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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김유진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처음 읽은 작가고, 다른 장편도 한 권 출간된 적이 있다.
낯선 작가의 소설을 선택할 때 가장 쉬운 방식이 문학상 수상 여부다.
이 소설의 선택도 교보문고 스토리대상이란 타이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출판사를 보고 작품을 선택했다가 완전히 반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책 정보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작가의 선택은 이전과 조금 달라졌다.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도 다 읽지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쉬운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지만 나에겐 최선의 선택이다.
이렇게 선택한 작품이 마음에 들면 작가의 다른 소설에도 관심이 간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작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기억을 다루는 수많은 소설들이 있다.
이 소설은 기억을 지우는 것과 되살리는 것, 두 개를 모두 활용한다.
기억을 지우는 것에 멈추지 않고 가짜 기억을 삽입하기까지 한다.
이 기술은 아주 특별한 것이고, 한때 판타지로 치부되었던 의술이다.
이 의술을 보유한 의사는 주경재고, 이 의술은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
반대편에는 치매 등을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된 기계를 통해 기억을 되살리는 수술이 있다.
뇌의 손상된 부분을 되살려 현대의 가장 큰 가족 병력인 치매를 치료한다.
두 의술 모두 놀라운 진보이지만 그 수술비가 결코 적지 않다.
주경재는 사회의 고위층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기억을 지우고, 조작한다.
병원은 높은 치료비 때문에 아직 대중화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김수오는 기억을 되살리는 수술 기술을 가진 병원의 의사다.
아직 전문의는 따지 못했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가 우연히 주경재를 인식하게 된 것은 교수가 가볍게 흘린 말이다.
그 논문은 수술로 기억을 지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처음 논문이 나온 지 수십 년이 지나면서 수오에게 이것은 새로운 가능성이다.
물론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이 논문이 아닌 엄마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는 병원에서 무료 수술 대상 지원에 엄마를 넣었지만 당첨되지 않았다.
가난한 집, 엄마가 길에 주워 온 수많은 쓰레기들, 사라진 기억 일부.
자신의 삶이 나아지기를 바라지만 아직 그에게는 먼 이야기다.
그러다 교수들의 연수로 빈 시간이 생기면서 엄마를 몰래 수술하려고 한다.
주경재는 돈이 된다면 불법적인 기억도 지우고, 거짓된 기억을 덧씌운다.
강한 결백증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자신의 수술 내용을 직원들에게도 모두 노출하지 않고, 위장 페이 닥터를 고용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기억 속 영상 추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기술에 도취되어 있고, 자신의 수술 기록을 USB에 담아 보관 중이다.
이 USB들을 특별 주문 제작한 스핑크스 블록 속에 넣어둔다.
단순히 비윤리적인 수술을 요청한 고객에게만 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타인의 기억을 지우고, 가짜 기억을 삽입한다.
이것이 문제가 되면서 김수오와 대척점에 서게 되고, 긴장감을 불러온다.

두 수술과 두 인물, 엄마의 지워진 과거와 복원.
알고 싶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 불법 수술의 발각.
또다른 기회는 자신의 노력과 타인의 의혹이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우연한 만남은 숨겨져 있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고, 복수심은 더 강해진다.
자만심은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균열을 만들고, 그 틈새로 복수의 칼날이 스며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 드러나는 긴장감과 반전의 기대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사람과 타인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려는 사람의 대결.
보지 않아도 그 답은 명확하고, 약간 의외의 방식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가장 강력한 복수와 그 뒤에 남는 알 수 없는 찜찜함.
절제되고 갇힌 세계 속에서 풀려나오는 이야기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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