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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의 유쾌한 100만 민란 - 백만 송이 국민의 명령
문성근 외 지음 / 길가메시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문성근이란 배우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뭐, 지금도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죠. 저는 그 분을 알지만, 그 분은 제 이름과 소속을 말해야, “아~!”하실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뭐, 그렇다고 아쉬운 것은 아닙니다. 페이스북의 여유가 있으면 친구 신청만 받아주시면 됩니다. 너무나 친구가 많으셔…^^
어떤 이들은 문성근이란 배우를 볼 때 그의 부친 문익환 목사님을 떠올립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버님을 닮아간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립니다. 문 목사님이 살아생전 보여주셨던 불굴의 투지와 열정 그리고 민족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차츰 그 아들도 닮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정치인 노무현이 대통령이란 자리에 오르기까지 노사모와 문성근이 한 역할은 적지 않습니다. 피를 토하는 듯한 지지연설은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들의 노력과 함께 변화를 바라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힘을 모아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극악스런 보수 세력들은 이내 문성근을 가만 두지 않았습니다. 오직 배우이고자 했던 그를 협잡꾼이나 정치 모리배로 몰아갔습니다. 그의 절친한 친구 명계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치 노무현 대통령 대신 ‘저주의 형벌’을 내릴 대상으로 그들을 정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철저히 그들을 무너뜨리려 했습니다.
잘 생각해 볼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승리하는데 누구보다 많은 역할을 한 그였지만, 그는 다시 배우의 길로 돌아왔습니다. 아니, 그는 한 순간도 배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시작한 것이었기에, 아쉬울 것도 섭섭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는 그냥 좋은 세상을 꿈꾸는 배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노무현 대통령이 허무하게 돌아가신 뒤 1년 만에 다시 사람들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野! 뭉쳐!”라고요. 다시는 이명박 정권과 같은 파렴치하고 극악스러운 정권이 탄생되지 않도록, 다시 지금과 같은 끔찍한 세상을 만들지 않도록, 야권의 통합을 외친 것입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수구 세력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으면 힘듭니다. 그렇지만 그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의 민주당 모습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사실 민주당은 많은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하게 되는 정당입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의미 있는 많은 성과를 이룩한 정당입니다. 하지만 오랜 역사가 가져오는 구태의연함 역시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약간의 거만함? 착각? 이런 것들을 종종 느끼게 됩니다.
얼마 전 6·15공동선언 11주년 기념행사에 갔습니다. 개성에서 열기로 했던 남북· 해외 공동행사는 결국 정부의 방북 불허조치로 무산되고, 남측은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행사를 치러야 했습니다. 그런데 참 기가 막힌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임진각 전망대에서 열렸습니다. 정동영, 손학규, 박주선, 조배숙, 천정배 등 많은 의원들이 모여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다시금 6·15 공동선언의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바람직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6·15남측위가 진행하는 기념행사 도중 그들은 일제히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냥 그것으로 끝나면 아무 문제없었을 것입니다. 기왕이면 행사를 함께 축하해주고 같이 밥을 먹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겠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들이 현장에 나와 있는 사진 및 취재 기자들을 불러다가 함께 밥을 먹은 것입니다. 행사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상상해 보세요. 갑자기 취재와 촬영을 하던 기자들이 우르르 식당으로 들어가고, 행사를 진행하는 분들은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기만 하고…. 더 기가 막힌 것은 스스로 진보적 언론이라 자처하는 언론사의 기자들마저 거기에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참 씁쓸했습니다. 그깟 냉면 한 그릇이 뭐 그리 대수라고. 같은 기자로서 행사장에서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고 계셨던 어르신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생명을 버린 대가로 다시 기사회생했습니다. 인정해야죠. 그런데 자기들이 잘 해서, 국민들이 지지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어이가 없죠. 과거를 잊으면 곤란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온갖 파행과 실정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갈 때에도 민주당의 지지도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 민주당에서 그 어떤 인물이 나와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이기지 못합니다. “근혜 공주와 일곱 난장이”는 장난으로 나온 말이 아니거든요.
때문에 민주당을 쇄신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문성근이 외치고 있습니다. 그냥 쇄신하라고, 양보하라고 하면 절대 들을 것 같지 않으니, 국민의 바다에 빠져 100만의 힘으로 ‘변화’를 강제하자는 것입니다. 국민의 힘으로 못 이룬 것이 없다고 믿는 그이기에 가능한 생각합니다.
“국민의 명령 ‘유쾌한 100만 민란’은 국민 100만 명이 모여 5개로 분열되어 있는 야당을 불러 모아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민주적인 야권단일정당을 만들어 내자는 시민운동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10만, 20만이 모였을 때 우리 역사에 못 이룬 일이 도대체 뭐가 있습니까? 학생들은 촛불 들었죠. 우리 세대는 6월 항쟁 했고요. 우리 윗세대는 4·19혁명 성공시켰습니다. 정권, 정책, 헌법도 바꾸었는데, 까짓 정당 정도 못 바꿉니까?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 역사를 곰곰이 보면, 아니 대충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꼭 권력에 기생해 살아가는 기생충들이 있고, 아무런 대가없이 제 한 몸 바쳐 민중을 이끌어내고, 시대를 변화해 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이 그 역할을 해내고 사라져갔습니다.
다시는 이명박 정권과 같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집단에게 국사를 맡길 수 없습니다. 다시는 부패와 불의와 위선과 무지가 전부인 집단에게 정권을 맡길 수 없습니다. 다시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가도록 만들 수 없습니다.
때문입니다. 문성근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그의 말에 찬성하기 싫다면 그 이유를 말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한나라당과 수구 세력을 이길 수 있을지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당장 뚜렷한 답이 없다고요? 정치인으로서 그 어떤 능력도 검증받지 못한 박근혜에게 다음 5년을 맡기고 싶지는 않으시죠? 그렇담 일단 문성근을 믿고 힘을 보태는 것은 어떨까요. 한 줌의 권력을 붙잡고 아웅다웅 다투는 야권에 한 번 큰 소리로 외쳐볼까요?
“野! 국민에 바다에 뛰어들어 하나로 뭉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