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 뒷담화
김용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김용민이 패배했다. 8년 전 발언이 문제가 되어 결국 4·11총선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 바로 내가 살고 있는 공릉동, 월계동 지역에서 정봉주 대신 출마한 김용민은 결과적으로 진보진영에게 짐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 “뭐, 어쩌라고?”

 

민주통합당의 어처구니없는 삽질로 선거가 결국 이 모양으로 되어버린 것에 대해 어떤 인간이 부정할 수 있을까. 그런데 기껏 한다는 얘기가 김용민 탓? 그리고 통합진보당 탓?

 

진보진영 측의 160~170석을 예상했던 민주통합당. 분위기가 왠지 통합진보당과 진실성을 가진 연대를 하지 않아도 이길 것 같으니 구태를 반복하고, 연대를 훼손하고, 제 잇속만 차리려 굴었음을, 과연 어떤 이들이 부정할 수 있을까.

 

김용민은 전문 정치인이 아니었다. 정치평론가지, ‘목사아들돼지’였지, 결코 정치인이 아니었다. 이 책에서도 그는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왜 김용민이 굳이 총선에 나와야 했을까? 그리고 그가 패배하지 않았고, 만약 승리했다면 지금과 같은 무차별한 비난이 나왔을까. 성폭행 미수범과 논문 표절자가 보란 듯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상황에서, 끝내 김용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민주통합당은 당최 뭐하는 집단일까.

 

총선 이후 국내 상황을 보면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기다렸다는 듯, 하고 싶은 패악질을 모조리 다 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에 대한 굴종은 기가 막힐 정도다. 미국산 쇠고기로 인해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했던 정부가 이제는 언제 그런 말을 했냐며 모르쇠로 일관한다. 국민의 안전은 애초에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다만 끝없는 미국의 대한 굴종과 구애만이 있을 뿐.

 

‘나는꼼수다’는 엄청난 폭발력을 나타내며 한국 정치의 지형을 바꾸었다. 젊은 층들이 비로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고, 정치가 자기 삶의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식케 만들었다.

 

아울러 MB 정권이 얼마나 폭압적이고 탐욕적이고 부정부패로 가득한 정권인지 그 속살을 부드럽게(!) 소개했다. 이는 결코 작은 성과가 아니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렸던 기존 언론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나는꼼수다’는 다시 시작할 것이다.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 김용민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정권이 끝까지 그들을 괴롭히겠지만, 그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이들은 여전히 적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욕을 하든, 그 무엇을 하든 말이다.

 

선거 이후 한동안 말을 아끼며 살아왔다. 아울러 우리 스스로의 잘못은 무엇이었는지, 냉정히 살펴봐야 한다는 뉘우침이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의 패배가 결코 끝이 아니다. 대선이 다가오고,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른다. 결코 정의는 무릎 꿇지 않는다는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다.

 

김용민의 제2의 도전을 기대한다. 그리고 ‘나는꼼수다’의 건투를 다시 한 번 빈다. 정치는 삶이다. 그 삶은 더럽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귀찮지 않아야 한다. 보수 세력의 반동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어떤 승리로 그냥 주어지는 법은 없다.

 

이대로 가면 민주통합당은 자멸한다. 통합진보당 역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박근혜로 대표되는 수구세력은 결코 먼저 물러서지 않는다. 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간고한 노력은 뼈를 깎은 고통과 함께 해야 한다.

 

“진보진영은 상식선에서 이념 싸움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불법, 반칙, 몰상식한 집단과 경쟁하고 있다. 그 집단은 정치의 속성을 한 눈에 꿰고 있는 베테랑이다. 진보진영 공동의 목표 설정, 정치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 진보진영은 그들에게 패할 수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