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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주고 싶은 가장 좋은 말 - 아빠가 알려주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이길환 지음 / 다른상상 / 2024년 11월
평점 :
딸의 마음으로 읽었고, 두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으로도 읽었다!
자녀가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아빠의 진솔하고도 다정한 조언들!
내 목소리가 아이에게 온전히 가 닿지 않을 날을 상상하곤 한다. 아이의 자아가 부모의 존재감보다 커질 때, 부모의 말이 모두 잔소리로 여겨질 때쯤이면 하고 싶은 말보다 삼켜야 할 말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가진 말의 무게를 보다 소중히 여기려 한다. 어쩌면 아빠가 딸에게 쓴 이 책도 그러한 마음으로 쓴 것은 아닐까. ‘딸아’ 하고 아이를 부르며 시작하는 각 장의 글귀들에 문득문득 뭉글해지는 것은, 말로 다 전하지 못할 딸을 향한 염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가렴
부모가 언제 어떻게 말을 건네느냐에 따라 아이의 오늘과 내일이, 그리고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딸에게 주고 싶은 가장 좋은 말』은 아빠가 딸에게 알려주고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말들을 담은 책이다. 일, 돈, 사랑, 관계, 행복, 꿈 등 사랑스러운 딸을 위해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고르고 골라서 쓴 글귀가 페이지 곳곳에서 빛난다. 나 역시 두 아이를 둔 부모여서일까, 내 아이에게도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읽다보니 하나하나가 다 귀하게 느껴진다.
행복과 불행 중에 우리는 무엇을 더 잘 기억할까?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했던 순간보다는 실수나 후회하는 순간을 더 많이 떠올린다. 실수에 빨리 대처하거나 회복하는 능력이 부족한 어릴 때일수록 더 그런 것 같다. 저자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의 책 『마음의 지혜』에서 이런 말을 빌려온다. “행복은 전반적인 만족도의 평균을 계산하고, 불행은 구체적인 사례를 찾는 것이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각 패턴이다.” 우리가 행복을 묻는 말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재의 삶 전반’을 떠올리기 때문이라고. 일상 곳곳에 소소한 행복이 넘쳐 나는데도 전체적으로 보면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버린다고. 그렇게 곳곳에 있는 작은 행복들을 점점 잊고 살아가는 반면 ‘구체적인 사례’로 연상되는 불행은 버튼만 누르면 둑 터진 듯 금방이라도 쏟아낼 수 있는 거라고 말이다.
때문에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스스로에게 자주 물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저자는 그러려면 일단 자신의 ‘관심사’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상에서 무심코 흘려보내는 관심사에 행복이 숨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길, 한 번이라고 눈길이 가는 대상이나 일이 있다면 한 발짝 더 다가가 손으로 느끼고 만져보고 경험해보면서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즐겨보라고 말한다. 부디 즐거운 일을 찾고, 그 일에 몰입하며 행복에 더 마음을 두길 바라는 아빠의 이 진솔한 마음이 곧 우리의 마음 아닐까.
딸아, ‘처음’이라는 생각에 찾아드는 불안은 그저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해. 더군다나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먹는다면, 정작 잘 해낼 수 있었을 일을 망쳐버릴지도 몰라. 일단 네게 닥친 일은 뭐든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렴. 그런 마음가짐이라야 너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
어떤 일의 시작을 준비하는 너는 이미 뭐든 잘하는 사람이야. 그러니 망설여진다면 일단 행동하는 것이 해결법이란다. / 55p
딸아, 결국은 일을 제대로 살피고, 주변의 사람을 본다면 어느 곳에서든 성장할 수 있어.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은 안주하려는 네 마음이란다. 큰 도약만이 성장은 아니야. 일에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통찰력을 얻고, 사람에게서는 삶의 지혜를 얻기를 바란다.
그래, 맞아. 성장할 수 있는 곳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야. / 68p
어느 날, 랍비가 하인에게 시장에 가서 가장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시켰다. 그러자 하인은 곧장 시장으로 가서 혀를 사 왔다. 이틀쯤 지나 이번에는 가장 맛없는 음식을 사 오라고 시키자 이번에도 하인은 혀를 사왔다고 한다. 랍비가 왜 모두 혀를 사왔느냐고 묻자, 하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혀는 아주 좋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고, 반대로 나쁘면 그보다 나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참 훌륭한 말이다. 저자는 이 랍비의 이야기를 통해 딸에게 전한다. 사람이 주고받는 말에는 생각보다 강렬한 감정이 실려 있어서 쓰는 단어, 억양, 말하는 자세에 따라 대화의 분위기가 극과 극으로 달라진다고. 이렇게 혀로 내 뱉는 말은 한없이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한없이 끔찍한 것일 수도 있다. 부쩍 말의 무게를 가벼이 여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 좋은 말이 전하는 힘을 믿고 다정한 언어로 따스함을 전하는 사람을 곁에 두길 나 역시 바라본다.
딸아, 할 수 있는 일을 되도록 많이 찾되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렴. 그렇게 내면의 무한한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보는 거야. 그리고 비로소 삶의 어떠한 장이 펼쳐지더라도 자신만의 그림을 꿋꿋하게 그릴 수 있기를. / 88p
내 편이라 여겼던 이들이 네 곁을 떠나더라도 괜찮아. 그렇게 소란스러웠던 주변이 조용해지고 너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게 되면, 처음엔 괴롭더라도 곧 깨달을 수 있을 거야. 스스로를 돌아보고 비로소 너 자신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을 말이야. 모든 문제의 답은 외부가 아닌 내면에 있기에, 그 누구보다 친해져야 하는 존재는 자기 자신이란다. / 121p
만약 조금이라도 후회하는 마음이 든다면, 지금 당장 휴대전화를 들어 메시지를 쓰렴. 망설이는 와중에 가장 적절한 때는 바로 ‘지금 당장’이란다. 때를 놓친 세배가 가족에게 웃음을 선물했듯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는 데 ‘적절한 때’는 있어도 ‘너무 늦은 때’는 없어. 시의적절하게 상대에게 전해지는 감정은 그 울림이 더욱 크다는 것을 명심하렴. / 179p
한번 일어난 불꽃 같은 감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어. 바로 글쓰기야. 글 쓰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보렴. 머릿속으로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고, 자연스러운 문장구조를 찾아 배열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지. 그래서 사람은 글을 쓰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돼. 즉, 글쓰기는 분노로 어지러워진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효과가 있단다. / 248p
이처럼 이길환 작가는 책 속의 글귀가 딸의 인생에 나침반 속 침이 되어 자신만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삼고, 성장을 재촉하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잡고 여유를 찾기를 독려한다. 무엇보다 어떤 일이든 우선순위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 무턱대고 남을 따르기보다는 내재적 동기에 소리를 기울이며 자신의 마음을 따라 살기를 소망한다.
딸의 마음으로 읽었고, 두 아들을 둔 엄마의 마음으로도 읽었다.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삶에 꼭 필요한 지혜를 자녀에게 전하고픈 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