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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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덮고서도 내내 휘슬스톱 카페의 온기를 잊을 수가 없다!

편견과 차별배제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거침없이 나아간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

 

 

 

  1985년 미국 남동부 앨라배마 주 버밍햄의 로즈 테라스 요양원에벌린 카우치는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를 방문했다가 두 사람을 피해 건물 뒤편의 방문객 휴게실로 향한다평소 자신을 무시하는 남편과 그녀를 못마땅해 하는 시어머니로부터 달아나 편안하게 막내 사탕을 먹을 수 있는 데라곤 그곳뿐이었다최근 들어 잦은 우울감을 느끼던 그녀로서는 그나마 달콤한 간식이 유일한 위안거리였기 때문이다그런데 느닷없이 자신을 클레오 스레드굿 부인이라 소개하는 한 노부인이 나타나 스레드굿 가에 얽힌 옛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때는 1920년대버밍햄 인근의 작은 마을 휘슬스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뜻밖에도 에벌린 카우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인종과 차별을 뛰어넘어선 연대와 사랑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많은 아기들이 태어났고우리가 수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곳인데……정말이지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한 삶이었다오.”

스레드굿 가는 언제나 시끌벅적객식구가 끊이지 않았다읍내에 가게를 둔 아빠는 백인이든 흑인이든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든 혹은 무엇을 필요로 하든 안 돼.’라는 말 한 번 없이 자루에 담아서 때로는 외상으로도 가져가게 했다엄마는 낚시와 사냥을 좋아하고 언니의 결혼식에서 끝끝내 나비넥타이에 슈트를 입겠다는 막내 딸 이지의 성향을 너그럽게 인정해줄 줄 아는 이였다해서 네 살 때 폐병으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마저 잃은 어린 클레오 스레드굿 부인까지 거두어 함께 살 만큼 자애로운 부부 덕에 마을 사람들은 그들 가족을 사랑했다.

 

 

 

  스레드굿 가에는 많은 아이들이 있었지만그 중에서도 특히 막내딸인 말괄량이 이지의 이야기는 에벌린을 매혹시킨다생기발랄하고 엉뚱한 구석이 많지만 늘 당당했던 이지는 오빠 버디가 기차 사고로 죽은 뒤 사랑을 거부하는 아이로 자란다그런데 이지가 열여섯 살쯤 되었을 무렵스물한 살가량의 아름답고 다정한 소녀 루스가 우연히 스레드굿 가를 찾아오면서 이지는 다시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하지만 약혼자가 있는 루스로서는 이지의 마음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루스가 다시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 결혼을 하자 이에 상심한 이지는 루스를 원망하지만루스의 남편이 폭력을 휘두르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구해 온다이후 서로의 존재로 인해 안정을 되찾은 두 사람은 작은 카페를 열고루스의 아이를 키우며 새로운 가족들을 꾸려 나간다.

 

 

 



 

 

 

 

  “그처럼 작은 공간 하나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니 참 이상한 일이지요.” 훗날 마을의 소식을 전하는 닷 윔스는 이지와 루스의 카페를 두고 이렇게 회고한다그도 그럴 것이 휘슬스톱 카페는 온갖 떠돌이 부랑자들이 모여들고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대에 흑인들도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스레드굿 부인 역시 에벌린에게 도대체 손님을 끌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의아할 정도였다고 말한다금전 등록기는커녕 돈은 그냥 시거 박스에 넣어두고 거스름돈도 각자 알아서 꺼내 가게 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풋토마토 튀김버터밀크 비스킷붉은 그레이비 소스를 곁들인 햄 구이폭찹과 그레이비 소스메기 튀김 같은 맛있는 음식들은 아낌없이 모두를 품어주었다때문에 휘슬스톱 카페는 사회적 약자나 소외받은 이들도 누구나 갈 수 있는 따뜻한 안식처 같은 곳이었고이곳에서 받은 사랑과 우정을 기억하는 이들은 언젠가 이지와 루스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가족처럼 발벗고 나서서 도와준다여기에는 타인을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어떠한 차별이나 배제 없이 존재 그 자체를 온전히 받아들일 줄 알았던 이지 같은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지는 아무도 나에게 무엇은 해도 되고 무엇은 해선 안 된다는 소리는 하지 말라고 했죠클레오는 이지에게 홀로 KKK단에 대항하는 거라고 말하면서도 사람들이 이지에게 간섭하는 건 허용하지 않았어요이지가 마음이 고운 만큼이나 용감하기도 하다는 사실은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드러났답니다…….” / 74p

 

 

그렇지게다가 네가 늘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게 또 있다이 땅에는 굉장히 멋진 것들이 있단다그것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돌아다니지그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내 말 알겠니?” / 178p

 

 

 

  에벌린은 스레드굿 부인이 들려주는 이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되새겨보게 된다그간 그녀는 행실이 좋지 못한 여자라는 말을 들을까 봐 순결을 지켰고노처녀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결혼을 했다불감증이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오르가슴을 연기했으며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아이들을 가졌다괴상하다거나 남성 혐오자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았고못된 년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바가지를 긁지도 언성을 높이지도 않았다.

 

 

 

  시대의 변화하고 있었지만 적응하기 힘들었고과거의 완벽한 여성이란 기준과 개방적인 신여성들의 삶 사이에서 자신은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그렇게 회색빛 중환자 대기실을 연상시키는 자신을 삶을 내내 두려워하고 있었다하지만 스레드굿 부인을 만나러 가면서 에벌린은 세상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여성으로 거듭나기 시작한다그것은 단지 이지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그녀의 장점을 알아봐주고 죽음을 앞두고서도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줄 알았던 스레드굿 부인의 영향 덕분이기도 하다.

 

 

 

한 개 정도라면 괜찮겠죠예닐곱 개가 아니라면요정말로 뚱뚱해져서 아예 포기해 버릴 배짱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아니면 체중을 줄여서 정말로 날씬해질 만큼 의지력이 있던가요저는 그저…… 딱 그 중간에 끼어 있는 기분이에요저에겐 여성 해방 운동이 너무 늦게 왔어요……결혼을 꼭 해야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더라고요부인께서는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 같네요제가 뭘 알았겠어요이젠 뭔가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어요……인생이 그냥 제 곁을 스치고 지나가 버린 것만 같아요.” / 95p

 

 

애벌린은 스레드굿 부인에게 이곳에서 외로움을 느낀 적이 없느냐고 물었다.

있어요가끔 느껴요가까운 사람들은 모두 떠나 버렸으니……가끔 교회 사람들이 보러 오긴 하지만 그저 안부 인사나 나누고 가 버리죠인생이란 게 다 그런 거니까만나고 작별하는 거죠가끔 클레오와 어린 아들의 사진을 보면서 지난 일들을 그려 본답니다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스레드굿 부인은 에벌린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것이 지금 내가 살아가는 힘이에요에벌린내가 보낸 시절에 대한 꿈이죠.” / 294p

 

 

이전에는 에벌린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믿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우선 그녀 자신부터가 그랬다스레드굿 부인이 그런 이야기를 자꾸 하자 에벌린은 점점 더 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세상을 놀라게 만드는 마음속 토완다는 갈수록 유순해졌고에벌린은 어느새 분홍색 캐딜락 뒤에 서 있는 날씬다고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바로 그 일요일에벌린은 마틴 루서 킹 기념 침례교회에 갔고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몇 달 만에 처음으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죽이는 생각을 멈추었으며 자신이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468p

 

 

 

  이처럼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여성들의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과 사랑을 담은 여성을 위한 희망 연대기편견과 차별배제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거침없이 나아간 이지의 모습은 2020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매우 특별하다작품 속에서 이지와 루스는 레즈비언으로 묘사되지만이들의 사랑은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고 한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얼마나 절대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매우 인간적인 사랑의 형태를 그리고 있기에 이 연대가 보다 아름답게 느껴진다때문에 스레드굿 부인이 남긴 작은 상자와 그 속에 담긴 스레드굿 가의 추억을 들추어보던 에벌린이 흐느껴 우는 대목에서 나는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작 작은 상자 하나에 담기기에는 이 작은 여성들의 사랑과 온기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래서 그만 참을 수 없이 눈물을 쏟고 만 것이다.

 

 

 


 

 

 

 

  소설을 읽으며 문득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가 생각이 났다억압과 부조리 그리고 차별과 폭력의 시대를 견디고 극복해온 20세기 신여성의 삶이 이 땅에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또 어떻게 21세기 여성들에


게 길을 열어주었는지 심시선이라는 한 여성의 목소리와 가정사를 통해 보여준 이 작품과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어쩐지 닮았다그만큼 유머와 미스터리감동인종과 차별을 뛰어넘어선 연대와 사랑이란 메시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작품이라 내내 기억될 듯하다죽음을 앞두고 나는 내 곁에 있을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까를 상상해본다후회로 가득한 과거 이야기가 아닌스레드굿 부인처럼 내 삶 속에서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희망을 전달할 수 있을까나의 여생은 아마도 그러한 바람을 실천할 수 있는 삶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다짐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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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가족 1 인싸가족 1
김기수.황정호 그림, 최재연 글, 서후 콘티, 인싸가족 원작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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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유쾌발랄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읽히는 인싸가족의 이야기!

온 가족이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만화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인싸가족은 자신들을 인싸라고 생각하는 가족들의 유쾌한 일상을 시트콤으로 녹여낸 유튜브 코미디 채널이다가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재미난 에피소드로 20만 명에 이르는 구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가족끼리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을 비롯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끄는 흥미로운 실험까지 선보이고 있어아이를 비롯해 엄마인 나까지 관심 있게 보는 채널 중 하나다.

 

 

 

  그런 인싸가족이 만화책으로도 출간되었다니귀엽고 발랄한 만화 캐릭터로 탄생한 인싸가족은 여전히 재미있고유쾌하다무엇보다 가족의 일상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 마치 우리 가족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공감력 또한 만점이다온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겐 인싸가족』 만한 책도 없을 듯!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재미와 즐거움이 두 배!

 

 

  『인싸가족에는 트로트 인싸 아빠 이봉필아이돌 인싸 엄마 나순정뷰티 인싸 딸 이봉자게임 인싸 아들 이봉두가 등장한다노래를 좋아하는 아빠와 아이돌을 좋아하는 엄마라니어쩐지 나와 남편을 보는 듯한 기분은 뭐지거기에다 옥신각신 시도 때도 없이 다투지만 사이좋을 때는 한없이 다정한 남매의 모습은 마치 우리 아이들을 보는 것 같다.

 

 

 




 

 

 

 

  1권에서는 게임 인싸인 봉두가 조금이라도 게임을 더 하기 위해 잔꾀를 부리는 에피소드부터 뷰티 인싸가 되기 위해 분투하는 봉자의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봉두를 이겨라!’ 편에서는 온 가족이 퀴즈왕 봉두를 이기기 위해 봉두가 내는 퀴즈를 맞히려고 달려든다그런데 은근 놀림 당하는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는데가족끼리 함께 모여 수다 떨 시간도 부족한 요즘이런 퀴즈 대결로 한 자리에 모여 깔깔깔 웃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을까?

 

 

 

  아무리 인싸라지만 시험 공부는 늘 어려운 법봉자와 봉두는 시험을 앞두고 티격태격서로 방해를 하느라 도무지 집중을 할 수 없는데하지만 어른패드를 가지고 싶다면 ‘100권의 책을 15일 동안 읽으라는 아빠의 미션 앞에선 모처럼 힘을 합치는데역시 남매는 뭉치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봉자와 봉두여기에 봉자가 숨겨둔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아빠와 봉두의 의기투합까지좌충우돌유쾌발랄한 인싸가족의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읽힌다.

 

 

 



 

 

 

 

  여기에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는 우리 가족 관찰 보고서’, ‘봉두의 엉뚱한 퀴즈’, ‘봉자와 봉두의 남매 지식 대결’, ‘봉두의 난센스 퀴즈’, ‘인싸가족에게서 배우는 N행시 인싸되는 법도 만나볼 수 있다개인적으로는 아들과 우리 가족 관찰 보고서를 써보았는데평소 우리 가족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아이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 외에도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놀 수 있는 인싸가족 사다리 보드게임과 재미로 보는 인싸가족 심리 테스트로 더 특별한 재미까지 얻을 수 있으니아이에게 권할 만한 흥미있는 만화책을 찾고 있는 부모라면 이 책을 선물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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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배신의 시대 - 격동의 20세기, 한·중·일의 빛과 그림자 역사의 시그니처 1
정태헌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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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시대정신을 들여다보는 매우 지적이고 통찰력 있는 인문 교양서!

과거를 통해 오늘을 비추는 역사의 진정한 의미를 오롯이 전달한 책!

 

 

 

  20세기 초제국주의민족주의사회진화론 등 근대화라는 이름의 이데올로기가 동아시아전체를 뒤흔들었다약육강식우승열패적자생존의 개념으로 무장한 사회진화론이 인간과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군림하며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저항이나 각국의 정체성을 무력화시켰다아편전쟁 이래 제국주의 침략은 동아시아가 약하기’ 때문에 당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됐다이에 일본은 서양 제국주의 침략에 대항해 동아시아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는 의미에서 대동아전쟁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내세우며 피점령국의 자원과 노동력을 수탈하기 시작했다이 무렵엘리트라 불리던 지식인들은 근대 이데올로기와 일본의 군국주의 정치 몰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그대로 수용하고 추종할 것인가혹은 거부하고 투쟁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때문에 그들 중 누군가는 평화와 독립을 외쳤고 또 누군가는 침략전쟁에 나서거나 조국을 버렸다.

 

 

 

  『혁명과 배신의 시대』 는 이 무렵에 활동한 ··일의 상징적인 인물 여섯 명을 통해 당대 지식인들은 저마다 어떠한 신념을 품었으며 20세기 동아시아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되짚어본다제국주의사회진화론근대주의근대화론(), 평화 등의 키워드를 통해 근대화라는 탈을 쓴 침략 전쟁의 이데올로기는 동아시아 지식인들을 어떻게 뒤흔들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중국인을 깨운 문학혁명가 루쉰오직 권력을 추종하며 친일파의 상징이 된 왕징웨이식민지 조선에서 희망을 엿본 조소앙내선일체를 부르짖은 친일파 이광수식민지 조선의 독립을 변호한 후세 다쓰지일본을 제국주의의 몽상에 빠뜨린 도조 히데키. 20세기의 빛과 그림자를 상징하는 이 여섯 명의 대조적인 삶을 쫒아가다 보면, 21세기의 시대정신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를 생생하게 목도할 수 있다.

 

 

 

격동의 20세기혁명과 배신의 시대 속 빛과 그림자

 

 

  일본이 막 제국주의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었을 무렵중국의 지식인 루쉰과 왕징웨이 역시 사회진화론을 접하지 않을 수 없었다사회진화론은 강자가 약자를 이끌며 자행되는 약탈과 학살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입했다하지만 두 사람의 삶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Q정전광인일기를 쓴 루쉰은 진화론의 약육강식우승열패적자생존 등을 수성’ 즉 짐승의 본성에 비유하며 침략론의 본질을 정확하게 간파했다따라서 남을 침략해야 만족감을 느끼는 부국강병론의 근대주의적 수성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약육강식에 종속된 수성보다 정신 계몽을 통한 개개인의 문명화와 개성 해방을 강조한 것이다반면왕징웨이는 일본의 침략 논리와 자신을 일치시키는 수준으로까지 나아갔다권력 장악이라는 목표가 가장 중요했던 그는 일본에 종속된 정권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중심으로 한 국민당 세력이 새로 구성될 중앙정부의 주도권을 잡는 일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가령 말일세쇠로 만든 방이 하나 있다고 하세창문이라곤 없고 절대 부술 수도 없어그 안엔 수많은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어머지않아 숨이 막혀 죽겠지허나 혼수상태에서 죽는 것이니 죽음의 비애 같은 건 느끼지 못할 거야그런데 지금 자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의식이 붙어 있는 몇몇이라도 깨운다고 하세그러면 이 불행한 몇몇에게 가망 없는 임종의 고통을 주는 게 되는데자넨 그들에게 미안하지 않겠나?”

그래도 기왕 몇몇이라도 깨어났다면 철방을 부술 희망이 절대 없다고 할 수야 없겠지.”

그렇다비록 내 나름의 확신은 있었지만희망을 말하는 데야 차마 그걸 말살할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결국 나도 글이란 걸 한번 써보겠노라 대답했다이 글이 최초의 소설 광인일기. / 34p

 

 

다니는 사람이 많다 보면 거기가 곧 길이 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발자국을 남기면 그것이 곧 문화가 되고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그가 찾는 희망은 여기에 있었다.

루쉰은 중국이 하루빨리 구습을 타파하고 근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근대화가 오로지 서구가 만들어낸 방법 그대로의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야 한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이런 특징은 사회진화론의 본질을 파악한 그의 인식에서도 확인된다. ‘자득자결로 분투하는 깊은 고민의 과정은 중국의 현실에 절망하면서도자신이 발 딛고 있는 그곳에서 희망의 에너지를 찾는 배경이 됐을 것이다. / 45p

 

 

 

  어째서 조소앙’ 이 이름 석 자가 나에게 이리도 낯선 것일까. 1904년 일본에 파견된 황실 특파 유학생 50명 중 독립운동에 참여한 이는 단 4(조소앙최린최남선김지간)뿐이었는데그나마 끝까지 독립운동가로 계속 활동한 사람은 조소앙 그 뿐이었다고 한다또한 그는 1919년 김교헌김규식김동삼 등 39인의 명의로 대한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인물이기도 하다그는 우리 민중은 무산계급 독재도 자본주의 특권계급의 사이비적 민주주의 정치도 원하는 바가 아니요오직 대한민국의 헌법에 제정된 균등사회의 완전 실현만을 갈구할 뿐이다이것은 인류의 이상이 지향하는 정상적 요구이며 그 실현을 촉진함은 우리 민족에게 부여된 민족적 최대과업이라 했는데저자는 조소앙의 이러한 메시지야말로 21세기 한반도가 여전히 추구해야 할 과제임을 강조한다개인적 우월감 속에 제국주의적 근대주의에 갇혀 자기 민족과 역사를 비하했던 이광수그의 그늘이 여전히 남아 있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업 역시 마찬가지다.

 

 

 



 

 

 

 

군국주의와 전제정치를 없애버림으로써 민족 평등을 전 지구에 두루 펼치려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우리 독립의 첫 번째 의미인 것이다… 모든 동포들에 동등한 권리와 동등한 재산을 베풂으로써 남자와 여자 그리고 가난한 자와 부자가 고르게 살 수 있도록 하며 … 모두가 동등한 지식과 동등한 수명을 누리도록 하여 온 세상의 인류를 바로 잡고자 하는 것이니이것이 바로 우리가 나라를 세우면서 내세우는 깃발인 것이다. - 대한독립선언서(1919) / 151p

 

 

 

다윈의 진화론이 마땅히 성경을 배신할 것 … 힘이 옳음이다힘센 자만 살 권리가 있다힘센 자의 하는 일이 옳다!’ 나는 이러한 도덕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의 자서전에서 이광수가 수용한 진화론은 다윈의 것이 아니라독일의 에른스트 헤켈이 주장한 국가주의적 진화론이었다헤켈은 적자생존가장 우월한 자의 승리라는 전제 없이는 자연도태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201p

 

 

자진해서 침략전쟁의 나팔수가 된 이광수는 민족의 해소가 내선일체라고 선언했다의무교육을 통한 교육의 차별 철폐창씨개명지원병제와 징병제 시행은 내선일체가 실현돼 가는 구체적인 과정이었다이광수는 이것이 조선 민족의 권리를 향상시키는 길이라는 착각을 홀로 확신했다. ‘내선일체와 동아신질서를 민족적 차별에서 벗어나는 탈출구로 설정함으로써 민족을 버린 자괴감이나 패배의식도 상쇄시킬 수 있었다. / 244p

 

 

 

 ‘미국과 영국 두 제국주의 국가에 맞서아시아 민중이 모여 함께 싸워 물질 만능의 서구적 근대를 극복하자!’ 정치군인이었던 도조 히데키는 태평양전쟁의 구호를 앞세워 조선과 대만중국 대륙 및 동남아시아 전체로 침략지를 확대해나갔다하지만 패전 후에는 대동아전쟁은 그들이 도발한 것이며 나는 국가의 생존과 국민의 자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당한 것일 뿐이라며 책임을 전가했다메이지유신 이래 진주만 공습에 이르는 동안 일본 사회는 늘 침략전쟁에 환호했고 늘 먼저 전쟁을 도발했지만이를 망각하는 무책임의 체계는 오늘날까지도 일본 사회에 그대로 배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반면의열단원 아나키스트 박열이 무죄 석방되도록 나선 변호사 후세 다쓰지는 민족을 넘어 진정한 휴머니스트의 삶을 살다간 인물이다그는 일본 사회가 군국주의의 열풍에 갇혀 침략에 환호하던 시절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다일본이 주창한 식민지 조선 개발이 조선민족을 위해 슬픈” 일이라고 비판하기까지 했다나라와 이념을 넘어 진정한 박애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그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가 계속해서 기억해야 할 시대정신이 아닐까 싶다.

 

 

인종주의는 본성이 사악한 무리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로부터 발현된다이런 점 때문에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의 평범함 속에서 악의 평범함을 지적한 것이다.

루쉰도 1928년 혁명문학 논쟁을 통해 민중은 무조건 혁명을 지지하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고 입이 아프도록 지적했다실제로 세계의 혁명 역사를 돌아보면 민중은 변화와 혁명의 주체이기도 했지만동시에 반동의 지지자이거나 방관자이기도 했다.

다문화사회가 된 오늘의 한국 사회 역시 배제의 정치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식민 지배의 경험을 안고 있는 국가로서후세가 말한 평화 국가로서의 한국이라는 이상적 내용을 얼마나 채우고 있는가? / 303p

 

 

 



 

 

 

 

 이처럼 혁명과 배신의 시대는 같은 시대 안에서 서로 다른 미래를 꿈꾼 여섯 명의 인물을 통해 20세기의 시대정신을 들여다보는 매우 지적이고 통찰력 있는 인문 교양서다. 20세기가 남겨놓은 시대유산과 과업들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극복하고 또 새로운 미래를 마주할 것인지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다아울러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20세기 역사의 명과 암을 진득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기원전부터 현대까지 각 세기의 대표적 시대정신과 상징적인 인물들을 엄선한 시그니처’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만큼앞으로 출간될 책들 역시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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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세금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오무라 오지로 지음, 김지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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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황당하지만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했던 재미있는 세금 이야기!

세금에 얽힌 역사를 읽다보면 어느 새 세금에 대한 지식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호색한인 백작이 자신의 시종인 피가로의 약혼녀 수잔나를 탐하는 내용으로 시작된다이는 초야권의 부활을 노리는 백작과 영주민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초야권이란 과연 무엇인가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에 따르면 초야권이라는 것이 고대 유럽부터 중세 유럽에 걸쳐 존재했는데이것은 영주가 결혼한 영주민의 아내와 첫날밤에 동침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고 한다결혼하려는 영주민이 영주의 초야권을 거부하려면 세금을 내야 했는데 이 세금이 바로 초야세였다고 한다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세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인도에서는 신분이 낮은 여성이 거리를 다닐 때 유방을 감추고 싶다면 유방세를 내야 했다고 한다유방세를 내지 않으면 사람들 앞에서 유방을 가릴 수 없었으며세액은 유방의 크기에 따라 정해졌다고 한다심지어 과세 대상이 된 여성은 스무 살이 되면 관리에게 유방을 측정당하는 굴욕을 겪어야만 했다이해하기 어려운 황당한 세금은 또 있다영국에서는 난로의 개수에 따라 부과되는 난로세가 있었고난로세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그에 대한 대안으로 창문의 개수에 따라 부과되는 창문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한편중국에는 중추절에 월병을 먹는 관습이 있는데 2011년부터 정부가 기업이 직원에게 나눠주는 월병 금액을 급여로 처리하게 했다월병 금액이 과세 대상 소득에 추가된 것이다현재 중국인 대부분은 불만스러워 하면서도 월병세를 내며 월병을 먹고 있다 한다대체 왜아무래도 황당하고 이상하기 이를 데 없는 이러한 세금을 인류는 어째서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인류 역사의 이면에는 세금이 있다

 

 

  역사적으로 국가 경제가 열악한 상황에 몰리면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세금 정책이 등장하곤 했다세금을 부과하고 거두는 실무자나 재무관들은 예나 지금이나 부족한 재원을 보충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새로운 세금을 고안해냈다설령 그것이 다소 황당하고 약자에게 터무니없는 부담을 주는 아주 무례한 세금일지라도 말이다하지만 원하건 원하지 않았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한 국가의 방향성을 결정하고과세 대상에 따라 산업의 발전과 쇠퇴가 결정될 만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이에 전 국세 조사관인 저자 오무라 오지로는 인류 역사에 다양한 드라마를 만들어낸 세금의 역사와 그것이 몰고 온 다양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역사=정치라는 공식으로 해석한다그러나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치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그로 인해 정치가들은 국가의 운용 자금인 세금을 거둬들이기 위해 갖은 계략과 묘책을 짜낸다국가 위기를 타파하고 지역 패권을 잡으려는 야망의 작용이다시대에 맞춰 세운 세금 정책 하나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 18p

 

 

 

  공화정 시대(기원전 509~기원전 27)의 고대 로마에는 전쟁세라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전쟁에 필요한 군비를 조달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보유한 재산 종류에 따라 세율이 변동되는 구조였다보석이나 고가의 의상호화로운 마차와 같은 사치품에는 일반적인 세율부터 최대 10배에 이르는 세율이 적용되었다반면여기에는 환급제라는 특징이 있었는데 로마군이 전쟁에서 승리해 전리품을 손에 넣으면 납부한 세금에 따라 환급을 해주었다영토 확장에 열을 올렸던 로마로서는 상당히 합리적인 세금 운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로마군이 잇달아 승리하며 영토가 확장되자 전쟁세는 차츰 폐지되었다식민지 주민들로부터 거둬들인 귀금속과 수확물금은 은 등으로도 로마의 국고가 풍족해졌기 때문이다문제는 이에 반란을 일으키는 식민지들이 생겨났으니로마의 세금 징수인 8만 명과 로마 상인 2만 명이 살해되는 참극이 일어났다고 한다이에 로마 정부는 큰 타격을 입게 되고공화정부는 혼란에 빠져 로마의 체제는 제정으로 전환되었다저자는 아마도 뛰어난 세금 제도였던 전쟁세를 유지하면서 식민지에서 세금을 조금만 부과했더라면 공화정 로마의 명맥은 좀 더 오래 지속되었을 거라 추측한다이는 그만큼은 세금 운용이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고얼마나 합리적인가에 따라 국가의 운영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는 프랑스 혁명을 절대 권력을 지닌 국왕이 국가 재산을 낭비한 결과고통받던 백성들이 폭발했다.”라고 알고 있다하지만 이것은 오해다사실 진짜 문제는 재정적으로 매우 취약한 중세 유럽 왕실의 재정관리에 있었다.

(귀족들은 세금이 면제였고 국왕의 수입은 직할령의 세금과 관세뿐이었다그런데도 중세 유럽의 국왕들은 전쟁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전시에는 특별 세금을 부과하기도 했으나 귀족들의 반발이 심해 쉬운 일은 아니었다결국 대부분의 전쟁 비용은 국왕이 부담해야 해서 왕실 재정은 항상 빚더미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로 인해 중세 유럽의 국왕들은 디폴트’ 상황에 빠지기도 했다디폴트란 빚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처하는 상황을 말한다. / 38p

 

 

 




 

 

 

 

  간혹 정치권에서 국민을 위하는 정책이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매기는 경우도 있다일본에서는 장식품차량오락 스포츠용품가전, TV, 악기카메라시계가방화장품 등 사치품에 3%~30%까지 부과하던 물품세 즉 사치세라는 것이 있었다이는 필연적으로 고소득자가 부담하는 경향이 커서 양극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었지만사치세의 대상이 되는 자동차 제조사나 가전 제조사는 일본의 주요 산업이었던 만큼 반발이 커서 폐지되었다고 한다한편이탈리아에서는 2008년부터 포르노 영화비디오잡지 등 포르노 산업에 수입의 25%를 일률적으로 세금을 부과한다포르노세가 도입됐을 당시 이탈리아는 포르노 산업 총매출이 10억 유로우리나라 돈으로 약 1조 3천억 원에 달했다고 하니포르노세의 공헌으로 이탈리아의 재정 위기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으리라 예상한다.

 

 

 

  이외에도 런던의 교통체증을 없앤 교통체증세’,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헝가리의 감자칩세’, 포화지방산이 포함된 모든 식품에 부과한 덴마크의 비만세도 있다이러한 세금은 국민을 위한다는 명목과 함께 이용자들만 내는 세금이라는 점에서 얼핏 보면 합리적으로 보인다하지만 저자는 개인의 취향이나 생활의 자유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우리가 세금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히틀러는 이러한 세금 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원천징수 제도를 도입했다과거 독일에서는 1년에 한 번 총세액을 납세했다그러나 한 번에 큰 금액을 준비하는 일은 납세자에게 부담이 됐다이에 일괄 납부가 아니라 매주매월 급여에서 조금씩 납부하는 제도를 만들었다그리고 본인이 내는 대신 회사가 미리 세금을 공제하고 급여를 지급했다.

그 덕분에 납세자의 부담이 크게 줄었고 세무 당국도 징수가 매우 쉬워졌다이러한 원천징수제도 자체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한 가지 제도로 모든 납세를 완결시키는 제도는 나치스가 최초로 만들었다.

(그렇지만 직원 편에서는 본인이 얼마나 세금을 내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폐해가 있다최종적인 수령액만 확인하기 때문에 만약 수령액이 적어도 세금을 많이 낸 탓인지 급여가 적은 탓인지 쉽게 분간할 수 없다따라서 약간 세금을 늘린다 해도 직원 입장에서는 눈치채기가 어렵다원천징수제도를 적용하면 징세(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비용)와 증세가 모두 쉬워진다. / 209p

 

 

 



 

 

 

 

  저자는 현재 일본에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문화도 없고 세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적은 것을 우려한다민주주의 시스템은 국민이 정치가와 관료를 엄격한 눈으로 감시할 때 제대로 작동한다그중에서도 재정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정치가나 관료에게만 맡겨두고 국민이 세금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으면 국가는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이에 세금을 정확히 알고 유용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란 나의 재정관리는 물론국가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그런 의미에서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는 세금에 얽힌 역사를 읽다보면 어느 새 세금에 대한 지식과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이유로 알기를 꺼려했던 세금을 이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로 접근하니 세금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재미있는 세금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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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어진 리더들의 전쟁사 - 고민하는 리더를 위한
존 M. 제닝스 외 지음, 곽지원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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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가 아닌 패자의 기록 속에도 수많은 가르침이 있다!

무능한 리더 한 명이 조직을 얼마나 철저히 붕괴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

 

 

 

 '역사상 위대한 지휘관들의 성공을 보고 배울 수 있다면역사상 최악의 지도자들에게서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삐뚤어진 리더들의 전쟁사는 최악의 지도자들을 탐구한 전쟁사이자실패한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담은 자기계발서다이 책을 쓴 역사학자들은 최악을 간과하면서 최고의 사령관들을 강조하는 것은 역사를 폭넓고 깊이 있게 제시해야 하는 자신들의 역할을 외면하는 것이며역사학자는 최악의 지도자들을 충분히 탐구하지 않고서는 전쟁을 완전한 맥락에서 연구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특히 전쟁은 이성과 기술 모두가 요구되는 가장 역동적인 행위로전쟁에 있어서의 실패는 성공만큼이나 매우 중요한 지표다아무리 불편해도 비판을 외면하는 리더에게 성공이 있을 수 없으며패배자들의 결점을 연구하고 무능함의 다양한 민낯을 아는 것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에 하나다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전쟁사 속에서 최악의 지도자들을 통해 나쁜 리더십의 유형을 정리하고이들의 실패 사례를 통해 진정한 리더의 조건에 대해 알아본다.

 

 

 

지혜 없는 힘은 자신의 무게로 쓰러진다 호라티우스고대 로마 시인

 

 

 

  책은 편의에 의해 실패한 리더들의 특징을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범죄자사기꾼멍청이정치꾼덜렁이가 그것이다. ‘범죄자는 군대의 거시적 목표보다는 개인의 목적 달성에 더 관심이 있었거나 살인과 학살과 같은 치명적인 범죄 행위를 저지른 자들로로만 폰 운게른네이선 베드퍼드 포러스트존 M. 치빙턴을 대표적으로 소개한다데이비드 비티기드언 J. 필로안토니오 로페스 데 산타안나 같은 이들은 과도한 자신감 때문에 자신이 가진 결함에는 눈이 멀었던 데다 명성에 비해 무능했던 사기꾼으로 분류한다작전의 잠재적 리스크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병사들의 능력은 물론 적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채 끊임없이 자신의 부대를 실패로 이끌었던 이들은 멍청이에 속한다승리를 정치적 자본으로 삼으려는 이기적인 욕망으로 전쟁을 치른 탐욕스러운 리더들은 정치꾼으로 엮는다끝으로 노기 마레스케로마누스 4사넷 울슬리 같은 덜렁이들 역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이점과 기회가 있었는 데도 다양한 수준으로 무능했던 자들이라 최악의 리더로 손꼽는다.

 

 

 

1차 세계대전 때 하급 장교였던 운게른은 적백 내전 당시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한 구역 근처에서 백위군 무리를 이끄는 지도자 자리를 떠맡았다광적인 군주론자였던 운게른은 소련을 파괴하고 러시아?중국?몽골 제국을 회복시킬 공격작전의 디딤판으로 몽골을 이용하고자 했다운게른이 동시대 사람들에게 미친 남작”, “피의 남작이라고 불렸던 것은 비참하리만치 적은 장병들을 이끌고 망상뿐인 계획을 추진했으며적을 고문하고 살인하는 등 대 적군 투쟁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 38p

 

 

팀워크는 모든 군사 업무에 중요한심지어 핵심인 요소이며그래서 모든 평가지에는 남들과 잘 어울림’ 항목이 꼭 포함되어야 한다군 경력이 짧았던 포러스트는 그런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분명히 보여 줬다포러스트의 위대함에 대해 반론을 한다면그의 인간적 결함남부연합에서 전술 수준을 넘어선 군사적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한 점그리고 국가에 지속적인 피해를 남기고 있는 잘못된 귀감크게 이 세 가지를 근거로 들 수 있다. / 59p

 

 

 




 

 

 

 

  이들 중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지휘관이었던 존 M.치빙턴이야말로 최악의 리더가 아닐까 싶다그는 샌드크리크에서 광란의 원주민 대학살을 주도한 인물이다한때 치빙턴은 1862년 글로리에타협곡 전투에서 남군 보급열차를 성공적으로 공격함으로써 성급하지만 뛰어난 지휘관이라는 명성을 얻은 바 있다각종 신문과 공식 보고서는 치빙턴과 병사들의 용맹함을 칭찬했고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그를 진급자 목록에 올려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영향력 있는 시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한껏 고무된 치빙턴은 이후 자신의 군사적 성공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자 했다하지만 정부가 원주민과 평화 유지를 우선하기로 하자 진급과 야망을 달성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에 불안을 느낀 그는원주민과 미국 정부 간의 합의를 무시하고 학살을 감행한다그리고 그의 병사들은 마주치는 모든 것을 죽이고 학살하라는 치빙턴의 지시를 거침없이 따른다이는 공감 능력과 인간성이 부재한 자가 리더를 맡으면 어떠한 참상이 벌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군인들은 뇌가 나올 때까지 아이들을 구타했다아기를 수레 사료통에 가둬 며칠간 굶기고아직 살아 있는 데도 길가에 던져 버렸다도망치는 가족을 뒤쫓아가는 어린아이의 뒤통수를 굳이 총으로 쏘기도 했다넓은 들판으로 도망치려는 여성들을 뒤쫓아갔고살인과 고문에서 구하기 위해 손수 아이들의 목을 자르는 어머니를 지켜봤다요란한 괴성과 함께 군인들은 피해자들의 머리 가죽을 톱으로 잘라냈는데무분별한 폭력을 옹호하던 앤서니조차 이를 야만적인 행동이라 불렀다군인들은 마주치는 모든 것을 죽이고 학살하라는 치빙턴의 지시를 따르고 있었다. / 89p

 

 

비티와 제1차 세계대전에서 그의 명령을 따르던 자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그는 산업화 시대의 진보적인 기술들을 사용한 대규모 해전을 제대로 준비할 수도통제할 수도 없었다대함대가 북해에서 실시한 세 차례 해전에 전부 참여했지만 비티는 첫 두 해전에서 교훈을 제대로 얻디 못했고그 경험을 그의 함대 전체를 위한 유의미한 교훈으로 전환하지도 못했다이는 결국 가장 중요한 해전에서 그의 함대가 맞닥뜨린 비극으로 이어졌다특히 당대 최첨단 해군 기술이 집중된 유틀란트 해전에서 그에게는 혁신적?기술적 유능함과 방향성을 지닌 리더십이 요구되었지만이는 그가 전혀 갖추지 못한 능력이었다. / 98p

 

 

기드언 필로는 꿈이 있는 사나이였다동시대의 가장 위대한 시민이자 군인이었던 친척의 그림자에서 자라난 그는 엄청난 군사적 야망을 지녔고이 열정을 영예로운 현실로 만들고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하지만 자만이 결국 그를 배신했다누군가가 의문을 제기하거나 비판했을 때 그는 자기가 가진 결함을 돌아보는 일이 없었고남에게 가장 좋게 비추어 지기 위한 일만 했다이러한 오만함이 그의 추락을 야기했으며그의 명성은 계속 손상되었다. / 133p

 

 

 

  전쟁을 최후가 아닌 최선의 수단으로 삼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고위 장교 프란츠 콘라트 폰 회첸도르프 역시 최악의 리더라 할 만하다그는 이웃나라들에 전쟁을 선포하라고 50번이나 권고를 하면서도 정작 심각할 정도로 전쟁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은 무능력한 자였다안타깝게도 전쟁이 발발한 후 군대를 거의 재앙으로 이끄는 이 지휘관을 전쟁 내내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한 국가 시스템이야말로 큰 문제로 지적된다이는 문제를 발견하고서도 즉각 수정하지 않았을 때 어떠한 위기를 마주하게 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자신이 알고 있는 전술을 유일한 것으로 믿고변화하는 전장의 조건에 따라 다른 전술을 시도해보거나 명령을 조정하려고 들지 않았던 노기 마레스케의 사례 역시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과거에는 항상 통했던 커스터의 전술은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공격하라.”라는 것이었다남북 전쟁 때는 최전선에서 병사들을 직접 지휘함으로써 인기를 얻었다그는 운이 좋아서 공격을 거의 항상 승리로 매듭지을 수 있었고이로써 자기 전술이 늘 성공하리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하지만 개인적인 용맹함이나 무분별한 공격성은 적의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을 대체할 수 없다운이 능력을 대체할 수도 없다. / 212p

 

 

민주주의에서 전략은 단순히 방법과 수단지속적 이득또는 행동 계획이 아니다전략적 아이디어를 정치적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핵심 요소는 설득이다모든 민주적 전략가는 주권을 지닌 자(유권자)가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순수한 민주주의 국가였던 고대 아테네에서는 시민들이 민회에 모여 직접 결정을 내렸다유력한 정치인이자 고위급 장교였던 니키아스는 현명한 결정이 무엇인지를 시민들이 깨우치게 할 책임이 있었다그는 그러지 못했고그와 그의 조국 아테나는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 / 254p

 

 

 



 

 

 

 

  뛰어난 지도자들은 자신이 달성하려는 임무의 구체적 맥락에 맞는 해결책을 짜고군사 조직도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체계와 절차를 잘 마련해야 한다하지만 책 속에 소개된 지도자들을 보고 있으면 100만 명의 적보다 한 명의 무능한 지도자가 얼마나 조직을 철저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우리 사회는 이러한 리더들을 얼마나 품고 있을까나는 어떠한 리더인가역사상 실패한 리더들을 통해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되물어볼 일이다.

 

 

 

  이처럼 삐뚤어진 리더들의 전쟁사는 러일전쟁남북전쟁1차 세계대전펠레폰네소스 전쟁 등 역사상 굵직한 전쟁사의 내막을 알 수 있는 세계사 서적으로실패한 리더십을 통해 리더의 자질을 배우는 자기계발서로다양한 지적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전쟁사와 세계사리더십에 관한 흥미로운 책을 찾고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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