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그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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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후 나치가 아니라 루마니아지역의 독일인 가정을 찾아내서 식구중 누군가를 러시아 수용서로 데려가 쓸데없는 노역과 죽을 정도의 배고픔에 매달려 인간의 밑바닥을 보이며 살게 하다 어느날 갑자기 고향으로 돌려보내 또 다시 타인의 처지로 부유하는 삶을 살게 하는 인간의 이 따위 행위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헤르타 뮐러는 이런 상황을 고발문학의 형태로,
이런 상황에 맞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아서 새로 만들어야만 했다는 듯 숨그네, 심장삽, 배고픈천사 등 새로 조합한 단어를 사용한다. 육십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배고픈천사를 식사 때마다 마주하고 숟가락과 포크 사용에 당황하며.


‘배고픈 천사는 입 안에, 내 입천장에 오롯이 매달린다. 그건 배고픈 천사의 저울이다. 배고픈 천사가 내 눈을 제 안경처럼 덧쓰고, 심장삽은 현기증을 일으키고, 석탄은 흐릿하게 보인다. 백고픈 천사가 내 뺨을 그의 턱 위에 끼워 맞 춘다. 그리고 내 숨결을 그네 뛰게 한다. 숨그네는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심한 착란 상태이다.‘

‘그는 나의 대리형제다. 내 생사를 모르는 부모님이 아이를 만들었다. 어머니는 태어났다는 말을 출생이라고 줄여 썼듯, 죽었다는 말도 사망이라고 쓸 것이다. 어머니는 이미 그렇게 했다. 어머니는 하얀 박음질 땀이 부끄럽지 않을까. 내가 그 한 줄에서 무엇을 읽었는지 안다면.
너는 거기서 죽어도 돼. 그게 내 입장이야. 집에 입 하나 준 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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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4-10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헤르타 뮐러를 독일 작가로
봐야 할 지 아니면 루마니아 작가
로 봐야 할지 궁금하네요...

2020-04-10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