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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괴물의 시간
마크 해던 지음,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7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마크 해던의 소설을 이전까지 한 권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대표작인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만.
그런데 검색하니 이전에 읽었던 낯익은 표지와 제목들이 보인다.
오히려 읽지 않은 책이 딱 한 권 있을 뿐이다.
그의 대표작과 이번 신간을 제외하면 다른 책들이 모두 절판이다.
절판된 책을 내가 가지고 있지 않다면 도서관을 찾던가? 아니면 중고서적을 사야 한다.
집에 있는 책 읽기도 버거운 현실을 생각하면 읽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그리고 이번 신작은 이전 작품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 이전에 읽었던 한 책의 미노타우로스 신화를 떠올리는 단편이 <어머니의 이야기>다.
중세 영국으로 신화를 가져와 선천적 결함을 안고 태어난 아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외국 출신 설비 기사와 그의 아들이 결함 있는 아들에 대한 날조된 이야기를 지어낸다.
그것은 영주의 아내가 황소와 정을 통해 괴물을 낳았다는 것이다.
이 괴물을 가두는 미로는 이 설비 기사가 건설하고, 공포 신화는 사방으로 퍼진다.
자신의 정치적 욕망 때문에 아내를 추악한 여성으로 만든 남편.
하지만 그 아내를 통해 딸을 얻는데 이것 또한 전설과 이어진다.
장애가 있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 갇혀 살면서 인간의 이성을 잃은 아들.
괴물에 대한 공포는 권력을 더 강하게 하지만 그것이 사라지면 쉽게 무너진다.
신화를 이렇게 해석한 것도 재밌고, 마지막 장면은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벙커>는 잉글랜드 유적지를 방문한 영감으로 쓴 소설이다.
두 개의 세계와 혼란스러운 그녀의 모습이 조금 복잡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장면은 보면서 어디가 현실일까? 하는 고민을 한다.
<나의 학창 시절>은 70년대 영국 남자 기숙학교의 폭력적인 장면으로 가득하다.
현재 유럽을 생각하면 이런 시절이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들지만 사실이다.
생각보다 많은 소설에서 이런 기숙학교의 폭력성과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선배와 동기들이 내 품는 물리적, 언어적 폭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 학생의 비밀 이야기를 듣고 어쩔 수 없이 내뱉는 비밀 이야기.
이 이야기로 다른 아이들이 그 소년을 괴롭힌다.
하지만 긴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나 듣게 되는 것은 비밀 발설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원인을 타고 올라가면 자신에게 있지만 기존 동창들과 어울리면서 사실을 외면한다.
<개들>도 악타이온 신화를 변주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악타이온 신화를 따라가면서 마지막에 풀어내는 것은 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인류 최초의 우주 여행을 한 라이카에까지 그 과정이 이어지고, 그 감상을 풀어낸다.
<황야>는 읽으면서 이 장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했다.
자전거 여행 중 다친 테건이 우연히 그 지역 연구소 직원들에게 구조된다.
그녀를 돌본 후 돌려보낼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 이 연구소가 상당히 이상하다.
유전자 조작이 일어나는데 그들이 결코 정상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허버트 조지 웰스의 <모로 박사의 섬>에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마지막 장면들을 생각하면 영감 받았던 소설을 읽어야 더 잘 이해가 될 것 같다.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은 은자 대안토니우스의 삶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유혹과 환상, 믿음의 길과 꺾인 의지와 새로운 의지가 잘 그려져 있다.
<세계의 고요한 경계>는 죽지 않지만 늙는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스 신화의 티토누스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풀어낸다.
여신의 연인이 되어 영생을 얻지만 젊음은 가지지 못한 그.
상처가 나도 아물고, 불에 타도 재생되는 그는 주변 사람들의 경계 대상이다.
자신은 늙지 않는데 가족들은 병들어 죽으면서 생기는 고통.
긴 세월을 지나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의 삶과 사랑과 고통.
그리고 이런 그의 곁에 밤마다 찾아오는 그녀.
젊음이 동반되지 않는 영생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잔인한지 보여준다.
마지막 <세인트 브라이즈 베이>는 신부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그 신부는 동성애자이고, 반려를 만나서 결혼을 한다.
조용히 딸을 응원하고 축복하지만 그녀의 과거가 살짝 나오면서 다른 삶이 드러난다.
시대의 변화와 아이폰을 통해 얻게 되는 수많은 정보들.
그녀가 한때 에덴동산에 있었던 것 같은 시절의 추억은 아름답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짧은 이야기 속에 여운을 남기는데 시간되면 다시 읽어보고 싶다.
처음에는 조금 낯선 이야기 방식과 상황에 혼란을 느꼈다.
하지만 집중하면서, <작품 부연 및 감사의 말>을 읽으면서 좀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