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저자가 되는 감사 노트
고도원 외 지음, 황중환 그림 / 나무생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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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아시는 주위의 분들이 자주 말씀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제 까칠한 성격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긍정적인 생각’을 좀 하라는 말씀이시죠. 맨날 불평만 하지 말고, 세상에 좋은 부분에 대해서도 눈을 돌리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죠. 세상에 아름다운 그 수많은 것들에 대한 경외감과 겸손함. 살아감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입니다.

 

그럼 전 정말 세상 모든 것이 보기 싫고 짜증만 나고 그럴까요? 에이, 그럴리가요. 저 역시 지구상에 살고 있는 조그만 존재 중 하나인데요. 얼마나 고맙고 감사하고 다행인 것이 많은데요. 그럼요.

 

다만 전 지금의 세상보다 조금 더 나은 세상, 지금보다 조금씩 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부조리와 불의가 정당화되고 열심히 착하게 감사하며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워해야 하는 그런 세상이 아닌,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는 것뿐입니다.

 

만약 제가 이 땅, 이 사람들에 대한 모든 희망과 기대를 접었다면, 글쎄요. 아마 전 비겁하게 이민 따위를 고민하거나, 혹은 세상과 벽을 쌓고 숨어버리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 하나 따위 어디 숨더라도 세상은 잘 돌아가겠지만, 잘 돌아가는 세상에 살짝 기름칠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살고 있으니까요.

 

책은 매우 짧은 글을 담고 있습니다. 8분이 각자 ‘감사’에 대해 말씀을 하고 있죠. 목사님, 수녀님, 스님, 신부님 등 종교인도 계시고, 시인, 출판인 등 여러 분이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감사하며 사는 삶이 가장 부유하고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이라는 사실을요.

 

전 그 중 원철 스님의 글이 와 닿았어요. “주는 것만 보시인 줄 알았더니 잘 받아주는 것도 큰 보시임을 이번에 다시금 알게 되었다”는 말은 제 가슴을 찔렀죠. 그런 경험이 많거든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길을 가다 어머니뻘 되시는 분이 건네주는 홍보물을 뿌리치며, 때로는 짜증내며 거절했던 기억, 또 물론 스팸성이 있긴 하지만 홍보 전화를 받고 신경질 내며 끊어버렸던 일들. 그 많은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랐습니다.

 

“그냥 받기는 쉽지만 잘 받기는 쉽지 않다. 잘 받는 것은 주는 이의 수고를 이해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는 것이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방에게 소통과 행복의 씨앗을 퍼뜨리게 된다. 이웃들의 사랑을 감사히 받는 마음, 자연의 혜택을 감사히 받는 마음, 다른 이의 좋은 의도의 손길을 감사히 받는 마음은 보시이며 행복의 길이다.”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는 손길을 뿌리치고, 이웃돕기를 호소하는 이들을 그냥 지나쳐버린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상대방의 손길을 외면하며 니가 받기를 원하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며 살며 부지런히 고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다행입니다, 행복합니다.

이 네 가지 감·사·다·행은 우주의 주인이라고 합니다. 날마다 감사다행을 상기하고 반복하면서 새긴다면 행운이 늘 함께 할 것이랍니다.

굳이 행운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늘부터 땅까지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말하고 사랑으로 함께 하는 것, 더 이상의 진리는 없다는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

 

결코 웃으며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너무 힘들고, 억울하고, 더럽고, 서러운 세상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힘을 얻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아무런 대가없이 우리 곁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염려해주며, 사랑해주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고, 다시 웃을 수 있습니다.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순리입니다. 순리를 거역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은 하늘을 거스르는 것일 테죠.

 

무엇보다 사람이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힘을 내겠습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위를 바라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들. 그리고 사랑합니다.

 

책은 저자들과 함께 제 자신도 함께 써내려가는 형식입니다. 매일 매일 감사할 분들, 감사할 일들, 감사하고픈 것들을 부지런히 적어 내려갈 생각입니다. 아마 책 한 권으로는 부족하겠죠? 이래도 저래도 모두 다 감사하다는 생각. 하찮아 보여도 너무나 중요한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되찾아야 하겠습니다.

 

감사한 책이고, 감사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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