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소원
유은정 지음 / 반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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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 감독 유은정이 쓴 첫 장편소설이다.

공포 영화를 잘 보지 않아 이 감독의 영화가 낯설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영화가 궁금해진다.

캐릭터와 공포를 조금씩 증폭시켜가는 과정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불행소원이란 낯선 단어는 조금만 생각하면 저주와 닮아 있다.

이 소원을 바라는 사람들을 여고생으로 잡은 것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자신에게 익숙한 성별과 지나온 학교 생활 등이 세부적인 곳에서 힘을 발휘한다.

학업 성적 스트레스, 작은 질투, 불안감, 가정불화 등이 조금씩 파열음을 낸다.

이 파열음은 인간의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생각하지 못한 규모로 커진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인물은 크게 세 명이다.

아티스틱 스위밍을 하면서 뛰어난 실력자인 송혜송과 파트너가 되고 싶는 배주아.

전학 첫날부터 반 분위기를 빠르게 파악하고 뭔가를 꾸미는 전학생 엄혜송.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 송혜송의 경기를 보고 그녀를 따라다니는 덕후 구다은.

이 세 명이 돌아가면서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조금씩 풀어낸다.

이때의 시간은 연속적이기보다 약간의 틈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틈이 앞에 깔아둔 상황이 어떤 식으로 퍼지는지 보여준다.

그들의 시선, 심리 묘사 등은 보이는 상황 이면을 드러낸다.

이 이면에서 서늘한 공포가 조금씩 자란다.


실력이 부족하지만 송혜송의 파트너가 되어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배주아.

열심히 노력하지만 송송의 파트너가 되기에는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

코치가 이 사실을 지적하고, 더 연습할 것을 알려주지만 귀에 들려오지 않는다.

시간이 되면 수영장을 떠나 집에 가서 다른 운동을 하지만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그녀에게 온 하나의 메시지, 예상하지 못한 실내 수영장 동영상.

더 연습할 곳을 찾았다고 좋아하는 그녀.

그런데 그녀의 실력이 좋아졌다고 해도 송송의 파트너는 변함없다.

방법은 하나. 그 파트너가 다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 듯 날아온 불행소원의 문자 하나.


읽으면서 가장 많이 오판했고 반전을 바란 인물은 엄혜송이다.

학교에서 티나지 않게 존재하면서 뒤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

사이코패스 같은 성격인데 아직 그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구다은과 함께 다니면서 불행소원이 번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저주의 행동이 멈출 것 같으면 익명으로 다시 부채질을 한다.

그리고 송송이 사라진 후 반 아이들에게 불행소원을 알려준 구다은.

외할머니가 무당의 기운이 있고, 그녀도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이런 그녀를 완전히 빠지게 한 인물이 바로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 송혜송이다.

그녀가 사라진 송혜송 때문에 배주아를 협박하면서 불행소원이 퍼진다.


입에서 시작한 말이 유튜브와 SNS를 타고 퍼져 나간다.

장난으로 시작한 것이 어느 순간 비틀린 욕망의 실현으로 이어진다.

장난처럼 이야기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불행소원이 이루어지면서 달라진다.

어느 순간 장난이 아닌 진심이 담긴 불행소원이 계속 생긴다.

학교에 물이 뿌려지고, 정수기에 수영장 물이 담기면서 의심과 공포가 증폭한다.

불행소원이 이루어지면 도착하는 문자는 그것이 사실임을 증명한다.

작은 갈등도, 숨겨져 있던 질투도, 전교 등수 상승도 멈추지 않는다.

이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구다은은 생각하지만 그녀의 성격이 바로잡을 기회를 놓친다.

그녀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은연중에 의심과 공포를 키우는 엄혜성.


학원 공포물을 물과 연결해서 조금씩 스며들고 잠식하게 한다.

공포는 의심과 자신의 잘못된 행동의 결과이지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현실적인 여고생의 팔로우 숫자와 핫한 소문의 빠른 전파.

송혜송의 실종 이후 경찰이 나오지만 단순한 배경 그 이상은 아니다.

어른들이 등장하는 순간들은 드물고, 그들의 행동은 개성이 없다.

이것을 채워나가는 것이 여학생들의 작은 수다와 갈등의 표현들이다.

그리고 낯선 아티스틱 스위밍이라는 종목과 수영장의 연습 장면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뛰어난 가독성에, 기대와 다른 서늘한 마무리 등이 엮여 찜찜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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