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 직장인 자양강장誌
M25 편집팀 지음, 이고은 그림 / 미디어윌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언론을 장식하는 수퍼 울트라 들의 휘황찬란한 활약을 보며 분노하다가도, 아침이면 다시 당장 눈앞에 버티고 선 리틀 갑들 때문에 한없이 춥고 외로워지는 우리들.

 

너는 완생이고, 나는 미생이다백날을 떠들다가도 결국 상사에 대한 일심동체 모두까기 인형으로 또 하루를 마감하는 우리들. 이런 웃픈현실 속에 등장하는 우리는 어쩜, 우리이기에 그나마 위로가 될 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나 혼자만은 아니라고 믿을 수 있기에.

소위 대기업은커녕, 일정한 규모와 체계를 갖춘 곳에서 일한 경험이 전무 하다. 기껏 전 직원을 딸딸 긁어모아도 10여명을 넘나드는 규모 속에서 일하며 부대끼며, 그렇게 살아왔다.

 

때문에 정말 본의 아니게 디테일엔 강하지만, 스케일엔 압도(!)당하며 살아왔다는 자체적인 평가가 가능하겠다. 그에 따른 장단점이 있겠지만, 어쨌든 나는 장점만 쪽쪽 흡수하며 살아왔다고, 스스로 세뇌하며 다독인다. 꼭 큰 조직에 있어야만 클 수 있는 법은 아니라고 우기면서. 하지만 내 키는 여전히 변함없이 짧다.

 

김대리-직장인 자양강장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카툰과 함께 우리네 소소함을 매우 소소하게 다독인다. 우리 삶을 그대로 스캔한 듯한 이미지들도 소박하게 빛난다. 매일 매일 사표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직장인이라면, 100% 공감 가능한 이야기들. 때론 살짝 찡해지고, 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여기에서 전해지는 위로는 공감동병상련이심전심이 만들어낸 극강의 하모니일 터. 미처 피하기도 전에 내 맘을 살며시 덮어준다. 차버리고 자면 배탈 난다며, 엄마가 덮어주던 꽃무늬 이불과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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