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하는 아이 - 성장소설로 다시 태어난 6.25전쟁
줄리 리 지음, 김호랑 그림, 배경린 옮김 / 아울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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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잊어서는 안 될, 6.25전쟁 그날의 이야기!

억압된 여성 서사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 소설!

 

 

 

  칙치지이익-

  흐릿한 주파수를 또렷이 잡으려는 아버지의 표정이 유독 심각해 보인다. ‘작금의 상황으로 인해 다시 안내할 때까지 수업은 모두 중단하는 바이다오늘은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 될 것이다.’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며 신나서 뛰어오는 동생 영수를 보고 어리둥절해 있던 소라는 또렷해진 주파수 사이로 들려오는 선명한 두 글자에 날선 긴장감을 느낀다전쟁. 6월 25일을 기점으로 한반도의 남쪽과 북쪽에 전쟁이 일어났다.

 

 

 

“6월 25남조선 괴뢰 정권이 삼십팔도선을 침범하여 우리 북조선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하였으므로 이에 전쟁을 선포하는 바이다.”

하나 조선의 동무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우리 용맹한 북조선 군대가 개성을 점령하였고곧 서울로 진격하여 미국 제국주의자들로부터 남조선을 해방시킬 것이다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 장군의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공산당이 조선을 통일할 것이다!” / 20p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 북쪽으로 이백 리가량 떨어진 시골 마을남한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자이제 막 열세 살이 된 소라와 그녀의 가족들은 부산의 국제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외삼촌 내외가 있는 곳으로 피난길에 오른다김씨 아저씨가 함께 탈출하자고 제안했을 때만 하더라도 감히 집을 나설 수 없던 그들이다하지만 집안의 가장들을 강제로 징집시키기 위해 잡아가고전쟁의 폭음이 점점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하자 마냥 이곳에서 머무를 수 없게 된다무엇보다 자유가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열망이 그들을 남쪽으로 이끈다하지만 채 얼마 가지 않아 전투기가 으르렁거리며 머리 위를 뒤덮고바로 그 순간 폭격이 시작된다그 길로 소라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 지수를 놓친다가족을 찾기는커녕 빗발치는 총알과 동무들아바지 조국으로 돌아오라우조국을 버리지 말라우남조선은 미국 제국주의자들의 꼭두각시다!” 하고 외치는 확성기의 위협으로부터 일단 달아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그렇게 소라는 여덟 살 동생 영수의 손을 잡고 필사적으로 뛰기 시작한다.

 

 

 

이것은 공산주의에 대한 책이다여기 있는 건 다 마찬가지래기억 안 나니새 교장이 수업 과정도 다 바꾸고 다른 책은 죄다 금지했다.” 오빠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책들을 다시 가방 안으로 던져 넣었다무신경한 손길이 꼭 죽은 조개를 골라 바다로 도로 던지는 것 같았다. “미안하다.” 오빠가 말했다. “그저 매일 저만 옳다 주장하는 것들을 읽는 게 넌더리 나서 그랬다맑시즘변증법혁명 이론모든 것은 전체를 위해 존재한다그런 얘기나 늘 되풀이하는 헛소리들 뿐이라우.” / 30p

 

 

아바지가 왈칵 얼굴을 붉히며 오마니를 돌아봤다. “무슨 천치 같은 소리래싹 다 변하는 기요!” 아바지가 그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조선 반도 전체가 공산당한테 떨어지는 거라우자유로운 선거두바깥세상이랑 통하는 것도속에 든 얘기 자유롭게 하는 것두 다 끝이란 말이다계속 이렇게 살고 싶소시도 때도 없는 당원 모임에이웃들을 두려워하면서꼭꼭 숨어서 기도하면서임자 부모님 모신 선산에 다녀오는 것두 일일이 보고하고 허락 받아 가면서?” / 45p

 

 

빨강공산주의의 색깔그것은 마치 불꽃처럼 온 마을을 불살랐다빨간색은 마치 사람들의 팔을 쥐어짜듯 팔뚝에 단단히 둘러져 있었다빨간색이 집 대문을 두드리는 순간 더 이상 숨을 곳은 없었다. / 57p

 

 

 



 

 

 

 

  소설 지켜야 하는 아이는 6.25전쟁을 배경으로피난길에서 부모를 잃은 한 소녀가 동생과 함께 부산으로 가기 위해 처절한 전쟁터 속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지독한 추위와 굶주림북한군의 총알과 인신매매의 위협도 모자라 점점 건강이 나빠지고 있는 동생까지 들쳐 업은 채앞으로 나가고 또 나아가야 했던 소녀의 여정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전쟁의 상처와 비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이따금 어른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먼저 살리겠다고 아슬아슬한 얼음다리 앞에서 소라와 영수를 밀치고기침을 하는 영수로부터 병이 옮을까봐 동행을 거절하기도 한다서울을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열차에 더 이상 몸을 실을 수 없어 지붕 위에 올라갔던 이들기차가 속력을 높이자 우수수 떨어지며 내지르는 비명 소리까지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이보다 더한 지옥도가 어디 있을까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미어져서 전쟁은 어느 쪽에나 불행을 초래한다는 것을 깊이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리만치 침착한 기분을 느끼며시야 저 너머에서 시꺼먼 구름이 소리 없이 치솟는 것을 바라보았다그리고 피가 얼어붙을 만큼 차가운 비명이 귀를 때리기 시작했다처절한 비명과 신음들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도 남을 만큼 생생한 소리였다.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시커먼 연기와 불길이 언덕 위에서 넘실거렸다얼굴이 델 듯 뜨거운 기운이 훅 끼쳐서 뒷걸음질을 쳤다하늘 위로 흔드는 팔도희망에 찬 얼굴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그저 커다란 숯덩이들과 매캐한 연기이글거리는 불길뿐이었다그 많던 사람들이. / 117p

 

 

떠나다니같이한 적두 없는데내 이름도 모르지 않니?” 아주머니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잘 들으라우나는 내 딸을 지켜야 한다니 동생한테 병이라도 옮았다간 큰일 나지 않갓니네 동생은 니가 돌봐야지내 몫이 아니잖니니 동생한테 남은 건 너뿐이란 말이다.” / 149p

 

 

울지 마!” 나는 화가 나서 시뻘게진 얼굴로 외쳤다.

결국 우리는 배에 타지 못했다나는 영수를 잡아 일으킨 다음 다시 길을 걸었다.

폭탄 터지는 소리가 근처에서 들려왔다공산당이 우리 바로 뒤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니 미칠 듯 겁이 나서 영수의 팔을 확 잡아당겼다내 기세에 넘어질 듯 비틀거리는 영수를 엄하게 꾸짖었다. “정신 좀 차리라우공산당이 잡으러 오잖니!” / 157p

 

 

 

  6.25전쟁 당시의 모습을 매우 생생하게 그려낸 것만으로도 인상적이지만주인공인 소라를 통해 억압된 여성 서사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누구보다도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좋았고작가가 되기를 꿈꾸었지만 딸은 집안일을 돕거나 시집을 가면 그만이라는 오랜 관념 앞에서 끊임없이 좌절해야 했던 소라여성이 가진 자아와 재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세상에서 고작 품을 수 있는 꿈이란찢기고 구겨진 세계 지도 한 장짜리의 어설픈 희망뿐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겨진 지도를 펴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영수의 바람 같은 것이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당당히 소리쳤던 소라의 목소리가엄마가 건넨 튼튼한 교복 한 벌의 의미가 이 땅에 새로운 여성 서사를 써나가게 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웠다부모님을 따라 성인 당원 모임에 참여하면서 더 이상 가지 못하게 된 소년단 모임이 아니라새로 부임한 선생 조 동무가 부모님이 집에서 흘리는 반공산주의 발언을 신고한 학생들에게 주는 사탕이 아니라가족보다도 당에 더 충성하는그래서 더 이상 친구라고 믿을 수 없는 급우들이 아니라.

공부가 너무나 그리웠다수학지리학과학집안일을 빼먹을 수 있을 때면 나는 학교 창문 옆 버드나무 뒤에 숨어서 수업 내용을 훔쳐 들었다. / 13p

 

 

오늘부터 이 오마니도 밭일할 수 있도록 니가 동생들을 돌봐야 한다.” 오마니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학교는 이제 끝이다오늘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라니요?” 머리털이 쭈뼛 서고 입술이 떨렸다.

소라야뭐 그리 유난이니이제 집안일 돕는 법을 배워야지그거이 너한테도 더 좋지 않갓어니 앞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누구의 앞날내가 원하는 미래는 그게 아닌데. “그치만 저는 커서 작가가 되고 싶습네다.”

작가?” 오마니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소라야니 정신 차려라.” / 97p

 

 

영수가 지도를 찾지 못하게 아궁이 불꽃에다 던져 버렸어야 했는데그럼 눈감기 전날 밤 마지막 순간을 아무 쓸모도 없는 지도 따위에다가 낭비하지 않았을 테데.

그때였다유미가 내 어깨에 손을 얹은 건나는 놀라서 유미를 쳐다보았다.

소라야다 너를 위해서 그렇게 한 기다.” 유미가 말했다. “그러니까 세상 바라보는 걸 멈추어서는 안 된다영수는 니가 꿈을 포기하는 걸 원하지 않았던 기야.” / 323p

 

 

 




 

 

 

 

  미국 역사에서 6.25전쟁은 이제 잊힌 전쟁(Forgotten War)’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2차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사이에 끼여태평양 건너 작은 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은 미국 내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단지 미국뿐일까이제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있어 전쟁이란


게임 속에서나 일어나는 전투극이자 영웅들이 벌이는 거대한 난투극에 지나지 않는다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아픔을 끊임없이 복기하고 다시는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매년 6월 25일은 다가오지만 점점 이날의 역사를 기리고자 하는 의미는 퇴색되어가는 요즘이 책이 부디 많은 이들에게 읽힐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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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 읽는 것만으로 역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김재원 지음 / 빅피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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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는 한국사 책이라니!

복잡한 한국사를 짧지만 강렬하게 익히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

 

 

 

  “내가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

  드라마를 본 적은 없어도 모르는 이가 없었을 만큼 한때 꽤 유명했던 대사다심지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몇 번이나 자신의 출신을 강조한다당시에는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았으나이제와 돌이켜보면 대체 남부여가 어디기에 여주인공은 자신의 출신에 그토록 당당했던 것일까 궁금해진다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에 따르면 남부여는 백제의 국호였다고 한다백제가 도읍을 웅진에서 사비로 옮겼을 때 쓴 국호로성왕 16년부터 멸망 때까지 사용했다고 한다그런데 우리는 왜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을까분명 교과서로 부여를 배우긴 했는데 백제가 왜 남부여라는 국호를 사용했는지 이유는커녕 부여에 대한 이미지조차 뚜렷하게 와 닿지 않으니 말이다기껏해야 마가우가저가구가와 같은 가축의 이름을 붙인 귀족 세력이 있었다는 것과 영고라 불리는 제천 행사를 치렀다는 것 정도랄까.

 

 

 

  놀랍게도 부여는 고조선이 망하기 전에 생겨서 삼국 시대가 한창 이어지던 때까지 존속 기간이 무려 700년에 이르는 나라였다고 한다고조선이 멸망한 이후로는 동북아시아의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며고구려가 이 지역을 장악하기 이전까지 부여가 만주 일대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일대에서 부여의 강력한 영향력은 고구려와 백제가 굳이 자신들의 뿌리를 부여에서 찾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고이들에게 있어 부여에서 왔음은 권력의 상징으로 활용될 정도였다그런데 왜 우리는 이토록 부여에 대해서는 까마득한 것일까이에 대해 저자 김재원은 고조선에서 시작해 삼국의 탄생과 통일이라는 교과서 서술에 맞는 대서사시를 위해 가장 큰 희생을 치른 나라가 바로 부여라고 지적한다. ‘삼국 시대라는 지극히 삼국 중심의 표현에 의해 부여의 역사는 축소된 셈이다.

 

 

 

  이쯤 되고 보니 부여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언급되는 옥저동예삼한 역시 그 실체가 궁금해진다작아서 덜 중요해 보이고 그래서 주변부의 이야기라 여겼던 존재들이 그럼에도 교과서에 굳이 소개되는 이유는 무엇인지왜 이들은 더 큰 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했던 것인지까지도 말이다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는 고대에서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교과서 안에만 갇혀 있던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고정관념을 깨뜨림으로써 더 넓은 시야를 통해 한국사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우리가 알고 있던 파편적인 사건들을 한반도의 역사를 넘어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해석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가치가 있다이를 테면 영토가 엄청나게 넓지도어마어마한 군사력을 가지지도 않은 백제가 중국 왕조로부터 꾸준히 인정받아온 강국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임진왜란이 단순히 우리나라와 왜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이었던 것인지구한말 조선은 정말 바깥세상의 변화에 무감했던 것인지 혹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세계사의 주요 흐름을 통해 알아봄으로써 보다 뚜렷하게 한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당시 중국 왕조에서 받은 작호는 동아시아에 위치한 나라 사이의 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지표였다양나라를 포함한 중국 왕조에서 백제의 작호를 고구려보다 높은 서열로 주는 일은 거의 없었다무령왕 시기 백제의 외교 정책이 빛나는 장면이다.

백제는 외교의 힘을 잘 아는 나라였다동시에 문화적으로 중국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나라다외교는 정치·경제적 교류인 동시에 문화적 교류다당시 백제는 동북아시아 문화 교류 네트워크의 허브로서 중국의 선진 문화를 발 빠르게 배우고가야와 신라를 거쳐 왜에 전달하는 통로였다. / 55p

 

 

당나라가 그간 무시해오던 신라와 관계를 적극적으로 맺은 단 하나의 이유는 고구려 침공 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였기 때문이다안정을 넘어 공격까지 해준다는 신라가 그저 고마웠다그렇게 648년 신라와 당나라를 군사 동맹을 맺고 백제 공격을 준비하기에 이른다그렇게 한반도 정세는 이전과 전혀 다른 판도로 흘러가고 있었다가장 늦게 중국과 맞닿았던 한반도 변방의 작은 나라가 중원을 통일하고 사방을 제패하려는 최강국 당나라와 끈끈한 사이가 된 것이다. / 83p

 

 

 




 

 

 

 

  개인적으로 망국의 클리셰로 상징되는 의자왕이 한때 효심과 우애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신라의 40여 성을 빼앗고 대야성까지 함락시키며 신라가 당에 도움을 청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을 제공했다는 것삼천 궁녀 이야기는 허구일뿐 당나라로 끌려가 치욕을 겪으며 그곳에서 사망했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다공민왕 역시 미친 사람이었다고 평가하기에는 고려가 쇠망하는 길목에서 마지막 힘을 다해 정상적으로 돌리려 노력했던 왕이었으며그가 시도했던 개혁을 자양분 삼아 조선이 건국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그의 모습을 보게 한다사화 역시 폭군들만이 사용한 정치술이 아니라 국왕 혹은 국왕과 의견을 같이하는 관료 집단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벌이는 극단적인 정치 행위였다는 점에서연산군을 폭군으로 기억하더라도 그가 행한 정치 행위에 있어서는 당대의 정치 구조에 대한 파악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광종 때 피의 숙청을 이겨내고 과거 제도를 통해 자녀들을 중앙 정계로 진출시킨 호족들은 성종 연간을 거치며 국왕 아래서 새로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나갔다그렇게 만들어진 정치 세력을 우리는 흔히 문벌(귀족)’이라고 부른다.

이들이야말로 국왕과 함께 고려의 정치를 좌지우지했고심지어 군권까지 장악한 세력이었다요나라에게서 강동 6주를 얻은 서희귀주대첩을 주도한 강감찬동북 9성을 쌓아 여진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킨 윤관도 모두 문벌이었다바로 이 문벌과 고려의 국왕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야말로 고려의 정치 시스템을 이해하는 시작과 끝이다. / 158p

 

 

조선 중기변화하는 정치 시스템은 연산군의 아버지 성종 때 완성된다여느 왕조 국가가 그랬듯 조선 왕조도 건국 초기 여러 번의 정치적 변란이 속출했고이에 정치 세력의 변화가 뒤따랐다변란 끝에 세조 시기 완성된 공신 집단인 훈구파는 푸려 성종 시기까지 조선의 정계를 장악한 특권 집단으로 성장했고이때 훈구파의 라이벌 집단인 사람이 등장한다훈구파의 힘이 아무리 강한들 결국 이들은 관료 집단이었고선을 넘는다고 판단되면 국왕은 견제 세력을 키웠다그것이 조선 특유의 정치 구조였다. / 237p

 

 

 



 

 

 

 

  끝으로 한국 사회의 교육열은 조선이 식민지화되고근대 교육을 수료했다는 증거인 학력이 개인의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일제 강점기부터 출발했다는 책의 설명은 과거는 단순히 과거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어 유의미하다삼풍백화점의 붕괴 또한 대한민국의 급작스럽고 압축적인 성장의 민낯과 곧 불어 닥치게 될 IMF 사태의 예고편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우리가 왜 역사를 단편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는지를 실감케 한다.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는 복잡한 한국사를 간략하게 설명하되 역사적 사건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맞물려 있는지 유기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소설책을 읽듯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사는 물론 이와 관련된 동아시아와 세계사 전체 역사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한국사 교양책을 찾으시는 분들이나 학생들이 방학 때 읽어볼 만한 한국사 책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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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6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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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시적 언어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슬픔과 분노를 수용하는 깊이 있고 성숙한 태도를 진정성 있게 전달한 수작 중에 수작!

 

 

 

  소설 빌러비드는 한 비극적인 실제 사건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다. 1856켄터키 주의 노예였던 마거릿 가너가 임신한 몸으로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오하이오 강을 건너 신시내티로 도망치던 중추격에 나선 노예 사냥꾼과 보완관들에게 붙잡히고 만다가너는 자식을 노예로 살게 하느니 차라리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결심하고두 살배기 딸을 칼로 베어버린다이때 다른 자식들도 죽이려고 했으나 실패한 뒤그녀는 살인죄로 기소된다당시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는데가너를 사람으로 인정하여 딸을 죽인 살인죄로 기소할 것인가아니면 도망노예법에 따라 단순히 잃어버린 재산으로 취급하여 무죄방면할 것인가 논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역설적이게도 사람으로서살인죄로 기소되기를 원했던 가너의 바람과 달리 끝내 온전히 재판을 받지 못하고 노예로 생을 마쳤다고 한다.

 

 

 

  이따금 우리는 나쁜 꿈을 잊듯 그저 잊어버리는 게 편리하다고 믿는 일들이 있다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끔찍한 과거와 고통스러운 사건 앞에서 가장 쉬운 일이 있다면마치 없었던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눈을 감아버리는 것철저히 에둘러 가거나 손으로 더듬어 만져보기를 거부하는 것망각이라는 형태로 저 기억의 심연 어딘가에 가둬둔 채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열쇠를 내던져 버리는 것이다하지만 억울한 상처와 죽음의 한이 서까래까지 그득그득 쌓이지 않은 집이 한 채도 없고여덟의 자식을 낳았으나 모두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어린 딸아이의 묘비에 이름 하나라도 새겨 넣어보겠다고 자신의 몸을 팔아야 한다면도망치거나 교수형을 당하지 않으면 다른 집에서 빌려가거나 임대되거나 팔려가거나 다시 사오거나 비축되거나 저당잡히거나 상으로 주어지거나 도난당하거나 잡혀서햇살을 받으며 물통 위에 앉아 있는 수탉 미스터의 이름조차도 가질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면기어코 자신의 딸을 죽여서라도 너만큼은 노예로 살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해야만 하는 이 앞에서 감히 미래라는 말을 빌려 쉽게 잊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강기슭을 따라 움푹한 곳에서 자라는 푸른고사리의 포자들이 수면에 둥둥 떠서 강 한가운데로 흘러갔다그 푸르스름한 은빛 행렬은 햇살이 낮고 희미해졌을 때 강기슭에 누워서 그 속이나 바로 가까이에 있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다종종 벌레로 잘못 보기 쉬웠지만 사실 그것들은 한 세대가 미래를 확신하며 잠자고 있는 씨앗이었다잠깐 동안은 모두에게 미래가 있다고 믿기 쉽다포자 속에 담긴 모든 것들이 실현될 거라고정해진 수명을 다할 거라고하지만 이런 확신의 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 / 143p

 

 

 

 

비극의 참상 너머에 존재하는 모든 영혼들을 향한 위로 그리고 희망

 

 

  오하이오주 블루스톤 로드 124번지한때 이 집은 베이비 석스 성녀의 위대하고 커다란 심장으로 영화롭게 빛나던 곳이었다흑인 동포들에게 백인들로부터 빼앗긴 몸과 영혼을 되돌리고 자신을 사랑하라던 그녀의 위대한 말씀은 언제부턴가 힘을 잃어갔다베이비 석스의 며느리인 세서는 자신이 스위트홈 농장으로부터 달아나 갓난아이를 가슴에 안고 포장마차에서 뛰어내린 그 순간부터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상대적으로 흑인들에게 관대했던 농장주인 가너 씨가 죽지 않았더라면 두 명의 사내아이와 젖먹이 딸곧 태어날 아이까지 뱃속에 품고 있던 세서가 달아날 결심을 할 수 있었을까세서는 학교 선생이라는 자가 스위트홈을 관리하기 위해 오면서 비롯된 가혹한 착취와 매질자신의 몸을 더럽히기까지 한 끔찍한 기억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탈출한다가는 도중 뱃속에 있던 딸 덴버가 태어나는 고통과 기적까지 끌어안으며오직 먼저 달아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과 젖먹이 아이에게 먹일 젖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그 말은 두루 일리가 있었다세서와 마찬가지로 베이비 석스의 인생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체스판의 말처럼 이리저리 옮겨졌다베이비 석스가 사랑했던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그저 알고 지낸 사람까지도 죄다 도망치거나 교수형을 당하지 않으면 다른 집에서 빌려가거나 임대되거나 팔려가거나 다시 사오거나 비축되거나 저당잡히거나 상으로 주어지거나 도난당하거나 잡혀갔다결국 베이비는 자식이 여덟 명이었고 아이 아버지가 여섯 명이었다그녀가 인생이 더럽다고 한 것은 체스 말에 그녀의 자식들이 포함된다고 해서 체스 놀이를 멈추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 46p

 

 

어째서 이 머리는 거절이란 걸 모를까참혹한 일이든후회스러운 일이든더럽게 끔찍한 장면이든 가리는 게 없으니욕심꾸러기 아이처럼 뭐든 덥석덥석 받아먹는단 말이야단 한 번이라도고맙지만 사양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방금 먹어서 이젠 한입도 더 못 먹겠다고 말이야이빨에 이끼 낀 그 빌어먹을 두 녀석만으로도 난 지금 터질 지경이야한 놈은 날 바닥에 눕힌 채 붙잡고 또 한 놈은 내 젖을 빨고녀석들의 책 읽는 선생은 그걸 지켜보며 공책에 적었지난 아직도 그 기억으로 꽉 차 있다고.” / 120p

 

 

 



 

 

 

 

  하지만 베이스 석스의 품으로 안전하게 도착한 것도 잠시학교 선생은 도망친 노예를 잡기 위해 세서가 있는 곳으로 쫓아온다아이들마저 노예의 삶을 살게 할 수 없었던 세서는 두 살 된 딸을 제 손으로 죽인다이로 인해 세서는 농장으로 끌려가는 대신 살인 혐의를 쓰고 감옥에 가지만 교수형을 당할 뻔한 그녀를 124번지의 집주인인 볼드윈이 도와줘 집으로 돌아온다하지만 이날 이후 124번지를 환하게 빛내던 영화는 사라지고사람들은 발길을 거두고베이비 석스의 불꽃마저 사라진다심지어 세서가 죽인 아이의 원혼이 이따금 집안을 뒤흔들고 소란스럽게 만들곤 했는데이를 견디지 못한 두 아들은 집을 떠나버린다훗날 스위트홈 시절에 함께 지냈던 폴 디에게 세서는 외친다. “내 등에는 나무가 자라고내 집에는 귀신이 나오고그 사이엔 품에 안은 딸아이 하나밖에 없지만더 이상 도망은 안 쳐절대로이 세상 그 무엇도 두 번 다시 날 도망치게 하지 못해난 여행을 한 번 했고 푯값을 치렀어하지만 알아폴 디 가너그 값이 어마어마하게 비쌌어!”

 

 

 

세서는 자신의 두 손과 암녹색 소매를 내려다보며 이 집안이 얼마나 밋밋한 무채색인지그러면서도 베이비 석스처럼 알록달록한 색깔을 그리워하지 않았다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지 생각했다일부러 그랬어그녀는 생각했다일부러 피한 거야어린 딸아이의 묘비에 점점이 박힌 분홍색 돌가루가 기억 속에 남은 마지막 색깔이었으니까그 일 이후로 그녀는 암탉처럼 색맹이 되어버렸다. / 71p

 

 

그럼 이런 기분도 좀 느껴보지그래잠을 잘 침대와 함께 잠들 누군가가 있어서그걸 얻기 위해 날마나 뭘 해야 할지 죽도록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기분이 어떤 건지 말이야그게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라고그게 힘들거든언제 뭐가 덮칠지 모르는 길을 떠도는 흑인 여자의 심정이 어떨지 좀 느껴보든지그런 걸 느껴보란 말이야.” / 116p

 

 

생의 마지막날 오후침대에서 빠져나와 방문 앞까지 느릿느릿 걸어가더니노예로 육십 년 자유인으로 십 년을 살며 배운 교훈을 세서와 덴버에게 남겼다이 세상에 불운은 없다백인들이 있을 뿐이다라고. “그놈들은 그만둘 때를 모른다.” / 174p

 

 

 

  꽤 오랜 세월동안 세서는 철저히 과거의 접근을 막아내고하나 남은 딸 덴버를 과거로부터 지켜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믿어왔다그런데 그녀 앞에 과거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두 사람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한 명은 과거 농장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함께 안고 있는 인물이지만 세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미래를 함께 하자고 말하는 폴 디이고또 다른 한 명은 빌러비드다죽은 아이의 묘비에 새긴 비문장례식 중에 디얼리 빌러비드(참으로 사랑하는)’라고 했던 목사의 말을 따서 단 한 마디 새길 수 있었던 바로 그 말빌러비드만약 죽은 딸이 살아 있다면 자신의 앞에 나타난 빌러비드 나이쯤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세서는 그녀가 자신의 딸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빌러비드는 엄마인 세서의 무한한 사랑을 갈망하고살아있을 때 받지 못한 애정을 갈구하며 세서의 삶과 124번지의 운명을 또다시 과거로 잠식한다.

 

 

 

이제 두 번째로 124번지를 방문하려 하면서 스탬프는 그때 나눈 대화를 후회했다날카로웠던 자신의 어조자기가 태산처럼 여겼던 여인이 뼛속까지 지쳐 있는 모습을 보지 않으려 했던 자신의 태도를이제야너무 뒤늦게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펌프처럼 사랑을 퍼올리던 심장말씀을 전하던 입은 중요하지 않았다어찌됐든 백인들은 그녀 집 마당까지 쳐들어왔고베이비 석스는 세서의 난폭한 선택을 비난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이쪽이든 저쪽이든 결정했더라면 그녀는 구원받았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양쪽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자그녀는 자리에 누워버렸다마침내 백인들이 그녀를 쓰러뜨린 것이다. / 295p

 

 


 

 

 

 

  소설을 읽다보면 과연 빌러비드가 죽은 딸의 망령일까실존하는 인물일까 마지막까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로 읽을 수밖에 없는데 사실 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오히려 이 작품에서 빌러비드라는 초월적인 존재가 주는 상징성에 우리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이는 마지막 장면에서 결정적으로 드러난다빌러비드에 관한 소문을 듣고 유령을 쫓아내기 위해 124번지로 몰려든 마을 여자들과 때마침 함께 나타난 집주인 볼드윈세서는 백인인 볼드윈을 보는 순간 과거 자기 가족들을 사로잡아 가려고 쫓아왔던 학교 선생인 줄로 착각하고 손에 든 얼음송곳으로 볼드윈을 공격한다다행히 마을 여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사태는 진정되지만 이후 빌러비드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더 이상 이들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빌러비드는 왜 사라졌을까어쩌면 빌러비드는 자신이 아닌 백인에게로 향하는 엄마의 공격을 마주한 순간 품고 있었던 원망이 해소되었기에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던 게 아닐까여기에는 흑인 사회 전체가 상처와 고통상실의 아픈 과거로부터 벗어나 미래를 마주하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그런 의미에서 빌러비드가 떠난 후지속될 삶이 아닌 죽음을 택하기를 바랐던 세서를 어루만지며 했던 폴 디의 말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당신과 나우리에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어제가 있어이젠 무엇이 됐든 내일이 필요해.”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세서바로 당신이.”

 

 

 

그들에게 흑인들이 사실은 얼마나 점잖고 영리하고 다정하고 인간적인지를 입증하려 기를 쓰면 쓸수록흑인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백인들에게 납득시키느라 자신을 소진하면 할수록흑인들의 마음속에는 점점 더 깊고 빽빽한 정글이 자라났으니까하지만 그 정글은 흑인들이 어디 살 만한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백인들이 흑인들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것이었다그리고 정글은 자라났다퍼져나갔다삶 속에삶을 통해삶 이후에도정글은 자라났고 그걸 만든 백인들을 침범하기에 이르렀다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건드렸다변화시키고 바꿔놓았다. / 326p

 

 

 

  이처럼 빌러비드는 세서라는 한 여인이 자신의 딸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노예제도라는 끔찍한 덫과과거의 고통으로부터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다만 이 작품은 여느 흑인문학처럼 노예제의 잔인성을 드러내고 고통을 호소하는 데 주안점을 두기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발견할 수 있는 지도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던 사람들의 내면적 삶을 깊이 있게 조망하였기에 더욱 인상적이다특히 놀라운 시적 언어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하여금 슬픔과 분노를 수용하는 깊이 있고 성숙한 태도를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 할 만하다세상 밖으로 스스로 걸어 나간 덴버처럼오랜 인간의 역사에서 쌓여진 어두운 과거로부터 모두가 화해하고 새로운 기억의 역사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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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하루 빅터 연산 3A - 초등 3 수준 초등 빅터 연산
최용준.천재교육 편집부 지음 / 천재교육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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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힘든 연산은 out!

쉽고 재미있는 빅터 연산으로 연산홀릭!

 

 

 

  아이가 원리셈 초등3 2권을 끝내고쎈 수학 2-1 과정으로 서술형 문제를 다지고 있었다보다 알찬 구성의 새로운 연산책을 찾던 중 천재교육에서 출판된 빅터 연산을 시작해보았다초등수학은 3학년부터 난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미리 다양한 연산책으로 기초를 탄탄히 다져놓으면 힘들이지 않고 익힐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빅터 연산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어요!

 

 

 

만화로 흥미 UP_

학습할 내용을 만화로 먼저 보면 흥미와 관심을 높일 수 있어요.

 

 

개념&원리 탄탄_

연산의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확실히 이해할 수 있고원리 이해를 돕는 문제로 연산의 기본을 다질 수 있어요.

 

 

집중 연산_

집중 연산을 통해 연산을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어요.

 

 

다양한 유형으로 흥미 UP_

수수께끼연상퀴즈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로 게임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연산을 학습하면서 실력을 쌓을 수 있어요.

 

 

스마트 학습 모바일 러닝_

QR 코드를 찍으면 재미있는 연산 게임을 할 수 있어요.

 

 

 




 

 

 

 

  덧셈과 뺄셈곱셈과 나눗셈 외에 시간과 길이분수와 소수 개념까지 익혀야 하는 3학년 과정부터는 단순 연산만 나열되어 있는 학습지나 문제지보다 다양한 유형으로 아이가 수학의 흥미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한 듯하다특히 학원을 따로 보내지 않는 나 같은 부모에게는 더더욱 알찬 구성의 연산책이 필요한데 빅터 연산이 이에 적합한 것 같다.

 

 

 



 

 

 

 

우리 아이에게 권할 괜찮은 연산책을 찾으시는 부모님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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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어! 야구 만화 도감 반전 도감 1
익뚜 지음, 김양희 감수 / 후즈갓마이테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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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야구에 입문한 어린이와 야알못인 이들에게 추천하는 재미있는 야구 만화!

깔깔 웃으며 읽다보면 어느 새 야구의 멋과 재미를 알게 되는 책!

 

 

 

  삼성 라이온즈의 팬이 된 지 어느 덧 30년차나는 이승엽 선수가 담장 밖을 넘기는 홈런에 희열을 느끼는당시 여학생으로서는 보기 드문 야구팬이었다삼성 라이온즈 야구 중계방송이 있을 때면 나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TV 앞에 앉아 꼭 시청하곤 했다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내가 처음 야구를 접하게 된 건 순전히 아빠가 보는 중계방송을 옆에서 따라보면서였을 것이다여러 스포츠 중에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경기가 이루어지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종 아빠가 설명해주는 야구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담장을 때리는 장타성 타구에 주자들이 혼신을 다해 뛰고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듯 드라마 같은 역전 홈런 한 방에 열광하며 함께 쾌감을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다.

 

 

 

  시간이 흘러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는 여전히 평일 6시 20분이 되면 야구 중계방송에 채널을 맞춘다첫째 아이가 오늘은 누구랑 해?” 하고 묻는 게 일상일 만큼내가 아빠의 영향을 받았듯 나의 아이들도 함께 중계를 보며 강제 삼성 라이온즈팬이 된 셈이다이제 겨우 4살과 8살인 아이들이라서 아직 야구가 생소할 테지만내가 홈런!” 하고 소리를 지르면 함께 만세를 부르며 기뻐한다비록 안타를 쳤는데도 홈런이라고 하고아직 이닝이 남았는데 광고로 넘어가면 경기가 다 끝난 줄로 알지만 말이다그래서 투수가 누구인지타자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점수는 어떻게 나는 것인지 하나씩 설명해주고는 있지만 그때마다 이해할 듯 말 듯 어려워하는 표정이다.

 

 

 

  때문에 야구를 아이의 시선에 맞춰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심하던 중반가운 신간이 눈에 띄었다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어야구 만화 도감이란 책이었다야구가 처음인 어른 또는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야구 상식을 익힐 수 있는 만화책이라니장황하게 글로 설명된 책이 아니라 만화로 되어 있어 접근하기 좋은 책이라 당장 읽어보고 싶었다.

 

 

 

야구가 처음인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만화 도감

 

 

  집에서 아빠와 야구 중계를 보던 베비는 야구에 대해 이것저것 묻지만아빠는 야구를 보느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이에 실망한 베비는 친구 주니에게 하소연해보지만야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우기기만 할 뿐 주니조차 제대로 아는 게 없어 보인다바로 그 때한 할아버지가 이들 앞에 나타난다야구 규칙에 빠삭한 미스터리 할아버지와 그의 쌍둥이 손녀 마이와 미르는 이때부터 베비와 주니에게 야구를 가르쳐주기 시작하는데…….

 

 

 





 

 

 

 

  이처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재밌어야구 만화 도감 축구처럼 야구공을 골대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야알못이었던 베비와 주니가 점차 야구에 대해 알아가고스스로 야구를 해보면서 야구의 참맛을 느끼게 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기본적인 야구 용어를 비롯해 야구장과 야구공심판과 타석 그리고 감독의 역할까지야구를 알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친근한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대화를 통해 재미있게 전달한다. 250여 페이지의 만화 외에 부록으로 야구공과 야구 글러브야구 방망이홈 플레이트가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하는 4컷 만화 역시 알찬 정보와 재미를 더한다특히 스포츠 웹툰 작가로 익히 알려진 익뚜 님의 그림이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포지션마다 다른 야구 글러브 크기의 차이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다른 투수의 투구 자세투수가 던질 수 있는 다양한 구종 등 이 책을 읽으며 야구를 보는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진 듯해서 유익했다무엇보다 키득키득 웃으며 읽다보면 어느새 야구의 진정한 멋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입문자들에게 제격이다야구를 알고 싶은 어린이와 야구 선수를 꿈꾸는 어린이에게 든든한 가이드로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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