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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무게로부터 가벼워지는 기술
기젤라 크레머 지음, 이만수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예전 같았으면 자기계발서적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나에게 어쩌면 이 책은 그리 큰 여운을 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책들이 언제나 구구절절 맞는 말씀들이긴 하지만 어딘가 공허하고 실제 현실과는 맞지 않다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방지게도 나이를 하나씩 먹으면서 달라지는 것인지, 과거에 가지고 있던 오만함이 차츰 수그러드는 느낌이다. 당연히 옳은 이야기니까 읽을 필요 없다는 생각에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회가 생기면 읽고 또 읽어둘 필요가 있다, 적어도 매 순간 나를 일깨워주는 효과는 있으리라 믿게 된 것이다.
원제인 《게으르지 않고 느리게 산다는 것》에서 말해주듯, 책은 무거운 삶, 우울한 인생에서 벗어나 최대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뭐, 언제나 그렇지만 여기엔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균형과 행복 찾기. 각 파트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가 진정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가볍게 삶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삶의 진정성을 찾는 것이다.
때론 익숙한 것들과 과감히 이별할 용기도 필요하고, 언제나 더불어 산다는 마음을 잊지 않고, 사소한 것이지만 나누며 사는 것.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뛰어다니며, 정작 그 이유를 감당하지 못하는 삶이 아닌, 조금 늦고 뒤떨어지더라도 내 안의 소중한 가치를 잃지 않는 삶. 바로 그것이 진정 행복한 삶이 아닐까.
저자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글들은 깊은 공감과 함께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성질 급하기로는 세계 최고를 다투는 한민족, 그 중에서도 나는 주위에서 공히 인정하는 성질 급한 녀석이 아닌가. 타고난 성정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요, 때론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번 씩 나를 돌아오는 시간을 준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이 책의 내용에 감히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제 때에 분노하라’다. 우리는 제 때 분노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수명을 단축시키며, 타인을 불행하게 만든다. 그것도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을 말이다.
정당한 분노는 정신건강에 매우 좋다. 나의 분노로 우주의 평화가 위협받고, 인류의 생존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치고, 남북통일과 동북아 평화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면, 분노하라!
이는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나의 행복을 유예하거나 포기하는 실수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럴 필요 없다. 극단적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내 행복은 존중받아야 한다.
자기계발서라고 다 쓰레기는 아니다. 돈 얼마 모으기, 어느 학교 남들 제끼고 먼저 입학하기, 어느 땅 사고 어디에 투자하기 등등의 쓰레기 도서(내 기준)도 넘치지만, 가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책들도 존재한다. 그런 책들은 적어도 자연파괴와 활자공해, 시력감퇴의 부작용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멋진 구절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도 신나게 살아보자~!
돈이 필요치 않은 것처럼 일하라.
한 번도 상처받은 적이 없는 것처럼 사랑하라.
그리고 아무도 보지 않는 것처럼 춤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