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쟁까지 -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와 세계의 길 사이에서
가토 요코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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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전쟁을 피할 수 있었던 세 번의 순간

 

일본은 전후 70년이 되는 2015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안보법을 바꾸는 선택을 한다. 필요시 개전을 위한 능동적선택이다. 이번에도 어떤 조건이 되면 개전을 한다는 피동적내용이 포함되어 있을까. 태평양전쟁 이전 10년동안 일본에는 세 번의 선택의 기로가 있었다고 한다. 그 세 번의 선택동안 일본 정부는 일본 국민에게 사실과는 다른 보도를 하고,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하게 됐다는 거짓말을 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아직도 전쟁이후 관련 사실들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느낀다. ‘왜 전쟁까지는 도쿄대 교수 가토 요코가 학교 밖 작은 서점에서 학생들과 역사를 강의했던 내용을 묶은 책이다. 1931년 만주사변부터 1941년 진주만 공습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를 사료를 통해 찾아 풀어냈다.

 

그 첫 번째 분수령은 리튼보고서이다. 리튼보고서는 국제연맹이사회가 만주사변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보낸 조사단이 작성한 보고서다. 당시 일본은 1차 세계대전(1914~1918) 후 국제연맹 상임이사국이었다. 조사단은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와 당시 가입국이 아니었던 미국까지 포함됐다. 일본은 만주사변은 만주지역에서 일본의 관동군이 자체적으로 일으킨 사건이라고 주장한다. 리튼보고서는 장제스가 만주사태를 국제사회에 알리면서 조사하게 되었지만 일본을 중국과의 협상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중국보다는 일본에 유리하게 작성됐다. 일본 언론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 위주로 작성되었다고 국민들에게 말한다. 이후 일본은 국제연맹에서 탈퇴하면서 평화와 전쟁의 갈림길에서 첫 번째 선택을 했다.

 

두 번째 기점은 삼국동맹이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이탈리아와 동맹을 맺는다. 독일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양국가임에도 일본과 동맹을 맺는다. 역사적으로 군사동맹은 가상의 적국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상대를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온 때가 많았다. 전쟁에 가장 중요한 석유 비축량이 적어 미국과의 지구전은 불가능하므로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삼국동맹을 피하자는 의견이 일본 내에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 내무성의 언론 보도 지침을 보면 국민에게 정부의 대립을 숨기고 20일만에 동맹을 맺는다. 삼국동맹은 리튼보고서와 반대로 독일이 승기를 잡았을 때 일본이 이익을 보고자 버스에 탔다’. 동맹으로 미래의 석유자원은 확보하고 미국과 전쟁은 피하려던 일본의 바람과는 달리 독일에 의해 미국 견제와 관련한 부분들이 들어가게 된다.

 

세 번째 선택의 순간은 미일교섭이었다. 진주만 사건에 대해 알려진 것 중 하나는 미국이 일본의 암호를 모두 해독했었고, 일본의 공격을 유도해 참전할 구실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는 일본군도 미군의 암호를 대부분 해독하고 있었고, 미국은 일본의 공습도 예측한 건 맞지만 필리핀같은 다른 곳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진주만 공습으로 미일교섭은 실패로 끝나지만, 두 나라는 각자 진지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었다. 미국은 대서양에서 영국을 위해 물자를 지원하고 있었기에 태평양에서 일본과의 전쟁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남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를 협정을 통해 진주하자 이에 미국이 일본에 대해 전면 금수 조치를 내린다. 이 조치로 일본은 미국의 최종 교섭안을 거절하고 진주만 공습을 감행한다.

 

당시 국민들에 대해 저자는 교육을 받지 못한 국민이 대부분이었기에 판단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2016년의 강의에서 교수는 전쟁까지의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사료들을 찾아 가르치고, 학생들은 질문한다. 내정자들이 대미교섭이 실패한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하고. 교수는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상황을 공유하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5·18 민주화운동 39년이 된다. 지난 2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망언에 대한 사과와 징계조치 없이 맞이하는 5월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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