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말이 칼이 될 때 추천자 링크입니다.

어제는 H, J, HW, M님과 함께 얘기를 나눴어요.

딱딱한 내새끼 욕들을까봐..! 부랴부랴 갔는데

정성스레 읽고오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내용은 혐오의 피라미드의 상층부에 집단학살이 있다는 것과 밑바닥에 편견이 있다는 거였어요.

살면서 직접 겪는 일들, 가까운 사람에게 들은 일들, 누군가에게 건네들은 일들이 쌓여 형성된 하나의 편견이 증오범죄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거요.

이 피라미드에 충격을 받아 각자가 가진 나의 편견을 가지고 같이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어제밤까지도 내가 가진 편견이 뭐가 있나 생각해봐도 쉽게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어제 얘기 도중에 그 편견이란 게 너무 견고하고 내면화되어 편견이라고 인식도 되지 않았구나 깨달았고요. 타인의 입으로 들었는데도 머리로는 생각하는데도 잘 깨지지 않네요..ㅠㅠ

 

편견과 차별, 혐오표현의 경험이나 목격담을 얘기하면서 압도적이었던 건 생각지도 못했던 호남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었어요. 연령대와 거주지, 속했던 그룹에 따라 강도도 다양했고요. 한국사회의 거의 모든 혐오에 대해서 다룬 이 책에서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분량이 적어 조금 아쉬웠고요.

 

혐오표현에 대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나에 대해서는 모두 범위 설정을 잘해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시작이 어떤 표현이라도 국가가 규제하기 시작하면 검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도요. 규제하는 과정에 충분한 견제와 심의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고요. 책에서는 혐오표현에 대한 표현의 자유에 있어 규제 여부에 따라 유럽식과 미국식 모델을 제시하고 있어요. 유럽식 모델은 형사처벌을 포함하는 법적 규제를 하고 있고요. 미국식 모델은 형사처벌만 제외한 모든 방법으로 강력하게 규제하는 거에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식모델은 당장은 어렵지만 전방위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말하고 있고요.

 

정권이 바뀌면서 성소수자나 여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일이 좀 적어진거 같다는 말이 있었어요. 이어서 분위기상 표면적으로 표출하지 못할 뿐 정서는 바뀌지 않은 거 같다는 일침도 있었고요. 저는 형사처벌을 제외한 책에서 제시되는 사회적인 자율적 조치들이 정말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이었어요. 그런데 편견이 바뀌지 않더라도 공개적으로 혐오표현을 하는 것이 점잖지 못한 일이고, 나에게 불리하다고 느끼게 하는 게 이렇게 중요하구나 하고 자연스레 연결되더라고요. 실제 생각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면 억제의 효과가 있구나 하고요.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혐오표현에 대해 더 많고 더 풍부하고 더 강한 대항표현으로 맞서는 일이었어요. 쉬워보이고 간단해보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요. 내가 만약 10명으로 구성된 사회의 소수자라면 하고 생각해봤어요. 나를 혐오하고 증오하는 한명이 있을 때 몇 명이 나를 지지해줄 때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저는 핵안전주의자기 때문에 솔직히 8명 모두가 나를 지지하고 보호한다해도 한명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요. 하물며 반반이라던가 그이하인 경우는 상상하기 어렵네요.. 더많은 대항표현이 소수자로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이 느낄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라는 데 같이 공감해서 더 의미있었어요.

 

저자는 연구하고 책을 쓰고,

답답했던 우리는 같이 읽자고 조르고 고르고, 천천히 읽고, 정리본같이 단정한 책을 보고도 다양한 얘기를 말하고, 드물게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어요.

고무고무한 수요일 저녁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각자의 전쟁터에서 나를 지키고 중심을 잡을 때 작은 추가 될 수 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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