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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스테인 2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필립로스의 글은 진지한 토론을 들여다 보는 기분이 든다. 진지한 주제를 던져주고 사방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 보는 것이다. 흔히 한 문단이 한 페이지를 넘어간다. 그래도 가끔 묻고 싶어질 때 쓴 약처럼 효과가 있다.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모두가 알고 있다니 ...... 어떤 일이 어떻게 해서
그런 식으로 일어나는지를 안다고? 인간사를 규정하는 사건들, 불확실성들, 사고들, 불화, 충격적인 부조리의 연속인 난맥상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도? 아무도 알 수 없을거요, 루교수. ‘‘ 모두가 알고 있다.‘‘ 라는 말은 상투어를 이용한 호소인데, 경험을 진부하게 만들어버리는 출발점이다. 무엇보다 못 견디게 싫은 것은, 상투어
를 내뱉는 자들의 위선적인 진중함과 권위의식이다. 우리가 유일하게 아는 것은, 상투적
이지 않은 의미에서, 우리 모두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아는 것도 알지 못 한다. 의도? 동기? 결과? 의미? 모르는 건 전부 놀랍게 느껴진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우리가 안다고 믿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