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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의 태양 ㅣ 아라미 청소년문학 1
가브리엘레 클리마 지음, 최정윤 옮김 / 아라미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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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의 태앙>은 이탈리아 최고의 청소년문학상인 안데르센 상 2017년 수상작입니다. 16살인 학교 문제아 다리오가 중증 장애인 앤디를 돌보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그들이 함께 한 4일 동안의 자유 여행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그 시간 속에서 둘은 우정을 배우며 각자 성장하게 됩니다.
책의 줄거리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힌 16살 다리오는 학교 기물 파손 문제로 중증 장애인인 앤디를 돌보는 자원 봉사를 하게 됩니다. 기존에 앤디를 돌보고 있던 봉사자 앨리사와도 트러블이 생기며 서로 불편해하는데요. 어느 날 앤디가 창문 밖으로 보이는 눈부신 태양을 자꾸만 말하자, 다리오는 앤디의 휠체어를 밀어서 학교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그들을 찾는 듯한 움직임에 충동적으로 기차를 타고 9년 전에 엄마와 이혼해서 연락이 끊긴 다리오의 아빠를 만나러 갑니다.
이 여정 속에서 앤디와 다리오는 어떤 사건들을 겪을까요? 그리고 다리오는 과연 오래전에 헤어진 아빠를 만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중증 장애인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과 편견들
이 작품 속에서 앤디를 대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중증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편견을 깨닫게 됩니다. 앤디가 다니는 학교에서부터 한 교사나 활동 보조자 앨리사는 앤디를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하지 않아요. 인격적으로 동등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델프라티 교사는 앤디를 열등하다고 보았으며, 앨리사는 그를 아기처럼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한 존재로 대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문제아라고 낙인 찍힌 다리오만은 앤디를 있는 그대로 대합니다. 그와 눈을 마주치고 그의 생각을 읽으려고 해요. 그리고 계속 대화를 나눕니다.
둘이 다리오의 아빠가 있는 곳으로 가는 여정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마주치는데요. 앤디에게 모욕적으로 대하는 사람도 있고, 장애인과 동반자(다리오)의 모습을 보며 한껏 경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무작정 거부하거나 배척하지는 않아요.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앤디를 다리오처럼 이해해주고 인격적으로 대해주는 락과 같은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이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서 장애인에 대한 많은 지식이 제공되고 교육이 행해짐에도 여전히 차별과 편견은 존재한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이탈리아인데요. 한국이나 이탈리아나 그 어디든간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도록 계속 노력이 필요함을 엿볼 수 있어요.
소년의 성장통, 그리고 희망
다리오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힌 아이입니다. 사람에 대한 선입견은 참으로 무서워요. 학생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봐야 할 교사나 교장은 다리오 앞에서 대놓고 무시합니다. 인격적으로 모욕을 해요. 부모님의 이혼으로 9년동안 엄마와 살고 있는 다리오는 아버지의 부재를 절실하게 느낍니다. 추억 속에서 다정하고 강인했던 아빠가 왜 엄마와 자신을 떠나버렸는지 다리오는 양쪽 누구에도 이유를 듣지 못했어요. 다리오의 세상은 어둡고 약해요. 다리오는 엄마를 나약하다고 여기며 마음을 닫고 있어요. 그리고 누구도 그 아이를 빛나는 존재로 여기지 않아요. 절망 속에서 희망없이 지내던 다리오는 앤디를 만나고 그와 함께 우정을 쌓아갑니다. 앤디는 자신이 자원봉사를 하는 대상이지만, 자신과 동등하다고 받아들여요. 그래서 그는 앤디에게 말을 걸어도 괜찮은지, 앤디가 무엇을 할 줄 아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앤디는 몸이 불편한 거지, 바보나 멍청이는 아니에요."
행동이나 말은 거칠지만 실은 다정한 마음을 가진 다리오. 그의 환경적 요인이 아이를 문제아로 만들었지만, 학교에서 그에게 따스한 사랑으로 대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이거야말로 어른들이 기억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죠. 가난하고 성격이 나쁘다고 해서 어떤 사정인지 살펴보려 하지 않고 무조건 나쁜 아이로 취급하는 선입견을 버려야한다는 것.
다리오와 앤디의 4일간의 여정이 끝나고 둘은 다시 학교로 돌아옵니다. 이 여행은 그들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고, 둘을 성장시켰어요. 이걸 함께 읽은 독자들에게도 많은 울림을 안겨줄 것입니다. 둘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책을 통해 함께 지켜볼 수 있길 바랍니다.
인상깊은 구절
오히려 다리오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즐겼다. 세상을 조금 더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이유들이었다. 인생에서 쥐락펴락할 수 있는 전능함과 주도권을 갖게 된 것 같았다. 지체하는 것은 세상으로 나아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처럼 자기 인생의 지배권을 갖는다는 뜻이었다. (86쪽)
그렇다 해도 그가 선택한 것이었다. 이번만큼은 그의 선택이었다. 처음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제 그는 자유의 몸이고,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이 되었다. 강한 자는 승리하고 실패한 약한 자는 무리에서 떨어져 나간다. 동물의 왕국은 이렇게 돌아간다. 그런데 왜 실패한 사람들이 남고 그가 무리를 이탈한 걸까? (125쪽)
어느 순간 다리오는 바다 위로 따오른 태양을 바라보았다. 뜨거운 하늘에 떠 있는 주황색 원반 같았다. 영어 책에서 본 그림이 떠올랐다. SUN이라는 영어 단어 아래 '태양'이라고 뜻이 적혀 있었다. '태양'과 '아들'의 영어 발음이 같은 걸로 봐서 옛날 사람들은 이 둘을 똑같이 여겼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빠에게 자식은 태양이니까. 다리오는 아빠에게 태양이 되고 싶었고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171쪽)
이 책은 문화충전200퍼센트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