때 드므’ 찾기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뿐만 아니라 맞배지붕모임지붕우진각지붕팔작지붕과 같이 똑똑한 문화유산 퀴즈다양한 지붕들의 특징을 알게 된 덕분에유적지를 답사할 때마다 건물의 지붕 모양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너른 시야를 얻게 되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우리 이거 보러 가자.” “나도 여기가면 볼 수 있어?”였다책으로 보고 나니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나보다마찬가지로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우리 문화유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역사책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참 반가울 듯하다책상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두고 문화 유산 답사를 떠나는 시간을 자주 가져봐야겠다우리 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자주 보고느끼는 가운데 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훌륭한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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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장아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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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킨다는 것은 곧 우리를 지킨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을 기적이라 여기게 되는 힘을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 서로를 좀 더 이해해 보려는 힘을 발견하게 되는 소설!

 

 

 

 

리본을 하나 준비하는 거야색은 상관없어.

적당한 길이로 자르기만 하면 돼.

그 리본을 나무에 매어놓는 거지.

그런 다음 소원을 비는 거야큰 소리로또박또박. / 13p

 

 

 

  희미는 그 나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았다산책로를 걷다 샛길로 빠지면 나오는 언덕 위에 있는 신목(神木)이다수령이 오백 년이 넘는다고 했다희미는 해가 지고 난 후 몰래 집을 빠져나와 신목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리본을 달기 위해 휴대폰 플래시로 비추자 나무 가지마다 형형색색의 리본이 묶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나무는 누군가의 기도와 바람을 품고 이토록 오랫동안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걸까.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진다면서요그렇죠?” 준후가 나를 고백하게 해주세요좋아하게 해주세요제발 부탁드릴게요그러자 어디선가 그래그래그래맞장구를 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하지만 신목의 효험을 믿어보는 것도 잠시희미는 뜻밖에도 준후와 민지가 함께 나란히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질투심을 참지 못해 그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말았다너 나 좋아해당황한 준후가 대답을 회피하자 희미는 그만 화가 나서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버리라고 소리쳤다그런데 그 순간믿기지 않게도 준후가 갑자기 곤줄박이 새로 변해변하는 게 아닌가그때 희미의 귓가에서 또 한 번의 소리가 들려왔다그래그래그래맞장구치는 듯한 소리 같은 것이.

 

 

 

처음엔 혼자그다음엔 셋이 한마음으로 비는 소원

 

 

 

  『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는 무심코 뱉어버린 소원 때문에 일어난 사고를 바로잡기 위해 함께 고군분투하는 세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소설이다어쩌다 준후가 새로 변해버린 사실을 공유하게 된 이유로성격도 다르고 평소 친밀하지도 않았던 세 소녀가 준후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합심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기도 하다자신의 감정이 더 소중해서 타인의 감정을 살피지 못했던 희미새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거리를 두는 게 편했던 민진고양이에게는 다정하지만 타인의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던 새별이들은 시종 어긋나는 듯 보이지만 각자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한 데 모여 마침내 눈부신 빛을 발화한다소설은 이 별빛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광경을 마법처럼 그려나간다덕분에 우리 자신을 기적이라 여기게 되는 힘을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이 서로를 좀 더 이해해 보려는 힘을 그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

 

 

 

일주일길어도 일주일 뒤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 거야.”

?”

만만찮게 화가 나 있던 민진이 무뚝뚝하게 물었다새별이 조바심이 날 만큼 느릿하게 대답했다.

준후를준후라는 사람이 이 세상이 있었다는 사실을그게 넋이 관계된 사건이 정리되는 방식이니까질서를 되찾는다고 해야 하나이 나무를 아주 큰 넋이니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거야준후는 앞으로 계속 새로 살아야 할 거고.” / 97p

 

 

소녀들이 묶어놓은 리본들은 하나둘 떨어지는 잎들을 대신해 나무를 지켜주었다바람에 맞서 더불어 반짝이며 온기를 보태주었다그 리본들은 각기 다른 소원을 담고 있었지만 비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다기원하는 마음이란 그랬다빛이자 온기였다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새별은 소중한 존재를 준비 없이 떠나보내는 슬픔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으니까. / 107p

 

 

 



 

 

 

 

  특이점이라면 소원을 들어주는 신목새로 변한 준후심술궂은 가택신이승과 저승으로 인도하는 붉은 새와 같은 일련의 환상적인 요소들일 것이다이제는 미신으로 치부되곤 하는 소원 빌기’, 대대로 깃들어 한 집안의 재물이나 안녕을 관장했다던 들의 이야기보름달이 뜬 밤에 우물가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경을 외고 기도를 올리면서 다음 한 해도 우물물이 마르지 않기를 기원했던 달그림자 긷기’ 의식 그리고 이라는 관념들은 오래 전 할머니가 잠자리에서 들려주던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시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이러한 요소들을 착실하게 하나의 스토리 위로 차곡차곡 쌓아올린다타인과 공동체를 이해하는 방법들을 종종 잃곤 하는 지금이처럼 기원의 힘을 통해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옛 사람들의 상상력을 빌리는 일은 어쩌면 우리 시대에도 필요한 게 아닐까.

 

 

 

새 신과 옛 신이 함께 늙어가는 그 같은 이야기들은 희미의 세상을 자라게 했다낮잠 속으로 스며들어 웃으며 잠꼬대하게 만들었다어떤 옛날이야기들은 아이들을 키웠다. / 65p

 

 

너도 기억나지희지랑 같이 쥐불놀이했던 거우물터에서 의식을 치른 적도 있다고 하고나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의식?”

신목 근처에 우물터가 하나 있거든언덕에 있는 큰 나무 말이야아주 오래된 우물이래그 무렵에는 우리집 우물에도 물이 차 있었다던데.” / 67p

 

 

도자기 인형이 달그락거렸다전등이 꺼졌다 켜졌다.

살아 있는 거야설마 이 집이 살아 움직이고 있어겁에 질려 움츠리고 있던 희미는 소파 다리를 타고 오르던 그림자를 얼결에 찰싹 후려갈겼다엄살을 부리듯 과장되게 몸을 떨면서 그림자는 바로 옆 벽면으로 옮겨붙었다액자 테두리를 따라 늘어지는가 하면 여러 개의 뭉텅이로 쪼개져 장식장 위를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 69p

 

 

 




 

 

 

 

  이 외에도 새로이 생긴 것과 옛 것으로 상징되는 여러 원형들이 계속해서 대비를 이루는 모습 역시 눈에 띤다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소설의 배경이다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은 물줄기를 경계로 막 들어서기 시작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뉘는 어느 도시다철새들이 매해 먹이를 구하러 오는 습지의 일부를 메우며 들어선 곳이다. 8차선 도로가 들어서고 곳곳에 가로등이 세워지며 거대한 빌딩이 들어서는 사이들쥐와 청설모 그리고 고라니 같은 존재들은 한 계절도 버티기 힘든 생태환경 속에 놓이게 되었다고속도로의 방음벽은 새들에게 생과 사의 장벽이 되었다한밤중에도 꺼지지 않는 빛은 새들을 혼란에 빠뜨렸다신목이 죽어가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도시는 잘려 나간 나무들의 등걸 위헤 세워졌으므로로드킬당한 동물들의 사체 위에서 발전했으므로이렇듯 소설은 거대해지는 도시의 크기만큼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를경계 밖으로 밀려난 존재들을 조명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뜻을 모으는 아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한다.

 

 

 

신목을 지키는 나무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였고 따라서 나를 지킨다는 것은 우리를 지킨다는 것과 같은 의미를 띠었다신목은 사람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축원해줌으로써 스스로 더욱 강건해졌다공동체의 번영이 기도로 되돌아와 그의 넋을 윤택하게 해주었으므로. / 179p

 

 

  잘못 빈 소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현실을 뒤흔드는 거대한 이야기로 나아가는 흥미로운 소설이었다다만 소설에 쓰인 여러 환상적 요소들이 완전하게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구석구석에 빈틈을 남기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아쉬움을 남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쓰기 어려운 이야기를 우직하게 풀어낸 작가에게 응원을 전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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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트 -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는 법을 바꿔놓을 시각 혁명
데이비드 로즈 지음, 박영준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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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트는 이미 시작되었다!

시각 혁명에 관한 비전과 아이디어최신 기술과 이슈들을 집대성한 책!

 

 

 

 

  “1990년 인터넷 혁명, 2000년대 모바일 혁명이 있었다면 그 다음은 비전 혁명이 있을 것이다.”

  MIT 미디어랩 과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데이비드 로즈는 향후 10년 동안 진행될 기술의 기하급수적인 발전으로 본다는 의미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 예측한다공간 컴퓨팅(증강 현실), 인공지능컴퓨터비전 등이 결합해 탄생할 새로운 형태의 시각적 현실즉 보고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는 법을 바꿔놓을 시각 혁명을 가리켜 그는 슈퍼 사이트(Super Sight)’라 부른다이미 애플구글메타삼성을 위시한 글로벌 IT기업들은 개인이 착용하는 스마트 안경에서부터 집단적 협업 및 공유를 위한 데이터 투사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적 능력의 거대한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은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형성하고음식을 먹고물건을 구매하고협력하는 방식에서부터 미래에 펼쳐질 학습과 상상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슈퍼사이트의 오늘과 미래를 다양한 측면에서 탐구한다슈퍼사이트는 분명 누군가에게는 놀랍도록 매력적이고쓸모 있고기념비적이며이제껏 누릴 수 없었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두렵고문제를 야기하고각종 오류를 유발시키는 디스토피아가 될 수 있다하지만 슈퍼사이트는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이미 시작되었다어느 쪽이든 인류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진화를 앞두고 있다삶의 모든 영역을 뒤흔들며 나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바꿀 슈퍼사이트를 통찰하고그에 따른 혜안을 얻고 싶은 분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에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슈퍼사이트가 바꿀 미래

 

 

  몇 달 전,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김대호 아나운서가 VR 고글 헤드셋을 쓰고 가상현실을 실감나게 즐기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시청자 입장에서는 그 모습이 그저 우스꽝스럽기만 할 뿐이었지만정작 본인은 방구석이라는 현실을 뒤로한 채 실제 여행지에 있는 것처럼 흠뻑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머지않아 우리는 이 VR조차 뛰어넘는물리적 세계 위에 디지털로 증강된 현실을 합성하는 미래의 몰입형 컴퓨팅 기술을 모두가 공유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안경이라 불리는 이 웨어러블한 슈퍼사이트는 눈에 비친 사물들을 인식하고 이름을 붙여주어 즉각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뿐만이 아니라오늘 내가 만난 사람의 최신 정보를 비롯해 관심사와 감정 상태까지 분석해줄 것이다여행지나 유적지에서는 해당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중요한 역사적 순간 속으로 직접 데려가 생생한 경험을 하게 할 것이다또 슈퍼사이트 알고리즘은 내가 관심을 보이는 특정 품목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쇼핑을 통해 선택과 소유의 딜레마를 해결해줄 것이고식습관이나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 관련 의사결정도 손쉽게 해결해줄 것이다오직 한 사람만의유능하다 못해 만능인전지전능한 비서이자 코치를 얻게 된다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스마트안경은 단지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현실을 새롭게 구성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가 대상을 바라보는 방법에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이 제품들은 사람과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선택적’ 도구가 아니라우리가 온종일 몸에서 떼어놓지 않는 일종의 보철물이 될 것이다다시 말해 이 웨어러블 장비들은 심리적 측면에서 사용자와 일심동체가 되어 우리 몸의 일부로서 인간 능력의 진화를 상징하는 증거가 될 것이다. / 24p

 

 

스마트안경에 탑재된 카메라는 당신의 시선을 추적하고주위에 설치된 카메라들은 당신의 관심사와 감정 상태를 분석한다이 데이터를 다른 사람들이’ 스마트안경으로 당신을 포착한 데이터와 결합하면 본인의 행동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매우 강력한 피드백 장치를 구출할 수 있다내 스마트안경의 대인관계 코치는 이렇게 귀띔할 것이다. “말하는 속도를 늦추고 잠시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그들이 뭐라고 강조했는지 생각해 보세요그들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팔짱을 풀고긴장을 늦추고미소를 지으세요.” / 122p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를 바탕으로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이를 악용하려는 비도덕적인 개발자와 참여자는 반드시 존재한다또 슈퍼사이트는 우리 모두를 개인적 세계관 속에 가두어버릴 위험성이 있다자신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서슴없이 점수를 매기고위험하다는 낙인을 찍는 등 지난 날타인과 눈을 마주치고 이해하려 애쓰는 과정 속에서 키워냈던 인간의 공감 능력을 앗아갈 수 있다.

 

 

 

  아울러 획일화된 정보와 필터 버블(인터넷 알고리즘에 의해 본인의 관심사에 맞게 제공되는 정보에만 의존한 사용자가 혼자만의 세계에 고립되는 현상)에 갇힌 사람은 조직적인 인종차별이나 불평등의 문제를 인식하는 능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고객 정보를 소유하게 되는 기업의 사생활 침해알고리즘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책임 문제일터에 대한 경계가 무너지면서 일과 쉼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 등도 야기될 수 있다어쩌면 다른 한쪽에서는 슈퍼사이트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는인류의 우선순위와 가치를 지키고 재검토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익숙한 정보만을 선택하는 필터 버블 속에 빠져드는 대신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소개하는 서비스들을 의식적으로 구독해야 한다그래야만 과거에는 한 번도 접한 적이 없고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던 새로운 관점을 경험할 수 있다. / 55p

 

 

우리가 대인관계 코치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증강현실은 사람의 행동을 일일이 지시하는 지침서나 치료제가 결코 아니다우리가 세상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사회적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다따라서 이 장비가 우리의 대화나 행동을 미리 규정해서는 안 되며단지 우리가 더 좋은 습관을 기르고 풍부한 인간관계를 구축할 목적으로 활용하는 촉진제나 신호의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 125p

 

 

그러나 한편으로는 알고리즘이 저지르는 실수(그것도 치명적인 실수)는 통계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이 오류를 책임질 사람은 누구인가외과 수술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외과 의사가 책임을 진다하드웨어 장비가 고장을 일으켜서 고객에게 손해를 입히면그로 인해 고소당하는 사람은 장비를 제조한 업체의 책임자다하지만 프로그램 코드 한 줄이 잘못 작성됐을 때우리는 그 알고리즘을 코딩한 엔지니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아니면 알고리즘의 진단 과정을 관리 감독한 의시가 책임을 져야 할까또는 인공지능 자체에 화살을 돌려야 할까? / 295p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사이트의 예측’ 기능은 분명 우리 사회에 더 큰 이로움을 가져다줄 것이라 생각한다매일같이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위험한 현장 속에 뛰어들어야 하는 소방대원들에게는 어둠과 연기를 뚫고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슈퍼사이트의 능력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소방관들이 해당 건물의 도면을 즉각적으로 얻고구조 대상자를 찾아내 건물 밖으로 대피할 때에도 안전하게 길을 안내받을 수 있다면슈퍼사이트는 우리 사회의 안전 구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 슈퍼사이트가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발명하고설득하고지키게 할 수 있다면인류의 코앞에 닥친 기후위기와 같은 문제들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돕고 적절한 행동을 취하도록 우리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도 있다오늘날 수많은 집과 주차장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과거에는 무엇이 존재했는지앞으로 10, 100년 뒤에는 같은 장소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가능하다면 인류가 처한 위기의 긴급성을 이해하고 모두가 바라는 미래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각혁명이 가져올 미래를 이해함으로써 앞으로 닥칠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처하고 최선의 미래를 그려내기 위한 선구안이다.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의 이름과 정보를 물어보지 않고서도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로봇이 나 대신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한다면 과연 행복할까?’ ‘알고리즘이 의사보다 환자를 더 잘 진단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들에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보면서 슈퍼사이트를 보다 사려 깊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슈퍼사이트의 미래가 생각보다 멀지 않았음을 QR 코드의 실제 사례를 통해 성실하게 보여준다슈퍼사이트의 비전과 아이디어최신 기술과 이슈들을 집대성한 이 매력적인 책을 많은 분들이 꼭 눈으로 확인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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