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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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하지만 다 읽고 난 뒤에는 반드시 읽어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놀라운 작품!

우리 삶을 키치’ 하고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확실히 쉽게 읽히는 작품이 아니다끊임없이 중첩되는 이분법적인 언어들계속해서 질문하고 사유하게 만드는 철학적 가치들각 개개인의 내밀한 역사와 그 속에서 발견되는 사랑과 욕망 그리고 고뇌의 자국들. 1인칭 관찰자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을 오가며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 실험적인 소설 기법들소련의 침공으로 자유를 상실한 체코의 시대 상황과 각 인물들에게 드리워진 이데올로기의 그림자 등 소설은 독자가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양산해내기 때문이다따라서 최소 서너 번쯤은 재독이 요구되는 어려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이분법 그리고 키치

 

 

 

이것이 기원전 6세기 파르메니데스가 제기했던 문제다그의 말에 따르면 이 세상은 빛-어둠두꺼운 것-얇은 것뜨거운 것-찬 것존재-비존재와 같은 반대되는 것의 쌍으로 양분되어 있다그는 이 모순의 한쪽 극단은 긍정적이고 다른 쪽 극단은 부정적이라 생각했다. (파르메니데스는 이렇게 답했다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고그의 말이 맞을까이것이 문제다. / 13p

 

 

 

  소설은 이른바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대변되는 이분법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파르메니데스에 따르면 이 세상은 이분법이라는 구조 아래 나뉘어져 있고그 중에서도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 했다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택해야 할까가벼움 아니면 무거움묵직함은 진정 끔찍하고가벼움은 아름다운 것일까애초에 우리의 인생을 이처럼 단순히 이분법으로 나뉠 수 있을까그런 뜻에서 소설은 가벼움과 무거움영혼과 육체자유와 책임 등 이분법인 구조가 제기하는 여러 질문과 그 안에서 탄생한 인물들을 통해 과연 이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숙고하게 한다.

 

 

 

  극 중 의사인 토마시는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난 가벼운 관계를 추구한다사랑과 육체적 관계를 별개로 보고하루살이 애인들과 에로틱한 우정의 관계를 지속한다다만그의 애인이자 화가인 사비나만이 그를 이해할 뿐이다하지만 테레자를 만나 그녀에게 동정심을 느끼며 토마시는 자신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만다이후 테레자가 한 차례 그를 떠난 뒤에 그녀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훗날 공산주의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잡지에 투고하기도 하는데이처럼 한없이 가벼워지기를 지향하면서도 때때로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자기 안의 모순을 발견한다하지만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버린 뒤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픈 욕망에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창문 닦이가 된다그렇게 그는 다시 가벼워지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마지막 장면에서 테레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임무라니테레자그건 다 헛소리야내겐 임무란 없어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모든 것이 일순간난생 처음으로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 것이다그런데 밑그림이라는 용어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무용한 밑그림이다. / 17p

 

 

토마시그의 몫으로 남은 유일한 상속 재산은 여자들에 대한 두려움뿐이었다그는 여자를 갈망하면서도 두려워했다두려움과 갈망 사이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아야만 했고 그 타협점을 그는 에로틱한 우정이라 불렀다그는 애인들에게 이렇게 못을 박았다두 사람 중 누구도 상대방의 인생과 자유에 대한 독점권을 내세우지 않는감상이 배제된 관계만이 두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 23p

 

 

 




 

 

 

 

  무거움을 대변하는 인물테레자는 자기파괴적인 성격을 지닌 엄마 아래서 자라나 엄마의 희생으로 성장했다는 죄책감을 지니고 있다그런 엄마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고향으로부터 달아나 토마시의 세계로 진입하지만다른 여자들과는 구별되는 자신만의 개별성을 가지고 싶었던 테레자의 바람과는 달리 토마시는 끊임없이 바람을 피운다이 때문에 그녀는 고양이가 얼굴에 뛰어올라 피부 깊숙이 발톱을 박거나 커다란 실내 수영장에서 스무여 명의 여자들과 알몸이 된 채 행진하는 꿈을 꾸곤 한다. “당신은 우리로부터 눈을 떼지 않다가 우리 중 한 여자가 틀린 동작을 하면 쏘아 죽였어풀장은 물결에 따라 출렁이는 시체로 가득 찼고나는 더 이상 힘이 없어서 다음 동작을 할 수 없었고 그래서 당신이 날 죽일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녀에게 있어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토마시의 외도는 공포 그 자체였고 이에서 달아나기 위해 이따금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은 모순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하지만 테레자는 그간 자신의 약점(동정심)을 이용해 토마시를 붙들고 모든 것을 잃게 만든 것이 자신이었음을자신의 삶에서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음을 성찰하게 된다.

 

 

 

테레자어머니는 테레자에게 어머니가 되는 것은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라며 지칠 줄 모르고 설명했다아이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인의 체험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그녀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그 말을 들은 테레자는 삶의 최고 가치는 모성애이고 모성애란 큰 희생이라고 믿었다모성애가 희생 그 자체라면태어난 것은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죄인 셈이다. / 79p

 

 

테레자끊임없이 신분 상승을 원하는 자는 어느 날엔가 느낄 현기증을 감수해야만 한다현기증이란 무엇인가추락에 대한 두려움하지만 튼튼한 난간을 갖춘 전망대에서 우리는 왜 현기증을 느끼는 것일까현기증그것은 추락에 대한 두려움과 다른 그 무엇이다현기증은 우리 발밑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홀리는 공허의 목소리나중에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아무리 자제해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추락에 대한 욕망이다. / 106p

 

 

 

  반면이 소설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상징하는 화가 사비나는 자유로운 영혼을 추구한다그녀는 항상 같은 사람같은 단어들과 더불어 대열 속에 머무르기를 거부한다어쩌면 자유로운 성애를 지향하는 토마시에게 이끌린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르겠다그러나 그녀도 관계를 맺은 후 곧장 테레자에게로 돌아가는 토마시를 보며 질투를 느끼고 그의 양말 한 짝을 숨기는 모순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특히 거울 앞에 서서 속옷차림으로 아버지의 유산인 중산모자를 즐겨 쓰곤 하는 그녀의 모습은 가벼움을 지향하지만 그것을 부정하고 모욕하고 희화하는 무거움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중성을 상징한다이에 사비나는 반항하고 배신함으로써 화폭 너머의 세상미지의 세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가정을 버리고 그녀에게로 온 프란츠로부터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의 그림자로부터 멀리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를 지향한다.

 

 

 

사비나) “이 그림은 망친 거야붉은 물감이 캔버스에 흘렀거든처음에는 화를 냈는데 점차 그 얼룩이 맘에 들더군그 공사장이 진짜가 아닐 뿐 아니라 눈속임용으로 그려 넣은 낡은 무대장치 같았고붉은 물감 자국은 찢어진 틈 같았기 때문이지그래서 나는 이 틈을 확대해서 그 뒤에서 볼 수 있을 것을 상상하는 놀이를 시작했어그런 이유로 내가 그린 첫 연작을 무대 장치가 불렀던 거야물론 아무도 내 그림을 보진 못하게 했지보았다면 나는 퇴학당했을 거야앞은 완벽한 사실주의 세계였고그 뒤는 무대장치의 찢어진 캔버스 뒤편처럼 뭔가 다른 것신비롭고 추상적인 것이 보였지.” / 114p

 

 

사비나그날 이후 그녀는 아름다움이란 배반당한 세계라는 것을 알았다그 아름다움이란 박해자들이 실수로 어딘가에서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만 만날 수 있다아름다움은 노동절 행렬의 배경 뒤편에 숨어 있는 것이다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배경이 그려진 화폭을 찢어야만 한다. / 184p

 

 

 

  교수인 프란츠는 미남에 학계에서도 출세가도를 달리며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남자였지만 사비나를 만남으로써 달라진다그는 사비나의 자유로운 성애는 물론 그녀가 혁명의 나라에서 왔다는 것이른바 감옥과 박해금서와 장갑차 같은 단어에 향수를 동반한 이상한 부러움을 느낀다그렇게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되어 프란츠는 아내에게 외도 사실을 밝히고 사비나에게로 향하지만 사비나는 떠나고 만다애초에 그들은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사비나가 요구하는 에로틱한 우정을 프란츠는 채워줄 수 없었기에이렇듯 우리는 무거움과 가벼움육체와 영혼과 같은 이분법의 명제 앞에서 어느 것도 완전한 것은 없으며 인간이란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순된 존재임을 4인의 주인공을 통해 깨닫게 된다.

 

 

 

프란츠) “부유한 사회에서는 손으로 일 할 필요가 없고 정신적 활동에 몰두하지대학도 점점 많아지고 그에 따라 학생도 많아져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논문 주제가 있어야 해그런데 어느 것에 대해서나 논문을 쓸 수 있으니 주제는 무한대로 널려 있어그렇게 해서 써 낸 원고 뭉치는 자료실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그것은 무덤보다도 쓸쓸하지만성절이 되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까무수한 저작물문장의 눈사태양의 광적인 팽창 속에서 정작 문화는 실종되지당신 나라에서 금서가 된 단 한 권의 책이 우리네 대학들이 토해 낸 단어 수억 개보다 훨씬 의미 있어.” / 173p

 

 

 




 

 

 

 

  이처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랑이야기이자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관한 이야기이며역사라는 거대한 흐름 안에서 인간의 실존 문제를 발견한 한 권의 철학 에세이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때문에 소설 속에서 제기된 키치라는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중요한 대목이라 생각되는 6부 대장정’ 편에서 키치가 처음으로 등장하는데일반적으로 저속한’ ‘하급 문화를 가리키는 키치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읽힌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소설은 스탈린의 아들 이야기를 꺼내든다(네 주인공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서 뜬금없이 스탈린의 아들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스럽지만 이것이 밀란 쿤데라의 서술 방식이다). 스탈린의 아들은 세계 대전 중 전쟁 포로가 되어 영국군 장교와 같은 감옥에 수용되었는데 그는 변소를 항상 더러운 채로 내버려 두어 비난을 당했다영국인들은 당시 우주에서 가장 권세 있는 남자의 똥일지라도 그들의 변소를 똥 투성이로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결국 스탈린의 아들은 끔찍한 저주를 하늘에 퍼부으며 수용소를 둘러싼 고압 철조망으로 달려가 숨을 거두었다스탈린의 아들이 똥 때문에 목숨을 내놓다니신의 아들이라 불리는 자가 어째서 겨우 똥 때문에 심판받아야만 했을까?

 

 

 

  여기서 소설 속 화자는 이렇게 말한다. ‘저주와 특권이 더도 덜도 아닌 같은 것이라면 고상한 것과 천한 것 사이의 차이점은 없어질 테고신의 아들이 똥 때문에 심판받는다면 인간 존재는 그 의미를 잃고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밀란 쿤테라는 똥을 저급한 것으로 취급하는 위선적인 태도고정관념기계적인 이미지와 가치모든 정치 행위의 미학적 이상이야말로 키치라고 지적한다스탈린의 아들이 똥을 위해 목숨을 내놓았듯 ’, ‘’ 등 우리 사회가 저급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이야말로 오히려 가장 실존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중 그 누구도 초인이 아니며 키치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아무리 키치를 경멸한다 한들 그 또한 인간 조건의 한 부분이다참을 수 없이 가벼워지기 욕망하면서도 또한 가벼운 것을 참지 못해 다시 무거워지고 마는 인간이란 애초에 이렇게 모순적인 것이다다만 우리 삶을 키치’ 하고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이 복잡다단한 소설은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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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집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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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외모인종종교혹은 자신의 신념이나 이상을 끝끝내 이해받지 못한 채 소외당하고 있는 자들의 목소리!

 

 

 

귀하가 마르시아스섬에서 하게 될 과제는 중요합니다.

귀하의 보고서에는 고아원이 운영을 지속할지또는 영구 폐쇄될지를 결정할 때

필요한 정보들이 담기게 될 것입니다아서 파르나서스는 신뢰를 바탕으로

큰 책임을 맡게 되었지만그 신뢰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눈과 귀를 활짝 열도록 하십시오베이커 씨.

한순간도 빠짐없이 말입니다.

지금까지 귀하가 보여주었던 혹독할 만큼의 솔직함을 기대합니다. - 찰스 위너 / 77p

 

 

 

  마법아동관리부서(DICOMY) 소속 연구원인 라이너스 베이커는 마법아동 고아원으로 파견을 나가 해당 시설이 안전한지 조사하고 보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그러던 어느 날그에게 최고위 경영진으로부터 회의에 참석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가족이나 친구애인은커녕 존재감이라고는 제로지만 업무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판단에 능한 그를 눈여겨 본 최고위 경영진들은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기밀 업무를 맡긴다이제껏 그가 한 번도 본 적 없는극도로 특이한 유형의 여섯 아이들이 모여 있는 마르시아스섬의 고아원을 철저히 조사하라는 지시였다.

 

 

 

  그렇게 얼떨결에 마르시아스섬에 도착한 라이너스는 그간 비밀에 부쳐져 있던 섬 아이들의 신상 정보가 담긴 파일을 열어보자마자 기절하고 만다이름은 루시퍼(애칭루시), 나이는 6살 6개월 6어머니는 미상아버지는 악마종족 분류는 적그리스도이른바 악마의 아들로 종말을 불러오는 자의 피를 가진 이 어마어마한 존재로 인해 충격에 빠진다여기에 여자아이지만 턱수염이 나 있고 꽃의 말소리를 드는 여자 노움인 탈리아’, 먼 옛날 지구를 헤매던 고대 파충류의 후손이자 멸종 위기 종족인 시어도어’, 꽃과 나무를 피워내는 숲의 정령 ’, 덩치는 크지만 낯선 이와 큰 소리를 경계하는 셰이프시프터 ’, 종족 미상에 눈은 하나이고 두 개의 더듬이가 솟아 오른 초록색 덩어리 천시까지여섯 아이들은 이제껏 수많은 마법아동들을 만난 라이너스조차도 적응하기 어려운일반 사람들에게는 위험스러운 존재다여기에 아이들을 돌보는 섬의 정령인 채플화이트(조이)와 원장 아서 파르나서스 역시 예사 인물이 아닌 게 분명하다.

 

 

 



 

 

 

 

나는 그저 한 장의 종이얇고 찢어지기 쉬워해를 향해 들어 올리면 빛이 나를 통과해내게는 글자가 씌어지고그러면 다시는 쓸 수 없지이 자국들은 역사야또 이야기야다른 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사람들은 글자만 보고 글자가 쓰인 종이는 보지 않아나는 그저 한 장의 종이나 같은 이들이 많지만 똑같은 건 하나도 없어.” / 199p

 

 

 

  평소 수줍음이 많고 말이 없는 샐이 직접 쓴 글을 아이들 앞에서 읽어주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에 하나다. ‘나는 그저 한 장의 종이얇고 찢어지기 쉬워.’로 시작하는 샐의 글은특별한 능력을 지녔지만 비도덕적이며 혐오스러운 존재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상처를 보여준다그도 그럴 것이 샐은 학대당하고 방치당하며 자신이 가진 능력 때문에 여러 시설을 전전해야 했다누군가는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피는 종족이 아무런 지원 없이 분리되는 바람에 어머니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사를 하는 비극을 마주해야 했다그 누구보다도 인간적이지만 외모 때문에 평생 괴물이라는 소리를 들여야 했던 천시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아이들은 원장인 아서와 섬의 정령인 조이로 하여금 아픔과 편견을 극복하고 함께 성장함으로써 진정한 자아와 마주하는 법을 배운다고아원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존폐 여부를 결정짓는 이 되어야 했던 라이너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자신 역시 그 안에 점점 스며드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당연히 그렇지그래도 때로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을 통제하지 못할 때가 있거든그게 꼭 그 재능을 가진 사람의 잘못인 건 아니란다.” / 10p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존재를 두려워 해두려움은 그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이유로 혐오로 바뀌고사람들은 섬의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해서두려워서그 애들을 혐오하는 거야.” / 94p

 

 

당신도 해야 할 일이 있겠지그 일이 당신이 지금까지 해온 일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을 테고내가 부탁하고 싶은 건 그 애들한테 기회를 주라는 게 다야그 애들은 파일 안에 담긴 것 그 이상의 존재거든.” / 97p

 

 

 

  “우리가 우리인 건어떻게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이 삶을 어떻게 살기로 결정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그저 흑백으로 나눌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다시 DICOMY로 돌아가 최고위 경영자들을 마주한 라이너스는 마법이 있든 없든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는 아이들을 4등급 위험 요소로 분류하고 격리하여 사람들에게 편견을 심어 놓은 조직의 부당함을 지적한다작가 TJ 클룬은 이처럼 라이너스의 목소리를 통해 단순히 소설 속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외모인종종교혹은 자신의 신념이나 이상을 끝끝내 이해받지 못한 채 소외당하고 있는 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한편으로는 진짜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직시하게 하기도 한다이를 테면 DICOMY의 승인을 받은 고아원이라면 어디에나 걸려 있는관리자의 지시를 따르면 행복해져요’ ‘조용한 어린이가 건강한 어린이입니다’ ‘무언가를 보면 말해야 한다와 같은 포스터 따위는 우리 사회가 제도라는 틀 안에서 얼마나 많은 자유와 자아를 통제하려 드는지를 보여주는데이는 넓은 범위에서 사회 곳곳에 장치된 편견과 혐오의 요소들을 들여다보게 한다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이것이 판타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여기지금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적 감각에 보다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괜찮아아무리 용감한 사람이라도 무언가를 두려워할 수 있거든두려움에 사로잡혀 그 너머를 못 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면 돼.” / 156p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베이커 씨세상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영영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죠그리고 그 수수께끼에 지나치게 매달리면 눈앞에 있는 것들을 놓치고 말아요.” / 171p

 

 

어떤 사람은 부당한 행동을 한단다하지만 네가 지금처럼 공정하고도 친절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나중엔 그런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않게 될 거야혐오는 목소리가 크지하지만 그건 몇 안 되는 사람들이 고래고래 외쳐대기 때문이라는 걸 너도 알게 될 거야그 사람들의 마음을 영영 바꿀 수는 없을지 몰라도혼자가 아니라는 걸 잊지만 않는다면 이겨낼 수 있어.” / 416p

 

 

 



 

 

 

 

  소설의 전체적인 구조나 결말은 비록 우리가 상상하는 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곳곳에서 빛나는 사랑스러운 문장과 마음을 단단하게 일으키는 이야기의 힘은 우리를 위대한 여정으로 나아가게 한다어쩌면 벼랑 위의 집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가 아닐까존재감이라고는 없던 라이너스가 변화란 소수의 목소리에서 시작되는 것이고저는 그 소수가 될 겁니다” 하고 당당하게 외치는 저 장면 속에서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성장의 기쁨을 맛보게 되기 때문이다당신은 지금 당신다운 곳에 살고 있나요이 질문 앞에서 주저하지 않을 수 있을 때 진정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으리란 이 책의 메시지를 잊지 말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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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적정 거리 심리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6
권수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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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케라는 철학 개념으로 접근한 대화의 기술!

서로의 욕구와 느낌이 공평하게 존중될 때 비로소 무너진 관계가 회복되고 건강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

 

 

 

  전국 대학 각 분야에서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담은 인생명강’ 시리즈그 여섯 번째 책이다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교수인 권수영 교수는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를 통해 자신에 대한 자동적인 비난과 타인을 향한 즉각적인 판단을 멈추었을 때에야 비로소 보이는 관계회복 심리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에포케’, ‘괄호 치기’, ‘매니저’, ‘분화’ 등 철학과 심리학적 관점을 통해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대화법리더의 대화법가족 내에서의 대화법 등 다양한 역할 속에서 필요한 관계 맺기의 기술을 알려준다특히 건강한 마음의 거리두기를 통해타인과의 관계가 유난히 힘겹고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잃어가는 느낌이 드는 이들에게 타인은 물론 온전한 나와 관계를 맺는 법까지 함께 제시한다.

 

 

 

관계가 버겁다면 마음의 거리두기를 하자

 

 

  이 책에서는 아주 중요한 철학 개념 하나가 등장한다바로 에포케(판단중지)’저자는 에포케야말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첫 번째 단추라고 소개한다흔히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대화를 나눌 때는 상대방의 외형적인 것에 집중하게 된다또 과거에 자신이 경험한 틀에 갇혀 눈앞에 있는 현재의 사람을 쉽게 판단해버리곤 한다이럴 때 판단중지즉 자신에 대한 자동적인 비난과 타인을 향한 즉각적인 판단을 멈추게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여기(here and now)’의 경험으로 빨리 돌아오는 것최대한 지금 여기 이 공간에서 내 앞에 있는 그 사람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것이 바로 에포케가 의미하는 현상학적 환원이다.

 

 

 

그렇다면 비폭력이란 무엇일까한자 그대로 풀면 폭력이 아니라는 뜻이지만이것은 소극적인 정의에 불과하다적극적인 정의를 말하자면 우리 마음에서 상대방을 그것(es)으로 수단화하는 폭력이 가라앉고 자연스럽게 인간의 본성인 연민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다시 말하면 타인을 대할 때 두 겹의 관계 중 나와 너로 만나는 것이 비폭력의 시작일 수 있다. / 26p

 

 

우리가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부터 마음의 거리두기를 익혀보자그래야 한다우리는 가족과 지인들을 가장 쉽게 판단하기 쉽다그들 잘못이 아니다그들의 본심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할 뿐이다실지로는 진짜 그들의 존재에는 전혀 다가갈 수 없다에포케마음의 거리두기를 통해서 타인과 만날 때라야 비로소 상대방을 그것으로 전락시키지 않고 나와 너라는 기적 같은 관계로 끌어올 수 있다나는 누구나 이것이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첫 번째 단추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38p

 

 

 




 

 

 

 

  그렇다면 에포케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란 무엇일까책에서는 관찰느낌욕구부탁이라는 4가지 단계를 통해 소개한다첫 번째, ‘관찰’ 단계에서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이때 평가가 들어가지 않은 관찰이 인간 지성의 최고 형태다라 한 인도의 철학자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말처럼내가 그것을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의 여부를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두 번째, ‘느낌’ 단계에서는 어떤 행동을 봤을 때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세 번째, ‘욕구’ 단계에서는 내면에 어떤 바람이 있는지 찾는 것이다이때 중요한 것은 내 느낌의 책임은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내 욕구가 크기 때문이라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다만약 성적이 떨어진 아이와 대화를 한다면 네가 그런 식으로 공부하니까 성적이 이 모양이지!”하고 모든 책임을 아이에게 전가시킬 게 아니라, “네가 공부를 다른 방식으로 했으면 하는 엄마의 욕구가 너무 큰가 보다그래서 엄마가 자꾸 조급한 느낌이 드는구나.” 하고 느낌의 원인을 나의 욕구에서 찾는다면 서로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인 부탁’ 단계는 나와 너의 관계 욕구를 서로 충족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하는 방법이다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에게 음주를 금하는 행동 언어를 표현한다면, “여보내가 가장 바라고 원하는 일이 뭔지 알아오랫동안 당신과 건강하게 사는 일이야그런데요즘 그런 내 바람이 무너질 것 같아 너무 불안해일주일에 꼭 마셔야 하는 이틀만 미리 정해놓고 기억을 잃지 않을 정도로 음주를 하면 안 될까부탁해여보!”와 같이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전달하는 일부터 진심을 담아 대화해보기를 조언한다.

 

 

 

이게 바로 비폭력 대화가 이야기하는 2단계 느낌이다재차 강조하자면상대방에 대한 어떤 관계적인 욕구가 무너졌을 때 나의 내면에 생기는 감정이 더욱 중요하다이 욕구에 대한 탐색은 내 감정에 대한 책임을 어디에 묻고 있는지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우리는 감정의 책임을 모두 상대방에게 전가하느냐아니면 어느 정도의 책임을 자신에게 두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감정에 대한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안기는 일을 멈추려면자신이 상대방을 향해 품고 있는 욕구를 먼저 다룰 수 있어야 한다. / 60p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행동을 금지하는 명령어에는 화자의 간절한 바람과 느낌이 전혀 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렇게 적절하게 음주해달라고 긍정적인 행동 언어로 부탁할 때 오히려 상대방은 현실감을 가지고 조절력을 갖추게 된다진심을 담아 대화하는 것을 어색해하지 말자이 세상에 조금씩 꾸준히 연습해도 할 수 없는 대화란 없다. / 73p

 

 

 



 

 

 

 

  에포케를 실천하는 대화법을 비롯해 ’ 대신 어떻게로 대화하라는 조언이 상당히 인상적이다흔히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왜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본질적으로는 왜 우는지왜 그런 말을 하는 건지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지만 안타깝게도 여기에는 판단과 평가 혹은 추궁의 의미도 포함된다그러다 보니 듣는 아이의 사람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하기 마련이다이때 저자는 ’ 대신 어떻게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내가 어떻게 도와줄까우리가 어떻게 할까?”라는 식으로 표현하면 상대방은 판단을 덜 받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그러니 너 왜 아직까지 게임을 하는 거야게임을 끊기가 그렇게 힘들어?”하고 훈계성 지적을 할 게 아니라 아들게임을 중간에 끊기가 힘든 것 같은데엄마가 어떻게 도와줄까?” 하고 상대방의 상황을 감정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려 해보자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아들게임만 하는 아들의 이미지를 잠시 괄호로 묶어놓고 새롭게 대화하지 않으면 서로의 마음만 불편해지고 변화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겠다.

 

 

 

우리가 진정한 관계 형성을 위해 정말 드러내고 나눠야 할 감정은 원심력 감정이 아니라 구심력 감정이다물론 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는 마음즉 자격지심을 나누기는 절대 쉽지 않다가까운 사이일수록 솔직하게 속마음은 잘 드러내지 않는다하지만 참 자기의 속마음은 구심력 감정을 나눌 대상을 만날 때야 비로소 안전하게 밖으로 나올 수 있다. / 115p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다음이 더 중요하다대안 허용에서는 어떤 의견이 나오든 모두 다 허용해주어야 한다결코 오답은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조직원 스스로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감각을 높이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어떤 아이디어를 냈을 때 거절당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 186p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차에서 둘째 아이가 손에 쥐고 있던 사탕을 흘려서 차 바닥시트에 떨어졌다그 순간 나도 모르게 !” 하고 소리를 쳤다그러자 앞자리에 앉아 있어서 상황을 미처 보지 못한 첫째 아이가 엄마 무슨 일이야?” 하고 물었다나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사소한 일이라 무심코 별 거 아니라고 대답한 뒤 사탕을 치웠다그러자 잠시 침묵하고 있던 첫째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별 거 아닌지는 내가 판단할 테니까 그냥 다 얘기해줘.”라고 하는 게 아닌가그러고 보니 나는 상당히자주 아이에게 별 거 아니라는 말을 버릇처럼 하곤 했다어차피 알아듣지 못할 내용이라든지 알 필요도 없을 것 같은 말은 그렇게 흘려버렸던 것이다그런데 이런 나의 버릇이 아이의 알고 싶은 욕구를 방해하고아이와의 대화를 차단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사랑의 핵심 요소는 당신을 공평하게 나와 똑같이 존중하겠다는 마음 자세라고 했던 저자의 말처럼 나와 너를 존중하기 위한 에포케 대화법이 나에게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처럼 에포케는 철학의 한 개념이지만 나와 상대방을 대등한 관계로 발전하게 하여 친밀하면 친밀할수록 더욱 습관처럼 익혀두면 좋은 기술인 듯하다서로의 욕구와 느낌이 공평하게 존중될 때 비로소 무너진 관계가 회복되고 건강한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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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 제멋대로 선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안전거리 지키는 법
서제학 지음, 봄쏙 그림 / 필름(Feelm)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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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에 교통사고가 있다면 우리 삶에는 고통사고가 있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입이 아닌 내 주머니에서 꺼내는 것!

 

 

 

  나는 같은 회사를 두 번 입사하고두 번 퇴직한 독특한 경력(?)이 있다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다시는 여기로 돌아오나 봐라’ 하고 당당하게 퇴직을 한 뒤, 2년 후 달콤한 재입사 제안에 이끌려 다시 돌아갔다가 도망치듯 뛰쳐나왔다고나 할까사실 재입사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인상된 연봉 때문만은 아니었다. “직원들이 많이 나가면서 후회를 많이 하셨어그 좋은 사람들 다 놓치고… 지금은 더 이상 예전의 사장님이 아니야와서 보면 알 거야.” 번번이 개인사에 간섭하는 것은 물론휴가 기간에도 급한 일을 처리하게 하거나 조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회사를 우선으로 강조하고화가 나면 길길이 날뛰며 욕을 해대다가 화가 가라앉으면 말투가 상냥하게 싹 바뀌는 그 사이코가 변했다고믿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믿었던 나였다그런데 아니나 다를까그는 한 달도 채 가지 않아 본색을 드러냈다역시사람은 바꿔 쓰는 게 아니랬다나는 그 길로 미련 없이 3개월 만에 다시 재퇴사를 결정했다.

 

 

 

  이 외에도 몇 번의 이직을 경험하며 깨달은 것은 대부분의 원인이 사람’ 때문이란 사실이었다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는 법이고 아무리 고된 업무라도 시간이 흐르면 차차 적응하기 마련이다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고통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났다이유 없이 시비를 거는 사람호의를 권리로 생각하는 사람자신이 더 돋보이려고 다른 사람들을 깎아내리는 사람감정에 따라 행동을 달리하는 사람도로 위에서만 교통사고가 있는 게 아니라우리 삶에도 선을 넘는 사람들로 인한 고통사고가 있다는 책 속을 말을 실감하게 하는 사고 유발자들.

 

 

 

  『선 넘는 거습관이시죠?에 따르면다양한 유형으로 선을 넘는 사고 유발자들이 만들어내는 고통사고를 곱씹어보면 교통사고와 유사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이를 테면 누구든 선을 넘으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나 혼자 조심한다고 사고가 안 생기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또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생각보다 약하며 경력이 더 길다고 더 뛰어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하물며 음주 운전자들처럼 상식이 아예 안 통하는 또라이들이 있, ‘한 사람의 실수가 다중 추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때론 능숙하지 못한 대응으로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고 가해자의 강압적인 비난과 책임 전가에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그렇다면 우리는 삶이라는 길 위에서 어떻게 하면 예상치 못한 고통사고로부터 나의 마음을 지켜내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또 내 안의 걱정과 불안후회와 조바심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마음의 선을 지킬 수 있을까책은 솔직한 경험담을 통해 여러 고통사고들을 극복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한다.

 

 

 

누구에게나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평소 나는 자존감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했다그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대부분은 금방 털어내고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최근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자존감이 높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 ‘겨우 이 정도의 실력으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누가 나한테 배우겠어스펙도 능력도 출중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생각들로 점점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그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자격증만 따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내가 자격증을 딴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맥스웰 몰츠 성공의 법칙의 저자인 맥스웰 몰츠는 낮은 자존감은 계속 브레이크를 밟으며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낮은 자존감으로 자기 자신을 평가절하하면서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한 채 사는 사람은 운전하는 중에 지속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차와 같다고 말이다게다가 그 차는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고장나버릴 확률도 높다고만약 주변의 차들이 속도를 줄여주거나 차선을 비켜 준다면내 차가 더 잘 나갈 수 있을까저자는 다음과 같은 물음을 통해 실패할 때와 성공할 때의 모든 나를 믿고 항상 응원해줌으로써 내 삶의 운전자인 내가 바뀌어야만 자존감 역시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자존감이란 본인의 능력이나 타인의 인정과 꼭 비례하지 않는 것이어서 외부적인 인정이나 평가보다는 내가 스스로를 얼마나 사랑하고 존중하는가?’가 자존감을 높이는 중요 포인트라고 덧붙인다그동안 나는 나를 충분히 믿어주거나 응원해주지도 않았으면서 자존감이 높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게 아닐까덕분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진 자존감의 형태와 무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 나에 대한 비난이나 평가의 가치는 상대의 직급이나 연령의 고하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님을 명심할 것.
  • 많은 이들이 나의 능력을 의심하고 인정하지 않더라도 나만은 끝까지 나 자신을 믿고 지지할 것.
  • 행복의 기준을 남의 시선이 아닌 내 안에서부터 찾는 연습을 할 것. / 23p

 

 

충만한 자신감도 중요하지만우리 모두는 무인도에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인간인 이상 본인이 익숙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고그러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고 편협한 의사결정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때문에 우리는 서로 의사소통하며 더 나은 방향을 찾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지금자신의 능력이라는 면허증을 안일함과 현상 유지라는 장롱 속에 넣어두고 경력만 내세우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해 보자장롱 속에서 낡아가는 면허증 만큼이나 자신의 가치도타인의 평가도 뿌옇게 바랠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다. / 57p

 

 

 

누군가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도 본인의 잘못조차 인지 못하는 음주 운전자의 모습이 사회생활에서 만나온 고통사고 유발자들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당연히 멈출 거라 생각했지만속도조차 줄이지 않았던 음주 운전자과 같이 사회의 상식이 아닌 본인의 상식만으로 돌진하고 충돌하는 또라이들이 그렇다. ()

음주 운전자과 또라이의 공통점

  • 그들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기피의 대상이다.
  • 그들과 부딪히면 무조건 다치는 것은 나다몸이든 마음이든.
  • 그들에 대한 사회의 처벌은 놀랄 정도로 약하다. / 70p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선의와 노력하는 선의에는 차이가 있다.’ 저자는 선의에 대해 이렇게 구분 짓는다왜 나만 맨날 배려하는 것 같고선의가 선의로 돌아오지 않는 건지이에 대한 상처들이 늘어나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손해를 봤던 이유는 착해서라기보다는 착하려고 노력해서가 아니었을까하고 말이다그도 그럴 것이 조별 모임 때도 그렇고 동료들 어느 누구도 내게 먼저 희생을 강요하거나 요청하지 않았다그저 내가 희생하고 봉사함으로써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보상 받고 싶어서 노력했을 뿐이다결국 돌아오지 않을 선의를 빌려주고 마음에 상처받기를 반복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이에 저자는 진정 우러나오는 것이든노력해서 베푸는 것이든 선의 그 자체를 탓할 수는 없으나 우리가 상대에게 선의를 베풀며 실망하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확실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그것은 함부로 빌려주는 선의가 아닌 줄 수 있는 선의여야 한다는 것이다혹은 상처받지 않을 정도의 선의만 상대에게 주는 것이 좋으며선의의 최우선 순위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아무리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사람으로 주변의 인정을 받는다고 해도 그로 인해 내가 스스로의 감정을 억누르고 행동에 제약이 생긴다면 선의가 아니라 희생일 뿐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겠다.

 

 

 

하지만 세상은 분명히 변하고 있고약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적 마련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회적 인식 또한 발전하고 있다그렇기에 우리는 깜깜한 밤에 태양을 띄우고자 하는 것이 아닌광장을 밝힐 작은 촛불을 켜는 마음으로 우리가 옳다고 믿는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한다.

차 속은 영원히 안전할 거라 착각하는 그들에게 경고의 클랙슨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95p

 

 

 

그렇기에 노력과 보상이 명확하게 눈에 보이는 일상 속 작은 성취는 우리가 긴 인생을 달려가는데 지치지 않도록 중간중간 힘을 주는 에너지 음료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남들이 느끼기에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일상의 권태로움을 이겨내고작은 성취를 통한 동기부여로 오늘을 더 잘 살아낼 수 있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일상에 즐거움을 지펴 줄 성취감의 씨앗을 당신도 심어보시길. / 158p

 

 

 




 

 

 

 

  <심슨 가족>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고 한다. “인생은 고통과 고난으로 가득해하지만 (행복의요령은 순간에 주어진 몇몇 완벽한 경험들을 즐기면 되는 거야.” 행복은 나만의 속도로 달리는 순간그 순간을 즐기는 데에서 온다평생 될까 말까 한 로또 한 방이 아니라 소소한 5%, 10% 쿠폰과 같은 것에서 행복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아무리 빠르게 달려봤자 주변의 경치를 모두 놓친다면 그 여정은 경주에 불과한 것처럼가장 먼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경주가 아닌 매 순간의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여행 같은 삶을 사는 거다바로 그럴 때 잦은 불안과 조바심으로부터 나만의 선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부족하고 즉흥적이더라도더 많은 곳으로 발걸음을 떼고 더 많은 시도를 해 보는 것그것이 인생이라는 여행을 거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계획표를 꽉 채워 떠난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도 있지만막상 무작정 떠나 보니 진짜 필요한 건 어떻게든 준비할 수 있었고또 완벽하게 짜진 계획 속에서는 만나지 못했을 새로움과 놀라움도 가득했다.

조금 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더 많이 시작하고 서서히 완성해가자.

여행도우리의 인생도. / 255p

 

 

 

  책을 읽으며 타인이 나의 선을 함부로 넘나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켜야 할 내면의 선부터 제대로 직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행복은 다른 사람의 입이 아닌 내 주머니에서 꺼내는 것이란 이 책의 메시지를 우리는 모두 기억할 필요가 있다오늘도 교통사고 같은 고통사고로 고통 받으며 자신의 쿠크다스 같은 멘탈 만을 탓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 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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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를 권하다 -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5
이진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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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개인주의에 관한 편견과 통념을 철저히 깨부순 책!

현재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철학적 질문들을 마주하게 하는 인생명강!

 

 

 

  “한국의 자유주의자는 미국의 공동체주의자보다 훨씬 더 공동체주의적이며미국의 공동체주의자는 한국의 자유주의자보다 훨씬 더 자유주의적이다.” 개인주의를 권하다의 저자인 이진우 교수는 한국은 개인이 없는 사회라고 진단한다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근대사회에 비해 개인화되었음에도 진정한 개인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넌 너무 개인주의적이야!’하고 상대방을 비난하고개인의 권리에 대한 의식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데도 개인주의의 병폐를 미리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인 혹은 개인주의라는 개념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다 일단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개인주의를 권하다란 제목의 첫 느낌을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그동안 개인주의를 어떻게 생각해왔는지를 쉽게 가늠해볼 수 있다.

 

 

 

  책에 따르면 개인주의란 개인의 능력과 소질을 최대한으로 높여 완전한 개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이에 우리 사회는 나는 개인주의자다라고 개개인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역설적이게도 개인주의의 확산이야말로 사회의 개인화로 인해 비롯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개인주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개인화가 현대화의 필연적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이 책은 개인주의의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지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완전한 개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이란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펴보기 위한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만큼 좋은 목표는 없다

 

 

  저자는 나르시시즘의 기원이 된 그리스신화를 통해 병리적 이기주의 혹은 자아정체성이 결여된 개인주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외모가 출중한 미소년이었던 나르키소스는 숲의 요정 에코의 고백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로부터 벌을 받는다숲속에 있는 호수에서 물을 마시려고 고개를 숙였다가 그만 자신의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게 된 것이다그는 호수에 비친 자기의 모습과 이미지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자아를 잃어버리고 죽음을 맞이한다저자는 나르시시즘은 진정한 개인이 되기 위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으로가부장적 질서로부터 해방된 개인이 사회와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에게로 후퇴하여 집착하게 된 현대인의 병리적 이기주의와 닮았다고 설명한다또 피상적인 인상과 이미지에 전례 없이 몰두하고 있는 현대인이야말로 한낱 이미지라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이미지에 빠져 죽은 나르키소스와 닮았다고 지적한다우리는 그저 나르키소스가 될 것인가아니면 거울에 비친 이미지 저편에서 나의 진정한 모습을 길어 올릴 수 있는 개인이 될 것인가.

 

 

 

이 새로운 세대는 정말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있는가개인주의를 삶의 가치로 추구하는가삶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최종 권한을 갖고 있는가개인주의는 모든 가치의 기준이 개인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개인들과도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개인주의를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고 실현하는 것이지만부정적으로 표현하면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다른 사람들도 독립적인 개인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상호 배려해야 한다프리드리히 니체가 멋지게 표현한 주권적 개인은 타인의 권리와 영역을 침해하지 않도록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다. / 7p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압박하고 위협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미니멀 자아가 필요하다. “포위된 상태에서 자아는 다양성에 대항하여 무장한 방어적이 핵으로 수축한다정서적 균형은 미니멀 자아를 요구한다.” 미니멀리즘이라는 개념이 나를 둘러싼 환경을 최소한의 상태로 디자인하고 꾸미는 것을 뜻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니멀 자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 34p

 

 

 




 

 

 

 

  개인주의에 대한 오해는 흔히 이기주의와 연결하여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이기주의에 관한 통념을 뒤집어엎은 이가 있었으니바로 니체다니체는 모든 사람이 이기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정직할 뿐 아니라 이기주의 자체가 인간의 본질에 속한다고 말한다모든 인간을 이기적 개인으로 보는 것은 모든 개인을 동등한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며 관계를 맺는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이 더 높은 곳에 있으려 하기 때문에 고귀한 영혼의 특성이라고도 한다이에 대해 저자는 이기적인 사람도 가난하거나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동정심을 가질 수 있듯이기주의는 결코 이타주의를 배제하지 않으며 오히려 세상에는 좋은 이기주의도 있다고 설명한다니체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의 성장은 자기 극복의 결과이며 타인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보존하고 발전하겠다는 의지가 발현된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건강한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한 개인주의가 아닐까생각해 볼 일이다.

 

 

 

개인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때 비로소 마치 하나의 보석처럼 스스로를 위해자신의 완전한 가치를 내면에 갖고 있는 그 무엇으로서 빛난다.”

개인은 자신의 주인이 될 때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며 나의 성장과 사회의 성장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이런 관점에서 개인주의가 보편화될수록 사회는 훨씬 더 풍요롭고 건강해진다이와는 반대로 전혀 관계없는 타인이 나의 주인이 되면 나는 노예로 전락한다스스로 생각하길 멈추고 미디어에서 보이는 대로 판단하거나 개인의 취향 대신 사회의 유행에 따라 소비한다면 유행의 노예문화의 노예가 되는 셈이다. / 149p

 

 

도덕적 개인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목적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주체적으로 설정하는 능력이 필요하고부모나 사회적인 관습규범에 따라 타의로 주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그리고 내가 그렇게 하듯 다른 사람 역시 자신의 목적을 자신의 기준에 따라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그러고 나면 우리는 타인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게 된다. / 156p

 

 

 

  저자는 서로를 배려하지 않고경쟁을 부추기는 기형적인 한국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발전할 여지가 있을까하는 질문에 대해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첫째는 수직적 위계질서를 확인하는 나이는 묻지 말 것둘째는 이름을 불러줄 것이다직책이나 호칭 외에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서로가 동등한 관계임을 의식하는 것이다. ‘우리가 남이가가 아니라 우리는 남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해야 왜곡된 집단주의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건강한 개인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나의 이름은 무엇이고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나는 나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가아니면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이런 질문들 앞에서 끊임없이 나를 노출시킬 수 있을 때 진정한 개인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으리라는 책의 메시지를 기억해야겠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무엇이 여러분의 심장을 뛰게 합니까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그리고 여러분의 신념을 듣고 싶습니다. - 2018년 유엔, BTS 멤버 RM의 연설 중에서

 

 

우리는 어려서부터 너는 뭐든지 할 수 있고될 수 있어라는 가능성의 주문을 들으며 자라왔다이것은 이제 단순한 명제를 뛰어넘어 이데올로기가 되었다문제는 이 안에 함축된 함정이다개인의 선택에는 그에 따른 결과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아주 무서운 개인주의의 원칙이 포함되어 있다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경험적으로는 아무 것도 가능하지 않은 시대에 과연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이것이 우리가 해결할 과제이자 개인주의의 무게다. / 228p

 

 

 

  이 책은 그간 개인주의에 관한 편견과 통념을 철저히 깨부순 책이었다개인주의는 왜곡된 자기애도 아니고타락한 이기주의도 아니다스스로 자기 삶의 진리가 되어 자신을 사랑하라는 의미이다기꺼이 개인주의자가 되어 나를 많이 사랑해주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았으나 본인의 주관에 의하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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