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
제프리 디버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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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직업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다. 당최 무슨 소리냐고? 그 유명한 제프리 디버의 스릴러를 읽고 갑자기 무슨 직업이냐고?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스피드의 극한을 보여주는 작품 앞에서 생뚱맞게도 무슨 직업타령이냐고?

 

 

못 믿겠음 당신도 한 번 읽어보쇼! 라고 말하고 싶지만, 뭐 다른 이들은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으니, 대충 넘어가고. 암튼 나에게 이 작품의 결말 이후 첫 감상은 다름 아닌 직업이었다.

 

 

작품에는 칠꾼, 캘꾼, 양치기 등의 직업이 등장한다. 뭔 소린가 하겠지만, 칠꾼은 전문적인 킬러, 캘꾼은 특정 정보를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든 캐내는 전문 신문자를 말한다. 그리고 양치기는 주연, 즉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증인 등을 보호하는 이들을 뜻한다.

 

 

주인공 코르트는 정부의 비밀기관에서 주요 증인이나 정보제공자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양치기’이다. 지상 최고의 과제는 어떻게 해서든 주연을 칠꾼이나 캘꾼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를 가르친 스승 에이브를 살해한 캘꾼, ‘러빙’을 잡는 것이다. 러빙은 물리적 정보 추출 전문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그 어떠한 잔악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러빙을 잡기 위한 기회만을 노리고 있던 코르트에게 어느 날 정말 기회가 찾아온다. 워싱턴 D.C의 한 경찰관 케슬러를 타깃으로 러빙이 캘꾼으로 고용되었다는 정보를 얻은 것이다. 코르트는 이제 양치기 본연의 임무인 주연 보호와 함께 복수의 기회를 얻게 된 셈.

 

 

그야말로 직업정신에 무자비하게 충실한 두 남자 코르트와 러빙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추격전 속에서 서로의 빈틈을 노리고, 자신이 도대체 왜 쫓기는지조차 모르는 경찰관 케슬러와 그의 가족들은 계속되는 도망과 은신 속에 지쳐가고….

 

 

역시나 무지한 난 제프리 디버란 작가를 그의 대표작인 《링컨 라임 시리즈》로 만나보질 못했다. 그가 존경해마지 않는 이언 플레밍의 007시리즈를 기려 집필한 《카르트 블랑슈》를 통해 첫 대면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엣지》만으로도 왜 수많은 독자들이 제프리 디버의 작품에 열광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어떤 북로거님이 마이클 코넬리와 더불어 돈 안 아까운 작가라고 평가했던데, 아직 제프리 디버의 대표작인 《링컨 라임 시리즈》를 접해보진 못했지만, 그런 평가를 받아도 될 만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이 작품은 지금껏 읽었던(그리 많이 읽은 것도 아니지만) 크라임 스릴러 작품 중 가장 빠른 스피드 전개를 자랑한다. 게다가 두 프로의 숨 막히는 심리전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은 아주~! 상투적인 표현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아, 원래 손에 땀이 좀 많긴 하다.

 

 

수많은 스릴러 마니아들의 평가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링컨 라임 시리즈》를 기회가 온다면 1편부터 꼼꼼하게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도 함께 말이다. 잘 만들어진 스릴러는 도통 책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때문에 종종 직장 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작품을 한 번 만나나 봤으면 하는 나름의 호기도 가지고 있으니. 자, 무엇부터?

 

 

아, 직업에 대한 이야기. 혼동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분명 가지고 있다. 세상에는 필요하지 않은 직업, 나아가 없어져야 할 직업이 분명 존재한다. 게다가 그 직업의 마스터 급 인물이 있다면, 이는 재앙일 수도 있다.

 

 

그런데 세상엔 가끔씩 그런 마스터들에게 존경과 찬사를 보내는 살짝 정신이 모자란 이들이 있다. 아무리 직업엔 귀천이 없다고 공식적으로만(!) 떠드는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쓰레기를 떠받들고 추앙하는 사이코 패스 같은 짓들은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참…… 세상 살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때론 남들이 모두 꺼려하고 두려워하는 일을 하는 이들. 이들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라고 생각해 본다.

 

거듭 말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는 현실과 다르다. 그냥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환호하고 좋아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실 나도 그러고 있으니.^^ 그런데 아주 가끔은 그런 부류의 인간들에게도 동정이 가고, 때론 인정도 하게 된다. 미친 게지.

 

 

타인에게 어떠한 식으로든 피해를 주는 것은 매우 비난받을 일이다. 더구나 자신보다 힘이 약하거나 권력이 없는 이들을 괴롭히는 경우엔 더욱 더 그렇다. 안타깝지는 이 세상엔 후자의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 그래서 지켜보기 힘들 때가 많다. 뭐, 때론 내가 밟히고 당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세상엔 정말 절박한 생존을 위해, 타인을 괴롭히며 살아가는 부류들도 존재한다. 그들 역시 마땅히 처벌받고 비난받아야 한다. 당연히 죗값도 치러야겠지. 하지만, 빌어먹을 하지만….

 

제 정신이 아닌 이 세상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것 역시 편치 못하다. 마음이.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가 떠오른다. “모든 범죄자가 다 같은 범죄자는 아니”라는…. 아, 암튼 신나게 읽어놓고 나중에 더 생각을 복잡하게 만든 작품이다. 에이, 나라꼴이 요 모양이니 독서도 맘대로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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