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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즐거움 ㅣ 단순함의 즐거움
프랜신 제이 지음, 신예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평점 :
진정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그
해답을 찾다!
소유하지 않고 즐기며 사는 미니멀리즘
실천법!
당신의 공간에 만족하십니까?
내가 살거나 몸담고 있는 공간을 눈으로 쭉 훑어보자. 화장대 서랍을 꽉꽉 채운 각종 샘플들, 먹다 남은 약봉지들,
취미 삼아 만들었던 프라모델들, 살을 빼면 입을 거라고 보관하고 있는 작은 사이즈의 옷들 등 당장 손이 가지 않아 먼지가 쌓이고, 유통기한이
지나 사용하지도 못하는데 처분되지 않고 그 자리에 눌러 앉아 있는 물건들이 한 둘이 아니다. 언젠가 사용할지도 모르니까, 선물로 받은
기념품이니까 등등의 이유로 차지하고 앉아 이제는 그곳에 있었는지 인식도 하지 못할 만큼 하나의 풍경이 되고 만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쓸모없는
물건들이 계속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동안 비좁다고, 물건을 들여놓을 공간이 없다고 툴툴거리며 너비가 넓은 집만을 바라고 있지는
않았는가.
미니멀리즘의 미학
<단순함의 즐거움>은 딱 필요한 물건만 갖추어 사는 단순함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한다는
‘미니멀리즘’의 철학에 근거하여 쉽고 즐겁게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실천법을 소개한다. 누구보다 먼저 신상품을 선점하고,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는 ‘내려놓음’, ‘비움’과 같은 미덕들을 쉬이 실천하기가 어렵다.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와 같은 말은 알면서도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미스 미니멀리스트라 불리며 미국에 미니멀리즘 운동을 주도하는 저자는 일단
자신이 가진 물건을 비판적인 눈길로 검토해보라고 말한다. 반드시 그 물건을 지니고 있어야만 우리의 과거를 기념하고, 성취감을 높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가? 기억과 꿈, 야망은 물건과 같은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담겨 있다. 이제 비어 있는 것 때문에 없어진
것만을 생각하지 말고 그로 인해 생겨난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한마디로 당신에게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옷장, 차고, 일정표, 생각하고 놀고 창조하며 가족들과 즐겁게 지낼 공간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삶은 물건 사이의 공간이다.”
잡동사니가 너무 많으면 창의력이 짓눌리고 삶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거꾸로, 우리에게 공간이 많을수록 삶은 더욱 아름답고 조화로워진다. /
53p
미니멀리스트의 자세
저자는 미니멀리스트의 마음가짐을 기르면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과 앞으로 우리 삶에 들어올 물건을 결정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한다. 일단, 정리정돈은 다이어트와 비슷해서 무작정 달려들어 내다 버리면 대개는 박탈감을 느끼고 폭식을 하게 되어 결국
처음과 같은 신세가 될 수 있으니 태도와 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한 자세 정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건이 곧 당신 자신이 아니라는
인식이다. 나만 물건을 소유하지 못했다는 상대적 발탁감보다 관리, 수리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상기하는 것은 어떨까. 또한 항상 물건을 사기
전에 왜? 하고 질문하여 그 물건이 나의 삶을 더 편리하거나 아름답게 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문지기가 되어 방어하자. 때때로 자신이 가진 물건의
목록을 적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 접시, 포크, 셔츠, 신발 등 자질구레한 장신구를 하나도 빼놓지 말고 목록에 적는 것이다. 너무
어렵다면 방 하나, 혹은 서랍장을 적어보아도 되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에 혀를 내두르리라 장담한다. 그동안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저 없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가진 것을 적다보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테니 말이다.
‘소유하지 않고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은 미니멀리스트의 집을 꾸미는 핵심 비법 중 하나다. (…중략…) 미니멀리스트의 생활방식을 추구할 때에는 우리의 거주지 안에 외부 세계를
재창조하고 싶은 유혹을 반드시 떨쳐내야 한다. / 61p
미니멀 라이프가 즐거워지는 실천법
미니멀리스트의 삶이란 우리가 가진 물건을 감독한다는 의미이다. 앞서 미니멀리스트의 사고방식을 길렀다면 다음 두
장에서는 잡동사니로부터 독립하고, 정리 정돈된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각 방에서 잡동사니를 제거하는 법과 수납하는 법,
관리하는 법과 같이 실전에 사용가능한 공간별 정리 원칙까지 세세하게 설명한다. 읽다보니 어느새 내 손에는 빈 쓰레기봉투 하나가 들려져 있었다.
책에서 언급한 기술들을 적용하여 실제로 화장대부터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버릴 것, 소중한 것, 넘겨줄 것으로 분류를 하고 버리지 않는다면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를 되물으며 다시 한 번 더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다보니 화장품의 절반이 사라져 있었다. 가만 보니 당장 쓰지도 않을
것을 언젠가는 쓰겠지 하는 마음으로 두었거나 막연히 욕심에 가지고 있었던 물건들도 상당했다. 옷장도 마찬가지였다. 여름옷과 겨울옷이 뒤섞여 있는
것을 제대로 분류하고, 입지 않을 것들을 헌옷수거함에 모두 넣고 나니 공간이 꽤 여유로워졌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홀가분해졌다. 미니멀리스트
생활의 가장 좋은 부분은 즉시 보상을 받는다는 점이라던 저자의 글이 공감되는 순간이었다.
표면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특히, 표면의 물리적인 특성을 다르게 상상해야 한다. 원래 표면은 흡인력이 강하다. 크고 평평해서 물건들의 안식처를 제공한다. 일단
물건이 표면에 자리를 잡으면 며칠, 몇 주, 심지어 몇 달 동안 그곳에 늘어붙는 경향이 크다. 때로는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 그곳에 있다는
사실조차 더 이상 알아차리지 못하기도 한다. 물건은 그렇게 풍경의 일부가 된다. / 101p
세상을 이롭게 하는 미니멀리스트의 철학
마지막 장에서는 가족 모두가 단순한 삶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것이 어느 개인만 아니라
인류의 공동체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소비자로서 내린 선택은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즉, 우리가
어리석은 물건 구입을 포기하거나, 이미 가지고 있던 물건으로 해결하거나, 구입하지 않고 친구에게 빌리기로 마음먹을 때마다 그 물건을 만들고
처분할 때 사용되는 자원이나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을 준다. 여기에서 미니멀리즘의 가장 큰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소비,
세상을 이롭게 미니멀리스트의 아름다운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감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일과 소비’의 순환에서 해방되어
대형 마트, 꼭 사야할 물건, 금융 수수료와 아무 관계가 없는 생활을 창조할 수 있다. 피땀 흘려 일하며 컨슈머로 살아가지 말고
‘민슈머(minsumer)'가 되면 어떨까? 즉 우리에게 꼭 필요한 수준으로 소비를 최소화하고, 우리의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며,
우리의 소비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하라는 말이다. / 301p
언젠가부터 우리는 자신을 브랜드와 동일시하고 물질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지는 않았는지 이 책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구입하는 물건이 아니라 불필요한 허영심을 버리고 스스로의 만족에 주목하는 삶인 듯하다. 놓을 줄
알면, 더 행복한 삶이 열린다는 저자의 글처럼 나와 가족들이 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에서 편안히 살 수 있는 미래를
꿈꿔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