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행복하니? - 지구촌 친구들의 인권 이야기
세이브더칠드런 지음, 설배환 옮김 / 검둥소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름 그대로 전 세계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세계 각국에서 펼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주택, 안전, 건강, 교육, 목소리 등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다섯 가지 주제를 통해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을 보여준다.


사실 이런 책을 읽는 것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변태도 아니고, 고통을 즐기는 습성도 없다. 사실 난 자타가 공인하는 쾌락주의자 아닌가.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부러 책을 잡는다. 염치없는 놈이 되기 싫어 책을 잡는다. 그 이유가 전부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만 해도 2000만 명의 어린들이 어른들의 전쟁 때문에 집을 잃었다.

13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집 없는 떠돌이’로 살고 있다. 올 해까지 에이즈로 부모 중 한쪽 혹은 양쪽을 다 잃게 될 15세 미만의 어린이가 4400만 명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와 전쟁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 중 절반이 어린이다. 전 세계 어린이 노동 인구 중 약 3억5000만 명 가운데 절반이 매우 위험한 일에 종사한다. 전 세계 6억 명의 어린이가 하루 13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2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전쟁으로 죽고, 약 450만 명이 다쳤다. 전 세계에서 깨끗한 물이 없어서 8초마다 한 명꼴로 어린이가 죽는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3000명의 어린이들이 말라리아로 죽는다. 매일 8500명의 어린이들이 HIV에 감염된다. 700만 명의 어린이들이 난민 신분으로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 1분에 한 명꼴로 어린이들이 에이즈로 죽는다. 1분에 여섯 명꼴로 어린이들이 HIV에 감염된다. 이미 15세 미만의 어린이 1300만 명이 에이즈로 한쪽 혹은 양쪽 부모를 잃었다. 1억 1000만 명의 어린이들이 기본적인 학교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여자 어린이들이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고 불평할 일이 아니다. 불공평한 것이 아니다. 불의한 것이다. ·아이들을 지독한 가난과 질병의 늪에 빠뜨려놓고 다만 불행이라고 말할 순 없다. 어린이는 가족들과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보금자리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어린이는 부상이나 학대, 폭력, 방치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어린이는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 어린이는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으며, 친구를 만나고 단체를 만들거나 가입할 권리가 있다.


과분한 주장인가?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는 동등하게 대접받고 보호되어야 한다. 미국의 어린이나 에티오피아의 어린이나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다. 아이티의 어린이도 일본의 어린이도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줘야 하고, 추우면 따뜻하게 안아줘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돈 때문이다.


하루 종일 일해야 고작 몇 백 원을 벌 수 있는 아이들은 그 몇 십 배, 백배로 팔려나가는 축구공을 만들고, 다이아몬드를 가공하는 데 동원되는 아이들은 곧 눈을 잃게 된다. 마약을 강제로 투여 받은 채 전쟁터에 끌려간 아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살육의 기억에서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이 모든 죄악을 어른들이 저지르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아이들이 더 이상 부모 형제가 총에 맞아 죽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인도의, 파키스탄의 아이들이 더 이상 살인적인 노동으로 몸과 마음이 무너지지 않아도 되는 세상.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아이들이 더 이상 굶주림과 말라리아와 에이즈에 죽어나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 그런 세상은 의외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사람임을, 자각하는 순간 기적은 일어날 수 있다. 하찮은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아이들의 귀중한 생명을 먼저 챙길 수 있는 자각. 아이들을 저렴한 노동력이 아닌 생명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식. 이러한 것들이 모이면 분명 우리는 수많은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


어떤 분들은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굶고 못사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국제 원조를 하냐고. 북을 돕냐고. 옳은 말씀이다. 때문에 제안한다. 국내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어린이들을 돕는 프로그램이 많으니 먼저 가입하시라고. 아울러 그 다음에 여력이 되신다면 월드비전이나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 등을 통해 북을 비롯한 전 세계 아이들을 보듬어 보시라고. 술 한 번 안마시고, 골프 한 번 쉬어주고, 백화점이나 스킨케어숍 한 번 안 가시면 몇 명의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지, 일단 아신다면….


당신은 놀라운 기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먼저 경험한 이로써 보장한다.


책은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어른들도 당연히 읽어볼 만하다. 어쩌면 먼저 읽어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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