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워드 - 내 인생을 바꾸는 한 단어의 힘
존 고든.댄 브리튼.지미 페이지 지음, 이경희 옮김 / 다산4.0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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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주변을 아름답게 만드는 한 단어의 기적!

단순하지만 강력한 변화를 이끄는 원 워드 실천법!

 

 

새해가 되면 매번 결심만 하는 당신에게

 

  인생은 늘 자기결심과 계획의 연속이다. 이는 더 나은 삶을 꿈꾸고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동력원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해마다 직장, 가정, 자기 계발 등에 있어 커다란 계획과 때로는 사소한 결심들을 세우곤 한다. 그 중 다이어트, 자격증 따기, 돈 모으기, 해외여행 가기 등등은 돌이켜보면 사실 매년 반복하고 있는 계획들이 아닌지 의심해볼 일이다.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가장 불편한 사실은 작년에 이루지 못한 계획들을 새로운 해에 다시 세우는 데도 불구하고 매번 실패한다는 점이다. 이렇듯 매년 비슷한 목표를 설정하면서도 굳은 결심과 함께 요란하게 계획을 세운 뒤, 결국은 실천 의지가 부족한 자신을 탓하기만 하진 않았는가. 세상의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훌륭한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책을 읽는 순간에만 실천의지를 불태울 뿐이라면, 올해에도 그저 연례행사처럼 다이어리에 이루지 못할 목표만 적고 있었다면 이제 <원 워드>에 주목해보자.

 

 

한 단어의 기적, 원워드의 힘

 

  <원 워드>는 ‘에너지’를 키워드로 하여 긍정적인 삶의 희망을 전해준 <에너지 버스>의 저자 존 고든의 최신작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새해가 되면 이루지 못할 수많은 목표와 결심을 하는 대신 자신만의 단어, 바로 ‘원 워드’를 찾으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한 단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마치 레이저 광선처럼 자신만의 한 단어에 집중하여 사는 것이다. 누군가는 ‘친밀함’을 원 워드로 설정하여 한 해를 주변 사람들과의 원만한 유대관계에 집중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활기’를 선택하여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었던 삶에 변화를 주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활기를 불어넣는 적극성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집중’을 선택한 한 아이는 학교와 테니스 경기에만 최대한 집중을 함으로써 더 좋은 기록을 얻는 추진력을 얻었다고 한다. 거창하고 요란한 목표가 아니었기에 그들은 오로지 단어 하나를 가슴에 새겨 두고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간 이루어낼 수 없었던 많은 성과를 얻었다. 저자는 이러한 원 워드가 지닌 단순하지만 강력한 힘을 여러 사람들을 통해 실감했다. 이처럼 삶을 변화시키는 비결은 사람들의 강점과 결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함에서 비롯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고 말했듯, 저자는 최상의 단순함에서 삶의 명확성과 열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았다.

 

 

새 차를 구입하고 나서 가는 곳마다 똑같은 차종이 갑자기 눈에 띄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선택한 원 워드는 가는 곳마다 눈에 띄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스트레스가 가득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맞서기 위한 명확한 삶의 태도이다. 빛이 모여 강철을 자를 수 있는 레이저 광선이 되는 것처럼 원 워드에 초점을 맞추는 삶은 현재의 힘든 상황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며,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 44p

 

 

원 워드 실천법

 

  원 워드가 지닌 긍정적인 힘을 느꼈다면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 단계가 필요하다. 첫 단계는 바로 자신의 내면을 살피는 일, 즉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미국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나무를 베는 데 8시간이 주어진다면 6시간은 도끼날을 가는 데 사용하겠다.” 고 말한 것처럼 원 워드를 찾기 위해서는 삶의 분주함에서 탈출하고 내면을 살필 준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일종의 마음 정화로, 텔레비전이나 음악과 같은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의도적으로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는 무엇이 필요한가?’, ‘내 길을 막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버려야 할까?’. 이렇듯 원하는 하나에 집중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한 단어가 떠오를 것이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간절한 단어 말이다.

 

 

  세 번째 단계인 자신만의 원 워드를 실천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원 워드를 일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둘 것,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이나 무조건 신뢰할 수 있는 나만의 응원팀에게 단어를 공유할 것 등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원 워드라는 목표에 얽매이지 않고 즐기는 자세이며 원 워드를 실천하는 모든 과정이 곧 자신의 성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한 해 동안 사용한 단어는 다음 해에 반복해서 활용하지 마라. 원하는 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배울 것이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하면 원 워드를 반복해서 활용해도 좋다. 그 외에는 같은 단어를 다시 활용하고 싶어도 반복해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을 떨쳐 버려야 한다. (중략)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더라도 그 단어로 한 해 동안 얻은 교훈에 그대로 만족해야 한다. 원 워드를 실천하기가 정말 어렵다면 그 또한 자신의 성장 과정의 일부이다. / 1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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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워드의 진정한 힘_ 공유하라

 

오늘 자신이 하는 행동이 내일 어떤 존재가 되느냐를 결정짓고 이런 모든 행동이 모여 삶의 유산을 남기게 된다. 원 워드를 실천하면서 내린 작은 결정은 사소한 선택으로 보이더라도, 삶의 방향과 목적지를 비롯해 인생의 기로에서 중요한 사람을 만나게 해 준다. / 167p

 

 

  저자는 원 워드의 진정한 힘은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자신이 속해 있는 여러 조직이나 가족에 전달하여 확산시키는 데 있다고 말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강력하고 긍정적인 힘이 되어 세상에 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는 실제로 원 워드를 실천하고 공유한 다양한 사례들과 함께 이들이 낳은 효과를 소개한다. 단순히 개인만이 아니라 기업, 스포츠 팀, 학교, 가족 등과 같은 단체에 미친 영향력을 보다보면 원 워드의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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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올해 내가 마음에 품고 실천할 단 하나의 원 워드를 ‘자존감’으로 설정했다. 나의 떨어진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동안은 육아에 전념했기에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부족했는데,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시간 동안 잠시나마 운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국비로 회계 공부를 하면서 벼르고 별렀던 공부도 해볼 생각이다. 마음이 헤이해지고, 언젠가는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미뤄왔던 것들이 ‘자존감’이라는 단어 하나를 바로 세우고 나니 실천의지가 더욱 또렷해졌다.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마음에 확 도장을 새긴 한 마디, ‘원 워드’! 가슴에 저마다 중요한 단어 한 가지를 품고 산다면 보다 긍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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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라이프 - 당신의 삶을 바꾸는 인생 지침서
조창완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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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하는 삶에서 벗어나 자기 혁신을 이루는 노마드 라이프!

이 시대를 적극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마드 라이프 노하우!

 

 

 

   유럽 최고의 석학이라 불리는 자크 아탈리는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노마디즘, 즉 6천 년의 정착민 역사가 아닌 6백만 년의 노마드 역사에서 찾고자 했다. 노마드란,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가 처음 언급한 말로 ‘유목민’을 뜻한다. 이는 공간적인 이동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가치나 삶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나가는 것이다. <노마드 라이프>의 저자 조창완은 기자로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은 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람들에게 한중 관계 및 중국 문제에 관해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노력하면서 이 노마드적 삶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시대, 노마드에 주목하다

 

   저자는 오늘날을 가리켜 프로크루스테스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노상강도와 같은 악당이다. 그는 아테네 교외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지나가는 나그네를 집에 초대한다. 그리고 쇠침대에 눕히고는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이고, 길면 잘라 죽여 버리는 악행을 저지른다. 이는 독단, 자기 고집의 횡포를 상징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와 유사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교수직이나 공무원같이 신분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삶만을 꿈꾸고, 그들 대부분이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에 놓인 사람들처럼 일정한 틀로 만들어져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저자는 14억의 중국은 물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안정적인 삶만을 꿈꾸는 사람들로 채워진 공기업 혹은 대기업에게서는 미래가 없다고 보았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 실업 문제와 이른바 ‘헬조선’, ‘7포 세대’라는 우울한 단어가 청년들을 잠식한 지 오래다. 이제 우리 삶의 방향성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노마드’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임진왜란 직전에 조선 조정은 사절단을 보내 일본의 정세를 파악했지만 전란을 막는 데 실패했다. 병자호란 때도 국제정세를 읽지 못해 국토가 순식간에 유린당했다. 강화도 조약 이후에도 새로운 국제관계에 대처하지 못해 경술국치를 당했고 이완용, 송병준, 이인직 같은 기득권층은 나라를 팔아먹겠다고 먼저 나섰다.

지금 이 나라가 그 시대보다 더 안전하고 굳건하다고 믿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최근 정치를 보면 하루하루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절망 역시 이미 사치일 수 있다. 지나간 세대는 지나간 세대다. 자신들의 앞날은 자신이 개척해야 한다. / 28p

 

 

칭기즈칸을 통해 읽는 노마디즘

 

   <노마드 라이프>는 노마드가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를 실천한 ‘칭기즈칸’의 삶을 조명한다. 칭기즈칸은 보르지긴 씨족 예수게이와 올크누트 부족 출신 후엘룬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복수와 약탈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몽골땅의 씨족과 부족들을 복속시키고, 금나라와 호라즘을 정복하여 마침내 대제국을 이루어낸 인물이다. 혹자는 그를 파괴자라 폄하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는 끊임없는 고난과 시련에 맞서 싸운 위대한 정복자이다. 몽골의 왕족인 황금씨족의 일원으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죽으면서 죽음의 위기를 겪어야 했고, 이름도 쓰지 못할 만큼 문자를 알지 못했지만 세상의 지혜를 얻는데 주저하지 않고 인재를 아끼는 등 놀라운 자기 절제와 통찰력을 실천했다. 특히, 그는 “내 자손들이 비단옷을 입고 벽돌집에 사는 날 내 제국은 망할 것이다.” 는 말을 남김으로써 도전정신과 유목근성을 절대 잊지 말 것을 강조한다. 이렇듯 저자는 “담을 수 있다면 세계가 네 것이다.” 라고 말한 칭기즈칸의 삶을 통해 오늘날 많은 청년들이 안정과 안주하는 삶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주유하고자 하는 노마드의 정신을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행복한 노마드가 되는 법

 

   저자는 노마드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마드의 기질들을 갖추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노마드는 목적 없이, 정처 없이 유랑자처럼 떠도는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에는 자신의 역할이 있다면 그곳에 정주해 삶을 개척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의 흐름을 읽어내는 통찰력과 그 안에서 스스로의 삶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마드의 기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서, 글쓰기, 기획력, 전문 능력, 외국어 습득, 인맥관리, 회복탄력성 등과 같은 핵심 키워드를 체득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자신을 가치 있게 만드는 이러한 과정이야 말로 험난한 세상 밖에서도 온전히 굳건하고, 행복한 노마드로 나아가는 빛이 되어줄 것이다.

 

 

 

 

 

 

 

문제는 진짜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다. 노마드는 투자가이기도 하다.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의 한 순간 한 순간을 투자한다. 그것은 자본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기도 하다. 자신의 소중한 청춘을 투자해 무엇을 한다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족적이 먼 훗날 자신이 걸어갈 길의 디딤돌이 된다는 것을 노마드들은 알아야 한다. / 194p

 

 

   가장 중요한 것은 도전하지 않으려는 패배의식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마드는 투자가다, 라는 저자의 글에서 나는 가장 중대한 기로에 서 있었던 한 시절을 떠올리곤 했다. 대학에 진학하여 방송작가가 되기를 내내 희망했던 때였다.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어느 교육 전문 분야 출판사에서 제의가 왔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위인전을 기획하고 있는데 책의 원고 부분을 맡아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원고만 쓰면 된다는 생각으로 계약을 했지만 그것이 직원 채용의 기회로 연결되었다. 살던 곳을 떠나 서울로 올라가 방송작가가 되는 모험을 선택하느냐, 부모의 품에서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출판사에서 근무하느냐의 기로에서 나는 안정을 택했다. 나는 결국 내 청춘을 투자하지 않았다. 모험이 실패로 그칠까봐 미리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결국 성 안에서 안주하는 삶을 택한 것이다.

 

 

  늘 그 때의 순간을 생각하면 후회가 앞서는 까닭에 <노마드 라이프>가 오늘날의 많은 청춘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노마드 정신이 유독 깊이 와 닿는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노마드로서의 삶을 익힌 빌 게이츠와 잡스, 마윈과 레이쥔, 신미식과 김용옥 등을 보면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보다 가깝게 알 수 있다. 결국, 저자가 노마드 라이프를 추구하려는 것은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이자 동시에 행복하기 위함인 듯하다. 절망으로 가득한 한국 사회에서 노마드가 하나의 방향성이 되어 모두가 생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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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지식 : 세계사 한 장의 지식 시리즈
탯 우드.도러시 에일 지음, 정지현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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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글과 그림으로 장대한 인류사를 압축한 신개념 세계사백과!

 

 

 

 

 

   한 장의 지식 <세계사>는 아르테에서 기획한 <철학>, <심리학>, <경제학>, <빅 아이디어>에 이르는 인문 지식 시리즈 중 하나이다. 선사시대부터 20세기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정치와 문화, 종교와 사상을 막론한 인류의 역사를 한 권으로 일목요연하게 압축하여 담아냈다. ‘한 장의 지식’ 이라는 부제답게 페이지 왼쪽에는 글을, 오른쪽에는 사진이나 그림으로 구성하여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이나 인물만을 뽑아 바쁜 현대인들에게 핵심사를 전달하려는 기획 의도가 꽤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세계사의 흐름과 주요 계보를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적 호기심을 마구 자극한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한 가지 의구심이 든다. 방대한 세계사의 복잡한 이해관계 및 사건의 개요 등을 겨우 단 한 장으로 쉽게 풀어내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다른 시리즈들은 개념적으로 접근하기에 비교적 용이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지만 세계사는 전후맥락과 다양한 이해관계를 함께 논의해야만 충분히 설득력 있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독자들은 이 책이 백과사전식의 핵심 맥락만 간추려서 역사의 한 장면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상세한 설명을 첨부하기보다 사건이나 인물의 핵심 사안을 직설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보충 학습이 요구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어디서 시작해야 할 지 몰랐던 세계사 공부의 출발점을 제시하고, 파편화된 지식을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하여 더욱 깊이 있는 학습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

 

 

 

 

이념의 갈등, 분쟁의 씨앗 그리고 전쟁

 

 

   학창시절에 나는 교과서에 숱하게 나오는 각 나라의 주요 전쟁들을 우리가 왜 학습하고 다루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 장의 지식 <세계사>에도 지역별로 발생된 각종 분쟁과 전쟁들이 비교적 많이 수록되어 있다. 백년전쟁, 장미전쟁, 30년 전쟁, 아편전쟁, 크림전쟁, 러일전쟁, 세계 1,2차 대전 등등 이 책을 읽다보면 역사란 이념의 갈등이 분쟁을 야기하고 이권 대립이 양산한 전쟁으로 인해 다시 쓰이는 과정의 연속인 듯하다. 무엇보다 하나의 전쟁은 수세기에 걸친 지난 역사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또 많은 변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이를 달리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크림전쟁이 나이팅게일과 메리 시콜의 활약으로 현대 간호학이 발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 바로 그러하다. 남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코사 전쟁의 경우, 소를 모두 제물로 바치면 코사족이 승리한다는 어린 선지자들의 예언에 의존하는 바람에 수차례에 걸친 전쟁과 재앙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전쟁의 뼈아픈 상처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었다. 책에는 우리의 6.25 전쟁도 언급한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들여다 본 우리의 전쟁은 코사 전쟁 보다 더욱 뼈아프다.

 

 

 

 

300만 명이 죽고(대부분 한국인) 분쟁의 씨앗이 된 38선과 비슷한 비무장지대가 아직도 남아 있다. 이 사건은 국제연합의 무능력을 보여 준 것 외에도 냉전 시대에 일어난 최초의 대리전이었다. / 358p

 

 

 

 

 

 

 

문명과 문화의 발달

 

 

 

   한 장의 지식 <세계사>는 나라와 나라간의 흥망성쇠뿐만 아니라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문명과 문화의 발달까지 폭넓게 다룬 인문교양서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유명한 화석 가운데 하나인 루시와 원시인류에서부터 메소포타미아 문명, 철의 등장, 1572년 11월에 보인 새로운 별-신성, 화학에 대한 연구가 세계사에 미친 영향, 전신 기술의 발달 등의 흥미로운 주제들을 선별하여 다룬다. 이 외에도 흑사병, 에스파냐 독감, 리스본 지진과 같은 불가항력의 재앙도 함께 소개한다. 특히 리스본 지진 당시 화재 진압과 전염병을 막기 위해 바다에 사체를 집단 매장하였다는 글과 당시 처참한 상황을 그린 그림을 보면서 우리 인류가 써온 오랜 역사가 자연 앞에서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와 성찰을 가능케 한다.

 

 

 

 

리스본 지진이 계몽 시대 유럽에 끼친 영향은 상당했다. 막대한 인명 피해는 자기 성찰을 가져왔다. 볼테르는 이것이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의 세계인가’를 자문하는 『캉디드』를 썼다. 칸트는 철학 대신 지리학 연구로 잠깐 관심을 돌렸다. 리스본은 내진 설계된 건물들로 재건되었으나 막대한 손실과 비용이 들어 포르투갈의 제국주의 팽창은 막을 내렸다. / 208p

 

 

 

 

   이 외에도 ‘커피 하우스’ 라는 주제어를 통해 카페 문화의 시작과 풍경을 들여다본 것 또한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오늘날 곳곳에 들어서 있는 수많은 카페처럼, 왕정복고 시대에도 약 3천여 곳이 운영되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나아가 커피 하우스는 정보와 상업, 이견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프랑스의 계몽운동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카페 문화가 기여하는 바가 상당히 컸다고 할 수 있겠다.

 

 

 

커피를 마시거나 커피 하우스를 만남의 장소로 사용하는 습관은 1475년경 콘스탄티노플에서 시작되었고 상인들을 통해 퍼졌다. (…중략…) 왕정복고 시대인 1660년대에 약 3천 곳이 운영되어 정보와 상업, 이견의 중심지가 되었다. 증권거래소, 경매 회사, 보험중개인은 커피 하우스에 기원을 둔다. 신문과 풍자 팸플릿, 정당정치, 잉글랜드 은행, 남해 포말 사건도 마찬가지다. / 184p

 

 

 

 

   새롭고 발전된 문명을 거듭하는 동안 인류의 역사는 늘 피와 상처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남겼으며 여전히 테러와 전쟁의 위협해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찬란하지만 슬프기도 했던 인류의 명과 암을 이 책 한 권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었던 시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게 했다. 훗날 이 책의 뒷면에는 오늘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책은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이렇듯 한 장의 지식 시리즈 <세계사> 편은 여러모로 소장 가치를 충분히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긴 호흡의 독서를 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분명 참신한 세계사 백과사전이 될 것 같다. 다른 4가지의 화두와 앞으로 더 출간될 다른 영역도 꼭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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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즐거움 단순함의 즐거움
프랜신 제이 지음, 신예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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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 해답을 찾다!

소유하지 않고 즐기며 사는 미니멀리즘 실천법!

 

   당신의 공간에 만족하십니까?

   내가 살거나 몸담고 있는 공간을 눈으로 쭉 훑어보자. 화장대 서랍을 꽉꽉 채운 각종 샘플들, 먹다 남은 약봉지들, 취미 삼아 만들었던 프라모델들, 살을 빼면 입을 거라고 보관하고 있는 작은 사이즈의 옷들 등 당장 손이 가지 않아 먼지가 쌓이고, 유통기한이 지나 사용하지도 못하는데 처분되지 않고 그 자리에 눌러 앉아 있는 물건들이 한 둘이 아니다. 언젠가 사용할지도 모르니까, 선물로 받은 기념품이니까 등등의 이유로 차지하고 앉아 이제는 그곳에 있었는지 인식도 하지 못할 만큼 하나의 풍경이 되고 만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쓸모없는 물건들이 계속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동안 비좁다고, 물건을 들여놓을 공간이 없다고 툴툴거리며 너비가 넓은 집만을 바라고 있지는 않았는가.

 

미니멀리즘의 미학

   <단순함의 즐거움>은 딱 필요한 물건만 갖추어 사는 단순함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한다는 ‘미니멀리즘’의 철학에 근거하여 쉽고 즐겁게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실천법을 소개한다. 누구보다 먼저 신상품을 선점하고,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는 ‘내려놓음’, ‘비움’과 같은 미덕들을 쉬이 실천하기가 어렵다.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와 같은 말은 알면서도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미스 미니멀리스트라 불리며 미국에 미니멀리즘 운동을 주도하는 저자는 일단 자신이 가진 물건을 비판적인 눈길로 검토해보라고 말한다. 반드시 그 물건을 지니고 있어야만 우리의 과거를 기념하고, 성취감을 높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가? 기억과 꿈, 야망은 물건과 같은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담겨 있다. 이제 비어 있는 것 때문에 없어진 것만을 생각하지 말고 그로 인해 생겨난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한마디로 당신에게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옷장, 차고, 일정표, 생각하고 놀고 창조하며 가족들과 즐겁게 지낼 공간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삶은 물건 사이의 공간이다.” 잡동사니가 너무 많으면 창의력이 짓눌리고 삶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거꾸로, 우리에게 공간이 많을수록 삶은 더욱 아름답고 조화로워진다. / 53p

 

 

미니멀리스트의 자세

   저자는 미니멀리스트의 마음가짐을 기르면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과 앞으로 우리 삶에 들어올 물건을 결정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한다. 일단, 정리정돈은 다이어트와 비슷해서 무작정 달려들어 내다 버리면 대개는 박탈감을 느끼고 폭식을 하게 되어 결국 처음과 같은 신세가 될 수 있으니 태도와 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한 자세 정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이 곧 당신 자신이 아니라는 인식이다. 나만 물건을 소유하지 못했다는 상대적 발탁감보다 관리, 수리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상기하는 것은 어떨까. 또한 항상 물건을 사기 전에 왜? 하고 질문하여 그 물건이 나의 삶을 더 편리하거나 아름답게 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문지기가 되어 방어하자. 때때로 자신이 가진 물건의 목록을 적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 접시, 포크, 셔츠, 신발 등 자질구레한 장신구를 하나도 빼놓지 말고 목록에 적는 것이다. 너무 어렵다면 방 하나, 혹은 서랍장을 적어보아도 되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에 혀를 내두르리라 장담한다. 그동안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저 없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가진 것을 적다보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테니 말이다.

 

 

‘소유하지 않고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은 미니멀리스트의 집을 꾸미는 핵심 비법 중 하나다. (…중략…) 미니멀리스트의 생활방식을 추구할 때에는 우리의 거주지 안에 외부 세계를 재창조하고 싶은 유혹을 반드시 떨쳐내야 한다. / 61p

 

 

미니멀 라이프가 즐거워지는 실천법

   미니멀리스트의 삶이란 우리가 가진 물건을 감독한다는 의미이다. 앞서 미니멀리스트의 사고방식을 길렀다면 다음 두 장에서는 잡동사니로부터 독립하고, 정리 정돈된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각 방에서 잡동사니를 제거하는 법과 수납하는 법, 관리하는 법과 같이 실전에 사용가능한 공간별 정리 원칙까지 세세하게 설명한다. 읽다보니 어느새 내 손에는 빈 쓰레기봉투 하나가 들려져 있었다. 책에서 언급한 기술들을 적용하여 실제로 화장대부터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버릴 것, 소중한 것, 넘겨줄 것으로 분류를 하고 버리지 않는다면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를 되물으며 다시 한 번 더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다보니 화장품의 절반이 사라져 있었다. 가만 보니 당장 쓰지도 않을 것을 언젠가는 쓰겠지 하는 마음으로 두었거나 막연히 욕심에 가지고 있었던 물건들도 상당했다. 옷장도 마찬가지였다. 여름옷과 겨울옷이 뒤섞여 있는 것을 제대로 분류하고, 입지 않을 것들을 헌옷수거함에 모두 넣고 나니 공간이 꽤 여유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홀가분해졌다. 미니멀리스트 생활의 가장 좋은 부분은 즉시 보상을 받는다는 점이라던 저자의 글이 공감되는 순간이었다.

 

 

표면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특히, 표면의 물리적인 특성을 다르게 상상해야 한다. 원래 표면은 흡인력이 강하다. 크고 평평해서 물건들의 안식처를 제공한다. 일단 물건이 표면에 자리를 잡으면 며칠, 몇 주, 심지어 몇 달 동안 그곳에 늘어붙는 경향이 크다. 때로는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그곳에 있다는 사실조차 더 이상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물건은 그렇게 풍경의 일부가 된다. / 101p

 

 

세상을 이롭게 하는 미니멀리스트의 철학

   마지막 장에서는 가족 모두가 단순한 삶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것이 어느 개인만 아니라 인류의 공동체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소비자로서 내린 선택은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즉, 우리가 어리석은 물건 구입을 포기하거나, 이미 가지고 있던 물건으로 해결하거나, 구입하지 않고 친구에게 빌리기로 마음먹을 때마다 그 물건을 만들고 처분할 때 사용되는 자원이나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을 준다. 여기에서 미니멀리즘의 가장 큰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소비, 세상을 이롭게 미니멀리스트의 아름다운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감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일과 소비’의 순환에서 해방되어 대형 마트, 꼭 사야할 물건, 금융 수수료와 아무 관계가 없는 생활을 창조할 수 있다. 피땀 흘려 일하며 컨슈머로 살아가지 말고 ‘민슈머(minsumer)'가 되면 어떨까? 즉 우리에게 꼭 필요한 수준으로 소비를 최소화하고, 우리의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며, 우리의 소비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라는 말이다. / 301p

 

 

   언젠가부터 우리는 자신을 브랜드와 동일시하고 물질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지는 않았는지 이 책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구입하는 물건이 아니라 불필요한 허영심을 버리고 스스로의 만족에 주목하는 삶인 듯하다. 놓을 줄 알면, 더 행복한 삶이 열린다는 저자의 글처럼 나와 가족들이 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에서 편안히 살 수 있는 미래를 꿈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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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 - 정여울과 함께 읽는 생텍쥐페리의 아포리즘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생텍쥐페리를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시간들!

정여울 작가의 깊은 감수성과 생텍쥐페리의 아포리즘이 만난 감성 에세이!

 

 

지상의 상상력을 넘어선 작가, 생텍쥐페리

 

  평생 비행 조종사로 하늘을 날며 하늘이라는 드넓은 여백을 상상력으로 채운 남자, 생텍쥐페리. 그의 이야기는 비행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면서 하늘의 길을 택했던 그의 모험이 만들어낸 유산이다. 수많은 사물들이, 상념의 존재들이 사유의 틈을 내어주지 않을 때 오롯이 하늘과 별과, 산과 구름을 보며 지상의 상상력을 넘어선 이 위대한 작가는 지금까지도 아름다운 글로써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길들이고 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어린 왕자>를 비롯하여 <야간 비행>, <남방 우편기>, <인간의 대지>, <전투 조종사> 등등의 작품을 통해 보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과 따스한 정서를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물론 인간에게는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며 살아갈 닫힌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일상생활에 전혀 쓸모없을지라도 광활한 은하수와 바다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 성채 중에서 -

생텍쥐페리에게는 하늘이야말로 그런 ‘창조성의 여백’이었다. 마음껏 생각할 수 있는 공간. 이것이 쓸모 있을까, 사람들이 생각을 어떻게 평가할까, 이런 식으로 ‘판단’하지 않는 진정 제멋대로인 상상의 공간. 그 텅 빈 하늘의 여백이 생텍쥐페리로 하여금 ‘지상의 상상력’을 넘어서도록 도와주었을 것이다. / 16p~17p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

 

  작가 정여울의 <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은 바로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하나하나 특별한 눈으로 보고 마침내 스스로 별이 된 생텍쥐페리를 기억하며, 그의 작품 속에서 반짝이는 생의 아포리즘들을 기록하고 성찰한 감성에세이다.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힘겨울 때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지구를 들어 올리는 것보다 더 힘들게 느껴질 때마다 그의 문장을 떠올린다. 쓰러진 우리를 일으켜 세워주는 그의 빛나는 문장들을 보며 자신의 삶과 나아가 우리들의 삶을 반추하게 하는 글을 써내려간다. 이런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참 차분해지고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든다. 더욱이 생텍쥐페리의 작품에서 미처 읽지 못한 메시지들을 해석하는 그녀의 남다른 응시와 사유가 작품을 읽는 시야를 넓혀준다. 중요한 것은 생텍쥐페리를 통해 소통하는 법,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법에 대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데 있다. ‘집이건 별이건 사막이건, 그것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고 했던 생텍쥐페리처럼 그녀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이 있을 때 우리의 소통은 비로소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너와 다른 사람은 나를 가난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 사람은 나를 풍요롭게 한다. 그 사람과 나의 만남으로 우리는 인간으로서 각자의 존재일 때보다 더 높은 무언가가 된다. - 전투 조종사 중에서 -

너와 나의 다름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하고, 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지성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타락하지 않는다. (…중략…) 이런 깨달음은 주로 책을 읽을 때에 얻게 된다. 나에게 책은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만나는 내면의 극장이다. 책 속의 행간이 바로 영혼이 숨 쉬는 곳이다. 지은이와 대화할 수 있는 행간의 여백이 책 읽기의 눈부신 기쁨을 자아낸다. / 24p~25p

 

 

당신의 빛나는 생의 의지를 응원한다

 

  개인적으로 생텍쥐페리의 작품 중 완독한 것은 <어린 왕자> 뿐이지만, <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은 반드시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어도 이해가 가능하며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을 만나본 기분이 들게 한다. 그 중 <야간 비행>의 어느 문장이 참 인상적이다.

 

 

탁자에 팔꿈치를 괸 채 등잔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농부는 자기의 소망을 누군가 눈치채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자기의 소망이 빛을 품고 하늘까지 날아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등잔이 자기 집의 초라한 식탁만을 밝혀준다고 생각하지만, 절망하듯 비틀거리며 타오르는 그 불빛의 깜빡임을 누군가는 먼 곳에서 바라보며 힘을 내고 있는 것이다. - 야간 비행 중에서-

당신이 너무 평범하다고 좌절하지 말라. 당신이 이룬 것이 너무 보잘것없다고 자책하지 말라. 당신의 평범함 뒤에 감춰진 가장 빛나는 생의 의지를 누군가는 반드시 알아볼 것이다. 내 가장 아름다운 불빛의 신호를 알아봐 주는 사람, 그를 찾아 끝없이 길을 떠나는 것이 인생이다. / 42p~43p

 

 

  <야간 비행>은 광막한 밤의 세계를 날며 홀로 싸우는 비행사들의 고독한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무한으로 펼쳐진 하늘, 캄캄한 밤하늘을 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오랫동안 불빛 없는 하늘을 날다 우연히 눈에 늘어온 농가의 불빛을 바라본 순간, 비록 농부에게는 초라한 식탁을 비출 램프일지라도 조종사의 눈에는 영롱하게 빛나는 별빛의 신호만큼이나 아름다운 감동이었을 것이다. 그 빛은 조종사에게 아직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생의 의지와 다름없다. 이에 대해 작가 정여울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한 단면을 바라본다. 나의 평범함 뒤에 감춰진 가장 빛나는 생의 의지를 알아봐주는 사람을 찾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그녀의 글이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이렇듯 <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은 깊은 상념에 빠져 잠 못 이룰 때, 인생의 어느 지점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어 헤맬 때, 관계와 소유로부터 이기적인 마음을 가눌 수 없을 때 한 번씩 들추어보면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요즘처럼 어지럽고 시끄러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생텍쥐페리의 작품을 읽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사랑할 수 있기를, 마음의 눈을 빌어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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