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연애 심리 - 어느 게이가 말하는
오스카 지음, 최정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이와 비슷한 책을 한 권 읽은 기억이 납니다. 온라인상에서 연애상담을 해오던 친구의 글이었는데, 독특하고 재미있었다고 기억됩니다. 사실 연애와 관련된 책은 그리 쉽게 손이 가지 않죠.

 

이 책도 얻게 된지 꽤 오래 지난 책입니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고, 선뜻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동성애자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그 정도로 찌질이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조금 건방졌다고 해야 할까요. 이미 결혼도 했고, 제가 굳이 또 다른 이성을 유혹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굳이 어떤 연애 비법을 알아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리고 세상 어디에도 이성을 100% 확실히 유혹할 수 있는 비법 따위는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이 있다면, 아마도 억만금을 주고라도 사려는 이들이 넘치겠죠? 그걸 만든 이는 엄청난 부자가 될테구요. 사실 비법을 알면 제가 먼저 책으로 냈을 것입니다.

 

물론 이 책 역시 여성을 확실히 유혹할 수 있는 ‘절대 고수들의 비법’을 가르쳐 주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저자가 프랑스인이기에 우리와는 조금 매우 다른(!) 환경을 기준으로 이야기합니다. 섹스에 대한 생각이나, 심지어 우리식대로 하면 불륜에 대한 가이드까지 제시해 주거든요. 조금 위험하죠?

 

하지만 길지 않은 분량의 책을 통해 나름대로 느낀 것은 확실히 있습니다. 뭐 제가 이 책을 계기로 다른 여성을 유혹해 봐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거나, 성적 매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깨닫고 자신감이 높아졌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성을,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된 것이지요.

 

책에서 말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단순합니다. 보다 더 여성을 배려하고, 사랑하라는 것. 자신의 욕망보다는 먼저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상대방이 기뻐할 수 있는 행동을 하라는 것. 그것이 심지어 섹스를 위한 ‘계획적인 친절’이나 배려일지라도, 여성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것보다 몇 배 더 남자를 사랑할 것이라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랑을 전한다면, 그 어떤 여자가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여자는 깊은 호감과 고마움을 느낀 남자에게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준다”는 저자의 말은 지극히 당연하기에 위대(!)합니다.

 

이제 짧은 가을이 지나고 어느 새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솔로들이 방황하고 절망할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죠. ‘사마귀 유치원’의 일수꾼 아저씨가 말하는 것처럼 ‘돈’만 있으면, 아니 돈이 있어야 결혼할 수 있고, 가정을 꾸릴 수 있고, 사랑을 할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그리고 남성들은 자신을 완전히 사랑해줄 짝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손해는 어느 정도 감내할 용기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래야 적어도 세상에 100% 정이 떨어지진 않을 테니까요. 이를테면 제 아내처럼, 아무 것도 없는 남자에게 오직 사랑 하나만 믿고 운명을 거는, 그런 어리석은 여성들도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게 제 행복이자, 또 제가 평생 갚아 나가야 할 빚일 것입니다.

 

이 가을 그리고 겨울. 모두들 따뜻한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뜨거워도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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