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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유산 그림책 - 선사 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역사가 쉬워지는 ㅣ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23년 8월
평점 :

책으로 떠나는 아름다운 문화 유산 탐방!
이 책 한 권으로 시대별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아들이 종종 이런저런 질문을 해올 때가 있다. “엄마, 북한이랑 우리나라가 왜 전쟁을 한 거야?” “고려 시대랑 조선 시대랑 뭐가 달라?” “아직도 우크라이나랑 러시아랑 전쟁 중이야?” 며칠 전에는 “엄마, 그럼 야인 시대는 언제야?(이건 아마도 유튜브의 영향인 듯하다)”라는 뜬금없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초등학교 2학년쯤 되니 나를 둘러싼 우리 사회와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모양이다. 마침 다가오는 주말에 서울 경복궁에 가기로 한 참이라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으로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유산 그림책』을 미리 완독해보기로 했다.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유산 그림책』은 선사 시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우리 문화유산을 소개한 책이다. 책에는 관련 역사적 사건과 문화유산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해설을 비롯해, 바로바로 참고할 수 있는 그림과 사진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바로 보고, 익힘으로써 보다 생생한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사 흐름을 따라 연표 순으로 정리되어 있는 데다 판형이 크고 읽기 쉬운 구성으로 되어 있어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여러 권의 백과사전을 얻은 듯한 만족감도 느낄 수 있다. 또 각 시대별 문화유산의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해놓은 ‘한눈에 쏙!’을 통해 한 번 더 이해를 돕고, 퀴즈를 통해 독후 활동까지 즐길 수 있게 한 점 역시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선사 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역사가 쉬워지는 우리 문화유산 연표 그림책
개인적으로는 유독 ‘탑’에 대한 인상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학창 시절에는 몇 층 석탑이니, 무턱대고 외우기 급급해서 탑 고유의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는데, 시대별 흐름에 따라 탑의 구성과 특징을 정리해놓은 이 책을 쭉 살펴보다보니 각각의 특색이 눈에 잘 들어왔다. 화려하거나 장식적이지 않지만 간결하며 단정한 아름다움을 지닌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 돌을 벽돌처럼 작게 다듬어 촘촘히 쌓아 올려 만든 옛 신라인들의 섬세함에 경외심을 갖게 되는 경주 분황사 모전 석탑,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미를 뽐내면서도 그 섬세함에 감탄하게 되는 경주 불국사 다보탑, 특이하게 8각으로 되어 있는 데다 탑의 위쪽인 상륜부에 작은 장식물까지 올라있어 화려하고 아름다운 평창 월정사 8각 9층 석탑 등이 그러하다. 또 과학과 예술, 엄격한 기록 정신을 통해 개인의 창의성과 사회적 이념을 두루 담아낸 조선의 문화유산 역시 하나하나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꽤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조선 시대 화가와 선비들이 즐겨 그린 ‘산수화’다. 조선 전기만 하더라도 ‘산수화’는 사실 실제 자연이 아니라 상상 속의 자연을 그린 ‘관념 산수화’가 많았다는 것인데,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야 실제 우리 산천으로 화폭으로 옮기는 ‘실경 산수화(진경 산수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니 조선 전기와 후기를 비교하여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또 근정전 월대의 동서쪽에 가면 큼지막한 청동 물통이 있는데, ‘드므’라고 불리는 이것은 궁궐에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물을 담아 놓던 그릇이기도 하지만 옛 사람들은 여기에 물을 채워 놓으면 궁궐로 침입해 오던 화마가 물 위에 비친 자신의 무서운 모습을 보고 놀라서 달아난다고 믿었다 한다. 아이들과 근정전을 찾을 때 ‘드므’ 찾기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맞배지붕, 모임지붕, 우진각지붕, 팔작지붕과 같이 ‘똑똑한 문화유산 퀴즈’다양한 지붕들의 특징을 알게 된 덕분에, 유적지를 답사할 때마다 건물의 지붕 모양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너른 시야를 얻게 되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은 “우리 이거 보러 가자.” “나도 여기가면 볼 수 있어?”였다. 책으로 보고 나니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졌나보다. 마찬가지로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우리 문화유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역사책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참 반가울 듯하다. 책상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두고 문화 유산 답사를 떠나는 시간을 자주 가져봐야겠다. 우리 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자주 보고, 느끼는 가운데 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훌륭한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