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살인자 밀리언셀러 클럽 109
로베르트 반 훌릭 지음, 구세희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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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살인자》에 이어 두 번째 접하는 디 공의 활약담입니다. 이번엔 수도에서 멀지 않은 작은 마을 한위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명쾌히 해결합니다. 게다가 이번엔 국가의 안위가 걸린 매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황금 살인자》의 서평에서 말했듯, 저자는 당나라 시대 실존 인물이었던 명판관 디런지에를 주인공으로 다양한 모험담을 펴냈습니다. 실제 남아있는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의 생활상, 중국인들의 의식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작은 마을 한위안에는 커다란 호수가 하나 있습니다. 이곳은 예부터 무시무시한 괴물이 산다는 전설이 있고, 이곳에서 빠져죽은 이들은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또 반면 이 곳은 꽃배라 하여 아름다운 기녀들과 달밤에 술자리를 즐기는 것으로도 이름이 높습니다.

 

이곳에 부임한 디 공은 마을 유지들과 꽃배를 타고 즐거운 밤을 보냅니다. 그때 아름다운 무희 펜토화가 디 공 앞에서 황홀한 춤을 선보이고, 의문에 말을 전합니다. 마을에 엄청난 음모가 벌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이후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꼬리를 무는 실종사건. 디 공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엄청난 음모가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고 전율하게 됩니다. 과연 그는 이 엄청난 음모를 막을 수 있을까요.

 

이번 편에는 디 공의 충실한 심복 마중과 차오타이를 이어 새로운 심복이 등장합니다. 온갖 사기와 속임수의 달인 타오간입니다. 무예에 뛰어나지는 않지만, 온갖 술수에 능한 그는 디 공에게 커다란 힘이 되어줍니다.

 

이른 바 ‘디 공 시리즈’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소 촌스럽기도 하고, 허무맹랑한 면도 있지만 사건이 진행되는 속도와 주변 인물들의 다양함 그리고 문제에 접근하는 디 공의 방법 등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아울러 고대 중국의 예법과 당시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다시 한 번 놀라게 되는 것은 이러한 세밀한 점들을 생생하게 묘사한 저자의 뛰어남입니다. 그의 노력에 의해 디 공은 시공을 초월해 여전히 매력적인 판관, 탐정으로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국내에 소개된 디 공 시리즈 중 절반을 읽었습니다. 《쇠종 살인자》《쇠못 살인자》가 남았습니다. 유쾌하게 사건을 풀어내는 디 공의 활약. 나머지 두 편도 기대됩니다.

 

“아니야, 아직 이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 아직은. 기녀의 원한은 너무나 강해서 류의 자결로는 만족하지 못했을 거야. 때로 어떤 원한은 너무나 강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해서 스스로 생명을 얻고 원한을 품은 자가 죽은 뒤에도 이승에 남아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지. 어떤 경우에는 그러한 원한이 죽은 자의 시신에 깃들어 사악한 목적에 이용하기도 한다지 않은가.”

다른 네 명의 당황한 표정을 본 디 공이 다급히 덧붙였다.

“원한이 아무리 강해도 이 역시 스스로 악행을 저지른 자만 해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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