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자꾸 미루다 보면 끝이 없다.
올봄에는 신입회원이 계속 들어왔다.
신입회원이 들어오면 책이야기가 모두 끝나고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한다.
따로 형식이 없기 때문에 그날그날 분위기가 다르다.
시작하는 사람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책모임을 하는 목적이야 다양하겠지만
나는 개인의 집합이라는 점을 좋아해서
보통 간단히 이름 소개만 한다.
작년에는 거의 모임을 쉬었기 때문에 나를 모르는 분들도 있어서 그동안 자기소개가 길었다.
이제 거의 안면이 생겨 다시 간단소개로 돌아갈까 하던 중이었다.
마침 책을 선정하는 주라 책 추천을 주제로 자기소개를 했는데
마음에 들어 남겨놓는다.
후보 책을 모아 투표로 책을 선정하기 때문에
후보가 올라오지 않으면 공지하는 사람은 슬슬 초조해진다.
지난 겨울과 봄에 추천책의 빈곤으로 고생했기 때문에
신입회원들이 많을 때 모임에 책을 추천하는 묘미를 추천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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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신 분들은 모두 스무살 이상이신 것 같네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각자 20년이상 취향이라는 성을 쌓아왔을 것 같아요.
그 성벽을 단단하고 두텁게 쌓아온 사람일수록
문을 열고 나올 때 감동이 진한 것 같아요.
저는 한국소설을 거의 안 읽어요.
전에 모임에서 김애란 작가의 <비행운>과 <바깥은 여름>을 같이 읽었어요.
그때 Y언니가 정말 애정하는 작가라고 꾹꾹 눌러 소개하던 기억이 나요.
두권 모두 정말 좋아서 저도 김애란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리게 됐어요.
그래서 저에게 김애란은 Y언니의 작가이고
그 책을 다시 만나게 될 때마다 Y언니가 떠올라요
나의 완소작가를 우리 책모임에 내놓는다는 것은
살면서 그 작가를 읽어볼 일없는 사람이
그 책을 생각할때 나를 겹쳐 기억한다는 것.
모임밖의 인생에서 경험하기 정말 어려운 세상 낭만적인 일이죠
안녕하세요 저는 소중한 한권의 책과 당신을 포개어 기억할 사람,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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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기억에 남았던 J님의 자기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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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해본 자기소개의 반은 이 모임에서 한 것 같아요. 이렇게 자기소개를 많이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J고요. 아마 이대로 가다보면 인생의 자기소개 90퍼는 여기서 하게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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