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크로아티아
정유선 지음 / 뮤진트리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먹고 살기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항상 본업은 있었지만, 그것으로 생계를 꾸리기엔 빡빡했다. , 다양하다고는 하지만 서른이 넘고 부터는 주로 로 빌어먹는 일들이 많았다.

 

2009년 여름 즈음, 경남 하동의 명소, 송림공원을 찾아 그 곳에서 열리는 체험프로그램을 취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이 겹쳐 결국 취재일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서울을 벗어나자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점차 줄어들었고, 어느 새 국도에 접어드는 순간, 온전히 홀로였다.

 

꽤 단단한 장마철이었다. 어느 새 내리는 비는 점점 거세지고 곧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졌다. 그런데, 행복했다. 굳이 음악을 틀지 않아도, 굳이 동행이 없어도.

 

캄캄한 밤, 도로를 온전히 홀로 달리고 있는 느낌. 그리고 지금은 힘겹지만, 무언가 좋은 일들이 별안간 나에게도 닥쳐 올 것 같은 막연한 설렘까지.

 

그해 여름 밤 하동으로 가는 길은 나에게 선물같이 주어진 행복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이 아닌 여행으로 이름 붙였다.

 

<아이와 함께, 크로아티아>는 마흔 한 살 워킹맘이 다섯 살 딸과 떠난 33일의 크로아티아 여행기다. 더 미루면 인생마저 미뤄질까, 큰 맘 먹고 떠난 여행에서 사랑스런 두 모녀는 같은 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바그너가 그랬던가, ‘여행과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있는 사람이라고. 뒤보다는 앞만을 바라보게 만드는 세상. 내안의 생명을 확인하는 여행을 훌쩍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 두 살이 되기 위해 무럭 자라고 있는 딸. 언젠가 나도 이 아이와 아주 예쁜 곳을 찾아 한 발 한 발 같은 보폭으로 여행하고 싶다. 인생도, 사랑도, 아픔도, 추억도, 모두 같은 눈높이로 바라보며, 그렇게 대화하고 싶다.

 

그 해 여름, 하동송림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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