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찌는 엄마가 셋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유승희 지음, 윤봉선 그림 / 우리학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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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찌'라는 이름을 보니 축구 선수 집안의 누군가가 떠오릅니다. 예쁜 순우리말 이름이지요. 이 동화책의 주인공도 세번째로 태어난 뻐꾸기라서 엄마 뻐꾸기가 '세찌'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런 세찌에게 엄마가 셋이나 있다고 해요. 낳아준 엄마와 길러준 엄마, 이렇게 둘은 알겠는데, 또 다른 엄마는 누구일까요?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을 가슴에 품고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작가



목차




책의 줄거리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새입니다. 엄마 뻐꾸기는 뱁새 부부의 둥지에 알을 낳기로 결심을 해요. 그리고 아주 고난이도 기술을 사용해서 알낳기에 성공합니다. 총 세 군데에 알을 낳았는데, 다행히도 모든 둥지의 뱁새 부부들은 이를 눈치채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자연의 섭리인가 봐요. 그런데 이 즈음에 세 번째 뱁새 둥지에 엄마 뻐꾸기도 모르게 비밀스런 일이 벌어집니다.

엄마 뻐꾸기는 두 개의 둥지에서 먼저 알을 까고 나온 새끼들을 몰래 훔쳐보며 기뻐하지만, 두 마리 새끼는 먹이사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세 번째 둥지에서 알을 깨고 나온 아이에게 세찌라고 이름을 붙이곤 주변을 맴돌며 지켜봅니다. 그리고 자기 대신 세찌를 키우는 뱁새를 보며 비웃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남의 아이를 키운다면서 말이지요. 이런 사연을 품고 태어난 세찌를 엄마 뱁새는 정성껏 키웁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찌는 자라서 독립의 시기가 되었어요. 엄마 뱁새는 세찌에게 진실을 말해줍니다. "이미 네가 나와 다른 뻐꾸기라는 걸 알고 있었단다." 세찌는 자신을 정성껏 키워준 엄마 뱁새를 떠나서 엄마 뻐꾸기를 만나게 됩니다. 엄마 뻐꾸기는 자신의 자식인 세찌와 함께 다니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뻐꾸기들이 모인 곳에서 세찌가 울음소리를 냈을 때, 비밀이 밝혀집니다. 엄마 뻐꾸기는 세찌가 너무 싫어집니다. 앞으로는 같이 다닐 수 없다고 여기고 세찌가 사는 숲을 떠나 멀리 가버려요. 세찌와 엄마 뻐꾸기, 둘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결말은 책의 내용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모성애와 자연의 섭리


이 책에는 모성애와 자연의 섭리를 절묘하게 화해시키고 있다고 소개글에 나옵니다. 이 동화는 새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엄마가 된다는 건 아이를 품었을 때부터라고 생각하지만, 겪어보면 아이를 낳은 뒤부터 여자도 엄마로 새로 태어납니다. 갓난아기도 이 세상 모든 게 처음이지만, 엄마도 엄마 역할이 처음입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갖은 고생과 희생과 인내와 사랑이 눈물 콧물과 함께 가슴 속에서 똘똘 뭉치며 모성애가 생겨나는 것 같아요. 낳았다고 사랑이 몽글몽글 피어오르지 않아요. 이 짐승(!)같은 아기를 사람같이 만들며 엄마도 진정한 엄마가 되어 갑니다. 아기와의 관계가 아니라 동물로 말해볼까요? 길을 가다가 발견하는 길고양이나 개를 보며 측은지심은 생겨날지언정 애정이 샘솟지는 않지요.

이 책에서도 엄마 뱁새는 세찌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지만 세찌를 키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요. 알을 품었던 시간, 먹이를 나눠 먹던 시간, 날갯짓을 연습하며 함께 살아온 시간들 속에서 세찌는 뻐꾸기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아이였을 뿐이었어요. 겉모습이 다르다고 함께 해온 사랑의 시간들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지요.

이런 엄마 뱁새 덕분에 세찌 역시 뱁새를 떠난 뒤에도 엄마 뻐꾸기를 만나 다시 사랑을 나눠줄 수 있었어요. 나를 낳아줬기에 무조건 엄마라며 사랑이 느껴질까요? 엄마 뱁새에게 사랑을 배웠기에 엄마 뻐꾸기한테도 가능했던 거죠.

그런데 엄마 뻐꾸기는 세찌의 엄마가 셋인 비밀이 밝혀지자 이 아이를 밀어냅니다. 친자식이 아니라며 부정하고 거부하지요. 같은 기질, 같은 특성이 없다는 이유로 어제까지 내 자식이었던 아이는 이제 남의 자식이 되어 눈밖에 내치고 맙니다.

자연의 섭리란 그런 것이겠지요. 엄마 뱁새를 통해 진실한 모성애를 드러내고, 엄마 뻐꾸기는 자연스럽게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면 재미가 없겠죠? 작가가 말하고픈 주제를 과연 엄마 뻐꾸기도 받아들일까요? 받아들인다면 어떤 과정으로 보여줄까요? 동화 속 세계는 무한 상상이 펼쳐지는 곳이지만 아름답고 멋진 선택을 가진 캐릭터들이 사는 곳이기도 해요.


그림 형제의 명작동화나 우리의 옛이야기 속 살벌한 부모 자식간의 이야기는 살짝 밀쳐두고, 아름다운 모성애를 느낄 수 있는 <세찌는 엄마가 셋>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은 우아페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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