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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다 - 우리 시대 전태일을 응원한다
하종강 외 지음, 레디앙, 후마니타스, 삶이보이는창, 철수와영희 기획 / 철수와영희 / 2010년 11월
평점 :
지난해 전태일 열사 40주기를 기념해 4개의 출판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책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전태일’ 들의 이야기입니다. 결코 가벼운 주제일 수 없지만, 되도록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책에는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분들의 이야기와 글도 담겨져 있습니다. 출판사 중 한 곳인 철수와영희는 대표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고, 그 곳에서 좋은 책들을 많이 보내줘서 참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디앙 역시 친한 후배가 일했던 곳이라 인연이 있습니다. 삶이 보이는 창이나 후마니타스 모두 좋은 책을 많이 펴내는 훌륭한 출판사입니다. 이 네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은 일단 믿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전태일 열사가 열악한 노동자들의 삶을 위해 자신의 삶을 버린 지 어느 새 40년이 지났습니다. 올 해는 또 전태일 열사의 어머님이자 모든 노동자들의 어머님 이소선 여사가 세상을 떠나시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참 힘든 한 해였지만, 특히나 어머님들의 소천은 남겨진 자들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과연 전태일 열사가 떠난 지 40년이 된 지금, 노동자들의 삶은 많이 나아졌을까요. 저마다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쌍용 자동차의 해고 노동자, 희망퇴직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는 지금, 노동자들의 현실은 여전히 전태일 열사를 부르고 있습니다.
김진숙 동지가 크레인 위에서 300일이 넘는 시간동안 목숨을 걸고 투쟁해야 겨우 노동자들의 현실에 관심을 갖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그 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의 노동자들을 위해 연설을 했습니다. 그들의 일자리를 지켜주겠다고 격려하면서 말이죠.
세상은 아직 어둡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스스로 몸을 불살라 외쳤던 근로기준법은 여전히 노동자들의 삶에 마지노선이 되고 있습니다. 하종강 선생님의 말씀처럼 근로기준법은 노동자가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기 위한, 그야말로 최소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본가들은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것을 대단한 일인 양 떠들어댑니다. 과연 그들의 탐욕과 욕망으로 이 땅이 얼마나 썩고, 무너져야 깨달을 수 있을까요.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땅은 결국 망하고 만다는 사실을요.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개나 줘버리세요. 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을 판매한 대가로 최소한의 삶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나라가 비로소 좋은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만이 국격을 논할 수 있습니다.
이제 1년의 시간이 지나면 이 무참한 정부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합시다. 이 땅의 수많은 전태일을 만들어냈던 그들의 죄를, 그들의 탐욕과 부패를. 그들의 이기심과 오만을.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지금도 편의점에서, 주유소에서,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에서 자신의 젊음과 꿈을 저당잡힌 채 살아가는 수많은 전태일에게 말합니다.
그대들이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그대들이 분노하는 것에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가는 일, 그것은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