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벌레 동서 미스터리 북스 1
에드거 앨런 포 지음, 김병철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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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간 2008년 6월 26일~7월 1일 / 독서번호 964

에드거 앨런 포 지음 / 김병철 옮김 / 동서문화사 펴냄 (2006년/중판 3쇄)

「나에게 살인을 시키게 한 것이나, 비명을 내서 교수대로 끌려 가게 한 그 모두가 이 고양이의 간계였다. 나는 이 괴물도 시체와 함께 벽 속에다 틀어박고 발라 버렸던 것이다」
- 22p 『검은 고양이』중에서

초등학생 때였을 것으로 기억한다. 옆집에 살던 형과 어느 날 같이 밤을 보내게 된 날이었다. 형은 나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알콜로 삶을 망쳐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검은 고양이의 관한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궁극으로 치닫는 공포, 끔찍한 고양이의 울음소리.
형은 타고난 이야기꾼마냥 이야기를 풀어갔고, 난 공포로 식은땀을 닦으며 잠들었던 기억이다.

그 이야기가 포우의 ‘검은 고양이’라는 사실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추리소설에 빠졌던 나에게 코난 도일, 아가사 크리스티, 모리스 르블랑, 퀸 형제 등은 친숙한 존재였지만, 어리석게도 나는 추리소설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모르그가의 살인’의 저자 포우를 몰랐던 것이다.

그 후 포우의 작품들을 찾아 읽게 되었고,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포우와 만났다. 포우는 그의 평탄치 못했던 인생처럼 작품 속에 환상과 우울, 공포와 절망을 담았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비단 이러한 요소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암울하면서 극도로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고, 세밀한 심리묘사는 그만의 세계를 이루고도 남음이 있었다.


어렸을 적 공포와 신비로 다가왔던 포우는 이제 아득한 슬픔과 절망 속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으로 다시 나에게 다가온다.

넘쳐나는 공포 소설, 미스터리, 추리 소설 속에서 다시금 포우를 잡게 된 이유다. 추리소설에 묘미를 느끼고자 하는 이, 또는 추리소설의 처음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픈 책이다. 고전은 고전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음을 알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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