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자세

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회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2월

“글을 송독하고 사유해야 한다. 글을 송독하면 나의 자식을 풍부히 쌓게 만들고, 그 의미를 사유하면 내가 습득한 지식을 견고하게 만든다. 송독하되 사유하지 않으면 잃어버리게 되고, 사유하되 송독하지 않으면 지식이 고갈된다.”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책을 읽어보려 하고, 많은 분야를 알고 싶다. 하지만, 그것이 정녕 신심을 기울여 정성스레 기울인 노력이었을까. 옛 조상들의 수신을 보며 부끄러운 생각이 앞선다. 역시 아무나 선비라 칭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고려, 조선 등 옛 선비들의 풍류, 청렴, 검소, 우정, 스승과 제자의 사랑, 해학을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묻는다. 지금 이 시대의 과연 선비는 존재하는가.
암울하고 참담하다.

하지만 용기를 얻고 다시금 더러운 세상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하는 책이다. 그들의 치열한 노력과 기개, 기상 등을 단 한 가지라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 우린 그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소개한 800년 전 금나라의 문인 원호문의 독서십법 중 찬언은 “내 마음에 드는 글이 있으면 한 구절이든 두 구절이든 따로 기록해 둔다”를 의미한다.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찬언을 던져 준 책으로 기억될 듯싶다.

내 책상 앞에 붙여 둔 구절 하나를 소개해본다.

〈선비의 자세〉

돈보다 인격을 중히 여긴다.

옳은 일이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널리 배워 모르는 것이 없다.

눈앞에서 남을 면박주지 않는다.

가난해도 뜻을 굽히지 않는다.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자신의 고민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다.

- 『예기』, 「유행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