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 Blue Hole 1
호시노 유키노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후속작 《블루 월드》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집었습니다. 순서가 뒤바뀌었지만, 그래도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았습니다. 역시나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거대한 스케일, 기발한 상상력이 멋지게 조화를 이룬 작품입니다.

 

저자의 작품을 꿰뚫는 주제는 바로 ‘인간의 탐욕’과 ‘자연의 위대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SF 만화 특유의 웅장함과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단순히 흥미 위주의 만화가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연히 과거로의 이동이 가능한 블루 홀을 발견한 호크 박사는 이를 현대와 연결시켜 오염에 찌든 현대를 정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과거가 희생되어야 하고, 과거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이 멸종을 맞이해야 합니다.

 

여기에 가이아를 비롯한 인류는 그의 야심을 꺾고 대신 과거의 생물들을 멸종의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현대로 옮기는 거대한 작업에 착수합니다. 곧 지구와 충돌할 혜성이 닿기 전에 말이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선과 악이 다시금 맞붙고, 이기주의와 공명심 그리고 권력에 대한 집요한 욕망이 비극을 낳게 됩니다. 과연 호크 박사의 야망은 이뤄질까요. 이대로 지구는 다시 한 번 거대한 비극을 맞이하게 될까요.

 

중생대, 백악기, 쥬라기 시대 등의 생물들. 공룡과 수많은 동식물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은 작품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꿈꿨던 과거로의 여행을 떠오르게 합니다. 공룡들이 살던 머나먼 과거의 현장 속으로 뛰어드는 상상 말이죠.

 

인간은 자연 앞에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한 나약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잊고 자연을 무참히 파괴했습니다. 생존의 목적만이 아닌 탐욕의 충족을 위해서 말이죠. 이러한 행동들은 결국 인간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인류는 그 어떤 이유가 아닌 바로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해 멸망할 것입니다. 이대로 폭주를 지속한다면 말이죠.

 

거대한 우주와 자연 앞에 인간이 과연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쉽지 않은’ 만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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