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는 그런줄도 모르고 책더미만 먼저 들이밀었네요ㅋㅋㅋㅋㅋ

아니 다들 그런 마음이었단 말입니까ㅋㅋㅋㅋㅋ


2020년은 끝없는 대안과 대응의 해였어요.

거창한 건 모르고

제 시간 속 공부의 대안. 여행의 대안. 외식의 대안. 공간의 대안같은

그냥 사사로운 것.

우리 대부분 그랬을 것 같고.

코로나 이전 어제까지의 세계에서 '대안'이라는 건

언제나 현안에 밀려 소외받은 소수의 주장이고 누군가의 믿음같은 거였죠.

작년부터는 달라졌죠.

같지만 다른 것이 끊임없이 필요하고 요구되면서

대안은 보편적인 것이 되고 힘이 세지고 무엇보다 필수적인 게 됐어요.


대안은 똑똑한 사람들이 기획하겠지만

그 바닥에 있는 건 상상력이라고 생각해요.

있어본 적이 없는 것을 있었다고 가정하는 상상력

항상 있지만 없는 것같은 있는 것을 보는 상상력

아직 없는 것을 떠올리는 상상력

지금을 비틀어보는 상상력

그냥 어떤 재밌는 상상력.


상상력은 소설을 좋아하는 우리에게 정말 익숙한 건데

보다보면 그래도 지금의 한계선을 완전히 넘어가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과학과 기술이 치트키인게 우리의 이해범위를 넘어선다는 거.

그래서 낯설고 무섭고 잘 모르는거라 막연하게

어? 이거 진짠가? 지금 있는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싶은 마음이 드는 거.

이게 SF가 아닌 다른 소설을 볼 때랑 가장 다른 점이라고 생각해요.

펼쳐들기 전 마음이 완전 다르니까.


대안의 필요성과 기술의 힘으로 가득했던 한 해를 함께 넘어왔으니까

저는 우리가 2021년에 SF를 읽을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미래에 대해 더 생각해보고 싶고

다른 가능성에 대해 더 들어보고 싶고

그런 게 구현된 세상은 어떨지 체험해보고 싶어질 거 같아서.


이건 제 말이 아니고 칼 세이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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