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 하인리히에서 깨진 유리창까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종합판, 요약판 등을 선호합니다. 이는 지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깊이 있게 파기 보다는 그냥 다른 이들이 요약해 준 것을 활용하려 합니다. 또 그것이 바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라고들 합니다.

 

글쎄. 아직까지 저는 그렇게 와 닿지 않습니다.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노력으로 하나하나 깨우쳐 가는 것. 전 아직 그것을 지식이라, 또 지혜라 믿고 싶습니다.

 

책은 요약판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것 같습니다. 제목처럼 거창하게 세상을 움직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용하고, 또 평소에 자주 언급되는 법칙들,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법칙들의 유래에 대해 소개합니다. 흥미롭습니다.

 

‘실용’이라는 말이 긍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에 들어 부정적 의미로 더 많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말이죠. 아마 이 말을 오염시킨 이들이 누구인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믿습니다.

 

책은 실용을 강조합니다. 교양도 그냥 교양이 아닌 실용적 교양임을 자부합니다. 때문에 책은 그 내용의 알참에도 불구하고, 천박스러움을 보여줍니다. 오직 돈이 되고, 남에게 속지 않기 위한 교양, 성공하기 위한 교양, 성공한 사람들이 적용하고 있는 교양. 이런 수식어들이 오히려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책은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이들, 혹은 왠지 좀 아는 체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할 듯 합니다. 100가지 법칙 중 하나를 인용하며 글을 시작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법칙을 거론한 이유, 그 법칙이 현재 어떤 현상과 맞아떨어지는지를 설명하는 겁니다. 그러면 좀 있어 보이겠죠?

 

법칙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참 기발한 것들도 많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리 좋지 않은 것들도 많음을 알게 됩니다. 파레토의 법칙을 이용한 소수의 부자들을 공략하는 마케팅. 이른바 전문가의 권위에 의존해 물건을 판매하는 후광효과 등은 마음을 편치 못하게 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도서들. 그 중 경영과 처세, 경제 관련 책들을 보면 경제학보다는 일종의 안내서가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몇 년 안에 얼마 벌자는 둥, 또 어떤 책은 30살 이전에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고 하더군요. 으, 그렇담 전 이미 루저 대열에 진입했습니다.

 

세상엔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할 수 있으리라 믿게 만들죠. 하지만 정말 과연 돈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돈에 관련된 것들만이 진정한 실용일까요. 실용의 참 뜻은 무엇일까요.

 

제가 글을 써서 먹고 사는 녀석인 만큼, 이 책에 나와 있는 수많은 법칙들을 인용해가며 짐짓 유식한 척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책임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냥 써먹기 좋은 책. 저자도 혹시 그런 것을 원했다면 성공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즐거운 독서, 머리가 맑아지는 독서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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