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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그야말로 세계를 하나의 큰 마을로 여기고, 여기 저기 상처받은 이들을 찾아다니며 사랑을 전하고 있는 긴급구호팀장 한비야의 글을 읽을 때면 글 읽는 사람들을 한 없이 주눅 들게 만들다가도, 결국 희망을 얻게 된다.
힘 있는 누군가가 틀어놓은 수도꼭지에서 끝없이 흘러내리는 물을 쉼 없이 닦고 닦는 일이 어찌 보면 한 없이 무모하고 부질없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한비야는 그러한 부질없는 일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그의 책은 항상 눈에 띄는 자리에 두어야 할 듯하다. 어느 때고 지치고, 그야말로 쓰러지고 싶을 때, 그의 책을 본다면 왠지 이대로 쓰러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와 같이 지도 밖으로 행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와 같이 평화를 나누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마음가짐 하나만 간직한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그리 팍팍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책을 덮고 당장은 투표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한 줌의 무리도 안 되는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굴종할 이들을 지지할 필요는 대다수 이웃들과 같이 ‘지극히 평범한 대다수’ 중 하나인 나 역시 없다고 믿는다.
보다 많은 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찾아내어 만져줄 수 있는 이들을 지지하는 것. 그것이 우선은 가장 급할 듯하다.
아무쪼록 그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빈다. 언제나 멋진 이들은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