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스케일 - 앞으로 100년을 지배할 탈규모의 경제학
헤먼트 타네자 외 지음, 김태훈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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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온 20세기 경제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라 할 수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 즉, 생산량이 증가하면 할수록 생산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를 통해 전 산업에서 압도적인 규모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더 크게 짓고,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기업 전략의 수순이었습니다.

당연히 조직은 수직적으로 통합하고 이에 따라 확장 할 수 있는 기반에서 성장하게 된 것이죠. 우리가 잘 아는 헨리 포드의 Model T 로 부터 회자되는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고품질의 표준화 된 제품의 대량 생산에 중점을 맞춰 시장에 출시되어 말 그대로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물론 거대 자본의 축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거대기업(대기업)의 경쟁 우위 전략에 맞서기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운 현실이었죠.


오늘 소개해 드리는 <언스케일 UNSCALED>에서는 임박한 디지털 경제시대의 진부한 '규모의 경제의 종말'을 선언합니다.

때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모바일 컴퓨팅(iPhone), 클라우드 컴퓨팅(Amazon Web Service) 및 소셜 네트워킹(Facebook)이 결합된 A.I 혁명의 원년이며, 이때로 부터 다시 10여년이 흐른 지금, 이러한 플랫폼(Platform)을 중심으로 끝없이 분출되는 데이터(빅데이터)가 생성되고 이를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탈규모의 경제를 이끌게 되었음을 지적합니다.

문제는 기존의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적인 거대한 자본 투자가 필수인데 반해, 새로운 디지털 경제시대에는 1인 혹은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거의 무료에 가까운 플랫폼을 통해 수백만 수천만의 액세스를 활용하는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동통신 및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한 우버(Uber), 온라인 결제 기업인 스트라이프(Stripe) 그리고 면도용품을 빌려주는 달러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 등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

기업가는 자체 서버를 구축하는 대신 클라우드 스토리지 및 컴퓨팅을 위해 Amazon Web Service를 저렴하게 임대할 수 있습니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더 빠르고, 더 저렴한 지불 서비스를 위해 Stripe를 사용할 수 있죠. Google과 Facebook을 통해 마케팅을 아웃소싱하고 더 저렴한 국가에서 제조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신생기업은 빅데이터와 A.I를 통해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빠르게 민첩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비즈니스는 결국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기존 플랫폼에 편승한 후(Piggyback), 기존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오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결국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통해 기존의 규모(Scale)을 소유하는 대신, 임대(Unscaled)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라도 플랫폼에 편승하여 새로운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한 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를 더 빠르게 테스팅하고, 런칭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언스케일(탈규모)의 경제학이 지배하게 됨에 따라 전통적인 대규모의 비즈니스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예컨데, 탈규모의 신생기업에 의해 코닥과 노키아 그리고 오프라인 신문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사례가 그것입니다.

이러한 신생기업들의 전략 중 가장 치명적인 것 하나 ! 바로 "소비자에 고도로 맞춤화된 제품 또는 서비스" 전략을 들 수 있습니다. 바꿔말해 개인화(Personalization)가 기존 시스템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주문형 드라이버를 지향하는 우버를 비롯해 의료 및 교육 개인화(Personalization)가 기존 시스템에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필요할 때만 자동차를 사용하고, 웨어러블 데이터를 통해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며, 자신에게 꼭 맞는 교육 환경을 언제, 어디서나 마련할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사회는 결국 비용이라는 진입장벽을 낮춘 탈규모의 경제 즉, Unscaled Economy 시대를 통해 구현될 미래의 모습일 겁니다.

"규모가 큰 기업이 규모가 작은 기업을 잡아 먹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민첩하고 빠른 기업이 느린 기업을 잡아 먹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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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 - 넷플릭스, 아마존, 에어비앤비… 한순간에 시장을 점령한 신흥 기업들의 파괴 전략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지음, 김인수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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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를 디지털 경제 시대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경제 시대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블록체인 등의 디지털 혁신 기술을 많은 분들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기업의 핵심역량과 기업 문화를 포함한 전사적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미래 생존의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의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에 맞선 기존 기업의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어쨋든 혁신이론으로 유명한 크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파괴적 혁신"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기술혁신(Technological Innovation)'을 기업의 미래 비전의 가장 윗 자리에 놓고 있음은 기술이 견인하는 디지털 경제 사회에서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일 겁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디커플링 DECOUPLING>의 저자인 하버드 MBA의 '테이세이라(Teixeira)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하버드에서 10년의 연구와 20여개 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로는,..... 기술이 아닌 고객이 시장 파괴의 주범이었다."(p.20)

즉, 2000년대 들어 커다란 혼란과 디지털 파괴의 주요원인은 기술이 아닌 달라진 소비자의 행동 변화 그리고 소비패턴의 변화이며, 이를 빠르게 눈치채고,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기업들 예컨데, 우버, 에어비엔비 그리고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그 승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책의 제목이기도한 '디커플링(DECOUPLING)'은 부지불식(不知不識) 간에 그들이 캐치해낸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기도 합니다. 저자가 밝히는 디커플링이란 구체적으로는 '평가하기' -> '선택하기' -> '구매하기' -> '소비하기' 라는 기업의 전형적인 고객가치사슬(CVC)의 일부를 신생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일부로 대체하는 전략(DECOUPLING)을 말합니다.

기존 전통기업은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행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사슬(Chain)처럼 엮었습니다. 바로 고객가치사슬(CVC) 이죠. 하지만 신생기업은 이 사슬의 일부를 끊어 고객에게 일부 활동만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기존 기업이 충족하게 남겨두는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베스트바이에 대한 '디지털 파괴' 전략을 들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전자매장인 베스트바이의 전체 가전제품을 아마존 앱을 통해 가격비교를 통해 온라인 구매를 가능케 함으로써 단숨에 베스트바이를 단순 쇼루밍(Showrooming)의 피해자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여기서 아마존은커플링 전략을 통해 고객가치사슬의 일부인 제품 선택단계는 베스트바이로, 제품 구매단계는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로 대체해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아마존을 비롯한 신생기업들은 기존 기업이 예전부터 제공하던 고객가치사슬의 일부만을 도태시키고, 그렇게 분리해낸 일부를 중심으로 전체 비즈니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처럼 '약한 연결고리의 일부를 깨뜨린 후' 그 다음에는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하나 또는 몇 개의 단계를 '훔쳐가는' 방식으로 기존 전통 기업들을 위협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디커플링은 비단 소매업 뿐 아니라 금융, 가전, 자동차, 방송 등 전 업계에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위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또한 2000년대를 시작으로 디지털 비즈니스의 파괴 현상은 "언번들링(unbundling, 1994-99년)", "탈중개화(disintermeiation, 2000-2005년)" 과정을 거쳐 이제 "디커플링(decoupling, 2006~현재)" 과정이 진행 중이며, 이는 고객가치사슬을 깨뜨리기 위해, 기존 제품과 공급망 체계를 분리시키는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 하겠습니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내내 떠나지 않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바로 "발상의 전환"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입니다.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은 "고객"이라는 '발상의 전환'과 고객의 변화욕구를 빠르게 '선택'하여, 핵심역량에 '집중'함으로써 기존 가장 약한 고객가치사슬의 일부를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로 대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나가는 신생 기업들의 디지털 파괴 전략이 본서의 핵심이라는 생각입니다.

대략 20여년 이상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던 크리스텐슨 교수의 "파괴적 혁신"이론의 실효(失效)을 선언하는 의미있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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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플랫폼 전쟁 GAFA vs BATH - AI시대 메가테크 기업, 최후 승자는?
다나카 미치아키 지음, 정승욱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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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경제 성장에 가장 큰 변수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미,중간의 무역전쟁' 일 겁니다. 제동이 걸리지 않는 미, 중 간의 갈등의 근저에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기술 패권 다툼이 숨어 있다는 것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기술 패권 전쟁의 가장 첨단에 서 있는 양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들의 움직임에 주위의 시선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유일겁니다.

미국의 'GAFA'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중국의 'BATH'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그렇다면 이런 거대 IT 기업들을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기술력? 영업력? 아니면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획력일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미중 플랫폼 전쟁 GAFA VS BATH>에서는 우선, "이들 8개 메가테크 기업들이 세계적인 최신 기술의 방향과 글로벌 경제 시장의 동향을 좌우하고 있으며, 이들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개인이나 국가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이들 8개사의 사업 도메인에 따라 비슷한 분류로 짝을 지어 분류, 분석을 시도합니다.

아마존 vs 알리바바 (전자상거래로 시작)

애플 vs 화웨이 (제조업으로 시작)

페이스북 vs 텐센트 (SNS로 시작)

구글 vs 바이두 (검색 서비스로 시작)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기존 기업 전략 분석에 많이 사용하는 'SWOT 분석'이나 기업의 거시적 환경을 정치, 경제, 사회, 기술의 4가지 기준으로 분석하는 'PEST 분석'으로는 국가 규모의 8개 메가테크 기업의 전체상을 분석하기란 요원하다는 점입니다.

이에 저자는 중국 고전 전략론인 '손자병법'을 응용한 '5요소 분석법'을 도입하여, 현대 첨단 기업 경영전략 분석에 응용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저자가 밝히는 5항목(五事) 입니다.

도(道) : 기업이 마땅히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기업의 미션

천(天) :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가라는 외부 환경을 바탕으로 한 타이밍 전략

지(地) : 업계 구조나 경쟁 우위성, 입지 전략등 각 기업의 사업영역

장(將) : 각 기업 총수의 리더십

법(法) : 사업 구조와 수익구조에 따른 기업 매니지먼트

8개 메가테크 기업은 플랫폼 지향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각자 영역에서 독자적인 경제권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향후 비즈니스의 핵심인 플랫폼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업자인 8개사의 분석이 글로벌 산업의 변화흐름을 파악하는 첫번째 단초가 될 것입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기술 지향적 성격을 지니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 또한 공통점입니다. 처음에는 미국 기업들이 선구적 이익을 확보하고, 이를 모방하는 형태로 중국기업들의 약진이 진행되었다면, 현재 중국 기업들은 자체 보유 기술을 통해 독자적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점이 특기할 만 합니다.

이들 8개 메가테크 기업 중 6개 업체가 창업 경영자이며, 애플, 구글에도 경영자의 사명감(미션)이 기업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고객지향', '알리바바의 사회 문제 해결', '애플, 페이스북, 텐센트의 새로운 고객 가치 제공', '바이두, 화웨이의 기술지향'이라는 미션은 자사의 다른 업종으로의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되고 있음 또한 주의깊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션이 경쟁우위 혹은 자사의 핵심역량으로 기능하고 있는 기업은 직원이 스스로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더 나은 사회 환경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사명감과 문제의식으로 발전하여 궁극적으로 기업의 미션은 곧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나가게 됩니다.

사회적 과제에 맞서 이를 해결하고자하는 대담한 비전,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그 과정에서 속도와 기하급수적인 확장성을 중시하는 고객의 경험가치(사용자 경험)에 집착하는 것 등은 오늘날 우리 나라 기업들이 새겨봐야 할 지속가능한 미래 기업의 청사진이 아닐까 합니다.

비록 미국 주도의 무역 협상이 정착되었다 하더라도 지난한 미, 중 무역전쟁이라는 이름의 기술패권 전쟁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는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 또한 어떤 형태로든 기술 표준(스탠다드)과 결재 방식에서 "미국 경제권"과 "중국 경제권" 으로 나뉠 것이라는 저자의 인사이트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고심(苦心)과 결단(決斷)이 요구되는 순간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GAFA vs BATH 이라는 8개 메가테크 기업의 전략과 비전을 체계적으로 분석, 세계 최첨단의 플랫폼 기업들이 무엇을 목표로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의 분석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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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 이시은 옮김, 임헌수 감수 / 이코노믹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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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는 곧 '데이터의 시대'라고들 합니다. PC가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개발되고, SNS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통제할 수 없이 많은 데이터(Data)와 이 데이터가 서로 얽혀 가치있는 정보(Information)들로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과잉의 시대는 오히려 우리들을 혼란으로 이끄는 건 아닐까 합니다. "너무나 정교한 알고리즘에 의해 원래 의도치 않은 것을 봄으로써 많은 시간을 빼앗기거나 선택치가 너무 많아 오히려 찾기를 포기해 버리는 이 아이러니(irony)"는 어쩌면 디지털 경제 사회로의 진화 과정에서의 필연적 현상이 아닐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큐레이션 CURATION :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에서 저자인 "스티븐 로젠바움(Steven Rosenbaum)"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구글은 몇 년 전, 웹에서 필요한 정보는 인간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찾아 줄 것이며, 인간 편집자는 과거의 유물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했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한 "스토리(Story)"를 만들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알고리즘이 할 수 없는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포탈 사이트의 검색 서비스 등에서 일러준 수천, 수만개의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지식 중 사용자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가치 즉, 컨텐츠를 선별하고, 이를 특정 '맥락(Context)'에서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큐레이션(Curation)"의 시대를 이야기합니다.

정보 과잉 시대의 돌파구로서 저자가 선택한 솔루션은 수 많은 정보 중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고(편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충하고, 읽는 사람의 이해가 높아지도록 고안하고, 유용한 정보의 링크를 수집하는 "디지털(알고리즘)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지혜"이며, 이것이 바로 콘텐츠를 걸러주는 "인간 필터"인 셈이지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한 검색 결과를 반환한다 하더라도 진정으로 사용자에 최적화된 답변에는 이르지 않고, 마지막에는 역시 인간의 필터링이 들어가야 한다는데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흥미롭게도 전혀 다른 산업, 전혀 다른 회사, 전혀 다른 비즈니스 프로세스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인공지능의 성능은 비슷한 궤적을 그리곤 합니다. 즉, 개발 시작 후 초기 1~2주 차에 약 70~80%의 어느정도 괜찮은 성능에 도달하지만, 남은 20~30%의 기능개선에 엄청나게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곤 하지요.

그러나 사람이 일하는 것과 같은 정확도를 위해선 대략 95%의 정확도가 요구됩니다. 물론 초기 개발 때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겠지만, 나머지 5%의 예외 처리는 다시금 숙련된 인간 기술자들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창조적 접근을 할 수 없기에 다시금 인간을 배워야하는 이유입니다.

바로 이러한 "창조적 접근"이 곧, 본서의 인간 필터로서의 '큐레이터(Curator)의 몫'이라는 결론입니다.

책은 광범위한 관련 업계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큐레이터와 관련된 몇 가지 논쟁에 대한 찬반 양론을 고찰한 후, 소음과 신호가 혼재된 수 많은 정보들 속에서 소음을 걷어내고 오롯이 신호만을 잡아 내듯이 독창적인 문맥(Context)를 부여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큐레이션'이야 말로 미디어, 소매업, 광고업 그리고 전 산업의 미래 비전임을 역설하는데 이르게 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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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엇지 최태성 한국사 강의만화 1 : 전근대편
최태성 지음, 김연규 그림 / 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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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이전 부터 저는 역사나 세계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스토리텔링 식의 옛날 이야기나 전집 형태로 나온 위인전을 읽으며, 옛날 사람들의 생각과 그 시대상을 엿보는 재미가 꽤나 좋았습니다.

어린 시절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역시 그림책, 그 중에서도 그림이나 삽화가 많은 역사책이었습니다. 생동감있는 그림과 한 컷 한 컷으로 압축된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고려니 조선이니 하는 우리나라 역사가 쉽게 다가왔으니까요.

최근 들어 한일간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일제 강점기시대를 재조명하는 시도가 눈에 뜁니다. 비단 한일간의 문제 뿐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과의 갈등과 화해를 반복해면서 5000년의 역사는 그렇게 이어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다음엇지 최태성 한국사 1권 전근대편>는 우리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강의해 주시기로 유명한 큰별쌤 최태성 선생님의 한국사를 만화형식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물론 책의 순서는 너무나 익숙하게도 '고대' (단군조선, 고구려와 삼국시대 그리고 발해와 통일신라), '고려' 그리고 '조선'(영정조 시대까지) 으로 구분하여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각 챕터 시작시에 해쉬태크(#)를 통해 그 챕터의 중요 포인트(키워드)를 집어 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컨데, '외침을 이겨낸 불굴의 고려' 편에서는 '#고려의 대외관계' '#강동 6주 #귀주 대첩' '# 동북 9성' '#삼별초의 항쟁' '#나라를 지켜낸 아트 외교' 와 같이 미리 키워드를 확인하면서 읽어 나갈때 이해도가 높아진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국가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분열과 쇠퇴의 과정을 기본으로, 당시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인 측면까지도 함께 아우러고 있어, 컨텐츠 구성에 있어 만화 이상의 깊이와 넓이를 지니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서문에 나와 있다시피 초,중,고 교과서를 바탕으로 각종 시험에서 반복 출제되는 출제 포인트까지 더했다고 하니, 교양은 물론 각종 시험에서도 큰 도움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책의 제목인 "다음엇지"는 만화라는 일본식 한자 용어에 밀려 사라진 만화의 순우리말이라고 합니다. 1913년 최남선이 창간한 어린이 잡지인 '붉은 저고리'에서 게재된 작품의 이름으로 처음 쓰이게 된 이 말의 의미는 '다음은 어찌될까' 즉 다음 칸을 보지 않고서는 내용이 어떻게 이어질 지 알 수 없다는 칸과 칸 사이의 긴장감을 나타낸 말이라고 합니다. '다음엇지' 참 귀엽고 예쁜 말입니다.

만화는 깊이가 없다느니 수준이 떨어진다느니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 칸 한 칸 함축된 이미지와 대사 한 마디에서 10줄, 20줄의 텍스트에서 찾아낼 수 없는 직관과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만화는 더 이상 킬링 타임용 신변잡기는 아닐 겁니다.

이 책으로 다시 한번 우리 역사를 제대로 정리해 볼까 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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