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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좌절할 것인가, 승리할 것인가? - 마재광-공희준 긴급 정치대담집
마재광.공희준 지음 / 공감리퍼블릭 / 2012년 1월
평점 :
국민에게 새로운 감동과 희망을 제시하겠다고 만들어진 민주통합당. 시민사회, 노동계까지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진 당이죠. 우여곡절 끝에 탄생된 당이기에, 그리고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있었기에, 그만큼 기대도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 민주통합당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보수 언론들의 저열한 프레임이 떠오릅니다. ‘정치하는 것들은 다 그 놈이 그 놈’이라는 말이죠. 정말 한심하다 못해 처량할 정도입니다.
지금 민주통합당은 아주 커다란 착각 속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반MB 정서가 그대로 자신들에게 축복으로 돌아갈 것이란 착각. 또 다시 반사이익에 대한 강렬한 유혹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요. 대책이 없습니다. 오늘은 또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사망 사고까지 났습니다. 그토록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한 것은 어디로 갔을까요.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도 일단은 힘들게 됐습니다. 이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연대할 수 있는 조건은 깨진 것이지요. 추후 지역별로 정치적 ‘거래’만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당에서 할 짓인지 궁금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4년은 말 그대로 대다수 서민들에게 지옥과 같은 나날들이었습니다. 전방위적인 퇴행과 부패는 상상을 초월했고, 임기를 1년 정도 앞둔 지금은 부패의 퍼레이드를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상상해 봅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이 아닌 정동영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민주당이 다시 집권여당이 되었다면, 우린 행복했을까요? 과연 그들이 과거를 반성하고 오직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했을까요. 전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라리 상식과 상상을 초월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것이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아죽을 소리인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통령 하나 잘못 뽑으면, 투표 한 번 잘못하면, 아니 투표 한 번 참여 안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똑똑히 알았으니까요. 게다가 우리는 대부분 전 국정 분야에 대해 전문가 수준이 되는 학습의 시간도 갖지 않았습니까.
이 책은 강남구에 출마하려는 민주당 예비후보가 시민논객 공희준과 짧게나마 나눈 대화를 담았습니다. 맞습니다. 이 책 역시 선거철을 앞두고 나오는 그런 홍보 책자의 성격이 강합니다.
책에서 공희준은 민주당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해답이 없는 정당이라 말합니다. 전혀 반성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지요. 다만 선거를 위해 모인 정당. 열린우리당의 복사판이 될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모르겠습니다. 공희준의 전망이 현실로 드러날지, 아니면 정말 민주통합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 새누리당과 야합하고, 한미FTA를 비롯해 각종 시급한 현안에 대해 지금껏 그래왔든 적당히 ‘쇼’만 보여준다면, 글쎄요. 그래도 국민들이 민주통합당에 표를 줄까요.
통합진보당에 대한 그들의 인식 자체는 놀라울 뿐입니다. 진보를 위해, 더 나은 세상, 조금이나마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러한 기준 아래 선거연대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래이고, 선심이고, 생색내기로 보일 뿐입니다.
이 책의 저자, 즉 강남구에 도전하는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나, 공희준의 생각과 같이 민주통합당의 그 어떠한 미래,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 보여줘야 합니다. 국민들은 더 이상 봐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자들은 이런 단어 자체를 부정했고, 저 역시 개인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지만, 이른 바 386세대, 강남좌파들이 정말 쓰레기인지, 아님 조금이나마 양심과 철학이 있는 집단인지는 곧 드러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국민들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민주통합당이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을 상당히 안타깝게 바라볼 것이 뻔하기 때문에, 부디 정신 차리기 바랍니다. 국민들은 그대들에게 그냥 표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