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내러티브 - 더 이상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하마모토 다카시 지음, 박정연 옮김, 이정민 감수 / 효형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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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고 신비한 신데렐라 백과사전!

단순히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 너머의 세상을 통찰하는 시간!

 

 

 

  아름다운 드레스와 유리 구두를 신고 화려한 무도회에서 춤을 추는 신데렐라밤 12시가 되면 요정의 마법은 사라지지만잃어버린 유리 구두를 되찾고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된다는 내용의 이 동화책을 모르는 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이른바 신데렐라 서사로 지칭되는 플롯의 기본 구조는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등의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각색되며 회자되고 있다백마 탄 왕자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고 성 평등에 관한 왜곡된 시각을 지니게 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우리가 계속해서 신데렐라 이야기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학민속학신화학문화인류학적 시각에서 바라본 신데렐라 이야기

 

 

  『신데렐라 내러티브는 신데렐라에 관한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신데렐라 서사의 원형을 탐색하고다양한 문화권에서 나타난 신데렐라 서사의 독특한 특징과 역사와의 연관성을 소개함으로써 우리가 왜 이토록 오랫동안 신데렐라 이야기에 열광하는지 그 이유에 다가간다먼저 책에서는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신데렐라 서사로 알려진 고대 이집트의 로도피스의 신발에서부터 신데렐라 서사의 원조가 유럽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샹드리용그림형제 판 신데렐라 이야기 재투성이미국판 신데렐라로 아메리칸 드림과 연결되어 전 세계에 널리 정착하게 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신데렐라 서사의 다양한 유형을 추적해나간다뿐만 아니라 아라비안 나이트』 속의 신데렐라 이야기인 발 장식 이야기유럽이 아니라 아시아 발상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을 짐작케 하는 중국의 예시엔과 베트남의 떰과 깜우리나라의 콩쥐 팥쥐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속에서 발견되는 신데렐라 서사의 유형도 함께 살펴본다.

 

 

 

부모를 잃고 차별받으며 의지할 데 없던 유대인 소녀는 고난을 이겨 내고 막강한 왕의 아내가 된다이 이야기는 성경판 신데렐라라고 할 수 있다유대인들의 고난은 신데렐라 서사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역경과 비슷하게 느껴진다그러나 에스델의 진의는 왕비의 지위와 명예를 얻어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신의 뜻을 받아 유대인을 구제하는 데에 있었다. ‘(에스델)’이라는 이름답게 에스델은 유대인의 희망이었다. / 33p

 

 

샹드리용은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재혼으로 불우한 신세가 되었지만 계모와 의붓자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며 살아간다그러다 요정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데이 조력자는 대모였다고 설명한다중세 이후의 유럽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세례 의식을 받았고 이때 부모 외에 아이를 돌볼 대부와 대모를 정했다출산 후 산모가 사망하거나 병에 걸리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이런 당시 상황을 배경으로 요정 대모가 탄생했다. / 49p

 

 

 




 

 

 

 

  저자는 고대 이집트에서 유럽아시아에 걸쳐 나타나는 신데렐라 서사를 분석하면서 세부적으로는 조금씩 다르지만 상당히 공통된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계모의 학대주인공의 시련조력자의 등장비현실적인 무도회신부 시험결혼해피엔딩이 그러하다흥미롭게도 이들 구조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면 신데렐라가 단순히 허구가 아니라 당대의 생활과 풍습을 고스란히 반영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가령 주인공이 어머니를 일찍 여의는 장면은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일이 잦았던 과거의 상황을 보여준다어머니의 부재로 인해 흔들린 가족관계 속에서 가장은 결핍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재혼하게 되고이때부터 가족들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며 계모의 학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주인공은 대체로 요리와 바느질을 하고 콩껍질을 까는 등 하녀처럼 혹독하게 일하는 처지에 몰린다여러 문화권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모두 재를 뒤집어쓰고 일한다는 의미의 재투성이에서 유래된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주로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력자는 요정나무물고기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특정 문화권의 종교관이나 토착 애니미즘을 대변하는 존재들임을 알 수 있다한편잃어버린 구두의 주인을 찾는 장면은 일종의 신부 시험에 해당한다구두즉 신발은 오래전부터 결혼의 상징으로써 주인공에게 나머지 구두 한 짝이 돌아오게 되면 이야기 속 남녀는 완벽한 한 쌍으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결혼으로써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이야기 역시 각자 혼자일 때는 불완전하지만 결혼을 통해 완전해질 수 있다고 믿었던 고대인들의 사고방식이 반영된 결과물이다결혼을 자연의 섭리이자 다음 세대를 이을 자손을 만들어 내는 지극히 원초적이고 인류에게 필요한 가장 근원적인 행위라 여긴 것이다.

 

 

 

샹드리용에서도 신발이 결혼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그런데 많은 구두 중에서 왜 하필 유리구두여야 했을까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대표적으로 문호 오노레 드 발자크의 비판이 유명한데그는 페로가 동화를 개편할 때 원작에 쓰여 있던 다람쥐 모피vair’를 같은 발음인 유리verre’로 잘못 썼다고 주장했다다람쥐 모피는 왕비만 신을 수 있었던 값비싼 구두 재료였기 때문에 그의 주장대로라면 구두는 샹드리용이 고귀한 신분임을 암시하는 요소라고 해석할 수 있다. / 51p

 

 

크리스트교의 가면 규제에 따라 신데렐라 서사도 영향을 받는다아무리 군중이 가면을 사랑한다고는 해도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등장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이때 가면 모티브를 은근히 감추는 요소로써 변신이라는 장치를 고안해 낸 결과가 바로 페로의 샹드리옹이었다.

(페로는 가면극을 변신 이야기로 교묘하게 가장했다페로는 궁중에서 시중을 들었기 때문에 궁중인을 비롯한 민중이 얼마나 가면을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었으며 동시에 크리스트교가 가면을 싫어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 덕분에 사람들은 신데렐라 서사를 가면극처럼 즐길 수 있었다. / 181p

 

 

 

  그런데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어째서 이토록 비슷한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일까저자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인류즉 호모 사피엔스의 대이동에서 그 이유를 발견한다인류의 관점에서 보면 아프리카에서 나와 세계 각지로 대이동을 할 때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거듭 행복을 추구하는 고대인들의 꿈과 희망의 과정이 신데렐라 서사 구조를 통해 나타났다는 것이다다시 말해 어머니의 죽음계모의 구박고단한 생활초능력을 가진 조력자의 등장그리고 고귀한 존재와의 결합이라는 해피엔딩 스토리는 간단히 말해서 곤경에서 탈출해 행복해지고자 하는 인류의 오랜 희망과 염원이 반영되었음을 의미한다다만 빠르게 수정되고 퍼지는 언어의 특성상 특정 지역과 세계관에 맞추어 변형되기 쉬웠는데엄밀히 말하자면 각 시대적 특성과 신화적 발상종교적 관습문화상을 반영하여 각 나라마다 신데렐라 서사에서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신데렐라 내러티브는 전 세계의 다양한 신데렐라 이야기를 살펴보는 재미뿐만 아니라 문화인류학민속학종교학역사학 등의 관점을 통해 신데렐라 이야기를 새롭게 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결혼이라는 환상여성의 자립과 거리가 먼 남성 의존증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젠더론적 비판을 외면할 수는 없겠지만왜 여전히 신데렐라 서사가 매력을 잃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지 되새겨보게 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특별한 가치가 있다행복해지고 싶은 욕구꿈과 이상을 향한 동경그 오랜 인류의 염원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신데렐라 이야기는 어떠한 형태로든 계속되지 않을까어쩌면 그건 이야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너머의 세상을 바라보는 일도 중요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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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걷힌 자리엔
홍우림(젤리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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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상처를 내내 움켜쥐고 있으면 어둠 너머의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

판타지이나 과거의 과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조선인들의 삶을 매우 현실감 있게 그려낸 작품!

 

 

 

  1900년대 초 경성점차 가혹해지는 일본의 식민지 정책과거와 현재 그리고 시대의 아픔과 의지가 한 데로 뒤섞인 격동의 시대안국정(안국동큰길을 따라 한 골목 들어가면 오월중개소라 불리는 올리브색 2층 양옥 건물이 있다주로 미술품과 골동품을 중개하는 상점으로 알려져 있지만여기에는 보통 사람들은 보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최두겸이 있다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기이한 고민이 있거나 곤란을 겪을 때면 그를 찾아온다신이라 불리는 자들과 영물들억울함을 달랠 길이 없어 저승에도 가지 못하는 원혼들까지.

 

 

 

당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이 있나요?

그렇다면 오월중개소를 찾아가보세요.

 

 

  경성 외곽유독 화려해 보이는 어느 대저택에서 수상쩍은 모임 하나가 열린다. ‘저절로 움직이는’ ‘한밤중에 흐느끼는 소리’ ‘이유 없는 열병… 모임에 참가한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란 게 보통 예사로운 게 아니다참가자가 기이한 사연이 얽힌 물건을 소개하면 사례금을 주고가장 흥미로운 사연을 지닌 물건을 가져온 이에겐 상금을 수여하는 행사로이른바 <괴기 물건 대회>라는 이름의 모임을 주최한 이는 젊은 사업가 장영주다이 날 장영주의 소개에 따라 앞에 나선 김천호라는 청년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범 잡아먹는 함이란 별칭이 지닌 오래된 함 하나를 선보인다그는 함에 얽힌 소름끼치는 전설과 함께 부모님으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금기사항에 대해 이야기한다첫째함에 모신 신을 극진이 모실 것둘째신이 들을 수 있는 곳에서 신의 내력을 말하지 말 것하지만 금기를 무시한 탓일까청중들 앞에서 말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갑자기 김천호의 코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에 멍이 찍히더니 비틀거리기 시작한다엉거주춤 얼어붙었던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고김천호는 피를 토하며 뻣뻣한 통나무처럼 굳어 바닥에 쓰러진다.

 

 

 

  장영주가 보낸 자동차를 타고 두겸이 장 씨 저택에 도착한 건 자정이었다두겸은 천천히 함이 들어 있는 응접실 안에서 김천호가 말한 이 아니라 험한 죽음을 맞은 한 여자의 원혼을 마주한다함에 묶인 이 원혼은 자신이 겪은 고통을 그대로 저주로 돌려준 게 분명했다심지어 원혼은 두겸에게도 살을 날리지만 이 원혼의 오랜 고통이 무엇인지왜 이 함에 묶이게 되었는지 사연을 들려주어야만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설득한다망설임 끝에 원혼은 두겸에게 개갈촌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한다.

 

 

 

  개갈촌은 사냥꾼들의 마을로그곳의 부는 사냥에서 왔고 사냥은 하늘에서 내려준 붉은 눈썹을 가진 남자들만의 권리였다큰 짐승들이 사는 윗산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오로지 눈썹 붉은 개갈촌 남자들뿐이었다외지인여자검은 눈썹의 남자들이 들어가면 산이 노하신다부정에 노한 산은 사냥꾼들을 잡아먹는다는 게 이유였다그것은 사냥이 유일한 부를 쌓는 수간인 마을에서 사냥을 소수끼리 독점하려는 고약한 냄새가 풍기는 금기였다하지만 부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사냥꾼들과 달리 늘 곤궁에 시달렸던 어정은 죽은 아버지가 가르쳐줬던 총 쏘는 법을 몰래 익혀 사냥을 시도하려 했다그리고 때를 봐서 사람들에게 누구나 사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사냥꾼들만이 아닌우리 모두 귀한 사람이며 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하지만 이 계획을 눈치 챈 촌장이 일을 꾸몄고어정은 금기를 깨 신을 노하게 했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의 발길질에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두겸은 어정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아린 듯 싸늘해진다개갈촌의 붉은 눈썹 사내들이 하는 짓이 꼭 조선의 양반 지배층들이 하는 행동들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양반들 외엔 인간 취급도 하지 않겠다는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어놓고양반이 아닌 사람들이 양반 될 기회까지 철저히 차단해 원하는 것마저도 죄악으로 만들어버린 시절이었으니까이 외에도 뿌리 깊은 악습과 부당함에 희생당한 자들의 회환은 소설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사내로 태어났으나 반골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로 여자로 키워진 고오가 그러했고몸이 아팠던 것인데 귀신에 들린 것이라는 마을 사람들로 인해 우물에 내던져진 두겸의 동생도 그러했다바다에 빠져 죽은 어부들의 념인 구앙을 물리치기 위해 대대로 자신의 몸을 바쳐야 했던 무녀도 마찬가지였다.

 

 

 

두겸은 고오의 손을 바라보았다거친 손이지만 젊다작게는 오 씨 가문의크게는 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뿌리 깊이 뒤틀린 가부장제에 오고오는 보란 듯이 커다란 한 방을 먹였다그러나 그것이 과연 통쾌한 것이었을까속 시원한 승리였을까아니그랬을 리 없다지금 오고오는 젊디젊은 모습으로 혼령이 되어 내 앞에 있지 않나원통함에 저승으로 넘어가지도 못하고. / 38p

 

 

바람()은 강력하단다.”

은자는 얼핏손님에게서 기쁨을 읽었다.

원망 하나원망 둘원망 셋바람이 모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몰라.” / 89p

 

 

도망친 정이 누님이 붙잡혀 왔을 때 사람들은 누님이 귀신 들린 꽃신 때문에 미쳐서 도망쳤다고 했다그러나 실상은 남편의 잦은 주먹질 때문이었다그가 걸핏하면 누님을 죽도록 두들겨 패는 걸 마을 사람들도 모르지 않았다소년은 이해할 수 없었다왜 사람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왜 애꿎은 식칼이며 꽃신을 탓하는 것인지이해가 되지 않아서 물었고 사실을 알고 있으니 말했을 뿐인데그래서 소년은 마을의 눈엣가시 같은 아이였다. / 115p

 

 

 




 

 

 

 

  소설을 읽다보면 귀신’, ‘영물을 소재로 한 흥미 위주의 기담집이 아닌개화기를 맞은 경성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여전히 과거의 과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조선인들의 삶을 매우 현실감 있게 그려낸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원혼들이 품은 한은 한 개인의 사적인 염이 아니라 시대가 만들어낸 악이라는 사실에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하지만 시작은 죄책감이었을망정 네 아이를 거두어 살린 온내가 있었고작은 짐승인 담비를 거두고 사랑으로 함께 살아가는 보살님들이 있었으며대철을 미워하면서도 그의 죽음에 대해 괴로워하던 은자와 소작제 개선을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추진하던 조기 같은 이들이 있었기에어둠이 걷힌 뒤에 다가올 빛을 볼 수 있는 법이다그들은 보이지 않지만 더 나은 세상이 다가올 것이라 믿고 세상과 화해했다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 해내왔어요정말 느리지만 우리는우리 중 누군가들은… 아주 천천히 혐오와 차별그리고 폭력과 맞서 왔어요제가 사는 세상은제 아이들이 사는 세상과 다를 테고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또 다를 겁니다.” 라던 두겸의 말을 믿고서.

 

 

 

비구니는 여러 해에 걸쳐 피폐해진 전국을 떠돌며 사람들을 구했다비구니가 살았던 당시엔 다려가귀라는 악귀가 많았다그것은 죽은 이가 하도 많아 피와 원념한숨이 깊이 서린 땅에서 솟아난 것들로원혼을 넘어서 사람을 해치는 악귀가 된 것이었다그것은 땅 아래서 불쑥 나타나 사람들을 끌고 들어갔다다려가귀로 인해 사람들이 떠나간 지역들은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시 모였다폐촌이 됨으로써 수탈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많은 백성들에게는 가혹한 관리가 다려가귀보다 무서웠던 것이다. / 293p

 

 

 



 

 

 

 

  불안과 상처를 내내 움켜쥐고 있으면 어둠 너머의 세상을 바라볼 수 없다때로는 불가항력의 고통에 어쩔 수 없이 휘말릴 때도 있지만내 안의 어둠을 걷어낼 수 있는 의지만은 나에게 있다카카오웹툰에서 누적 조회수 2천만 뷰를 기록한 동명 웹툰을 소설로 각색한 작품이라 해서 그냥 가볍게 읽기 좋은 작품일 거라 생각했는데사연 하나하나에 담긴 메시지가 꽤나 묵직하게 다가왔다드라마 같은 제3의 작품으로도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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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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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지만 다 읽고 난 뒤에는 반드시 읽어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놀라운 작품!

우리 삶을 키치’ 하고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확실히 쉽게 읽히는 작품이 아니다끊임없이 중첩되는 이분법적인 언어들계속해서 질문하고 사유하게 만드는 철학적 가치들각 개개인의 내밀한 역사와 그 속에서 발견되는 사랑과 욕망 그리고 고뇌의 자국들. 1인칭 관찰자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을 오가며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 실험적인 소설 기법들소련의 침공으로 자유를 상실한 체코의 시대 상황과 각 인물들에게 드리워진 이데올로기의 그림자 등 소설은 독자가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양산해내기 때문이다따라서 최소 서너 번쯤은 재독이 요구되는 어려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이분법 그리고 키치

 

 

 

이것이 기원전 6세기 파르메니데스가 제기했던 문제다그의 말에 따르면 이 세상은 빛-어둠두꺼운 것-얇은 것뜨거운 것-찬 것존재-비존재와 같은 반대되는 것의 쌍으로 양분되어 있다그는 이 모순의 한쪽 극단은 긍정적이고 다른 쪽 극단은 부정적이라 생각했다. (파르메니데스는 이렇게 답했다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고그의 말이 맞을까이것이 문제다. / 13p

 

 

 

  소설은 이른바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대변되는 이분법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파르메니데스에 따르면 이 세상은 이분법이라는 구조 아래 나뉘어져 있고그 중에서도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 했다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택해야 할까가벼움 아니면 무거움묵직함은 진정 끔찍하고가벼움은 아름다운 것일까애초에 우리의 인생을 이처럼 단순히 이분법으로 나뉠 수 있을까그런 뜻에서 소설은 가벼움과 무거움영혼과 육체자유와 책임 등 이분법인 구조가 제기하는 여러 질문과 그 안에서 탄생한 인물들을 통해 과연 이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숙고하게 한다.

 

 

 

  극 중 의사인 토마시는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난 가벼운 관계를 추구한다사랑과 육체적 관계를 별개로 보고하루살이 애인들과 에로틱한 우정의 관계를 지속한다다만그의 애인이자 화가인 사비나만이 그를 이해할 뿐이다하지만 테레자를 만나 그녀에게 동정심을 느끼며 토마시는 자신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만다이후 테레자가 한 차례 그를 떠난 뒤에 그녀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훗날 공산주의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잡지에 투고하기도 하는데이처럼 한없이 가벼워지기를 지향하면서도 때때로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자기 안의 모순을 발견한다하지만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버린 뒤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픈 욕망에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창문 닦이가 된다그렇게 그는 다시 가벼워지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마지막 장면에서 테레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임무라니테레자그건 다 헛소리야내겐 임무란 없어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모든 것이 일순간난생 처음으로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 것이다그런데 밑그림이라는 용어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무용한 밑그림이다. / 17p

 

 

토마시그의 몫으로 남은 유일한 상속 재산은 여자들에 대한 두려움뿐이었다그는 여자를 갈망하면서도 두려워했다두려움과 갈망 사이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아야만 했고 그 타협점을 그는 에로틱한 우정이라 불렀다그는 애인들에게 이렇게 못을 박았다두 사람 중 누구도 상대방의 인생과 자유에 대한 독점권을 내세우지 않는감상이 배제된 관계만이 두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 23p

 

 

 




 

 

 

 

  무거움을 대변하는 인물테레자는 자기파괴적인 성격을 지닌 엄마 아래서 자라나 엄마의 희생으로 성장했다는 죄책감을 지니고 있다그런 엄마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고향으로부터 달아나 토마시의 세계로 진입하지만다른 여자들과는 구별되는 자신만의 개별성을 가지고 싶었던 테레자의 바람과는 달리 토마시는 끊임없이 바람을 피운다이 때문에 그녀는 고양이가 얼굴에 뛰어올라 피부 깊숙이 발톱을 박거나 커다란 실내 수영장에서 스무여 명의 여자들과 알몸이 된 채 행진하는 꿈을 꾸곤 한다. “당신은 우리로부터 눈을 떼지 않다가 우리 중 한 여자가 틀린 동작을 하면 쏘아 죽였어풀장은 물결에 따라 출렁이는 시체로 가득 찼고나는 더 이상 힘이 없어서 다음 동작을 할 수 없었고 그래서 당신이 날 죽일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녀에게 있어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토마시의 외도는 공포 그 자체였고 이에서 달아나기 위해 이따금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은 모순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하지만 테레자는 그간 자신의 약점(동정심)을 이용해 토마시를 붙들고 모든 것을 잃게 만든 것이 자신이었음을자신의 삶에서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음을 성찰하게 된다.

 

 

 

테레자어머니는 테레자에게 어머니가 되는 것은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라며 지칠 줄 모르고 설명했다아이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인의 체험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그녀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그 말을 들은 테레자는 삶의 최고 가치는 모성애이고 모성애란 큰 희생이라고 믿었다모성애가 희생 그 자체라면태어난 것은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죄인 셈이다. / 79p

 

 

테레자끊임없이 신분 상승을 원하는 자는 어느 날엔가 느낄 현기증을 감수해야만 한다현기증이란 무엇인가추락에 대한 두려움하지만 튼튼한 난간을 갖춘 전망대에서 우리는 왜 현기증을 느끼는 것일까현기증그것은 추락에 대한 두려움과 다른 그 무엇이다현기증은 우리 발밑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홀리는 공허의 목소리나중에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아무리 자제해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추락에 대한 욕망이다. / 106p

 

 

 

  반면이 소설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상징하는 화가 사비나는 자유로운 영혼을 추구한다그녀는 항상 같은 사람같은 단어들과 더불어 대열 속에 머무르기를 거부한다어쩌면 자유로운 성애를 지향하는 토마시에게 이끌린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르겠다그러나 그녀도 관계를 맺은 후 곧장 테레자에게로 돌아가는 토마시를 보며 질투를 느끼고 그의 양말 한 짝을 숨기는 모순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특히 거울 앞에 서서 속옷차림으로 아버지의 유산인 중산모자를 즐겨 쓰곤 하는 그녀의 모습은 가벼움을 지향하지만 그것을 부정하고 모욕하고 희화하는 무거움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중성을 상징한다이에 사비나는 반항하고 배신함으로써 화폭 너머의 세상미지의 세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가정을 버리고 그녀에게로 온 프란츠로부터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의 그림자로부터 멀리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를 지향한다.

 

 

 

사비나) “이 그림은 망친 거야붉은 물감이 캔버스에 흘렀거든처음에는 화를 냈는데 점차 그 얼룩이 맘에 들더군그 공사장이 진짜가 아닐 뿐 아니라 눈속임용으로 그려 넣은 낡은 무대장치 같았고붉은 물감 자국은 찢어진 틈 같았기 때문이지그래서 나는 이 틈을 확대해서 그 뒤에서 볼 수 있을 것을 상상하는 놀이를 시작했어그런 이유로 내가 그린 첫 연작을 무대 장치가 불렀던 거야물론 아무도 내 그림을 보진 못하게 했지보았다면 나는 퇴학당했을 거야앞은 완벽한 사실주의 세계였고그 뒤는 무대장치의 찢어진 캔버스 뒤편처럼 뭔가 다른 것신비롭고 추상적인 것이 보였지.” / 114p

 

 

사비나그날 이후 그녀는 아름다움이란 배반당한 세계라는 것을 알았다그 아름다움이란 박해자들이 실수로 어딘가에서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만 만날 수 있다아름다움은 노동절 행렬의 배경 뒤편에 숨어 있는 것이다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배경이 그려진 화폭을 찢어야만 한다. / 184p

 

 

 

  교수인 프란츠는 미남에 학계에서도 출세가도를 달리며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남자였지만 사비나를 만남으로써 달라진다그는 사비나의 자유로운 성애는 물론 그녀가 혁명의 나라에서 왔다는 것이른바 감옥과 박해금서와 장갑차 같은 단어에 향수를 동반한 이상한 부러움을 느낀다그렇게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되어 프란츠는 아내에게 외도 사실을 밝히고 사비나에게로 향하지만 사비나는 떠나고 만다애초에 그들은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사비나가 요구하는 에로틱한 우정을 프란츠는 채워줄 수 없었기에이렇듯 우리는 무거움과 가벼움육체와 영혼과 같은 이분법의 명제 앞에서 어느 것도 완전한 것은 없으며 인간이란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순된 존재임을 4인의 주인공을 통해 깨닫게 된다.

 

 

 

프란츠) “부유한 사회에서는 손으로 일 할 필요가 없고 정신적 활동에 몰두하지대학도 점점 많아지고 그에 따라 학생도 많아져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논문 주제가 있어야 해그런데 어느 것에 대해서나 논문을 쓸 수 있으니 주제는 무한대로 널려 있어그렇게 해서 써 낸 원고 뭉치는 자료실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그것은 무덤보다도 쓸쓸하지만성절이 되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까무수한 저작물문장의 눈사태양의 광적인 팽창 속에서 정작 문화는 실종되지당신 나라에서 금서가 된 단 한 권의 책이 우리네 대학들이 토해 낸 단어 수억 개보다 훨씬 의미 있어.” / 173p

 

 

 




 

 

 

 

  이처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랑이야기이자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관한 이야기이며역사라는 거대한 흐름 안에서 인간의 실존 문제를 발견한 한 권의 철학 에세이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때문에 소설 속에서 제기된 키치라는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중요한 대목이라 생각되는 6부 대장정’ 편에서 키치가 처음으로 등장하는데일반적으로 저속한’ ‘하급 문화를 가리키는 키치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읽힌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소설은 스탈린의 아들 이야기를 꺼내든다(네 주인공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서 뜬금없이 스탈린의 아들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스럽지만 이것이 밀란 쿤데라의 서술 방식이다). 스탈린의 아들은 세계 대전 중 전쟁 포로가 되어 영국군 장교와 같은 감옥에 수용되었는데 그는 변소를 항상 더러운 채로 내버려 두어 비난을 당했다영국인들은 당시 우주에서 가장 권세 있는 남자의 똥일지라도 그들의 변소를 똥 투성이로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결국 스탈린의 아들은 끔찍한 저주를 하늘에 퍼부으며 수용소를 둘러싼 고압 철조망으로 달려가 숨을 거두었다스탈린의 아들이 똥 때문에 목숨을 내놓다니신의 아들이라 불리는 자가 어째서 겨우 똥 때문에 심판받아야만 했을까?

 

 

 

  여기서 소설 속 화자는 이렇게 말한다. ‘저주와 특권이 더도 덜도 아닌 같은 것이라면 고상한 것과 천한 것 사이의 차이점은 없어질 테고신의 아들이 똥 때문에 심판받는다면 인간 존재는 그 의미를 잃고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밀란 쿤테라는 똥을 저급한 것으로 취급하는 위선적인 태도고정관념기계적인 이미지와 가치모든 정치 행위의 미학적 이상이야말로 키치라고 지적한다스탈린의 아들이 똥을 위해 목숨을 내놓았듯 ’, ‘’ 등 우리 사회가 저급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이야말로 오히려 가장 실존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중 그 누구도 초인이 아니며 키치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아무리 키치를 경멸한다 한들 그 또한 인간 조건의 한 부분이다참을 수 없이 가벼워지기 욕망하면서도 또한 가벼운 것을 참지 못해 다시 무거워지고 마는 인간이란 애초에 이렇게 모순적인 것이다다만 우리 삶을 키치’ 하고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이 복잡다단한 소설은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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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집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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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외모인종종교혹은 자신의 신념이나 이상을 끝끝내 이해받지 못한 채 소외당하고 있는 자들의 목소리!

 

 

 

귀하가 마르시아스섬에서 하게 될 과제는 중요합니다.

귀하의 보고서에는 고아원이 운영을 지속할지또는 영구 폐쇄될지를 결정할 때

필요한 정보들이 담기게 될 것입니다아서 파르나서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큰 책임을 맡게 되었지만그 신뢰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눈과 귀를 활짝 열도록 하십시오베이커 씨.

한순간도 빠짐없이 말입니다.

지금까지 귀하가 보여주었던 혹독할 만큼의 솔직함을 기대합니다. - 찰스 위너 / 77p

 

 

 

  마법아동관리부서(DICOMY) 소속 연구원인 라이너스 베이커는 마법아동 고아원으로 파견을 나가 해당 시설이 안전한지 조사하고 보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그러던 어느 날그에게 최고위 경영진으로부터 회의에 참석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가족이나 친구애인은커녕 존재감이라고는 제로지만 업무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판단에 능한 그를 눈여겨 본 최고위 경영진들은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기밀 업무를 맡긴다이제껏 그가 한 번도 본 적 없는극도로 특이한 유형의 여섯 아이들이 모여 있는 마르시아스섬의 고아원을 철저히 조사하라는 지시였다.

 

 

 

  그렇게 얼떨결에 마르시아스섬에 도착한 라이너스는 그간 비밀에 부쳐져 있던 섬 아이들의 신상 정보가 담긴 파일을 열어보자마자 기절하고 만다이름은 루시퍼(애칭루시), 나이는 6살 6개월 6어머니는 미상아버지는 악마종족 분류는 적그리스도이른바 악마의 아들로 종말을 불러오는 자의 피를 가진 이 어마어마한 존재로 인해 충격에 빠진다여기에 여자아이지만 턱수염이 나 있고 꽃의 말소리를 드는 여자 노움인 탈리아’, 먼 옛날 지구를 헤매던 고대 파충류의 후손이자 멸종 위기 종족인 시어도어’, 꽃과 나무를 피워내는 숲의 정령 ’, 덩치는 크지만 낯선 이와 큰 소리를 경계하는 셰이프시프터 ’, 종족 미상에 눈은 하나이고 두 개의 더듬이가 솟아 오른 초록색 덩어리 천시까지여섯 아이들은 이제껏 수많은 마법아동들을 만난 라이너스조차도 적응하기 어려운일반 사람들에게는 위험스러운 존재다여기에 아이들을 돌보는 섬의 정령인 채플화이트(조이)와 원장 아서 파르나서스 역시 예사 인물이 아닌 게 분명하다.

 

 

 



 

 

 

 

나는 그저 한 장의 종이얇고 찢어지기 쉬워해를 향해 들어 올리면 빛이 나를 통과해내게는 글자가 씌어지고그러면 다시는 쓸 수 없지이 자국들은 역사야또 이야기야다른 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사람들은 글자만 보고 글자가 쓰인 종이는 보지 않아나는 그저 한 장의 종이나 같은 이들이 많지만 똑같은 건 하나도 없어.” / 199p

 

 

 

  평소 수줍음이 많고 말이 없는 샐이 직접 쓴 글을 아이들 앞에서 읽어주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다. ‘나는 그저 한 장의 종이얇고 찢어지기 쉬워.’로 시작하는 샐의 글은특별한 능력을 지녔지만 비도덕적이며 혐오스러운 존재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상처를 보여준다그도 그럴 것이 샐은 학대당하고 방치당하며 자신이 가진 능력 때문에 여러 시설을 전전해야 했다누군가는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피는 종족이 아무런 지원 없이 분리되는 바람에 어머니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사를 하는 비극을 마주해야 했다그 누구보다도 인간적이지만 외모 때문에 평생 괴물이라는 소리를 들여야 했던 천시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아이들은 원장인 아서와 섬의 정령인 조이로 하여금 아픔과 편견을 극복하고 함께 성장함으로써 진정한 자아와 마주하는 법을 배운다고아원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존폐 여부를 결정짓는 이 되어야 했던 라이너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자신 역시 그 안에 점점 스며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당연히 그렇지그래도 때로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을 통제하지 못할 때가 있거든그게 꼭 그 재능을 가진 사람의 잘못인 건 아니란다.” / 10p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존재를 두려워 해두려움은 그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이유로 혐오로 바뀌고사람들은 섬의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해서두려워서그 애들을 혐오하는 거야.” / 94p

 

 

당신도 해야 할 일이 있겠지그 일이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일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을 테고내가 부탁하고 싶은 건 그 애들한테 기회를 주라는 게 다야그 애들은 파일 안에 담긴 것 그 이상의 존재거든.” / 97p

 

 

 

  “우리가 우리인 건어떻게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이 삶을 어떻게 살기로 결정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그저 흑백으로 나눌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다시 DICOMY로 돌아가 최고위 경영자들을 마주한 라이너스는 마법이 있든 없든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는 아이들을 4등급 위험 요소로 분류하고 격리하여 사람들에게 편견을 심어 놓은 조직의 부당함을 지적한다작가 TJ 클룬은 이처럼 라이너스의 목소리를 통해 단순히 소설 속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외모인종종교혹은 자신의 신념이나 이상을 끝끝내 이해받지 못한 채 소외당하고 있는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한편으로는 진짜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직시하게 하기도 한다이를 테면 DICOMY의 승인을 받은 고아원이라면 어디에나 걸려 있는관리자의 지시를 따르면 행복해져요’ ‘조용한 어린이가 건강한 어린이입니다’ ‘무언가를 보면 말해야 한다와 같은 포스터 따위는 우리 사회가 제도라는 틀 안에서 얼마나 많은 자유와 자아를 통제하려 드는지를 보여주는데이는 넓은 범위에서 사회 곳곳에 장치된 편견과 혐오의 요소들을 들여다보게 한다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이것이 판타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여기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적 감각에 보다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괜찮아아무리 용감한 사람이라도 무언가를 두려워할 수 있거든두려움에 사로잡혀 그 너머를 못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면 돼.” / 156p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베이커 씨세상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영영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죠그리고 그 수수께끼에 지나치게 매달리면 눈앞에 있는 것들을 놓치고 말아요.” / 171p

 

 

어떤 사람은 부당한 행동을 한단다하지만 네가 지금처럼 공정하고도 친절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나중엔 그런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않게 될 거야혐오는 목소리가 크지하지만 그건 몇 안 되는 사람들이 고래고래 외쳐대기 때문이라는 걸 너도 알게 될 거야그 사람들의 마음을 영영 바꿀 수는 없을지 몰라도혼자가 아니라는 걸 잊지만 않는다면 이겨낼 수 있어.” / 416p

 

 

 



 

 

 

 

  소설의 전체적인 구조나 결말은 비록 우리가 상상하는 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곳곳에서 빛나는 사랑스러운 문장과 마음을 단단하게 일으키는 이야기의 힘은 우리를 위대한 여정으로 나아가게 한다어쩌면 벼랑 위의 집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가 아닐까존재감이라고는 없던 라이너스가 변화란 소수의 목소리에서 시작되는 것이고저는 그 소수가 될 겁니다” 하고 당당하게 외치는 저 장면 속에서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성장의 기쁨을 맛보게 되기 때문이다당신은 지금 당신다운 곳에 살고 있나요이 질문 앞에서 주저하지 않을 수 있을 때 진정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으리란 이 책의 메시지를 잊지 말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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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적정 거리 심리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6
권수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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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케라는 철학 개념으로 접근한 대화의 기술!

서로의 욕구와 느낌이 공평하게 존중될 때 비로소 무너진 관계가 회복되고 건강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전국 대학 각 분야에서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담은 인생명강’ 시리즈그 여섯 번째 책이다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교수인 권수영 교수는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를 통해 자신에 대한 자동적인 비난과 타인을 향한 즉각적인 판단을 멈추었을 때에야 비로소 보이는 관계회복 심리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에포케’, ‘괄호 치기’, ‘매니저’, ‘분화’ 등 철학과 심리학적 관점을 통해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대화법리더의 대화법가족 내에서의 대화법 등 다양한 역할 속에서 필요한 관계 맺기의 기술을 알려준다특히 건강한 마음의 거리두기를 통해타인과의 관계가 유난히 힘겹고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잃어가는 느낌이 드는 이들에게 타인은 물론 온전한 나와 관계를 맺는 법까지 함께 제시한다.

 

 

 

관계가 버겁다면 마음의 거리두기를 하자

 

 

  이 책에서는 아주 중요한 철학 개념 하나가 등장한다바로 에포케(판단중지)’저자는 에포케야말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첫 번째 단추라고 소개한다흔히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대화를 나눌 때는 상대방의 외형적인 것에 집중하게 된다또 과거에 자신이 경험한 틀에 갇혀 눈앞에 있는 현재의 사람을 쉽게 판단해버리곤 한다이럴 때 판단중지즉 자신에 대한 자동적인 비난과 타인을 향한 즉각적인 판단을 멈추게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여기(here and now)’의 경험으로 빨리 돌아오는 것최대한 지금 여기 이 공간에서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것이 바로 에포케가 의미하는 현상학적 환원이다.

 

 

 

그렇다면 비폭력이란 무엇일까한자 그대로 풀면 폭력이 아니라는 뜻이지만이것은 소극적인 정의에 불과하다적극적인 정의를 말하자면 우리 마음에서 상대방을 그것(es)으로 수단화하는 폭력이 가라앉고 자연스럽게 인간의 본성인 연민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다시 말하면 타인을 대할 때 두 겹의 관계 중 나와 너로 만나는 것이 비폭력의 시작일 수 있다. / 26p

 

 

우리가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부터 마음의 거리두기를 익혀보자그래야 한다우리는 가족과 지인들을 가장 쉽게 판단하기 쉽다그들 잘못이 아니다그들의 본심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할 뿐이다실지로는 진짜 그들의 존재에는 전혀 다가갈 수 없다에포케마음의 거리두기를 통해서 타인과 만날 때라야 비로소 상대방을 그것으로 전락시키지 않고 나와 너라는 기적 같은 관계로 끌어올 수 있다나는 누구나 이것이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첫 번째 단추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38p

 

 

 




 

 

 

 

  그렇다면 에포케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란 무엇일까책에서는 관찰느낌욕구부탁이라는 4가지 단계를 통해 소개한다첫 번째, ‘관찰’ 단계에서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이때 평가가 들어가지 않은 관찰이 인간 지성의 최고 형태다라 한 인도의 철학자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말처럼내가 그것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의 여부를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두 번째, ‘느낌’ 단계에서는 어떤 행동을 봤을 때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세 번째, ‘욕구’ 단계에서는 내면에 어떤 바람이 있는지 찾는 것이다이때 중요한 것은 내 느낌의 책임은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내 욕구가 크기 때문이라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다만약 성적이 떨어진 아이와 대화를 한다면 네가 그런 식으로 공부하니까 성적이 이 모양이지!”하고 모든 책임을 아이에게 전가시킬 게 아니라, “네가 공부를 다른 방식으로 했으면 하는 엄마의 욕구가 너무 큰가 보다그래서 엄마가 자꾸 조급한 느낌이 드는구나.” 하고 느낌의 원인을 나의 욕구에서 찾는다면 서로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인 부탁’ 단계는 나와 너의 관계 욕구를 서로 충족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하는 방법이다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에게 음주를 금하는 행동 언어를 표현한다면, “여보내가 가장 바라고 원하는 일이 뭔지 알아오랫동안 당신과 건강하게 사는 일이야그런데요즘 그런 내 바람이 무너질 것 같아 너무 불안해일주일에 꼭 마셔야 하는 이틀만 미리 정해놓고 기억을 잃지 않을 정도로 음주를 하면 안 될까부탁해여보!”와 같이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전달하는 일부터 진심을 담아 대화해보기를 조언한다.

 

 

 

이게 바로 비폭력 대화가 이야기하는 2단계 느낌이다재차 강조하자면상대방에 대한 어떤 관계적인 욕구가 무너졌을 때 나의 내면에 생기는 감정이 더욱 중요하다이 욕구에 대한 탐색은 내 감정에 대한 책임을 어디에 묻고 있는지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우리는 감정의 책임을 모두 상대방에게 전가하느냐아니면 어느 정도의 책임을 자신에게 두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감정에 대한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안기는 일을 멈추려면자신이 상대방을 향해 품고 있는 욕구를 먼저 다룰 수 있어야 한다. / 60p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행동을 금지하는 명령어에는 화자의 간절한 바람과 느낌이 전혀 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렇게 적절하게 음주해달라고 긍정적인 행동 언어로 부탁할 때 오히려 상대방은 현실감을 가지고 조절력을 갖추게 된다진심을 담아 대화하는 것을 어색해하지 말자이 세상에 조금씩 꾸준히 연습해도 할 수 없는 대화란 없다. / 73p

 

 

 



 

 

 

 

  에포케를 실천하는 대화법을 비롯해 ’ 대신 어떻게로 대화하라는 조언이 상당히 인상적이다흔히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왜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본질적으로는 왜 우는지왜 그런 말을 하는 건지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지만 안타깝게도 여기에는 판단과 평가 혹은 추궁의 의미도 포함된다그러다 보니 듣는 아이의 사람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하기 마련이다이때 저자는 ’ 대신 어떻게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내가 어떻게 도와줄까우리가 어떻게 할까?”라는 식으로 표현하면 상대방은 판단을 덜 받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그러니 너 왜 아직까지 게임을 하는 거야게임을 끊기가 그렇게 힘들어?”하고 훈계성 지적을 할 게 아니라 아들게임을 중간에 끊기가 힘든 것 같은데엄마가 어떻게 도와줄까?” 하고 상대방의 상황을 감정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려 해보자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아들게임만 하는 아들의 이미지를 잠시 괄호로 묶어놓고 새롭게 대화하지 않으면 서로의 마음만 불편해지고 변화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겠다.

 

 

 

우리가 진정한 관계 형성을 위해 정말 드러내고 나눠야 할 감정은 원심력 감정이 아니라 구심력 감정이다물론 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마음즉 자격지심을 나누기는 절대 쉽지 않다가까운 사이일수록 솔직하게 속마음은 잘 드러내지 않는다하지만 참 자기의 속마음은 구심력 감정을 나눌 대상을 만날 때야 비로소 안전하게 밖으로 나올 수 있다. / 115p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대안 허용에서는 어떤 의견이 나오든 모두 다 허용해주어야 한다결코 오답은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조직원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감각을 높이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어떤 아이디어를 냈을 때 거절당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 186p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차에서 둘째 아이가 손에 쥐고 있던 사탕을 흘려서 차 바닥시트에 떨어졌다그 순간 나도 모르게 !” 하고 소리를 쳤다그러자 앞자리에 앉아 있어서 상황을 미처 보지 못한 첫째 아이가 엄마 무슨 일이야?” 하고 물었다나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사소한 일이라 무심코 별 거 아니라고 대답한 뒤 사탕을 치웠다그러자 잠시 침묵하고 있던 첫째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별 거 아닌지는 내가 판단할 테니까 그냥 다 얘기해줘.”라고 하는 게 아닌가그러고 보니 나는 상당히자주 아이에게 별 거 아니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곤 했다어차피 알아듣지 못할 내용이라든지 알 필요도 없을 것 같은 말은 그렇게 흘려버렸던 것이다그런데 이런 나의 버릇이 아이의 알고 싶은 욕구를 방해하고아이와의 대화를 차단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사랑의 핵심 요소는 당신을 공평하게 나와 똑같이 존중하겠다는 마음 자세라고 했던 저자의 말처럼 나와 너를 존중하기 위한 에포케 대화법이 나에게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처럼 에포케는 철학의 한 개념이지만 나와 상대방을 대등한 관계로 발전하게 하여 친밀하면 친밀할수록 더욱 습관처럼 익혀두면 좋은 기술인 듯하다서로의 욕구와 느낌이 공평하게 존중될 때 비로소 무너진 관계가 회복되고 건강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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