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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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들러의 작품수가 몇 개 안 되는 것에 대한 다행스러움과 아쉬움으로 헤맬 때 마주친 로렌스 블록의 글들은 충분히 만족스런 대타였다. 번역된 책이 많지 않은 아쉬움은 여전하다.
하드보일드 소설의 비내리는 질척한 거리의 청회색 느낌은 잔혹한 환경에 처해 그것에 지쳐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연민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보내는 예의가 매력적이다.

‘전문적인 킬러도 아니었고 나를 처치하럳 온 청부 살인자도 아니었다. 그냥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술을 퍼마신 애 녀석들이었다. 어쩌면 사람을 치거나 차를 완전히 박사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범퍼 한 군데 긁히지 않고 온전히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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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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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게츠비‘ 시대의 글 같다. 예쁜 여자들과 넘치는 술과 파티, 사람들의 사교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덧없다. 퇴폐적 공간들이 덧없다 싶은 순간에 제임스 셜터의 글에 따라붙은 수식어 처럼 일상적인 언어들이, 건조한 표현들이 어느 순간 짜르르하게 다가온다. 삶이, 우리를 둘러싼 것들이 말로 살아나는 모습은 경이롭다.

‘취향이 다른 사람과 사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다. (중략) 그건 아마도 옷을 입는 방식이나 또는, 같은 이유로 벗는 방식으로 전해지는데, 취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그건 학습되고 어느 순간에 도달하면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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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시리즈 세트
존 스칼지 / 샘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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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되어 더 이상 살아갈 의지가 없어질 시기에 지구의 재산을 상속하거나 나라에 헌납하고 다시는 지구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서류에 싸인을 한다. 그 후에 어떻게 되는 지는 지구를 떠날 때까지는 알 수 없다. 우주선 탑승 후 그 늙은 몸을 벗고 예약해 놓았던 자신의 유전자로 배양한 젊고 더 근육질이 된 몸을 입고 우주전에 뛰어들게 된다. 꽤 매력있는 제안이다.

‘진화의 다음 단계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지구와 아찬가지로 대부분의 행성은 고립되어 있다. 또한 인류는 새로운 고향에 적응했다. 문화적으로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개척행성들은 지구의 문화와 언어로부터 문화적, 언어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만 년이 지나면 유전적인 변화도 일어날 것이다. 충분한 시간만 주어지면 개첛생성 수만큼 인류가 생겨날 것이다. 다양성은 생존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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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소시지 - 27일 간의 달콤한 거짓말 풀빛 청소년 문학 6
우베 팀 지음, 김지선 옮김 / 풀빛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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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레‘는 19c 독일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전대미문의 신기하고 독특한 사건‘을 소재로 다루며, 주요 상징 내지 주도적인 모티브가 있고, 제한 된 범위내에서 하나의 중심사건에 초점을 맞추어, 간결하고 객관적인 묘사로써 팽팽한 긴장 속에서 단선적으로 진행되다가, 갈등의 정점에서 전환점을 맞아 결말에 이른다는 까다로운 조건의 장르로 연극과 닮았다.

독일인답다. 소설에 저런 법찍을 주문하는 장르라니 좀 생뚱맞지만 세계대전의 허망하고 비참한 현실을 지어낸 나라에 썩 어울린다 싶다.
청소년 권장도서라기엔 너무 어른의 세계를 다루었다. 종전 와중의, 그 혼란스런 후방을 다루었다는 이유로 이 멋진 아줌마를 권했나 보다. 이런 시절에 역사는 보통 사람들의 열정과 올바름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간다 싶어서 세상이 찬란해진다.

‘그러다가 희안하게도, 뭘 만들어 먹을 재료를 구하기가 워낙 어려워진 시절을 맞아 도통 뭘 만들어 먹을 흥이 나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들이 입을 모을 때, 그녀는 갑자기 요리가 재미있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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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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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터 회의 책 중 최고
눈에 대해, 추위에 대해 전혀 다른 개념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는 눈이나 얼음을 사랑보다 더 주묘하게 여긴다. 동족 인류에게 애정을 갖기보다는 수학에 흥미를 가지는 편이 내게는 더 쉽다. 그렇지만 나는 삶에서 일정한 무언가를 닻처럼 내리고 있다.그걸 방향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여자의 직관이라고 해도 된다. 뭐라고 불러도 좋다. 나는 기초 위에 서 있고, 더 이상 나아가 떨어지지 않는다. 내가 내 삶을 잘 꾸려 나가지 못 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절대공간을 적어도 한 번에 한 손가락으로라도 붙들고 있다.
그래서 세상이 어긋나게 될 수도 있는 정도, 내가 알아내기 전에 일이 악화되어버릴 수 있는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나는 이제 한 점 의심의 그림자 없이 무언가 잘못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느린 사람에게는 세상의 시간을 다 주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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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02-10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