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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의 유령
밀로스 포먼.장 클로드 카리에르 지음, 이재룡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아마데우스〉의 밀로스 포만 감독의 작품이다. 처음부터 영화화할 것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기에, 인물이나 장면의 묘사가 약간은 부족한 듯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옮긴이의 말처럼 영상이 아닌 문자의 상상력으로 혼란의 스페인과 야망에 불탄 남자, 그리고 비운의 여인의 삶을 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를 먼저 본 후 원작을 읽는 경우와 원작을 먼저 읽은 후 영화를 보는 순서 중 개인적으로 후자를 권하고 싶다. 경험상 그것이 더 많은 감동을 주었던 것 같다.
스페인이 낳은 최고의 화가로 알려진 고야. 물론 책은 고야라는 실존인물과 이데스, 로렌조 등 가상의 인물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하지만 고야라는 예술가가 남긴 작품들과 그가 살았던 격변의 시기를 돌아본다면 책의 스토리가 전혀 생뚱맞지 않다.
이데스가 종교재판을 받고 감금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지금의 상식으로선 어이가 없다. 단지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녀는 15년이란 삶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것이다.
당시 유럽의 종교를 둘러싼 추악한 모습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나탈리 포트만이 이데스의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영화도 한 번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흥미진진한 면은 부족하지만,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