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나폴리 4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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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역사와 개인의 삶을 아우르는 수작 중의 수작!

 

 

   얼굴 없는 작가로 알려진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나의 눈부신 친구』,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 이어 마침내 3부작인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가 출간되었다. 한층 두터워진 책의 무게감만큼이나 격동의 이탈리아를 온몸으로 통과해온 파란만장한 두 여인의 삶이 채 읽어보지 않아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했다. 사회 전체가 광란의 카니발을 연상케 했던 전편의 이야기에 이어 어느덧 중년기로 돌입한 릴리와 레누의 삶은 보다 더 시대의 흐름 속으로 복잡하게 얽혀 들어갈 것이라 예상되었다. 때문에 통속적인 듯, 그러나 통속적일 수 없는 이 소설의 문학사적 의의가 3부작에 이르러 더욱 뚜렷하게 전면에 드러나리라는 것 또한 짐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짐작한 대로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는 우리가 이 거대한 서사를 넘어서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을 저울질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들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격변의 역사와 개인의 삶을 아우르다

 

 

   전편인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는 작가로서 명성을 쌓아가기 시작한 레누와 폭력과 상처가 만연한 삶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릴라가 전혀 다른 길을 가는 데에서 마무리 된다. 이어 다음 편인『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는 ‘분노가 독으로 가득 찬 고름으로 터져 나오는 것’ 같은 도시의 나폴리를 떠나는 삶을 택한 레누와 그 안에서 치열하게 살아내는 삶을 택한 릴라의 상반된 삶을 그려나간다. 즉, 레누는 ‘합리적인 이성의 세계’, ‘위대한 이상과 명문가에 대한 숭배와 원리원칙이 중요시 되는 세계’로 대변되는 약혼자 피에트로의 삶에 귀속됨으로써 빈곤과 병든 고향에서의 삶으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반면 릴라는 햄 공장에서 단돈 10리라라도 더 받기 위해 영하 20도의 냉동고에서 일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공장주의 추파와 고단한 현실을 살아낸다.

 

 

 

   덕분에 릴라와 레누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이제 레누는 릴라로부터 벗어나야 할 때가 왔음을 느끼게 되고 보다 주체적이고 이상적인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그녀는 정치적인 열정이 넘치는 지적인 사람간의 모임에서 자신의 소설은 보잘 것 없고, 자신은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마는 공허함에 사로잡힌다. 더군다나 결혼과 출산을 통해 부여된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료하게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에 숨이 막힌다. 결국, 레누 역시 당시 신여성들이 오랜 학업의 대가로 자신들의 미래가 집안일에만 국한되지 않기를 바랐던 의지를 실행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상실감에 빠지고 만다. 문제는 뜻밖의 방향으로 해소되기에 이른다는 점이었다. 자유부인 놀음이라도 하듯 남편 몰래 다른 남자의 애정을 갈구하거나, 규율을 위반하고픈 충동을 느끼기도 하며 다시금 자신의 앞에 나타난 첫사랑 니노에게 보다 더 열정적으로 몸과 마음이 사로잡힌다.

 

 

 

   한편, 릴라는 조악하기 짝이 없는 햄 공장에서 일하면서 엔초와 매일 저녁에 컴퓨터 공부를 하는 것으로 삶의 위안을 얻으며 살아간다. 그러던 그녀 앞에 파스콸레가 나타나면서 우연히 그를 따라 노동의 현실을 각성시키려는 투쟁 모임에 참여하게 된다. 당시 거리는 노조를 세워서 노동 환경 개선에 앞장서려는 청년들과 그들의 행위를 방해하고 폭력을 가하는 파시스트 무리의 충돌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던 때였다. 그녀는 진짜 현실은 모른 채 노동계급이니 뭐니 하며 떠들어대는 나디아가 위선자처럼 보였고, 그곳에서 이들을 각성시킬 만한 냉담한 노동 환경의 현실을 규탄한다. 이후 그녀는 함께 일하는 노동자들의 뜻을 모으고 지난한 착취의 현장을 고발하려 하지만, 한계에 봉착하면서 공장을 뒤로한 채 엔초와 새로운 삶의 여정으로 나아간다.

 

 

 

   이렇듯 소설을 읽다보면 이 두 여인과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삶은 그저 한 개인의 역사에만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병든 것은 우리 고향 동네가 아니라, 나폴리가 아니라 지구 전체다”는 표현처럼, 소설 속은 이탈리아 혹은 외부의 세계를 아우르는 격변의 시대 속 상황을 곳곳에서 매우 상세히 묘사한다. 이탈리아 문화의 퇴보와 선거 후 정치판에 대한 분석, 사회민주주의의 패배, 학생 운동과 경찰의 탄압과 같이 이른바 의식 있는 청년들의 화두는 물론, 마리아로사가 주관하는 페미니스트 모임을 통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젖가슴을 드러내고 아이에게 젖을 먹이며 정치에 목소리를 드러내는 실비아의 모습은 꽤나 강렬하다.

 

 

나는 그 젊은 여성의 모습에 동요했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소란스러운 강의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성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보다 어리고 세련되어 보였는데 벌써 한 아이의 양육을 책임지고 있었다. 하지만 육아에 힘쓰는 얌전한 젊은 어머니의 이미지를 거부하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고함을 치기도 하고 격렬하게 손동작도 하고 발언권을 요구하기도 하고 분노한 나머지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누군가를 향해 멸시하듯 손가락질도 했다. / 86p

 

 

 

불안한 욕망의 그림자

 

 

   소설의 흐름상 아내로, 아이의 엄마로 성숙해진 두 여인이 중년기에 이른 만큼 개인적으로는 앞선 작품들보다 이번 3부작에서 보다 이입을 한 듯하다. 정치적 혹은 페미니즘적 색채를 떠나 이들 내면에 자리 잡은 불안한 욕망들이 수시로 개인사를 넘나들고, 이들을 선택의 기로로 내모는 광경들이 매우 흥미롭다. 특히나 레누처럼 한때 글쓰기를 업으로 삼았던 나로서는 가정에서의 역할이 사회적 욕망을 짓누르는 데에서 오는 상실감으로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하는 레누의 감정에 이입되고 말았다. 한 남자의 아내로서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가는 이 삶을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림자처럼 붙드는 또 다른 욕망에 특별하기를 바랐던 나 자신이 결국은 평범한 사람이 지나지 않음을 느껴야만 했던 그녀의 좌절을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당시 내가 자주 사용했던 표현처럼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나기를 바랐다. 내가 그 일을 경험하고 글을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것도 아니라면 비록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내가 아직도 비이성적일 정도로 고집스레 모든 타협을 거부하는 릴라를 내 기준으로 삼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 릴라와는 모든 면에서 달라진 지금에 와서도 릴라가 행동반경을 스스로 고향 동네에 국한시키지 않고 나와 같은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면 릴라가 행동했을 법한 일을 하고 릴라가 했을 법한 말을 했던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 346p

 

 

무엇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어린 시절부터 나를 사로잡았지만 나는 그제야 처음으로 그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무엇인가 되기를 원했다. 그 무엇인가가 뭔지는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 

물론 그동안 무엇인가가 되기는 했었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뚜렷한 대상도, 진정한 열정도, 확실한 야망도 없이 말이다. 릴라는 중요한 사람이 되는데 나만 혼자 뒤처질까봐 무엇인가가 되고 싶었을 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뭐라도 되는 것이었으니까. 나는 무엇인가 되기를 바랐지만 릴라의 영향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 495p

 

 

 

   결국 레누는 그림자처럼 들러붙었던 욕망에 전도되어 니노에게 다시 사로잡히고 만다. 어쩐지 그 결말이 그리 아름답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그간 갈망해왔던 남자에 대한 사랑을 쟁취함으로써 레누는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마지막 4부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앞서 1부작인 『나의 눈부신 친구』에서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릴라를 예고했던 만큼 릴라의 삶에 또 어떤 격변이 일어나게 될지도 궁금하다. 얼른 4부작이 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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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베스트 123 -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정보상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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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만큼 보이는 알짜 여행을 위한 트래블 스토리!

후회 없는 유럽 여행을 위해 엄선된 베스트 여행지 123!

 

 

  해외 여행지를 선택할 때 저마다의 기준이 있겠지만, 가장 이국적인 정취 속에서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설렘을 느껴볼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이를 충족시킬 만한 곳은 단연, 유럽이 아닐까. 배낭 하나 둘러매고 혈혈단신으로 떠나기는커녕 여행사 패키지 일정에 맞춰서 떠나는 것도 여의치 않은 사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언젠가는 반드시 떠나고 싶은 꿈의 여행지다. 유럽을 여행지로 삼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가 있다면 수십, 수백 년의 세월이 흘러도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유서 깊은 역사지와 고전의 미학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예술 및 문화 관광지가 그 어느 곳보다 잘 발달되어 있는 까닭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유럽여행 베스트 123>은 여행 가이드북의 성격을 지니기보다 여행지에 얽힌 스토리와 테마에 집중하여 기획된 책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무엇보다 여행지 선별에 대한 눈을 기르고 여행에 대한 목적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에 보다 특별하다.

 

 

 

유럽 10개국 123개 베스트 여행지를 담다

 

 

   <유럽여행 베스트 123>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터키에 이르는 유럽 10개국 속 최고의 명소 123개를 엄선한 여행책이다. 여느 여행 가이드북처럼 교통, 숙박 등과 같은 실용적인 정보를 담기보다 여행지에 얽힌 유래와 역사, 관광 포인트, 반드시 알아두면 좋을 정보 및 생생한 사진들을 수록함으로써 ‘여행은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것’을 추구하는 저자의 의도에 더욱 충실하고 있다.

 

 

 

   유럽 10개국 중에서 가장 서두에 수록된 나라이자, 이 책에서 가장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면서 소개하고 있는 곳은 바로 스페인이다. 문화와 예술, 유흥을 즐기는 정열의 도시답게 책에서는 역사와 건축, 예술의 향기가 느껴지는 스페인만의 명소와 정취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를 테면 최초의 근대소설이자 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로 알려져 있는 『돈키호테』의 주인공 동상이 있는 스페인 광장과 가우디의 독특한 건축미를 느낄 수 있는 구엘 저택, 성가족 성당, 그라시아 거리의 카사 밀라 외 피카소를 느낄 수 있는 리베라 거리 내 피카소 미술관 등은 도시가 품고 있는 예술적 가치를 완연히 담아내 여행자들의 마음을 이끈다. 그간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각 도시가 품고 있는 유서 깊은 역사와 웅장한 건축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가장 가보고 싶은 유럽 여행지 1순위에 선정하고 싶을 정도가 되었다.

 

 

 

프라도 미술관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에스파냐 왕가의 컬렉션이 있는 곳이 바로 프라도 미술관이다. 이곳은 루브르,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이라 불린다. 소장하고 있는 회화가 약 9,000점을 넘는데, 이렇게 방대한 컬렉션 대부분은 역대 에스파냐 왕실의 컬렉션이다. 미술관 안에는 프라도의 3대 거장이라 일컬어지는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고야를 비롯하여 무리요, 리베라, 수르바란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또한 16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파의 거장 티치아노, 15세기 네덜란드의 보스 등 에스파냐 왕실과 인연이 깊은 지역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있다. / 26p

 

 

 

   사실 그간 가고 싶은 유럽 여행지 1순위는 단연, 프랑스였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 같은 이곳 중에서도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은 두말할 것 없이 루브르 박물관이었다. 루브르 없는 프랑스는 상상할 수 없다던 저자의 글처럼, 나 역시 루브르는 언제고 꼭 가고 싶은 곳임에 틀림없다. 한 작품 앞에서 10초씩만 감상한다 하더라도 꼬박 35일이 걸릴 정도의 어마어마한 규모라 하니 그 압도적인 분위기를 꼭 느껴보고 싶다. 이 외에도 도심 안에 시인 보들레르와 같이 유명한 철학가와 문학가가 잠들어 있는 묘지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한편으로는 루브르 광장, 콩코드 광장, 샹젤리제, 개선문 등과 같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풍경 뒤에 이런 사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민과 농민들이 착취를 당해야 했는지, 그리고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는 저자의 견해가 이를 숙연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인 로마와 바티칸 시티가 있는 곳, 이탈리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인 듯하다. 영화 <로마의 휴일>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여행지는 물론, 메디치 가문의 권세가 느껴지는 우피치 미술관, 베키오 궁전, 시뇨리아 광장 및 미로처럼 발길 닿는 곳이면 어디든 거닐어 보고 싶은 매력을 지닌 베네치아 역시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를 품고 있는 스위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웅장미를 한껏 드러내는 걸작 중의 걸작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있는 영국, 세계적인 문학가 괴테의 고향 독일, 천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프라하 성이 있는 체코, 합스부르크 왕가가 자리 잡음으로써 유럽 최고의 미술작품들을 소유한 오스트리아,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공존하는 터키 모두 어디 하나 놓칠 수 없는 매력을 담고 있다.

 

 

 

 

 

 

 

 

유용한 알짜 정보를 쏙쏙

 

 

   <유럽여행 베스트 123>는 마치 한 권의 세계사 책을 방불케 할 정도로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어떤 유래를 통해서 해당 명소가 탄생되었는지, 그곳이 그들 나라에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아가는 과정은 반드시 유럽 여행을 목전에 두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할지라도 꽤 유용하게 읽힌다. 특히 흥미로운 사연이나 소소한 꿀팁을 담은 Travel Story와 Travel Tip은 번외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의 말미에는 프랑스 파리에서만 파는 기념품 Best 6, 영국 런던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Best 5, 체코 프라하에서 꼭 경험해봐야 할 Best 6, 동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뷰포인트 Best 12와 같은 알짜 정보도 담겨 있으니 참고해볼만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의 설명과 잘 어우러진 생생한 사진들인 듯하다. 마치 화보를 보듯, 그곳을 직접 보고 있는 듯 각 지역의 정취를 그대로 담아낸 사진은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유럽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여행지를 계획하기 전에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여행의 목적과 의도를 구체화하는데 아마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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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의 꽃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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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의 사슬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온 이들의 눈물겨운 생의 의지!

 

   1945년 8월 6일, 미국 폭격기가 최초의 핵무기인 “리틀 보이”를 일본의 히로시마 상공 580m에서 떨어뜨렸다. 원자폭탄을 장착한 에놀라 게이를 필두로 호위와 사진 촬영을 위해 출동한 나머지 2대의 공습기가 히로시마를 상대로 원자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일본과 미국이 벌인 치열한 전투에 대한 결말은 원자 폭탄에 대한 항복으로 이어졌고, 조선은 해방을 맞았다. 만약 원자 폭탄이 아니었다면 일본의 항복을 앞당길 수 있었을까. 유무죄를 떠나 많은 조선인들에게 있어 미국의 이 같은 행위는 조선을 핍박한 일본으로 하여금 ‘응징의 대가’가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해방을 맞은 조선인들의 기쁨 이면에는 당시 히로시마에 살고 있던, 무려 7만 명에 이르는 또 다른 조선인들에게 잿더미가 된 삶이 존재하고 있으리라고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유전처럼 대물림되어 그들의 2세와 3세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더더욱 알지 못했다. <흉터의 꽃>은 원폭의 사슬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온 이들의 눈물겨운 생의 의지를 담은 소설로, 한국사가 미처 알려주지 않은 뼈아픈 상처들을 담은 가슴 시린 이야기이다. 북한 핵문제, 사드 배치, 미국 전술핵 재배치로 핵에 대한 잠재적 위기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오늘, 원폭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의 육성은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핵의 참극을 경고하는 그 어떤 메시지보다 강렬하다.

 

 

 

흉터에 아로새겨진 그날의 참상 

 

 

   소설은 무명 소설가이자 교사인 정현재가 K를 만나 경상남도 합천이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린다는 뜻밖의 말을 듣는 데에서 시작한다. 장바닥에서 술에 취해 술꾼들과 드잡이를 하던 아버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땅, 애증의 기억으로 가득 찬 그의 고향 합천이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린다는 말은 생소하기만 하다. 국내에 유일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이 들어섰을 정도로 합천에 유독 원폭 피해자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지, 왜 합천 사람들은 일본 히로시마에 간 것인지 모든 것이 의문스럽기만 하다. 정현재는 이를 소재로 삼은 소설을 쓰기 위해, 자신 역시 의식 저편에 묻어두고 있었던 원폭 진료증을 가진 피해자 2세로써 그날의 참상을 마주하기 위해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아간다. 그는 얼굴에 심한 화상 흉터를 지닌 강분희 할머니에게서 그녀의 아버지 강순구가 가난에서 벗어나 식구들을 먹고 살리기 위해 히로시마로 이주하는 이야기를 듣는 데서부터 원폭 투하 당시를 복기해나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죽음의 방사능이 악마의 숨결처럼 히로시마 곳곳으로 무섭게 퍼져나갔다.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는 사람들의 끔찍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강력한 열선으로 인해 옷과 살갗이 들러붙은 채 타버리며 죽어간 사람들의 몸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깨진 유리파편이 온몸에 박힌 채 울부짖는 사람들, 끔찍한 화상을 입어 피부가 누더기처럼 녹아내린 사람들, 내장과 눈알이 튀어나온 사람들이 내지르는 비명에 히로시마는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 40p

 

 

 

원폭지옥에서 살아남은 조선인들은 공포에 떨었다.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을 칼로 찔러 죽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또다시 죽음의 구렁텅이로 굴러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다들 귀국을 서둘렀다. 일본인들은 조선인들만 보면 죽이겠다며 몽둥이를 들고 쫓아왔다. 관동대지진 때도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씌워 조선인들을 무참히 살육했던 일본인들이었다. 우물에 독을 탔다는 누명을 씌워 조선인들만 눈에 띄면 죽창으로 닥치는 대로 찔러 죽이고 몽둥이로 때려 죽였다. 미국이 투하한 원자폭탄에 처참하게 당한 분풀이를 애꿎은 조선인들에게 하고 있었다. 일본에 남아 있다가 언제 개죽음을 당할지 몰랐다. / 70p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 폭탄은 수많은 일본인과 죽지 못해 그곳으로 이주해온 조선인들의 삶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비명과 신음이 빽빽한 밀림 같은 곳에서 부패한 시체들이 들끓고, 산 자와 불타는 시신들의 혼이 유령처럼 도시를 떠돌아다니는 듯한 히로시마의 풍경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소설이 묘사하고 있는 그날의 참상은 생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로 생생한 것이어서 차마 마주하기 힘들 정도였다. 동철과 행복한 미래를 꿈꿨던 분희가 원폭으로 인해 흉측한 얼굴을 얻게 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었듯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의 삶은 어떤 형태로든 짙은 상처를 떠안고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결국 히로시마를 뒤로하고 고향인 합천으로 강순구 일가는 돌아오게 되지만, 그들을 맞이하는 건 가난과 원폭이 남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의 잔해들뿐이다.

 

 

 

그는 원폭 피해자들이 감수해야 했던 사회적 차별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원폭 피해자들은 일본 원폭 피해자들과 달리 삼중고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식민지 백성으로 받아야 했던 차별과 고통, 피폭으로 인해 병든 몸과 경제적 곤궁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 자식들이 받을 불이익에 대한 걱정으로 그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으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로부터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왔기 때문에 원폭 피해자들의 피해의식이 남달리 컸다는 것을 깨달았다. / 209p

 

 

 

  무너진 생에 의지를 일으키다

 

 

   강분희 할머니의 이야기는 나아가 딸인 박인옥에게로 이어진다. 어릴 적부터 하반신에 힘이 없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대퇴부무혈성괴사증을 앓게 되는 그녀의 고통은 원폭의 피해가 2세와 3세에게 대물림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시 원폭의 참상을 겪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남았으나 오래 살지 못했고, 유전이라는 형태로 그들의 자식들에게까지 전이되어 아픔은 끊임없이 되풀이 되었다. 훗날 박인옥은 원폭 2세 환우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려 노력한 김형률을 만남으로써 일대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한다고, 전쟁은 끝났으나 여전히 피해자들은 전쟁을 치르며 살아가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용기 있는 시도들을 해나간다. 그간 정현재에게 있어서도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딸이란 마치 잊고 싶은, 외면하고 싶은 아버지라는 존재에 맞닿아있는 불편한 존재였다. 그는 강분희와 박인옥이 겪은 험난한 삶의 여정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생의 의지를 보고서야 드디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딸을 인정하게 된다.

 

 

 

“원폭 2세 환우 문제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 동안 개인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강요당해왔습니다. ……또한 일본 정부의 차별적인 피폭자 원호 정책으로…… 인권이 유린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사람답게 살아가지 못하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스스로 포기하도록 만드는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지…… 국가와 사회에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소외와 차별을 받는 것은…… 또 다른 국가권력으로부터의 폭력을 당하는 것이며…… 인권유린을 당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 428p

 

 

 

   현재 히로시마는 71년 전, 원폭이 터진 곳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생명의 힘을 발산해내고 있다. 시체더미와 잿더미가 뒤얽힌 죽음의 땅에서 푸른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광경을 지켜보는 정현재의 모습을 통해서, 흉터가 꽃이 되어 빛나는 아름다운 과정을 목격한 것만 같다. 이 소설의 가장 빛나는 지점은 화상 자국으로 얼룩진 분희의 상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분희 그 자체로만 바라봐주었던 동철의 빛나는 사랑과, 원폭의 피해자 가족이라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옥의 아들 진호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현서와 같은 존재들에 있는 듯하다. 인간이 하는 행동 중에 가장 어리석고 끔찍하고 추한 것이 바로 전쟁이라면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 오직 사랑만이 원자폭탄마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전세계 핵무기가 만 오천 기가 넘는다면서? 그것뿐이겠어?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원자력 발전소는 어떻고?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가 제일 높다면서? 북한 핵문제에다 사드 배치, 미국 전술핵 재배치 주장까지 나오는 판국이잖아.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몰라. 대한민국은 핵의 나라야. 우리 모두는 핵을 머리에 베고 살고 있어.” / 414p

 

 

 

   K의 말처럼 우리는 잠재적인 핵의 위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느닷없이 찾아온 원폭이라는 재앙 앞에서, 그날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로 평생 아물지 않는 상처를 겪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처럼 우리 모두는 핵을 머리에 베고 있다는 그의 말을 허투루 듣고 넘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위안부 피해지 할머니와 소녀상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원폭의 상처를 위로할 수 있는 사회적인 관심과 인도적인 지원이 더욱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이상 흉터가 흉터로써만 남지 않도록. 흉터도 꽃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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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5
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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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모든 것이 가능한 매력적인 여행지, 베트남!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로 손꼽히는 베트남 여행에 대한 모든 것!

 

 

  이미 베트남 내에 가족 휴양지의 최적이라 손꼽히는 다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면서 <다낭 ‧ 나트랑 셀프트래블>을 읽어본 바 있다. 다낭은 한국에서 5시간이면 바로 이를 수 있는 직항 노선이 있고, 어린 아이를 동행한 가족이라면 어렵지 않게 휴양과 가벼운 관광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장소라 가장 가보고 싶은 해외여행지 1순위로 손꼽아두고 있었다. 친구 내외가 하노이에서 거주하고 있는 데다 최근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지인 역시 그곳에 거주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베트남은 유독 인연이 깊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낭과 그 인근 지역에서 벗어나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물론, 다른 지역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도 높아져 마침 개정신판으로 출간된 <베트남 셀프트래블>에 도움을 빌어보았다.

 

 

 

당신이 알아야 할 베트남에 대한 모든 것

 

 

   <베트남 셀프트래블>은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 30여 개국을 떠돌며 세상의 모든 도시에서 아침을 맞는 게 꿈인 자유 여행자가 2017년 최신 베트남 정보들을 발 빠르게 수집해 소개한 여행 가이드북이다. 그는 베트남이야 말로 여행이라는 것 안에서 하고 싶고, 보고 싶고, 먹고 싶은 모든 것을 채울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임을 자부한다. 무엇보다 여느 동남아 국가들보다 월등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아이템들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적극 추천한다. 책에는 역사와 문화 관광 도시의 1번지인 수도 하노이,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국제공항이 있는 하이퐁, 하롱베이보다 더 아름다운 깟바 섬, 베트남의 스위스라 불리는 사파, 태곳적 신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퐁냐케방, 세계문화유산의 고대 도시 후에, 비치에서 보내는 완벽한 휴양지 다낭, 전 세계 문화와 교류하면서 다양한 양식과 독특한 미를 자랑하는 고건축물을 보유한 호이안,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냐짱, 산과 계곡, 호수가 있는 꽃의 도시 달랏, 사막과 리틀 그랜드 캐니언을 갖춘 무이네, 문화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호찌민 시티에 이르는 베트남 주요 지역을 광범위하게 소개한다.

 

 

 

   베트남의 각 지역들은 어디를 여행지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그래서 일정을 어떻게 잡을지 몰라 고민하는 이들에게 4박 5일, 7박 8일과 같은 기본 일정에 따라 맞춤 추천 지역을 소개함으로써 보다 간편하게 자유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한국 사람의 입맛에도 제격인 베트남의 맛좋은 지역 먹거리와 브라질에 이어 2번째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커피, 저렴한 가격에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알뜰살뜰한 쇼핑 리스트, 다양한 마시지를 즐길 수 있는 숍, 지역별-취향별 숙소 소개까지 함께 수록되어 있어 베트남에 가면 꼭 들러볼 곳들을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각 지역별 소개로 들어가기에 앞서 꼭 해야 할 일을 적어놓은 팁이 있으니 잊지 말고 즐겨보기를 권한다.

 

 

 

 

 

 

 

하노이에는 300여 개의 호수가 있어 일명 ‘호수의 도시’라고도 불리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호수 서호와 관광객들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호안끼엠 호수는 밤낮 가릴 것 없이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하노이의 서민 생활이 궁금하다면 구거리를 방문해 보도록 한다. 저렴한 숙소와 식당, 바, 기념품숍, 환전소 등은 물론 현지인들의 생활용품 가게들이 골목마다 빼곡히 들어서 있다. 특히 동쑤언 시장과 주말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 역시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골목골목을 따라 플라스틱 의지를 내다 놓은 로컬 음식점과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프렌치 레스토랑, 카페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시원한 쌀국수 퍼와 분짜에 베트남식 커피를 맛보고 저녁에는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멋진 파인 다이닝을 즐기는 미식탐험 또한 하노이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즐거움 중 하나이다. / 45p

 

 

 

 

 

 

 

   다낭에 대한 정보는 익혀둔 탓에 휴양지나 번화가도 좋지만 구시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호이안이 유독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 특유의 색채를 느낄 수 있는 노란 건물이 눈길을 끄는데 수백 년 된 집들과 각종 박물관, 베트남의 독특한 제례 문화를 알 수 있는 회관과 사당 등 그 어디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이곳만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한번쯤 가볼 만한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서양의 건축 문화 양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호찌민 시티를 일정에 담아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듯하다. 통일궁과 베트남 전쟁박물관, 노트르담 대성당, 에펠탑의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의 작품인 중앙우체국과 같은 프랑스식 건축물은 베트남에 녹아든 서양 문화의 이색적인 매력까지 함께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이렇듯 <베트남 셀프트래블>은 관광지, 식당, 상점, 숙박에 이르기까지 수록되어 있는 장소 모두에 주소 및 오픈과 마감 시간, 가격 등과 같은 기본 정보들을 모두 공개하고 있으니 이를 참조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각 지역별로 이동하는 다양한 교통수단도 함께 공개하고 장단점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으니 꼼꼼하게 체크하고 여행준비를 하면 좋을 듯하다. 또한 완벽한 베트남 여행 준비를 위한 일정까지 세심하게 다루고 있으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초보여행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책을 읽으면서 베트남은 관광에 최적화된 매력을 품고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양적인 색채와 서양의 웅장함까지 고루 갖추고 있는 신비의 나라 베트남으로 서둘러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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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올빼미 농장 (특별판) 작가정신 소설향 19
백민석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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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같은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의 본질을 찾아나가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교교하게 눈에 불을 밝히고 사위를 예리하게 더듬는 듯한 한 마리의 올빼미. 그 눈빛이 마치 존재하는 그 어떠한 것 너머를 꿰뚫어보는 듯하고, 흐느끼는 듯한 울음소리가 어쩐지 으스스하기까지 하니 불운과 죽음을 상징하는 미신의 존재로 많은 아티스트에게 영감을 주는 새이다. 이런 올빼미의 이미지와 ‘죽은’이라는 수식어를 덧대어가며 이미 충분히 음울하고 기괴한 하나의 장치를 고안해낸 백민석 작가는 거기에 농장이라는 뜻밖의 생산적인 이미지를 결합시켜 낯설면서도 기묘한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그간 그로테스크하고 엽기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여온 작가의 이력에 비추었을 때 현실과 비현실 경계 사이에서 담담하다 못해 냉정하게 넘나드는 특유의 필체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제목이다. 죽은 올빼미 농장은 어디에 있을까? 소설 속의 ‘나’가 그러했듯 나는 어디에도 잊지 않을 것 같은, 그러나 뜻밖의 지점 그 어디에선가 발견될 것만 같은 그곳을 향해 이끌리듯 소설을 읽어나갔다.

 

 

  

 

 

 

죽은 올빼미 농장과 폐허 같은 도시 속 현대인의 자화상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죽은 올빼미 농장’으로부터 두 개의 편지가 도착한다. 대중가요의 가사를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던 ‘나’는 잘못 배달된 편지를 우연히 뜯었다 알게 된 기이한 이름의 죽은 올빼미 농장으로 편지를 돌려주러 떠난다. 아주 오래전부터 함께 지내온 ‘인형’과 함께. 어쩐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 죽은 올빼미 농장을 아는 이가 과연 있을까. 정말로 농장의 이름이 그것이 맞긴 한 걸까. 반신반의하며 고성으로 떠난 나와 인형은 농가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마을에서 수소문을 하고, 읍사무소 직원을 통해 약도까지 받지만 찾으려던 장소는 보이지 않는다. 겨우 짐작 가능한 하나의 장소를 발견하기는 하나, 농장은 이삼십년 전에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지금은 샘도 말라 농장이라기에는 폐허나 다름없는 곳이 되었다. 과연 편지에서 가리키는 곳이 맞는 것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이름은 꽤나 기괴하지만 그래도 그럴 듯한 농장을 기대했는데, 그냥 이렇게 단순한 해프닝에 그치는 것인가 싶었다. 그런데 이후 뜻밖에 지인의 도움을 받아 땅 주인을 만나게 되면서 그는 사건을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농장이라 하기에 쓸 만한 땅이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한 젊은 여자가 살고 있었는데 두 아이를 데리고 근근이 살다가 굶주림으로 죽고 아이들의 행방도 알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편지에서는 여자의 아이들로 짐작되는 이들이 현재까지도 살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었기에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이렇듯 소설은 시종일관 ‘죽은 올빼미 농장’이라는 존재할 듯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이 미스터리한 장소와 사연에 독자들이 몰입하도록 이끈다.

 

 

나는 실수처럼 그 편지들을 들고 들어왔고 뜯어 읽어봤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 편지 두 통을 뜯는 순간, 바로 그 순간, 내 힘으론 해결할 길이 없는 다른 어떤 무엇이 열린 것일 수도 있었다. 다른 어떤 무엇, 다른 어떤 세계, 그 세계의 풀 길 없는 어떤 난센스들, 그런 어떤 것들이. 그저 우편함에서 편지 두 통을 꺼낸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 침침한 우편함 너머로 헤아릴 길이 없는 다른 어떤 세계가 보이지 않는 어떤 고리 같은 것에 의해 줄줄이 꿰어져 있었던 것이다. / 102p

 

 

 

   이처럼 소설은 죽은 올빼미 농장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면서, 현대인의 고독한 일상과 보다 실존적인 문제들을 품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모호한 경계를 드리운다.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인형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유아기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 ‘나’와 남자이지만 앉아서 오줌을 누고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작곡가 ‘손자’, 이문세의 5집 같은 곡의 앨범을 내고 싶다는 약간은 되바라진 듯한 가수 지망생 소녀, 화자인 나와 친구인 듯 연인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민’ 등 어쩐지 모순되고 이상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특히 인형과 민은 이 소설에서 특별한 의미를 차지한다. 인형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나’와 감정적인 유대관계 및 대립관계를 유지하는데, 현대인들의 유약한 내면과 미처 성숙하지 못한 자아를 비추는 거울로써 존재한다. 한편, 민은 재개발을 앞둔 아파트 현장으로 나를 데리고 가 아파트의 살풍경한 모습을 바라보며 이른바 ‘아파트먼트 키즈’로 대변되는 현대인의 황폐한 감정을 허물어가는 아파트에 비유한다. 그래서 그녀는 올빼미 농장의 일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이미 우리의 생활 반경에서 늘 반복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폐허가 된 올빼미 농장을 누구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존재의 흔적을 찾을 수 없던 것처럼, 단지 내를 꽉꽉 채우고 살았던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아파트 역시 곧 올빼미 농장처럼 되어버릴 것이기에.

 

 

나는 모래가 깔리고 놀이기구가 있는 그런 놀이터가 없는 동네에서 자랐다. 하지만 민의 얘기를 이해 못할 것도 없었다. 공중에 들린 채로 유아기를 보내는 아이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규격 유리창들, 아이들에겐 너무 까마득한 건물들, 차고 축축한 모래들, 공장에서 찍어낸 놀이기구들……. 그리고 그런 것들에서 유아기의 아이들이 갖게 되는 생애 최초의 감각들. 손끝에, 발바닥에, 시선에 닿게 되는 최초의 어떤 느낌들. 생애 최초의 실감들. 인형도 그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아파트촌의 황혼은 너무 묽다는 것이었다. / 114p

 

흰배 까치 농장이건 죽은 올빼미 농장이건 빈 땅이 한때나마 농장이었다고 증명해주는 건 읍사무소에 있는 지적도와 등기부 등본, 토지대장 따위뿐이었다. 그런 서류들에 적인 주소들뿐이었다.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고 맘에 따라선 변형도 시킬 수 있는 실체인 이 빈 땅은, 정작 무엇도 가르쳐주고 있지 않았다. 먼 길을 온 내게 정작 가르쳐주고 있는 건,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다라는 사실뿐이었다. 지금 보고 있는 것 외의 다른 것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사실뿐이었다. 빈 땅 외의 다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 176p

 

 

 

   주인공인 나는 민과 함께 허물어진 아파트 현장을 다녀오고, 계속해서 펼쳐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심경의 변화를 겪는다. 30년 동안 함께 지내온 인형을 올빼미농장에 수장시킴으로써 단절되고 어긋난 세계로부터의 회귀를 시도한다. 낡아진 아파트 역시 언제고 다시 재건축되어 또 다른 누군가들의 터전이 될 것이듯, 그가 가망이 없을 것 같은 마른 땅에 다시 물꼬를 틔우려했던 시도 역시 의미 있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불안하고 위태로운 현실, 얄팍하고 허물어지기 쉬운 허공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폐허 같은 삶에 나름 대응하려했던 작가의 의식이 빛을 발하는 장면인 듯하다.

 

 

 

   이렇듯 <죽은 올빼미 농장>은 2003년에 출판된 것이긴 하나, 개정출판된 지금에 와서 읽어도 흠결 없이 잘 읽힌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중편소설은 읽어보지 못한 편인데 단편소설이 주는 문체의 강렬함과 장편소설이 지닌 스토리의 완성도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 묵직한 힘을 지닌 작품을 만난 기분이었다. <죽은 올빼미의 농장>을 시작으로 하여 작가정신에서 출판된 다른 소설향 시리즈 역시 찾아보고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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