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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볼버
하라다 마하 지음, 강영혜 옮김 / 북스피어 / 2026년 8월
평점 :
낯선 작가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작가의 목록을 보니 낯익은 제목들이 많이 보인다.
한동안 나의 위시리스트에 있었던 책도 있다.
이 무엇보다 나의 시선을 끈 것은 출판사와 표지의 그림이다.
<밤의 카페 테라스>인데 검색하기 전 제목을 잘못 알고 있었다.
리볼버. 추리와 미스터리에 자주 나오는 총 이름이다.
이것이 고흐 이야기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내용을 따라가면 고흐가 자살할 때 사용한 총이 리볼버라고 한다.
내 머릿속 총은 단발식 권총인데 예상 외였다.
출판사의 새로운 시리즈인 아트 미스터리 시리즈의 첫 권이다.
다음 이야기가 어떤 것일지 궁금한데 첫 주인공이 고흐다.
인상파의 거장,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화가.
강렬한 색상과 자신의 귀를 자른 기행, 자살에 대한 의혹.
또다른 거장 고갱과의 짧은 동거, 죽은 후 가치 재평가.
이런 몇 가지 이미지들보다 나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은 동생에게 쓴 편지들이다.
우연히 그 편지들을 읽고 그 문장과 그의 생활에 얼마나 깜짝 놀랐던가!
아마 그 이후 고흐에 대한 나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고액의 그림 값을 생각하면 항상 긍정적일 수는 없다.
한 소녀가 벽에 걸린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에 반해 늘 쳐다봤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그림이 사라지고 고갱의 그림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어린 소녀가 고흐와 고갱에 대해 알게 되는 첫 날이다.
그리고 이 소녀 사에는 자라서 프랑스 유학을 와서 고흐와 고갱을 연구하는 학자가 된다.
프랑스에서 계속 연구를 하기 위해 선택한 직업이 작은 경매 회사 CDC다.
유명한 그림이나 비싼 물품이 거래되지 않고, 직원도 사장을 제외하면 두 명이다.
이런 곳에 한 여성이 찾아와 녹슨 총 한 자루를 내밀며 놀라운 이야기를 한다.
고흐가 자살에 사용한 리볼버라는 것이다.
실제 2019년 파리 경매장에 낙찰된 적이 있고, 작가는 이 사실에 영감을 받아 소설을 완성했다.
고흐의 자살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
타살설도 있는데 범인에 대한 이야기는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낙찰된 리볼버는 이전에 한 고흐 전시회에 전시된 적이 있다.
이것은 사에가 이 총의 이력을 조사하는 과정에 드러난다.
그곳에서 의뢰인 사라가 들고 온 총과 다르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조사하면 금방 알 수 있는 거짓말을 그녀는 왜 하는 것일까?
정말 이 총이 고흐 자살에 사용된 그 총일까?
한때 그 총이 카페에 걸려 있었던 것을 기억하는 그녀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간다.
그리고 그 유명한 방을 방문하고, 사라에 대한 이야기도 듣는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이야기는 다른 곳에 있었다.
고흐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두 자루의 리볼버.
사라가 주장하는 놀라운 이야기의 사실 여부 확인 필요.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은 바로 고흐와 고갱의 동거에서 시작한다.
의도적으로 연출한 이 둘의 관계는 영화 <아마데우스>를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다.
고흐의 성장과 그 모습을 본 고갱의 질투, 혹은 자신의 이상향에 대한 갈증.
고갱의 타히티 결혼 생활을 보면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든다.
아마 그의 아내들이 모두 13세 정도였던 것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사라의 회상에서 시작해 고갱의 독백으로 이어지면서 드러나는 놀라운 사실.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이 가능성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상상력이 두 거장과 그들의 그림을 계속 생각하게 한다.
고흐나 고갱을 좋아한다면 이 상상력을 따라가면서 색다른 재미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