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얼굴
아베 코보 지음, 이정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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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18년에 나왔던 책의 개정판이다.

처음 일본에서 출간된 것은 1964년이다.

작가가 1960년대 발표한 실종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아베 코보의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모래의 여자>를 오래 전에 읽은 듯한데 기억이 가물가물한다.

유명한 정도를 생각하고 늘 읽어야지 생각만 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작가 이름과 오우삼의 영화 <페이스 오프>가 엮이면서 시선을 완전히 끌었다.

좀더 동적이고 강렬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얼굴이 망가진 남자의 가면 제작과 그 심리 묘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왠지 모르게 그의 감정과 심리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 것 같다.


사고로 남자는 얼굴을 잃고, 아내는 남자의 손길을 거부한다.

댱연히 자신이 흉측한 얼굴이 거부의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붕대를 감고 상처 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그를 피한다.

그러다 인공 손가락이나 가면 등을 제작하는 회사를 방문하면서 생각이 바뀐다.

자기만의 가면을 제작해서 쓰고 다닌다면 어떨까? 

자신에게 맞는 가면을 제작하기 위해 수많은 조사와 실험을 한다.

어느 정도 가면 제작 기술이 현실화되면서 그는 타인의 얼굴을 빌리려고 한다.

마스크의 본을 떠는 작업에 남자 얼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면서 한 남자에게 다가가 돈으로 그를 유혹한다.

이제 그 본으로 제대로 된 가면을 만들면 된다.


1960년대란 사실을 머릿속에 두고 읽어야 한다.

본을 뜬 얼굴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가면 제작을 하는데 손이 많이 간다.

실제 사람의 모습을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한다.

수염을 제대로 심기 위해 며칠이 걸리고, 온갖 정성을 다해 가면을 완성한다.

이 완성한 가면을 쓰고 밖으로 나가 여기 저기를 다니고 온갖 망상을 다한다.

가면과 자신의 숨겨놓은 욕망을 같이 다루면서 좀더 깊은 곳으로 파고든다.

그의 상상력을 따라가다 가면을 쓴 도둑이나 강도 같은 일들이 떠올랐다.

그가 총을 사는 장면을 보면서 혹시 권총 강도를 할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이런 나의 상상은 그가 바라는 바와 맞지 않은 것 같다.


세 권의 노트 속에 자신이 한 행동과 심리를 모두 풀어놓았다.

그 마지막 장에는 가면은 쓴 그가 아내를 유혹하는 것이다.

가면이 완벽하다고 생각하기에 아내가 낯선 남자에게 끌리는지 알고 싶어한다.

이때 그의 마음 속에 떠오르는 두 가지 감정은 그렇게 낯선 것이 아니다.

유혹에 성공한 그가 느낀 감정은 절망스럽지만 아내가 사실을 알기 바란다.

이 마지막 장면에 오기 전 작가는 살짝 하나의 단서를 흘린다.

이 단서를 통해 아내의 심리 일부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아내가 남긴 노트는 남자의 자신감과 상상을 산산조각낸다.

이 과정들을 보면서 스스로 혹은 타의의 의해 소외된 한 남성의 모습을 보게 된다.

제대로 된 소통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모두 이런 상태가 아닐까?


무협을 보다 보면 인피면구라는 것이 나온다.

변장의 도구인데 이 인피면구를 쓰면 다른 사람이라고 착각한다.

잘 만든 인피면구는 그 사람의 정체를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인피면구만 쓰고 다른 부분을 소홀히 하면 그의 변장 사실을 알 수 있다.

작가의 작업이나 가면을 쓰고 돌아다닌 장면 등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인피면구다.

그는 자신의 가면이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밖을 다녔지만 아니었다.

그가 어떤 부분을 놓쳤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쉽게 알아챈다.

중간에 가면을 이용한 사회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것을 소재한 소설도 있다.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고, 자극적인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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