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위대한 시작 - 새롭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리더의 힘
유승찬 지음 / 산호와진주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양새가 조금 우습게 되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어느 정도 이문을 남겼을지 모르지만, 정작 책의 주인공은 요즘 영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정치인 문재인이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해 보인다. 아직까지는 위대함과는 거리가 있다. 개인적 지지 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책은 분명 자기계발서이다. 개정판 출간 시기를 본다면, 아마도 문재인 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을 염두에 두고 집필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고, 이를 패배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선리더십을 강조하는 측면으로 다듬어 펴내지 않았나 싶다. 이 부분이 아쉽다. 개인적 판단으로는 경제적 계산 외에는 굳이 개정판을 낼 필요를 찾기 힘들었다.

 

물론 요즘 솔직한 심정으로 바라본다면 자질과 인격 등을 고려해볼 때 전혀 자기계발서의 주인공으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인물을 주인공으로 숱한 미사여구와 과장으로 포장된 리더십 관련 책들을 흔히 볼 수 있으니, 그런 면에서 문재인이라는 정치인은 그동안 나름대로 리더십을 보여줬고, 현재에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가 일생의 벗 노무현과 함께 만들어간 참여정부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고, 두 번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것이 진정 국민들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었는지는 각자 선택과 평가의 몫이겠지만, 사람들의 삶이 그리 넉넉해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그렇다고 참여정부가 선이었고, 지난 이명박 정부, 현 박근혜 정부가 악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애초 불가능한 작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정치인 문재인이 한 결 같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가 굳이 문재인 리더십이라고까지 명명한 만큼, 진실로 이 시대의 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책의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말해 여전히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바람은 나 역시 가지고 있다. 문재인이라는 정치인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길 바라는 마음.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그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이 팍팍한 삶이 나아지는 데 더 많은 정치인들이 진실로 노력해주길 바라는 이들 역시 그럴 것이다.

 

저자의 의도이든 아니든 리더십 주제의 자기계발서의 주인공이 된 문재인. 그가 살아온 길이 스스로 당당하고 떳떳했다 자부한다 해도, 이제 이미 그는 진흙탕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 곳에서 연꽃을 피울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이다. 그의 벗 노무현은 기어이 연꽃을 피웠지만, 끝내 자신도 스러지고 말았다. 안타까움과 눈물, 아쉬움과 비통함이 노무현의 마지막이었다. 그런 전철을 밟으면 안 될 것이다. 그가 여러 번 강조했듯, 노무현을 넘어야 한다. 그것이 자신도 그리고 많은 국민들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이다.

 

애초 서평을 통해 책을 적잖이 비판하려 했다. 아무리 판매가 관건인 자기계발서라지만, 아직 현재진행형인 문재인을 소재(!)로 리더십 관련 책을 펴냈다는 것이 영 마뜩잖았기 때문이었다. 어쩐지 문재인이라는 이름을 빌어 펼치는 빤한 상술 같았다.

 

하지만 비판을 위한 서평을 쓰기 위해서 한 번 더 책을 읽은 결과, 마음이 조금은 바뀌었다. 독자가 훌륭하면 된다는 생각! 까지는 아니지만, 읽기에 따라, 느끼기에 따라 전달되는 것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너그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 역시 내용은 확인도 하지 않고, 책 표지와 제목만 보고 덥석 책을 쟁여 놓지 않았나.

 

자기계발서의 전형을 충실히 따르던 저자는 말미에 정치인 문재인에 대한 바람과, 그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담았다. 자기계발서가 갑자기 숙연(!)해지고, 애매해지는 순간이다. 자신이 감히 리더십’ ‘위대한등의 수식어를 헌사한 인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제 어쩔 수 없다. 사고는 저자가 쳤지만, 감당은 온전히 문재인이 해야 한다. 그는 최소한 위대하지는 못하더라도 한결같은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가 정치에 투신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다른 이의 말을 빌려 문재인의 없음의 힘을 꼽았다. 우리사회에서 소위 성공한 이들이 갖춘 화려한 스펙, 재력, 학벌, 가문 모두 빈약하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에겐 힘이 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이 없기에 겸손할 수 있고, 또한 타인의 지혜와 힘을 구하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요즘 잘 나가는 이들에게 빈약한 겸손과 배려가 그에겐 있다는 것이다.

 

갑의 전성시대에서 분명 그것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는 진정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한결같은 길을 간다면 말이다.

 

그다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인물에 대한 아직도 남아있는 미련, 희망과 함께 부디 그가 한결같은길을 가기는 바라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덮는다. 진정으로 그가 위대한 시작을 할 수 있기를 아직도 나는 바라는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