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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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이야기하다보니 오히려 나의 삶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엿보다!

 

 

 

 

 

  삶의 방향은 저마다 다를지라도 우리는 죽음 앞에서만큼은 같은 꿈을 꾼다내가 평소 생활하는 침대에서사랑하는 이들이 머리맡에 앉아 손을 잡아주고고통 없이 편안하게 잠이 들 듯 세상과 작별할 수 있기를. “여기서부터는 혼자 가야 해너무 슬퍼하지는 마나는 그냥 강을 건너는 거야.” 반려견의 죽음을 담은 조원희 작가의 혼자 가야 해』 속에서 반려견이 쪽배를 타고 묵묵히 혼자서 노를 저어 강의 저편으로 떠나가는 것처럼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기를. “우리 나이가 되면 말이야사는 거랑 죽는 거랑 다 동시에 만져지는 느낌이 들어.” 언젠가 한 어르신께서 들려주신 말씀처럼 너무나 다른 두 감각이 비슷하게 매만져지는 때가 나에게도 찾아온다면나는 그때 남은 내 생에게 어떤 말을 건네줄 수 있을까석양이 아름다운 것처럼 나의 저무는 삶도 과연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삶을 더욱 또렷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것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을까?” 삶에 대한 여러 질문들은 어쩌면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더욱 명확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김범석의 에세이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속에도 이런 글귀가 있다. ‘우리는 죽음만 잊고 사는 것이 아니다삶도 잊어버린 채 살아간다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삶을 느끼지 않고 산다잘 들어보라삶을 잊은 당신에게 누군가는 계속 말을 걸어오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만 그조차도 종종 잊어버릴 때가 있어서 죽음이 걸어오는 말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브라질의 완화의료 전문가이자 이 책 죽음이 물었다의 저자인 아나 클라우디아가 죽음은 삶으로 이어지는 다리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우리는 지금껏 죽음을 삶의 저 반대편에 있는혹은 알고 싶지 않은 두려운 영역처럼 의식했지만 이제는 삶의 한 부분으로써 죽음을 받아들이고 또 배워야 한다삶에 대해 이야기하듯 죽음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만 삶과 죽음이 보다 명확해지며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까닭이다때문에 이 책은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죽음에게서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내가 처음부터 꼭 하고 싶은 말은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 인생의 일부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또한 누군가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지 않아도 그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다우리 모두 자신의 삶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존재하며단지 육체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으로행위로도 존재한다그리고 오로지 그 존재 안에서만 죽음은 끝이 아닐 수 있다.

세상 사람들은 죽음이라는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진실을 이야기하자면 죽음은 삶으로 이어지는 다리이다. / 26p

 

 

 



 

 

 

그리고 우리는

오직 죽음에 대한 인식을 통해서만

우리가 마땅히 되어야 할

존재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 117p

 

 

 

  한 번 들어가면 살아서 나올 수는 없는 곳죽음의 냄새가 짙게 깔린 곳굳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나누자면 저쪽은 죽음의 세계일까복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입원 병동과 호스피스 병동이 나뉜 병원 복도에서 숨을 죽인 채 우두커니 서있었던 적이 있다호스피스 병동은 늘 보호자들의 울음이 끊이지 않고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괴로운 음성으로 메아리치리라는 예상과 달리 그곳은 고요했다완화의료 전문의인 저자는 실제 많은 사람들이 호스피스 병동에서 진행하는 완화의료에 대해서도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완화의료 전문의들이 환자에게 진정제를 투여하고 죽음을 기다리거나반대로 안락사나 죽음의 촉진을 지지한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완화의료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과 관련된 문제에 직면한 환자와 그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접근으로 조기 진단과 정확한 평가그리고 통증과 기타 신체적심리사회적영적 문제의 치료를 통해 고통을 미연에 방지하고 경감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내 환자에게 신체적정서적가족적사회적영적 안락에서 오는 웰빙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 건강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과 조치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죽음을 생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죽음이 적당한 때에 찾아올 수 있다고 믿으며 그들이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이러한 과정 속에서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도 함께 죽음의 과정을 이해하고그러다 보면 애도의 동굴에 갇히지 않고 향후 새 삶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도 얻게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죽어가는 사람의 곁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죽음의 날이 올 때까지 삶이 이어지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알아야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죽은 것처럼 사는 삶을 택하지만

모두가 살아 있는 상태로 죽을 권리를 갖고 있다.

내 차례가 오면나는 멋지게 삶을 마감하고 싶다.

그날나는 살아 있고 싶다. / 152p

 

 

잃는 법을 배우려면 우선 잃었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여야 한다끝난 건 끝난 것이며영원한 연장은 없다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키워야 할 능력이다진실을 직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새로운 시작을 보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 아니라 진살을 분노하지 않고아름답게 보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당신을 배반한 사람당신에게 수치심을 안겨준 상사삶을 더 힘들게 만드는 직업을 사랑하려면 우선 자신에게 연민을 가져야 한다그런 태도를 취하고그런 선택을 하고그런 유해한 사람과 짝을 맺기로 결심했을 때 당신은 거기까지밖에 볼 수 없는 눈을 갖고 있었음을 이해해야 한다. / 232p

 

 

 



 

 

 

 

  이 책은 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오히려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엿본다두려움이나 증오상처죄책감 같은 것에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소진하기보다는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으로써 삶과 아름답게 이별하기를 독려한다죽음은 예고도 없이 찾아오고 죽음 앞에서 그 누구도 예외란 없다그때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나의 삶이 죽음도 만든다면지금의 나는 어떤 죽음을 만드는 삶을 살고 있는가이 책이 물어오는 질문에 어떤 답을 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가가 앞으로의 내 인생을 결정지으리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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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5
에밀 졸라 지음, 유기환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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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의 프랑스 사회와 그를 둘러싼 의 이중적 가치를 깊이 있게 다룬 에밀 졸라의 역작!

 

 

 

 

  프랑스 제2제정은 1848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나폴레옹 3세가 국민투표로 신임을 얻고이듬해 헌법을 제정해 황제로 즉위한 시기였다그는 크림전쟁에서 러시아를 누르고 청나라에도 출병했지만 이탈리아 통일전쟁에 관여했다가 이탈리아 용사 가리발디가 1천 명의 붉은 셔츠 부대를 이끌어 전선을 구축하자 침략을 단념했다이어 미국이 남북전쟁을 하는 동안 멕시코를 차지하려던 계획도 미국의 경고로 좌절되면서 나폴레옹 3세의 위신이 크게 실추되었다이에 떨어진 권위를 세우기 위해 1867파리에서 만국 박람회를 열면서 여러 대외 인사들이 방문하고 도시는 전에 없던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이후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 나폴레옹 3세는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에밀 졸라의 소설 은 바로 이 무렵인 19세기 후반프랑스 증권시장을 배경으로 탄생한 한 편의 금융?정치 드라마다프랑스 제2제정의 화려한 번영과 암울한 쇠퇴의 역사를 만국 은행의 흥망을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한 역작이다. 1890년 2월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졸라는 을 쓰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돈이나 투기증권거래소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가톨릭 은행과 유대인 은행의 혈투에서 비롯된 동시대의 거대은행 위니옹 제네랄의 파산 사건이 아마도 그로 하여금 금융자본주의시장에 눈을 뜨게 한 계기가 아닐까 추측된다이는 그에게 있어 금융이라는 거대경제활동과 돈이라는 화폐가치가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했음을 알려준 결정적인 사건이었던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당대 지식인들의 대부분이 돈의 파괴성과 혐오성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졸라는 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함께 돈의 이중적인 속성에 주목한다는 점이다돈이란 도처에 해독을 끼치고 파괴를 일삼으면서도 사회적 식물을 키우는 효모이자 삶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역사에 필요한 부식토면서 내일의 인류가 자라나는 밑거름 역할을 해왔음을 부정하지 않기 때문이다돈의 부정적인 역할에 대해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게 없어진 오늘날돈의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인간의 희로애락이 유감없이 발휘된 이 작품은 그래서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든 것을 다시 정복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열망그가 결코 올라보지 못한 곳까지

오르고 싶은 열망마침내 자신의 힘으로 정복한 도시에

발을 올려놓고 싶은 열망이 그를 사로잡았다. / 15p

 

 

 

  주인공인 사카르는 주머니가 텅 비고 굶주림이 극에 달한 채 파리의 길모퉁이에 도착한 날을 잊지 못했다나폴레옹 3세의 쿠테타가 터진 바로 다음날형인 루공 장관의 권력을 빌어 대성할 꿈을 안고 파리에 도착했지만 형이 그를 외면했기 때문이다아내가 죽고 재혼을 통해 그도 한때는 벼락출세를 하기도 했지만 돈과 황금은 그의 손가락 사이로 순식간에 스르르 빠져나갔다아들인 막심 역시 아버지를 자기 집에 거두기를 거절했다레스토랑 샹포에서 만난 증권중개사투기꾼들재력가들 역시 그를 무심하게 대할 뿐이었다때문에 증권거래소 안팎으로 주문을 주고받는 소리한시부터 세시까지 마치 거대한 심장처럼 박동하는 열기의 도가니 속에서 다시 한번 황금의 왕국을 세우고자 하는 그의 열망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바로 그 무렵그가 아믈랭과 카롤린 부인 남매를 만난 건 천의 행운이었을지도 모르겠다엔지니어인 아믈랭은 사카르를 흥분시키는 큰 사업의 열쇠를 쥐고 있었는데그것은 다름 아닌 동방 철도회사 사업이었다동방의 경이로운 역사즉 소아시아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끈처럼 펼쳐질 그 철도망이 사카르에게는 진정한 투자돈의 생명줄처럼 보였음이 분명했다이 계획은 사카르의 머릿속에서 카르멜 탄광대형 여객선 합동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지중해의 모든 운송회사를 하나의 신디케이트로 묶는 거대한 사업으로 부풀어 올랐음은 물론이요그들이 이 사업의 주인이 되는 날 로마에서 예루살렘으로 교황을 오게 해 찬란한 가톨릭의 시대를 여리라는 원대한 계획으로 나아가기까지 했다이 사업의 발판을 이룰 만국 은행의 출범은 그렇게 허황된 꿈으로 세워진 모래탑 위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 일련의 도면을 보세요이건 대역사로서소아시아를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관통하는 철도 시스템을 건설하는 거죠…… 편리하고 빠른 교통의 부재바로 그것이 이토록 풍요로운 나라가 겪고 있는 침체의 근본 원인입니다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요여행과 운송이 언제나 노새나 낙타의 등에서 이루어지죠…… 만약 철도가 사막의 끝까지 침투한다면이거야말로 혁명이 아닐까요그땐 산업과 상업이 열 배로 늘어날 테니 문명의 승리가 아닐 수 없고바야흐로 유럽이 동방으로 가는 관문을 뚫는 셈입니다.” / 82p

 

 

봐요만국 은행과 함께 우리는 끝없는 대지아시아라는 낡은 세계 위에 진보의 곡괭이로연금술사의 몽상으로 돌파구를더없이 넓은 지평을 열 것이오물론 야망이 이토록 거대한 적은 없었고나도 동의하지만 성공과 실패의 조건 역시 이토록 모호한 적은 없었지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우리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고단언컨대 우리의 존재가 알려지자마자 대중은 전례없이 열광할 것이오…….” / 158p

 

 

 

  사카르의 들뜬 예언은 과연 적중했다그의 계획이 시장에 소문나면서 정보를 찾아 헤매는 자한 탕을 노리는 자자리를 쫓는 자명예로운 자리에 이름을 대고 싶어 하는 자들이 그를 찾아왔다. 2500만 프랑의 자본금이 필요한 만국 은행을 설립하기 전에 우선 발행주식의 팔할즉 적어도 4만 주를 매수함으로써 사전에 주식 발행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자산가들은행가들유명 인사들이 이 새로운 금융회사를 후원하기로 약속하자 여기저기 청탁자들이 줄을 섰다.

 

 

 

  그 중에는 실크 사업에서 투기 열정으로 갈아타면서 자기 사업의 이윤을 소진하고 있던 세디유딸을 결혼시키기 위해 지참금을 벌 요량으로 전 재산을 주식에 쏟아 부은 드주아투기에 빠져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치마폭도 내어줄 산도르프 남작 부인귀족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몇 주일 동안 버터 없이 감자만 먹고 헌 신발을 신고 다니는 보빌리에 백작 부인 같은 이들도 있었다사카르는 이들의 손을 잡으며 기적의 번영과 성공을 약속했고그들의 부풀어 오르는 꿈과 함께 만국 은행은 모든 것을 뒤흔들고 모든 것을 파괴할 강력한 기계로서 무한질주의 궤도에 올라탔다과연 그 선로의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모두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결코 내릴 수 없었던 이 폭주기관차는 어떤 말로를 맞이할 것인가.

 

 

 

사카르는 자기 능력의 한계 외에 다른 한계를 모르는 인간구속도 장벽도 없이 고삐 풀린 본능을 자신의 욕망만을 좇아 달려가는 인간이었다그는 아내를 자기 아들과 공유했고아들도아내도자기 수중에 ㄸ?ㄹ어진 모든 것을 팔아치웠다심지어 그는 자기 자신마저 팔았고그녀 또한 팔고 있었으며그녀의 오빠를 팔 것이었다그는 오누이의 가슴과 머리로 돈을 만들 것이었다그는 이제 사물과 사람을 녹여 돈을 주조하는 화폐 제작자일 뿐이었다정신이 번쩍 든 그녀의 눈에 만국 은행이 도처에서 돈을 발산하며 돈의 호수돈의 바다를 이루고그 돈의 바다 한가운데서 별안간 은행이 가공할 굉음과 함께 수직으로 침몰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돈이여세상을 더럽히고 아귀아귀 삼키는 끔찍한 돈이여! / 310p

 

 

사카르가 새로운 증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가볍고 어렴풋한 소문이 돌았다그는 자본을 1억 프랑에서 1억 5천 프랑으로 증식하고자 했다지금은 특별한 열광의 시간이를테면 제국의 모든 번영도시를 변형시킨 거대 공사광기 어린 돈의 유통사치를 위한 맹목적 소비가 투기의 뜨거운 열기로 수렴되는 운명적 시간이었다각자가 자기 몫을 원했고하룻밤 만에 벼락부자가 된 다른 사람들처럼 재산을 불리고 향락을 즐기기 위해 자기 돈을 투기판에 얹었다태양빛을 받으며 펄럭이는 만국박람회의 깃발샹드마르스 광장의 조명과 음악거리에 넘쳐흐르는 세계의 군중이 파리를 도취시켜 고갈되지 않는 부와 지고한 권력의 꿈속으로 몰아넣었다. / 323p

 

 

 



 

 

 

 

  소설은 투자의 열풍이 부르주아에서 노동자와 농민들한 자리 숫자의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들은퇴를 앞둔 문지기들고양이와 함께 사는 노처녀들생활비가 하루에 10수에 불과한 퇴직자들적선으로 빈털터리가 된 사골 사제들증권거래소의 재앙으로 이미 파산한 최하층 금리생활자들을 휩쓸고 지나가는 광경과 그들의 일확천금을 향한 광기 어린 질주를 다양한 캐릭터를 동원해(이국 이름을 외우는 것이 곤혹스러울 정도로생생하게 보여준다이들의 욕망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무엇이 그들의 현실감각을 상실케 하는 것인지 매우 구체적이다 못해 치밀하게 보여준다그러는 사이 이 과열된 숫자 놀음 뒤에 은밀하게 벌어지는 불법적인 일들이를 테면 기존 주주들이 매수를 거부한 주식을 명의 대여인을 통해 사카르가 떠안음으로써 시세상승을 이어가는 장면이나 신문사를 선점해 유리한 기사를 싣는 등 여러 부도덕한 일들의 면면까지 낱낱이 까발림으로써 19세기 후반 프랑스 사회에 날카로운 매스를 가한다.

 

 

 

이는 너무나 빈약한 지참금그녀가 감히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신혼살림 밑천기다리는 구혼자가 나타난다면 금세 바닥날 자산이었다그래도 그녀는 절망하지 않으며 운명과 싸웠고태생의 특권을 전혀 포기하지 않았으며언제나 고고하게 합당한 재산이 있는 척했다두 발로 걸어서 외출할 수도 사교 모임 만찬에 앙트르메를 생략할 수도 없었기에그리고 딸의 영원히 불충분한 지참금에 50프랑을 더해야 했기에 그녀는 생활 경비를 삭감하고 몇 주일 동안 버터 없이 감자만을 먹지 않으면 안 되었다그것을 괴롭고 미숙한 일상의 영웅적 행동이었다그렇지만 이런 영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집은 매일 조금씩 그들의 머리 위로 내려앉고 있었다. / 92p

 

 

 

끝으로카롤린 부인의 가슴을 무한한 연민으로 채운 것은 미지의 사망자들이름도 사연도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들이었다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런 사람들이 외딴 숲과 수풀 도랑을 가득 채웠으며나무둥치 뒤에는 어김없이 이름 모를 시체고통으로 헐떡거리는 부상자가 널브러져 있었다이 얼마나 가공할 무언극인가평생 애써 모은 돈을 오직 하나의 주식에 투자한 가난한 군소 금리 생활자와 개미 주주들의 무리은퇴한 문지기들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창백한 노처녀들편집증적인 지방 퇴직연금 수령자들적선으로 빈곤해진 시골 사제들그들은 모두 너무나 가난해서 하루하루 빵과 우유를 마련하기도 힘들었고소득이 조금만 줄어들어도 재앙을 맞이하곤 했던 최하층민들이었다. / 501p

 

 

 

  이 외에도 사카르와 군데르만의 끝 모를 적의를 통해 들여다 본 19세기 후반 프랑스 사회 속 카톨릭교와 유대교의 대립은 이 소설을 이해하는 주요 포인트다또한 자본주의자로 대표되는 사카르와 사회주의자로 대표되는 시지스몽을 통해 의 사회적 가치와 그것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떻게 대립되는지를 뚜렷이 보여주는 일련의 장면들도 이 책을 다채롭게 사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다만많은 등장인물과 비슷한 흐름이 중첩되는 문장들로 다소 느슨한 감을 주는 면면들은 아쉬움을 남긴다작가의 목소리가 많이 개입되는 작품들이 주는 피로감 같은 것도 지울 수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사회와 그를 둘러싼 의 이중적 가치를 깊이 있게 다룬 이 작품은 역시 에밀 졸라다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그의 작품은 늘 나를 번뜩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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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오늘의 젊은 작가 39
김홍 지음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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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구도 아닌내 몸 속에서 빠져나간 본체가 를 소외시킬 땐 어떻게 해야 하지?

낯설고낯설지만 그래서 싫지 않은 김홍이라는 세계!

 

 

 

  그저 흔한 유체이탈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무더운 여름밤바퀴벌레에게서 도망치는 꿈을 꾸고 있을 무렵 본체가 쓰윽 일어나더니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나가버렸다고 했을 때만 하더라도 말이다예상과 조금 다른 게 있다면본체가 주민등록증과 장롱 밑에 감춰 둔 비상금 뭉치를 들고 달아난 것도 모자라 여기저기서 고지서가 날아오고 외상까지 갚으라는 소식이 들려왔다는 점이다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 안에서 가장 양아치 같은 녀석이 빠져나갔나보다 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하지만 본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무엇이든 간에 결국엔 에게서 가 떠난 것인데어찌된 게 본체는 연락도 없이 어딘가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는 그저 본체의 법칙금과 각종 채무를 갚아가며 늘 그래왔던 것처럼 살아가는 수밖에언제부턴가는 고지서나 독촉장도 날아오지 않자 바르게 살고 있다는 증거인지살고 있지 않다는 신호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를 보며 도리어 내가 더 황망해졌다다른 누구도 아닌내 몸 속에서 빠져나간 본체가 를 소외시킬 땐 어떻게 해야 하지본체가 빠져나간 뒤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 속절없이 차오르는 눈물 앞에선 도리가 없었던 처럼 그의 물기 어린 우울감에 그만 전이되고 말았다.

 

 

 

본체가 빠져나가버리고 난 후그때야 비로소 시작되는 나의 이야기

 

 

  ‘는 본체가 떠난 지 5년 만에 인천공항으로 데리러 오라는 전화를 받는다손을 흔들지 않았다면 알아보지 못했을 만큼 타인처럼 느껴지는 어떤 이물감이 반가움보다 앞선다본체는 볼리비아를 포함해 웬만한 남미 도시는 다 가봤고 러시아에도 갔다 왔다고 한다어떻게여권도 없이하지만 본체를 따라 간 곳에서 우리들을 모으는 일을 하고 있다던 이들을 만나보니 그건 그리 중요한 일 같지 않아 보인다고향인 덴버에서 아마추어 마술사로 활동했던 리처드 펭귄 씨는 어느 날 코트 안에서 비둘기를 꺼내는 마술을 하는 도중 실수로 자기 본체를 꺼내 날려버렸다 하고박정현 씨는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주차 관리 요원으로 근무하던 중 손에 든 경광봉을 어깨까지 올리려다 쓰러지며 본체가 빠져나갔다 한다지수 씨는 지하철 계단에서 발을 헛디딘 순간 본체가 빠져나갔는데 그 뒤로 마트나 도서관 출입구를 지날 때마다 사이렌이 울렸다고 한다지수 씨가 지나가면 주차된 차가 경적을 울렸고 편의점의 바코드 리더기가 말을 듣지 않는 등 각종 오해를 사기도 했다고우리들을 총괄하고 있는 안거룩 씨도수능을 앞둔 가장 나이 어린 오히 씨도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상계동의 한 건물 2층에 모여든 것이다.

 

 

 



 

 

 

 

  그들은 이곳에서 더 많은 우리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역사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본체가 작용했고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본체를 통해 개인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던 그들의 말은 대체 무엇일까모든 지체가 본체 될 때 누릴 지복이란 건 또 무엇일까전국의 우리들이 모여들 본체의 밤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까어떤 모종의 담합 같은, ‘전 지체의 본체화라는 구호와 그럴 듯한 신념 같은 것을 앞세운 비상한 단체는 아닐까이따금 그런 부류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불온한 기운이 감지되기도 하지만 는 이곳으로 오는 발길을 끊지 않는다그저 이 어수선함이중대한 일을 앞두고 활력이 넘치는 듯한 이 공간이 어쩐지 는 마음에 든다드디어 자신의 인생에 무슨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고평생 혼자 심심하게 살다 갑자기 친구들이 생겼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던 거다.

 

 

 

우리는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어.” 본체가 말했다. “더 많은 우리들을.” 본체는 주민등록증 하나를 꺼내더니 보석을 감정하는 전당포 주인처럼 눈 가까이 대고 살펴보았다냄새를 맡기도 하고 형광등에 비춰 보기도 했다. “언제나 더 많은 우리가 필요하거든.”

주민등록증으로 뭘 할 수 있는데그냥 플라스틱 쪼가리잖아공인인증서도 못 받을걸고등학생들이 편의점에서 담배 사는 데 쓸 수는 있겠네.”

네 말이 맞아이건 그냥 형식일 뿐이지진짜 우리를 만드는 건 믿음이야.” 본체가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어 갔다. “하지만 형식 없는 믿음은 금방 무너지지.” / 60p

 

 

때가 되면 돌아올 거예요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본체가 육포를 뜯어 던졌다개가 껑충 뛰어올라 받아먹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길을 보여 주는 것뿐이에요길 위에서 얼마나 머무르는지는 자기 몫인 거지.” / 70p

 

 

 

  하지만 본체의 밤 행사에 불이 나고 본체가 잠적하면서 그때부터 다시 시작된 울음은 멈출 줄을 모른다. “왜 울고 그래요제가 뭐 나쁜 말한 것도 없는데.” 한 카페에서 안거룩 씨를 우연히 만날 날, ‘는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울음이 주체가 되지 않아 그만 탁자에 엎드려 엉엉 운다나조차도 본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는데본체는 없고 는 있으니까 마치 동네북처럼 우리들은 나를 노렸다경찰 조사에서는 만 빼고 다들 단합을 목적으로 수락산 불암산 등지를 산행했다는 것을 알았느냐고 묻더니 이내 학창 시절에 교우 관계가 원만했느냐는 질문 따위로 곤혹스럽게 했다하긴생각해보면 울지 않을 도리가 없지 않은가본체가 제멋대로 떠난 뒤에도 는 맡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고삶을 지속시켰으며, ‘임을 증명하기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가 임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의 무례를 견뎌내기까지 했는데사실 뭐 뾰족한 수도 없다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그저 우는 수밖에.

 

 

 



 

 

 

 

  이처럼 김홍의 엉엉은 의 몸에서 본체가 떠난 뒤비로소 나의 진짜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는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다혹은 에 갇혀 있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거나 로부터 버림받은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소설의 두 축을 이루는 모임인 슬사모(슬픈 사람들의 모임)’와 우리들은 세계와 화합하지 못한 상처들을 저마다 지니고 있지만 정작 본체에게서조차 위로받을 수 없어 슬픈 존재들이다그날 가 엉엉울어젖히다 못해 몇날 며칠 동안 울음이 그치지 않아 비도 멈추지 않았던 것은 그 모든 존재들을 대신해 울어주고픈 김홍 작가의 마음은 아니었을까물론 운다고 해서 뭐 하나 이렇다하게 달라지는 건 없지만이상하게 한바탕 울고 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은 말개지곤 하는 것처럼.

 

 

 

근데 번번이 지잖아요한 번도 이겨 보지를 못하고.”

이번에 졌어도 다음에 이길 수 있어요저는 그렇게 믿어요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이 있어요그 사람들이 꼭 하는 말이 이거예요니들이 지랄해 봤자 세상 안 바뀌어저는 그 말 진짜 웃기다고 생각하거든요당신이 아무리 지랄해 봤자 우리도 안 바뀌거든.”

정말 안 바뀌어요?” 그람 씨가 그렁그렁해진 눈으로 물었다.

바뀔 수도 있겠죠그래도 지금은 일단 안 바뀐다고 해 놓는 거야좀 센 척하면 어때요장담하는 거 좋지 않지만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되는 거예요이번에는 장담도 좀 해보는 거죠한 번 싸우고 끝나는 게 세상에 어딨어요야구도 9회 하고 테니스도 한 세트에 여섯 게임 따야 돼요축구에는 로스 타임이 있고 승부차기도 있잖아요이번 경기 끝나면 다음 경기 또 있고…… 우리 같이 참호를 파요전선을 넓게 만들고 각 부문에 속속들이 침투하자고요그리고 기다려요꼭 개를 키워요고양이도 좋고요.” / 194p

 

 

 

  사실 엉엉은 다른 의미에서 엉엉 울고 싶어지는 소설이다읽으면서 내내 응응?” “오잉?” “에앵?” 따위의 표현들을 우물거리며 헤아릴 길이 없는 전개와 황당무계한 이야기에 자주 혼란스러워지곤 했기 때문이다소설 속에는 쿠팡의 로켓프레쉬당근마켓강형욱집밥 박선생(집밥 백선생등 온갖 현실적인 언어로 가득한데정작 질서와 서사를 거부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를 묘사하는 서술 방식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터라 다소 얼떨떨했던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낯선 감각이 싫지 않다본체가 없는 새로운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 결심한 나는 어제와 좀 더 멀어져야 할 테니까새로운 이름을 부여하거나 원하는 이름을 획득할 수 있으려면 우리는 그 낯선 세계로 기꺼이 걸어 들어갈 용기가 필요한 법이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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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김나연 외 지음 / 싱긋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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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최신 트렌드의 원인을 분석하고, 2023년에 펼쳐질 각양각색의 라이프스타일을 전망하다!

 

 

 

  트렌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게 아니라고들 하지만 코로나19는 확실히 우리의 삶 곳곳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켰다. 2022년 9월 말드디어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조치가 해체되었고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삶의 변화는 보다 더 그 흐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을 찾는 MZ세대와 그들이 공유하는 소비 형태는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될 것이고자기 관리의 단계를 넘어 소소한 일상생활까지 관리하면서 자신만의 삶의 규칙을 만들어가는 이들은 늘어날 것이다또한 익숙해진 재택근무 환경에서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자신만의 성취를 이루기 위한 사이드 프로젝트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아트테크, NFT 같은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활로를 열어가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히 이루어질 듯하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수준일 뿐급변하는 최신 트렌드와 동향을 읽고 선제적으로 대처해 새로운 방향의 마케팅을 제시해야 하는 현장에서는 보다 정확한 데이터와 소비 심리를 분석한 자료가 필수적이다그런 의미에서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은 마케팅 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에게 참 반가운 책이 될 듯하다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1을 시작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해 사회문화적 변화의 흐름을 예측하고 소비자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중장기 브랜드 방향성을 수립해왔던 이노션 인사이트그룹은 올해에도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을 통해 현재의 주목할 만한 트렌드의 원인을 분석하고, 2023년에 펼쳐질 각양각색의 라이프스타일을 전망해놓는다예측에는 늘 정답이 없는 법이지만단순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례에 기반한 것이 아닌 빅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거시적 관점에서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내다보았다는 점에서 트렌드 동향의 바로미터가 되어줄 책이다아울러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에게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떠한 사회?문학적 흐름을 반영한 것인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이자자기계발의 방향성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라이프스타일과 미래를 전망하다

 

 

  책은 최신 트렌드를 놀이일상세상마케팅으로 크게 나누어 진단해본다새삼스러울 것 없지만 그 중 ‘MZ세대의 페르소나’ 핫플레이스에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이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라는 점에서 확실히 도드라진다핫플레이스에 대한 MZ세대의 열정은 신흥 상권 등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한국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다양한 플랫폼에서 정보를 모으고비교하고예약까지 진행하는 MZ세대는 왜 놀러갈 곳을 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걸까분명한 것은 어느 핫플레이스를 방문했는지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방법의 하나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어디에서 인증샷을 남기는지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책은 고급 식당 및 명품 매장에서 사진을 남겨 고급스러운 페르소나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어떤 이들은 힙한 클럽 또는 스트릿웨어 팝업스토어를 방문하여 힙한 페르소나를 형성함으로써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게 이들의 특징이라 규정한다.

 

 

 

  대표적인 예로 팝업스토어는 세일즈 프로모션 차원에서 무료로 샘플을 나눠주고 지나가는 소비자를 붙잡으며 호객행위를 하는 가판대 같은 공간이 아니라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더 재미있고 다채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디올 성수두껍상회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등등)으로 변화했다이제는 소비자들이 그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위해 오픈런을 하거나 몇 시간 동안 웨이팅을 하는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되었다여기에 다양한 브랜드가 거쳐가는 플랫폼화된 팝업스토어는 더 많아질 것이며디지털 연결성이 증대된 팝업스토어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더 치열하게 핫플을 찾는 MZ세대의 요구를 반영해 데이터로 검증된 맛집 추천 지도와 내비게이션 앱을 활용한 찐핫플’ 찾기 역시 더욱 진화할 것이다새로운 장소새로운 만남이 있는 새로운 시작점에서 자신만의 방식인 컨셉을 잡고 행동하는 컨셉질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의 발전 역시 마찬가지다.

 

 

 

Z세대가 컨셉질을 통해 활약하는 이유는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발견하고 나다움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세대적 특징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Z세대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실을 비관하면서도 어려운 현실 속 작은 행복을 찾고자 색다른 경험을 시도한다또한 자신의 일상에서 루틴을 만들어 주어진 하루를 보다 주체적으로 관리하고자 한다자신이 원하는 대로 보이기 위해 자신에게 더욱 집중하고우울하고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 작은 것에서 성취를 찾기를 원한다.

과거의 세대가 만든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탐구하기 위해 컨셉을 활용한다. / 57p

 

 

MZ세대의 술자리도 변화하고 있다사회적 거리두기로 술을 마시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양적으로 줄어들면서 MZ세대는 높은 질의 술자리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밀레니얼세대는 양질의 술자리를 위해 프라이빗하고 소수가 모여 즐길 수 있는 술자리에 시간과 돈을 지불하기 시작했고이는 곧 새로운 술자리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 MZ세대가 가지고 있는 성향과 인식도 이들의 주류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이들은 경험을 소비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소비 자체보다 소비의 과정을 더 중요시한다소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들이 재미있고 값어치 있을 때 좋은 소비를 했다고 생각한다그래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술자리를 위해 시간과 돈을 지불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술자리 #술스타그램 #한잔 #안주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공유하며 타인에게 과시하기도 한다. / 72p

 

 

 




 

 

 

 

  일상의 작은 노력을 응원하는 갓생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한 점도 인상적이다. ‘알람 듣자마자 일어나기’, ‘하루 5,000보 걷기’, ‘매일 좋아하는 책 다섯 페이지 읽기’ 등 SNS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기계발 영역뿐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계획에 이르기까지 하루에도 수많은 갓생일지가 올라온다. ‘거창한 목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 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작은 목표를 세우고 계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멋진 삶이라는 의견이 주류로 떠오르게 된 이유다책에 따르면 갓생이라는 키워드는 실제 2020년 상반기부터 검색어에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이는 MZ세대가 코로나 블루의 바닷속에서 표류하지 않기 위해 택한 삶의 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일상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갓생을 선택한 이들은 인스타그램블로그유튜브 같은 소설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고 루틴을 확산시킨다그렇게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의 피드백과 응원을 받으며 지속시킴으로써 타인과 대면하지 않고도 성공적인 하루로 사회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한 것이다무엇보다 갓생은 성장의 의미까지 변화시켰다타인과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려 노력하는 대신 어제보다 나은 행복한 오늘을 사는 것을 성장이라고 느끼며 삶을 대하는 태도에 집중하기다시 말해 절대적인 지향점을 찾기보다 순간의 행복과 작은 성취감을 쌓는 일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갓생러들이런 갓생들러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관심을 유도하는 콘텐츠와 플랫폼의 개발이 필수가 된 시대에서갓생러 중에 한 명인 나로서도 앞으로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게 될지 무척 기대가 된다.

 

 

 

최근 전문가들은 NFT 아트에 대한 투자 열기를 과거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불었던 튤립 파동과 비교하기도 한다튤립 파동은 최초의 투기로 인한 거품 경제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1630년대 튀르키예(터키)에서 네덜란드로 새롭게 수입된 튤립은 큰 인기를 끌었고 서민부자 할 것 없이 모두 튤립을 구매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높아졌다또한 튤립 가격을 먼저 계산한 후 나중에 실물을 받는 세계 최초의 선물 거래도 나타났다하지만 이후 튤립의 가치 실용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수요가 줄어들어 시세가 폭락하면서 많은 네덜란드 사람이 재산상의 손해를 보게 되었다즉 전문가들은 NFT 아트에 대한 투자는 가치가 아니라 일시적인 가격 상승으로 인기를 끄는 것이므로 관심이 줄어들면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 228p

 

 

가브리엘 보뇌르 샤넬은 패션이 단순히 옷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접하는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명품 브랜드들이 제안하는 패션의 범위가 의상액세서리향수가구소품 등에서 이제는 미식의 범주까지 이르렀다이와 더불어 그들의 정체성이 담긴 공간을 만들고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 전달에 집중하여 당장의 매출 자체보다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명품 브랜드들의 F&B 비즈니스 진출은 점차 활발해지고 있으며그들이 제공하는 프리미엄 미식 경험의 주제와 카테고리 역시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측된다소비자들의 시간을 사로잡기 쉽지 않은 시대에 명품 브랜드가 미식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MZ세대의 관심과 체류 시간을 확보했다면향후 어떤 취향을 겨냥하여 어떤 새로운 모습과 콘텐츠를 통해 다가갈지 기대된다. / 250p

 

 

최근 들어 에코그래머블(Eco-grammable)’이라는 마케팅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에코그래머블은 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을 합친 신조어다기업들이 친환경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예쁜 굿즈나 새로운 서비스 등을 만들거나 자발적인 공유와 확산을 유도하는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이러한 마케팅 방법을 에코그래머블 마케팅이라고 한다에코그래머블은 2022년에 처음 등장한 키워드이다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검색량을 분석해보면 7월에 등장한 것으로 나타나며향후 친환경 마케팅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사용될 키워드로 예상된다. / 288p

 

 

 





 

 

 

 

  이 외에도 워라밸의 회색지대라 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 대세가 된 짠테크’, 가상 세계의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기 시작한 MZ세대를 위한 버튜버 비즈니스’, X세대만의 힙한 취향을 고려한 플랫폼의 진화명품 브랜드의 F&B 비즈니스로의 확장퍼포먼스 마케팅과 친환경 마케팅의 전망에 이르기까지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은 명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에 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시한다표와 그래프 및 다양한 사진 자료를 활용하여 가독성도 높으니 마케터가 아닌 일반인들까지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특히 최신 라이프스타일과 마케팅 이슈에 관한 정보를 얻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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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에서의 이별 - 장례지도사가 본 삶의 마지막 순간들
양수진 지음 / 싱긋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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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과 고인을 둘러싼 삶을 애도하는 일 그것의 소중함을 잊지 않으려는 그녀의 글은 그래서 참 귀하다!

 

 

 

  정세랑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에는 심시선 여사의 사망 10주기를 맞아가족들이 심시선 여사가 살았던 하와이를 여행하며 각자에게 기뻤던 순간이나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 제사상에 올리는 장면이 나온다살아생전에 제사는 사라져야 할 관습이라고 강경 발언을 했던 심시선의 뜻에 맞게 이들은 하와이를 상징하는 물건을 찾거나 그곳에서 할 수 있는 경험들을 공유하며 저마다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수집하는 미션에 몰두한다그러는 동안에 이들은 가깝지만 먼 듯했던 서로의 관계를 돌아보고존재 자체만으로도 서로가 얼마나 의지하고 있었는지를 깨달으며 각자의 언어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이렇듯 소설은 제사의 의미를 형식적인 것에서 찾는 게 아니라 당신을 어떻게 추억하고 나의 삶에 투영하고 있는지 깨닫는 데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그러고 보면 내가 할머니의 임종 앞에서 마냥 슬퍼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역시 큰 고모의 말 한 마디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형제들 이렇게 다 모일 수 있게 네 할머니가 귀한 시간 주셨데이.” 죽음이 더 이상 우울한 제식이 아닐 수도 있음을당신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만나 다시 한 번 더 껴안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음을나는 할머니와 이별하는 자리에서 느낄 수 있었다. ‘배웅인 줄 알았지만 실은 만남이었다.’ 이 별에서의 이별』 속의 이 글귀가 내 마음을 울린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나는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죽음 이후 3일 간의 예식을 곁에서 돕는 사람이다.’ / 7p

 

 

 

  죽음이라는 절절한 사연이 모여드는 곳장례식장에서 장례지도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저자는 오늘도 죽음에서 삶을 배우고 삶에서 죽음을 배운다그녀는 지위의 높고 낮음재산의 규모와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죽음 앞에서 매번 살다 사라져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본다그렇게 죽음 이후의 순간들을 계속 마주하면서죽음이란 결코 삶에 대한 회의나 완전한 단절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현재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체득한다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일이 그저 되풀이할 수 없는 누군가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순간을 그저 안녕히 보내드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수많은 임종과 사별그 안에 얽힌 삶의 조각들에 귀를 기울이고 보듬는 것 또한 자신의 몫임을 안다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은 누군가의 삶을 어루만지는 그녀의 이야기는 그래서 따스하다.

 

 

 

입관이란 고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육신을 내보이며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게 되는 귀한 예식이다그렇기에 입관을 하는 사람은 설령 경험이 부족하다 할지라도 절대 실수를 하거나 소홀히해서는 안 된다선배들은 농담 삼아 결혼은 두 번 할 수 있어도 장례는 두 번 할 수 없다고 했다되풀이할 수 없는 누군가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을 망쳐서는 안 되는 일이다. / 151p

 

 

 



 

 

 

 

  책 속에는 장례지도사로서 여러 감정으로 마주하게 되는 삶의 마지막 사연들이 담겨 있다설레는 마음으로 새 집에 둥지를 튼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가족에게 닥친 화마일주일 만에 발견된 50대 남성의 고독사세월호 참사 합동 분향소의 먹먹한 풍경 등 죽음 앞에서야 뒤늦게 매만져지는 서글픈 현실이 우리의 눈시울을 적신다때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같은 것눈을 감지 못한 고인의 눈을 아무리 감아드리려 해도 감기지 않더니 입관 전에야 해외 출장 간 막내아들이 도착하자 그제야 고인의 눈이 감긴 사연 같은 건 끝내 내려놓지 못하는 부모의 사랑을 어루만지게 한다간혹 자신의 장례 비용을 먼저 물어오는 전화 앞에서는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죽음을 앞두고서까지 주머니 사정과 저울질해야만 하는 고단한 삶에 나라고 예외는 없을 테니까.

 

 

 

  그런 가운데서도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여성이 자신의 장례를 의뢰해온 사연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그녀는 혼자 살고 있고 부모님 외에 다른 가족이 없어서 일반적인 장례가 아닌자신만의 장례를 원했다첫째는 자신의 이른 죽음에 대해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둘째는 흔한 수의가 아닌 핑크색 실크로 된 드레스를 입고 싶다는 것셋째는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영상을 틀어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가족이나 찾아오는 지인이 아닌죽음을 마주한 고인 스스로가 주체가 된 예식이라니흔치 않은 일이지만 이 날 장례식만큼은 이제껏 본 여느 풍경과는 달랐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러분들의 사랑 덕분에 저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 티 없이 맑은 음성과 환한 고인의 웃음에 장례식장을 찾은 이들은 슬픈 곡이 아니라 미소를 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렇게 가슴을 쥐어뜯으며 비통해하기보다 훗날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이 이별 앞에서 죽음이 한 가지 색채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음을 또 한 번 깨닫는다.

 

 

 

안치실에 들어가 그녀와 마주했다많이 야위고 수척했지만 희고 고운 피부를 지닌 무척 아름다운 아가씨였다매일 노인분들만 뵙다가 주름살 하나 없이 매끈한 피부 위에 화장을 하려니 손의 촉감이 굉장히 낯설다사진 속 발그레한 볼은 온데간데없고 내 앞의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이 야속하기만 하다목을 파고든 짙푸른 멍자국이 유독 창백한 얼굴과 대비된다이 한 줄이 그녀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인 셈일까그녀가 쓴 삶의 소설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지만 나는 그 멍을 지워나간다. / 17p

 

 

나는 그 마을에서 죽음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더욱 행복해진 노인들을 보았다죽음 사이에 일상이 끼어드는 게 아니라일상 속에 죽음이 당연한 듯 머무는 삶친구의 장례식이 열리면 모두 함께 추모하고한낮에 산책을 하며 봉안당을 한번 둘러보는 삶 속에서 그들은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고 있었다삶과 죽음을 구분 짓지 않고 하나의 연장선으로 인식하는 것이다그들의 맑은 미소의 원천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죽음을 진정 애도함과 동시에 그것을 수용하고 상실과 변화를 이해할 때 비로소 행복한 삶과 행복한 죽음이 완성될 수 있지 않을까. / 231p

 

 

 



 

 

 

 

  지금이야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편이지만 여성특히나 스물다섯 살의 사회초년생에겐 매사 편견과의 싸움으로 이어졌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내가 장례지도사로서 성숙해지는 과정은 무언가를 얻어 채워가는 더하기가 아니라자존심과 거만함을 버리는 빼기였다고 말한다진심으로 고개를 숙이고 자신이 먼저 내밀어야하는 손길에 마음을 쓴다고인과 고인을 둘러싼 삶을 애도하는 일 그것의 소중함을 잊지 않으려는 그녀의 글은 그래서 참 귀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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