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바꾸는 우리 - 정치와 약속 탐구 민음사 탐구 시리즈 5
조무원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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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쓰일 정치를 향한 우리 시대의 갈망이 담긴 책!

우리 세대가 인식하고 있는 정치생존 게임으로 변모한 정치적 갈등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 작지만 커다란 시도!

 

 

 

  『우리를 바꾸는 우리의 저자이자 정치철학가인 조무원은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는 고독한 상태에 처해 있다고 정의한다대한민국 헌법에 의하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에게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지만국민이라는 이름으로 호명되는 우리들은 실상 무력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다그도 그럴 것이 선거는 국민의 심판으로그 결과는 국민의 목소리와 의지로 해석되지만사실상 국민이라는 말은 각자의 이익을 꾸미기 위한 대의명분이자 정치적 구호로 전락한 지 오래다얼마 전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되었던 바로 그 사람이 국민통합이라는 마술의 주문을 통해 사면되고 복권되어도모두 국민을 위한 것이 되어버리는 이 마술 같은 정치적 행위 속에서 정작 국민은 철저히 고독해지는 경험을 반복할 뿐이다때문에 우리는 늘 의심한다저들이 말하는 국민에 내가 포함되어 있기는 한 걸까하고.

 

 

 

  하지만 대대손손 진보와 보수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의 언어만이 거듭해서 태어나는 한우리가 이 지독한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과연 함께 행위하고 말하고 결정할 수 있는 진정한 주어로서의 우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어떻게 하면 우리의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이에 책은 오늘의 우리를 만든 정치의 기원은 무엇인지우리는 자연상태와 사회의 경계에 선 정치적 존재들이지만 왜 끊임없이 정치적 무력감을 느끼는 것인지그렇다면 새롭게 써내려가야 할 우리 정치의 방향성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국가를 수립할 의도로 함께 만난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난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민주정이다.” - 홉스 시민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면서 불안과 공포 속에 살아가던 사람들이 무기를 내려내 놓고 다른 존재가 되기를 모색하고 나서기 시작했다이들은 함께 행위하고 말하고 결정할 수 있는 주어가 되기 위해 회합하고합의를 이뤄내 우리는 이제 모두 동등하다고 외치기를 원했다그 중심에 바로 사회계약론자들이 있었다저자는 사회계약론자들을 가리켜 인간의 허물을 찾아 나선 이들이라 규정한다매미의 변태가 자연스러운 본성의 결과라면 인간의 변태는 서로 약속을 하고 우리의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구조를 바꾼 의지의 결과에 가깝다하지만 매미의 허물이 쉽게 부스러지듯이 인간들이 맺은 약속 역시 위태롭고 허약하기 그지없어서 공동의 권위를 만들어 내는 일에 실패한다. ‘계약의 이면에는 지배가동의의 뒷면에는 위력이국민이라는 이름의 경계에는 국민이 되지 못한 타자들이 있음을 번번이 확인하고야 만다진영의 논리에 따라 지배와 억압을 정당화하거나 위력을 용인하고우리와 그들을 구별하고 성숙한 시민과 그렇지 못한 시민을 구분하기도 한다.

 

 

 

정치학자 박상훈 역시 국민을 위한다는 말들이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사적 전략이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박상훈이 문제 삼는 것은 참여를 강조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요소가 오히려 대통령 권력을 강화하는 양상이다그는 이를 청와대 정부라고 명명하면서 대통령의 비서조직에 불과한 청와대가 여론을 주도하고 내각을 수직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비판한다. / 157p

 

 

 



 

 

 

 

  민주주의가 정치의 근본 원리라고 믿었지만 스스로도 민주정의 비효율성을 꿰뚫어보았던 홉스가 지적했던 것처럼우리는 약속을 통해 국가를 수립함과 동시에 국가의 힘에 의해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가 된다대표자를 통해서만 단일성이 재현되는 신과 유사한 국가 개념의 등장정치적 대표자는 우리 각자를 대표하는 하나의 관념이 되어버린 정치적 현실이처럼 신의 피조물이자 모사물인 바다괴물 리바이어던을 재현하고 있는 한국 정치는 과연 구출될 수 있을까?

 

 

 

리바이어던의 홉스는 정부 사이의 구별을 무의미하게 만들면서 모든 정치가 공포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반면 시민론의 홉스는 모든 정체에 앞서 민주제가 존재했다고 믿었으며그것은 공포가 아니라 상호 신뢰에 기반해야 한다고 보았다사회계약 자체가 자기보존의 욕망과 타인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는 점은 기본이다그럼에도 시민론에서 홉스는 제도적 정보의 기원이 상호 간의 계약과 신뢰를 토대로 상호 간에 대한 의무가 있는 많은 사람의 동의라고 명시했다. / 83p

 

 

시민론의 홉스는 인민이 통치권을 한시적 군주(정부)에 위임하더라도 다시 깨어나 자신들의 회합인 민주정을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바로 그와 같은 회합을 통해 인민은 다시 획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이런 홉스의 관점은 한 세대에게는 한 세대의 헌법만이 유효하다고 보았던 토마스 제퍼슨의 주장과도 연결된다새로운 세대에 맞는 약속을 갱신하는 일은 바로 헌법의 저자인 인민의 정체성이 언제나 불분명하다는 사실로 정당화된다갱신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사회의 경계 속에서 정치적 계기를 필요로 할 때 어쩌면 점진적으로또 어쩌면 혁신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 209p

 

 

 

   이를 위해 저자는 상대 진영에 대한 공포와 적대를 내려놓고 다시 개인으로 돌아가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서로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정치적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돕고 교육하며적대하는 진영의 권위자에 대한 공포에 눌려 우리 진영의 문제에 눈감지 않으며여성이든 난민이든 북한 주민이든 우리의 경계와 약속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의 아니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이다다시 말해 우리의 약속이 누구를왜 배제했는지를 다시 물을 때우리는 고정되고 닫힌 정체성이 아니라 경계 없이 열린 상태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는 새롭게 쓰여지고또 우리를 바꾸는 우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정치란 아슬아슬한 약속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그 아슬함 때문에 부수고 들어갈 수 있는 빈틈을 내어 보이기도 한다이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동등한 우리를 세우려는 노력을 계속할 때 균열은 메워지고 이분법의 언어는 공동의 언어로 융화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된다는 것의 본질적인 의미는 바로 민주주의가 지닌 이 인간적 곤란함을 수용하는 것이다.

인간이 자연과 사회의 경계를 부유하는 존재임을 받아들일 때괴물 같은 힘으로 구성원에게 동일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리바이어던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경계에서 맺은 약속이 언제나 재검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인민은 훨씬 견고해질 수 있다. / 231p

 

 

 



 

 

 

 

  『우리를 바꾸는 우리는 우리 세대가 인식하고 있는 정치생존 게임으로 변모한 정치적 갈등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 작지만 커다란 시도다꽤 오랫동안 정치를 시끄럽고 답답하기 이를 데 없는 그네들만의 잔치로 치부한 채 외면하고 있던 나지만하나하나 붙여놓은 플래그의 수를 들여다보니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한 내 안의 열망이 얼마나 깊은지를 느낄 수 있었다이 책이 대한민국 정치를 향한 우리 세대의 견고한 징검다리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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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처럼 말하고 주인공처럼 산다 - 말하기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현역 배우의 스피치 과외
오정훈 지음 / 가디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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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곧 삶이 된다!

평소 여러 사람 앞에 서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배우처럼 말하고 주인공처럼 산다는 스피치의 기본기를 익히고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다자기표현이 생존의 전략이 되고각종 면접과 고객 응대를 넘어 1인 미디어를 통한 개인의 영향력이 높아진 지금스피치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을 실감하고 있다이에 액팅스피치클래스 대표이자 연극·영화 배우인 저자는 액팅스피치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연기훈련을 활용한 스피치 훈련법을 소개하고자 한다액팅스피치란 단순히 무언가를 잘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행동의 변화에 목적을 둔 스피치 수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특히 스크린 속 명대사와 연기자들의 스피치 기술을 활용한 31단계 훈련법은머릿속으로 연기자와 대사의 이미지를 떠올려가며 직접 훈련·적용해보기 쉽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스피치의 기본기를 다지는 데서부터 실전 훈련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본격적으로 액팅스피치 훈련법을 소개하기 전에그동안 습관적으로 해온 말의 과정을 관찰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적 행동을 자각하여 목적에 따라 매력적으로 말할 수 있도록 재교육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전한다때문에 올바른 스피치를 위해서는 먼저 평소 자신이 쓰던 언어 습관을 파악하고내 몸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그래서인지 책은 단순히 저자의 노하우나 팁을 전달하기보다자신의 신체기관을 활용하는 아주 기초적인 방법에서부터 스피치의 주요 요소인 호흡목소리발음억양 등을 어떻게 하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이를 테면 배우 류승범의 연기를 통해서는 호흡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함으로써 얻는 효과와 복식호흡의 원리훈련법 등을 일러준다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수애이선균이병헌의 사례를 통해서는 성대와 공명강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복식호흡을 할 경우 흉식호흡보다 호흡량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호흡을 자각하기 훨씬 쉽다호흡을 자각하기 쉬워진다는 말은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는 말과 동의어다왜냐하면 호흡은 어떤 행동을 하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따라서 평소에 자신의 호흡을 관찰하고 잘못된 습관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가량 긴장하는 상황의 호흡을 관찰해 보면대부분 흉식호흡을 하거나 아예 호흡을 멈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우리의 신체는 긴장하면 제대로 된 복식호흡을 할 수 없다. / 35p

 

 

입 안의 공간 확보란입 안쪽 부드러운 입천장(연구개)과 혀뿌리 사이의 공간 확보를 말한다마치 파인애플처럼 크고 길쭉한 과일을 한입에 꿀꺽하는 이미지의 느낌처럼 목구멍 전체가 하나의 큰 원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물론 모든 말을 다 입안의 공간을 크게 하며 발음할 수는 없지만 원통 같은 느낌을 유지하며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 58p

 

 

우리는 공명강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딱 2가지만 기억하면 된다첫째발성할 때 하품하는 느낌을 적용하는 것이다우리 몸은 하품을 할 때 후두의 위치가 내려가며 인두강이 길어지는데공명강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깊고 울림 있는 소리를 만들 수 있게 된다그뿐만 아니라 구강 내의 공간이 확보되어 보다 풍부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둘째구강 내에서 앞니 쪽에 위치한 경구개(딱딱한 입천장)를 울리는 느낌으로 말한다그러면 발음에 따라 경구개 윗부분에 위치한 비강까지 함께 공명되고 소리의 방향이 입 밖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소리를 낼 수 있다. / 64p

 

 

 



 

 

 

 

  같은 말을 하더라도 맛깔나게대화를 주도하면서도 적절하게 유머까지 소화해낼 줄 아는 사람들을 보면 호감을 느낀다저자는 매력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리드미컬하게 말에 변화를 주면서 생동감있게 전달하는 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그는 우리가 말의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장 쉬운 첫 번째 방법은 문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우리가 말할 문장 속 어절들에는 주연조연단역이 있는데그 중 의도가 반영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주연을 강조함으로써 발화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이 구분되어 들리도록 하는 것이다이때 속도와 볼륨 조절을 적절히 활용하면 그것만으로도 그림을 그리는 듯 선명하고 표현력 있는 말하기가 가능해지니 이를 연습해보기를 제안한다.

 

 

 

스피치 훈련을 통해 내가 준비한 내용을 완벽하게 발표하는 것이 아닌 지금여기에 집중하며 청중과 소통하는 것이 더 편하고 효과적인 발표임을 몸소 경험해야 한다또한 청중에게 평가받는 느낌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들에게 도움을 주러 왔다고 생각하며 초점을 청중에게 돌려야 한다그러면 발표는 더 이상 공포의 자리가 아닌대화의 연장선이자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설렘과 편안함의 자리가 된다. / 11p

 

 

발음이 잘되지 않는다고 무작정 볼펜을 입에 물어 연습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이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몸의 조음기관을 하나하나 정성껏 풀어준 뒤모음과 자음의 입모양과 조음점을 교정해 나가는 것이 본질적인 방법이다그 후 단계별로 모음과 자음이 결합된 단어와 문장들을 읽으며 체화시켜 나가야 한다조음기관부터 정성껏 풀어주자각 근육이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활기를 넣어주는 것이다. / 71p

 

 

 

  이 외에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상대방을 설득하는 화법발표스피치 등 다양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스피치 기술을 소개하기도 한다그 중에서도 남다른 스피치를 위해 신선한 스피치 소재들을 항상 메모장에 기록해두는 습관 가지기특정한 그룹의 청중 앞에서 스피치를 할 경우에는 미리 관찰 훈련을 통해 그들의 관심사고충기질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후 그들의 관심과 입장을 고려하여 말하기말 잘 하는 사람들의 강연내용을 타이핑하여 그들의 스피치 패턴을 모방해보기 등과 같은 방법들은 개인적으로도 유용하게 활용해볼 수 있을 듯하다.

 

 

 

연습 43_ 나의 목소리에서 가장 적절한 성대접촉률 찾기

티슈 한 장을 준비한다티슈를 입 앞 5cm 정도 거리에 둔다. ‘-’라는 소리에 호흡량의 배분정도를 8단계로 나누어 단계별로 소리를 낸다. 1단계가 호흡이 가장 많이 섞인 단계이고 8단계는 호흡이 가장 적게 섞인 단계다성대접촉률이 낮고 목소리에 호흡이 많이 섞일수록 티슈는 펄럭일 것이고성대접촉률이 높고 빠져나오는 호흡이 적을수록 티슈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각 단계별로 -’소리를 내며 휴대폰으로 녹음하여 들어보자어떤 단계에 위치한 -’소리가 가장 듣기 좋고 편했는지 선택한다해당 단계를 평소 말할 때 기본 성대접촉률로 적용하여 말해보자. / 137p

 

 

스피치의 Start(서론)-Body(본론)-Ending(결론구조에 대해 모두 살펴보았다스피치를 구성할 때는 Ending(결론)Body(본론)Start(서론순으로 Start(서론)을 가장 마지막에 작성하는 것이 좋다왜냐하면 Start(서론)부터 작성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장황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스피치의 중심이 될 본론 혹은 결혼을 먼저 작성한 뒤흥미롭게 시작할 수 있는 Start(서론)을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236p

 

 

 




 

 

 

  무엇보다 스피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믿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현재 자신이 하는 행동이나 전달하려는 말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을 때 상대방에게 가 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이나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이제는 자신을 의심하는 태도는 내려두고 이 책에서 제안하는 여러 방법들을 활용해볼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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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섹타겟돈 - 곤충이 사라진 세계, 지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올리버 밀먼 지음, 황선영 옮김 / 블랙피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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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어가고 있는 곤충 멸종의 위기를 알리고 인류에게 경각심을 각인시키는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

 

 

 

곤충이 없으면 지구상의 생명체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고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더라도

예전과 같은 삶을 영위할 수 없을 겁니다.

모든 사람이 몇 달 만에 죽을 것이라는 예측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지만수백만 명이 굶주리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서식스대학교 생물학 교수 데이브 굴슨 15p

 

 

 

  2008년 봄프랑스네덜란드이탈리아에서 꿀벌 수백만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그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독일이 꿀벌의 죽음을 조사한 결과네오니코티노이드의 일종인 클로티아니딘의 사용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이 물질은 옥수수 뿌리에 기생하는 외잎벌레사촌 애벌레를 죽일 때 쓰인다고 한다지난 해우리에게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이른바 대한민국 전역에서 발생한 꿀벌 연쇄 실종 사건이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보도에 따르면 이때 추정 피해 꿀벌의 수가 무려 100억 마리에 이르렀다고 한다나는 방송을 보며 난생처음으로 벌이 사라질지 모를 세계를 상상했다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벌이라 말하는 나지만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져버린다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프랑스 전국양봉연맹 사무국장 앙리 클레망은 이렇게 경고한다. “만일 벌이 없어지면 과일채소곡물도 없어질 겁니다그런 식량이 없어지면 새와 포유동물로부터 시작해 온갖 동물이 사라질 겁니다벌은 생물 다양성을 이루는 초석이니까요.”

 

 

 

눈에 띄지 않기에 더 큰 재앙인섹타겟돈

 

 

  곤충은 지난 4억 년 동안 다섯 번의 집단 멸종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생존했다인류는 곤충 없이는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지만곤충이 급감하고 있다는 증거가 점점 쌓이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곤충의 전멸이 불러올 끔찍할 결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27년 동안 동물 보호구역에서 날아다니는 곤충의 총 생물량이 75% 이상 감소했다독일에서는 1989년 이후 덫에 걸린 날아다니는 곤충의 연간 평균 무게가 76%나 줄었다곤충의 개체 수가 정점을 찍는 한여름에는 평균 무게가 82% 줄어들었다미국 전역에서 호박벌이 사라졌고일본과 덴마크이탈리아 할 것 없이 전 세계에서 곤충의 수가 줄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이에 곤충 멸종 사태를 가리켜 과학자들은 인섹타겟돈(Insect+Armageddon)’이라 불렀다이제 그들은 이 재앙이 지구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될지 모른다고 우리에게 경고한다.

 

 

 

우리는 여러 생태계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까지 밀어붙이고 있다그 결과가 곤충의 멸종으로 나타나는 것이다곤충의 감소는 인류에게 필수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서비스의 부재로 이어진다곤충 종을 살리는 것은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존에도 긴급한 일이다.’ / 39p

 

 

 

  『인섹타겟돈의 저자인 올리버 밀먼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곤충의 위기는 다른 동물들의 멸종 위기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다곤충은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어디에나 있는 것처럼 보이기에다른 동식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게 문제가 된 셈이다사실 곤충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지구의 온갖 임무를 멋지게 수행하고 있다파리는 당근이나 후추양파망고 등 여러 과일나무가 자랄 때 중요한 수분 매개자 역할을 한다각다귀는 1,000억 달러어치에 달하는 초콜릿 산업에 기여한다검정 파리나 쉬 파리등에는 동물의 사체나 썩은 나뭇잎똥을 처리한다또 동애등에의 유충에서 추출한 기름은 자동차와 트럭에 주유하는 바이오 디젤로 활용된다이렇듯 곤충 없이는 식량의복 대부분다수의 기호 식품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생태계에서 막대한 수의 곤충을 배제하면 인간이 포함된 생물망 전체가 균형을 잃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중요한 건 곤충은 수가 많다고 해서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생명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이렇게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곤충이 멸종해버리면 토양과 식물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생태계의 필수 기능이 약해질 것이다게다가 이런 곤충들을 대량으로 잡아먹는 동물도 있다예를 들면 푸른박새 어미는 새끼의 목구멍으로 애벌레를 100여 마리씩 밀어 넣어줘야 한다몇몇 곤충 종이 없어진다고 해서 새들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개체 수가 많은 다른 곤충을 잡아먹을 수 있다면 말이다그러나 전반적인 곤충 수가 크게 줄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우리는 곤충의 개별적 특성에 감탄하지만곤충은 생태계에서 대개 대규모로 집단을 이뤄서 임무를 수행한다곤충 세계의 폭뿐 아니라 깊이도 중요한 것이다. / 41p

 

 

딱정벌레는 숲에서 수많은 역할을 합니다제가 아는 한 그런 일을 해내는 다른 곤충은 없습니다.” 해리스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베테랑 생물학자 니컬러스 로덴하우스는 이렇게 말한다생태계에서 이런 곤충 대부분이 없어지면 정확하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하지만 로덴하우스는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먹이그물이라고 말한다그는 삼림지대에서는 긴꼬리산누에나방을 보고 뒤뜰에서는 사슴벌레를 보며 자란 기억이 있다. “우리는 지금 대단히 훼손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매우 슬픈 일이죠세상이 예전보다 덜 흥미롭고 덜 다채로워졌으니까요.” / 60p

 

 

 




 

 

 

 

  책에서는 곤충이 줄어드는 원인을 다양하게 분석한다대부분의 학자들은 서식지 파괴살충제 혼합물에 대한 만성적인 노출기후변화를 예외 없이 꼽는다특히 저자는 우리가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못하면 21세기가 끝나갈 무렵에는 지구 온도가 3.2나 오를 것이라고 경고한다그러면 곤충 종 절반의 서식 범위가 현재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이미 서식지의 파괴와 살충제의 사용으로 고통 받는 가운데서 살아갈 공간마저 이렇게 많이 줄어들면 곤충의 고통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물론 대멸종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던 곤충은 종의 구성만 달라질 뿐 삶을 이어갈 것이다하지만 인류세에 살아남기에 적합한 곤충만 살아남는다는 건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납작하게 눌러 더 작고 단조로운 집단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게다가 인간이 가치 있게 여기는 곤충은 사라지는 대신없애버리려 애쓰는 곤충은 번성하리라는 점을 기억하라는 저자의 경고는 섬뜩하게 느껴진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곤충이 줄어들고 있느냐 아니냐가 아닙니다평균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줄어들고 있거든요하지만 학자들이 곤충이 70% 감소했다라고 말했다가 알고 보니 20%밖에 감소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모두가 그렇다면 별문제 없네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됩니다저는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사람들이 기온이 5℃ 올랐을 수도 있는데 2밖에 안 올랐으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할까 봐 우려됩니다.” / 88p

 

 

인간의 공감 능력은 유용하지만 대중의 행동을 촉구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특히 사람들이 그 문제가 자신의 삶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많은 사람이 곤충에 혐오감이나 두려움을 느낀다는 점도 문제다우리는 곤충을 죽이기 위해 만든 화약약품을 찬장에 쌓아둔다대중문화 역시 곤충을 살충제나 괴물과 연관시킨다언어조차 곤충에게 적대적이다. / 99p

 

 

인간은 농사를 깔끔하게 지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곤충을 말살시키고 있습니다언젠가는 우리가 이런 행위의 대가를 치를 겁니다.”

곤충은 우리가 주변 세상을 바꾼 방식 때문에 큰 피해를 입었다물리적인 면에서도 그렇고화학적인 면에서도 그렇다살충제를 일상적으로 쓰는 바람에 곤충에게 해로운 독기가 생겼다. / 166p

 

 

 

  그동안 우리는 폭풍가뭄미세먼지 등 각종 기후 위기가 불러일으킨 경고 앞에서 미적지근하게 대응해왔다하물며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곤충의 위기 앞에서는 과연 발 빠른 대응을 기대할 수 있을까이에 대해 저자는 곤충에게 호의적인 서식지를 복구하고 서식지를 유독 물질이 거의 없는 상태로 유지하려고 다 같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목표라 말한다우리가 소소하게나마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잔디를 깎는 횟수를 줄이거나 밤에 불을 너무 밝게 켜놓지 않는 것이다집게벌레딱정벌레거미 같은 곤충은 잔뜩 쌓여 있는 낙엽 아래를 돌아다니길 좋아한다고 하니마당에 쌓인 낙엽을 얼마나 자주 치울지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또 무질서하고 관리되지 않은 초원과 잔뜩 뒤엉킨 덤불을 흉물스럽다고 생각한다면곤충이 서식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주는 관대한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곤충의 위기가 지닌 역설적인 면은 재앙이 어떤 식으로 닥치든 그 여파를 감당해야 할 존재는 곤충이 아니라는 것이다곤충은 종의 구성만 달라질 뿐 삶을 이어갈 것이다하지만 지구상에 남은 생명체 대부분은 기반이 흔들리면서 허우적거릴 것이다따라서 곤충 보호라는 목표를 내세우는 대신 새식략 공급망인간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돌려야 할지도 모른다. / 115p

 

 

 




 

 

 

 

  이처럼 인섹타겟돈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어가고 있는 곤충 멸종의 위기를 알리고 인류에게 경각심을 각인시키는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이다우리가 사는 세상은 안정적이고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한순간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책 속의 수많은 경고는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해 마주해야 할 메시지다지금은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더듬어 헤아릴 줄 아는 시선이 너무나 간절한 시점이다이 책의 귀한 가르침이 꼭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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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피아 1 : 잡학 상식 - 꼬리에 꼬리를 무는 400가지 사실들 팩토피아 1
케이트 헤일 지음, 앤디 스미스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주니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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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지식이 쑤욱!

아이들에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전하고자 하는 신개념 지식 백과사전팩토피아!

 

 

 

팩토피아에 온 걸 환영해!

 

모두 뒤통수 조심해깜짤 놀라 뒤로 넘어질지도 모르니까턱도 잘 받치고 있어.

입을 다물지 못할지도 모르니까놀랍고 멋진 사실들이 너희를 기다리고 있거든.

어떤 것들이냐고? / 6p

 

 

 

  팩토피아!

  마치 별세계가 펼쳐져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마주했을 때 외쳐야 할 것 같은 바로 그 이름팩토피아.

  흥미진진하고 호기심 가득한 이 세계로 마구마구 뛰어들고 싶게 만드는 팩토피아는 아이들에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전하고자 하는 신개념 지식 백과사전이다.

 

 

  동물과 식물과학과 역사세계 등 브리태니커가 검증하고 초등 교과서 속 지식들을 쏙쏙 담아 놀랍고도 신기한 팩트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팩토피아의 세계 속에선 무려 400여 가지의 사실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기린에서 에펠탑으로에펠탑에서 페인트로페인트에서 광물로광물에서 이로이에서 가시로 끝없이 이어지는 이 지식 여행에 지루함이란 없다.

 

 

  언제 어디로 갑자기 딴 길로 새어버릴지 모르는 책장 여행을 정신없이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어느 새 세상의 온갖 지식을 맛볼 수 있으니보다 특별하고 재미있는 백과사전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

 

 

 




 

 

 

 

갓 태어난 아기는 몸 속에 뼈가 모두 270개쯤 있어어른이 되면 206~213개로 줄어든다는 걸 아니? / 9p 1호가 말하길, “그럼 내 뼈는 한~ 10개쯤 사라졌을까?”

 

플레이도우는 원래 벽지를 청소하는 도구였어이렇게 재밌는 장난감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지. / 25p 2호에게 말랑이가 원래는 청소 도구였다고 말해주니 그럼 이제 이걸로 청소하면 돼?”라고 말하지 뭐야.

 

수컷 바우어새는 바우어라고 불리는 집을 짓고 꽃이나 조개껍데기 같은 색색의 물체로 세심하게 장식을 해암컷에게 보여 주려고 말이야은박지처럼 반짝거리는 쓰레기도 주워다 쓰지. / 59p 우아수컷 바우어새는 사랑에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은데?

 

 




 

 

 

매일 우주에서 지구로 돌덩어리들이 떨어져다 합치면 44,000킬로그램도 넘어고작 먼지 한 점 크기인 것들도 있지. / 89p - “엄마지금도 우주에서 돌이 떨어지고 있으니까 맞지 않게 잘 피해 다녀야 돼.”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물은 세균이야머리카락 끝에 무려 150,000마리나 올라설 수 있다니까! / 119p 1호는 말했다. “어쩐지 머리가 무겁더라내 머리가 큰 게 아니었어다 세균이 있어서 그랬던 거야.”

 

세균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는 화장실이야변기 뚜껑을 열고 물을 내리면 공기 중으로 세균이 1.8미터나 날아갈 수 있어. / 141p 응가를 하고 변기 속의 자기 응가에게 인사를 해주는 2호야이젠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어린이 백과사전답게 풍부한 삽화와 눈에 쏙쏙 들어오는 이미지다채로운 컬러가 보는 재미가 있다워크북을 통해 초성 퀴즈, OX 퀴즈미로 찾기빙고 게임주사위 보드 게임 등의 재미있는 독후 활동도 참여해볼 수 있다기나긴 겨울 방학부모와 아이가 함께 팩토피아의 세계에 푹 빠져보시길 추천드린다계속되는 팩토피아 시리즈도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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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의 거장들 - 매 순간 다시 일어서는 일에 관하여
데비 밀먼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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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란 무엇인가!

각 분야를 대표하는 창작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통찰하고 이해한 노력들을 공유하다!

 

 

 

 

  디자이너시인소설가화가사진작가여성운동가사업가셰프방송인 등 우리 시대의 가장 창의적인 거장이라 불리는 이들의 창작법과 신념멘탈 관리법을 담은 인터뷰집이다혁신의 아이콘 팀 페리스디자이너 중의 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작가 알랭 드 보통스티브 잡스의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앨버트 왓슨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창작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통찰하고 이해한 노력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들과 인터뷰를 나누고 이 책을 엮은 데비 밀먼 역시 지난 20여 년간 버거킹펩시하겐다즈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담당한 최고 마케팅 책임자로인터뷰이가 사랑하는 인터뷰어로 정평이 난 커뮤니케이션의 대가다. “훌륭한 인터뷰는 시간과 변화에 짓눌리지 않고 존재와 잠재력의 핵심을 건드린다는 마리아 포포바의 말처럼하나하나의 인터뷰 속에 담긴 그들의 예리한 지성과 삶을 대하는 특별한 태도는 우리로 하여금 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는 바가 있다무엇보다 이 한 권으로 세계적인 아이콘들을 한 자리에서 마주할 수 있다니그 자체만으로도 황홀해지는 책이다.

 

 

 

인터뷰는 태생적으로 신기한 문화적 인공물이다.

그것은 미래의 부끄러움에 대한 합의된 훈계다.

우리가 삶의 특정 시기에 어떤 상태였고

어떤 사람이었으며 어떤 열정으로 들끓었고

어떤 슬픔으로 괴로워했는지 새겨놓은 공동의 기록이다.

마리아 포포바의 맺는 말 중에서 603p

 

 

 

  하나의 문화를 선도한다는 건 자신만의 예술적 원천과 작품 속에 깃든 철학을 그 누구보다도 뚜렷하게 감지하고 그것을 증명할 줄 아는 이에게만 허락된 재능일지도 모르겠다멘탈의 거장들』 속 창작가들은 자신의 내면과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그 수많은 고뇌 속에서 자신만의 창작법을 발견하고 수정하며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다성소수자인 앨리슨 벡델은 어디까지 드러낼 것인가?”와 같은 질문으로 진정한 자아에 다가가는 방식을 고민하고세스 고딘은 공포와 경멸의 사이클에서 떨어져 나와 조용히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하려 한다.

 

 

 

  매릴린 민터는 좋은 예술가가 되려면 자신에 대한 회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실패를 창조적 과정의 일부라 생각하고그때 발상하는 두려움조차 정면으로 마주하며 예술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재커리 페팃은 그래픽디자인 혹은 상업 예술의 세계에서 독창적이라는 것은 본질적인 미덕이 아니라고 말하며 독창적이 되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마라고 조언한다아이디어를 으깨고 융합하는 가운데서 오히려 혁신적인 무언가가 알아서 따라올 거라고 말하는 그의 인터뷰는 새로운 영감을 발견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사로잡혀 있는 창작자들에게 귀한 메시지를 준다.

 

 

 

우리 삶은 카오스예요매일매일 일어나는 일들에는 그 어떤 의미도질서도 없죠하지만 거기서 무언가 이야기를 발견하려고 애쓰는 것그런 무작위적인 사건에서 어떤 의미나 서사를 발견하려고 애쓰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에요. / 앨리슨 벡델 편 중에서 37p

 

 

무용원고책 소설시 등의 예술 작품에서 자신과 다른 인종경제적 지위국적젠더섹슈얼리티를 가진 집단을 묘사할 때 외부자의 눈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면 타자를 낭만화할 수 있는 것 같아요저는 내부자로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목소리를 높여야 해요자신이 누군지자신이 무엇인지 세상에 말해야 해요.” / 비스 버틀러 83p

 

 

정말로 능숙해지기까지 10, 12, 14년도 더 걸린 것 같네요그쯤 지나고 나서야 어떤 비전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그것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게 되었어요나는 늘 배우고 있습니다지금도 여전히 나를 깜짝 놀라게 해줄 무언가내 뜻대로 되지 않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지요. / 앨버트 왓슨 편 중에서 111p

 

 

 



 

 

 

 

  삶의 태도와 무너지지 않을 마음을 관리하는 법에 관한 여러 인터뷰들도 인상적이다전 세계 베스트셀러 타이탄의 도구들의 저자답게 팀 페리스는 데비와의 인터뷰에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내적인 삶과 외적인 삶을 조정하는 법을 상세히 알려준다이를 테면 구체적으로 내게 어떤 나쁜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최소 열다섯 가지 정도를 적어봄으로써 나의 두려움을 정의해보고어떻게 하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지 예방해봄으로써 두려움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것임을 알아가 보라고 한다또 이 모든 예방 조치를 다 취했는데도 우려했던 일이 결국 벌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고려해봄으로써 실제 그런 일이 닥쳤을 때 더 이상 절망적이거나 무력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히지 않기를 제안한다.

 

 

 

  “뭘 꼭 알아내야 한다거나 특정 나이에는 특정 장소에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허상과 같은 미래나 목표를 붙잡고 있는 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나의 능력을 바라볼 것을 조언하는 채니 니컬러스의 말 역시 새겨둘 만하다나아가 우리는 시민으로서 사회에 애정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아난드 기리다라다스의 메시지는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직시하게 한다이 외에도 에스터 페렐과 알랭 드 보통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들여다본 낭만적 사랑의 허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을 고민해보게 한다.

 

 

 

2005년에 마흔다섯 살이 되면서 중년의 위기를 맞았어요하던 걸 멈추고 돌아보고 점검해야 하는 중년의 시기가 45세 즈음이라고 늘 생각해왔거든요문제는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것이었어요엄청나게 많은 생각과 불안이 뒤따랐죠결국 나 자신을 시장에 내놓고 여러분들아나 여기 있어요내가 할 만한 거 뭐 없어요?”라고 묻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미지의 세계로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약을 한 것이죠그때 이후로 제가 한 모든 일은 온전히그리고 전적으로 우연의 산물이었어요. / 신디 갤럽 편 중에서 52p

 

 

제가 이렇게 희망적인 이유는 온갖 역경에도 우리가 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아요우리는 정말 변해요마음도 말랑말랑해지고 스스로에게 훨씬 더 다정하고 너그러워지죠스스로를 치유하는 근본적인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그리고 변화하죠사람들 눈치만 보던 그 불안하고 겁 많던 사람이 지금은 이렇게 그딴 거 신경도 안 쓰는 사람이 되었잖아요그것만으로 희망이 생기죠. / 앤 라모트 편 중에서 106p

 

 

자신의 마음을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낭만적이지 않은’ 일이죠그래서 토라짐이 낭만적 사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겁니다왜냐하면토라지는 게 뭔가요상대방이 자신에 관한 중요한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분노와 그게 뭔지 절대 설명해주지 않겠다는 오기가 섞인 상태입니다그러니까 자신을 이해 못 한다고 상대방을 탓하면서도 설명해주기를 거부하는 것인데설명하는 것 자체가 사랑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연애는 다방면에서 가르침을 필요로 해요양쪽 다 상대방이 자신을 가르치는 걸 허락하고 분노나 원망 없이 그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성공적인 연애를 할 수 있어요. / 알랭 드 보통 편 중에서 311p

 

 

 




 

 

 

 

  엘리자베스 알렉산더는 무언가를 정말 열심히 하고 좋아할 수는 있겠지만실제로 예술가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요그건 정말 진지해야 하는 거잖아요.” 하고 도리어 물어온다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짓는 개별적인 예술가라는 점에서 그녀가 말한 진지함에 대해 고민해보는 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2022년을 갈무리 하는 시점에서 나는 얼마나 진지한 사람인지또 나의 작업에 얼마나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는지늘 진지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삶에 대하여 마음을 써보려 한다. 2022년을 마무리 하며 약 2주에 걸쳐 새벽 독서로 이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간 경험들은 다가올 새해에 보다 더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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