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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 - 넷플릭스, 아마존, 에어비앤비… 한순간에 시장을 점령한 신흥 기업들의 파괴 전략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지음, 김인수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9월
평점 :

4차 산업혁명시대를 디지털 경제 시대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경제 시대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블록체인 등의 디지털 혁신 기술을 많은 분들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통해 기업의 핵심역량과 기업 문화를 포함한 전사적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미래 생존의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의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에 맞선 기존 기업의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어쨋든 혁신이론으로 유명한 크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파괴적 혁신"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기술혁신(Technological Innovation)'을 기업의 미래 비전의 가장 윗 자리에 놓고 있음은 기술이 견인하는 디지털 경제 사회에서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일 겁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디커플링 DECOUPLING>의 저자인 하버드 MBA의 '테이세이라(Teixeira)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하버드에서 10년의 연구와 20여개 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로는,..... 기술이 아닌 고객이 시장 파괴의 주범이었다."(p.20)
즉, 2000년대 들어 커다란 혼란과 디지털 파괴의 주요원인은 기술이 아닌 달라진 소비자의 행동 변화 그리고 소비패턴의 변화이며, 이를 빠르게 눈치채고,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기업들 예컨데, 우버, 에어비엔비 그리고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그 승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책의 제목이기도한 '디커플링(DECOUPLING)'은 부지불식(不知不識) 간에 그들이 캐치해낸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기도 합니다. 저자가 밝히는 디커플링이란 구체적으로는 '평가하기' -> '선택하기' -> '구매하기' -> '소비하기' 라는 기업의 전형적인 고객가치사슬(CVC)의 일부를 신생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일부로 대체하는 전략(DECOUPLING)을 말합니다.
기존 전통기업은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행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덩어리로 보고, 사슬(Chain)처럼 엮었습니다. 바로 고객가치사슬(CVC) 이죠. 하지만 신생기업은 이 사슬의 일부를 끊어 고객에게 일부 활동만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기존 기업이 충족하게 남겨두는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베스트바이에 대한 '디지털 파괴' 전략을 들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전자매장인 베스트바이의 전체 가전제품을 아마존 앱을 통해 가격비교를 통해 온라인 구매를 가능케 함으로써 단숨에 베스트바이를 단순 쇼루밍(Showrooming)의 피해자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여기서 아마존은 디커플링 전략을 통해 고객가치사슬의 일부인 제품 선택단계는 베스트바이로, 제품 구매단계는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로 대체해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아마존을 비롯한 신생기업들은 기존 기업이 예전부터 제공하던 고객가치사슬의 일부만을 도태시키고, 그렇게 분리해낸 일부를 중심으로 전체 비즈니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처럼 '약한 연결고리의 일부를 깨뜨린 후' 그 다음에는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하나 또는 몇 개의 단계를 '훔쳐가는' 방식으로 기존 전통 기업들을 위협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디커플링은 비단 소매업 뿐 아니라 금융, 가전, 자동차, 방송 등 전 업계에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위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또한 2000년대를 시작으로 디지털 비즈니스의 파괴 현상은 "언번들링(unbundling, 1994-99년)", "탈중개화(disintermeiation, 2000-2005년)" 과정을 거쳐 이제 "디커플링(decoupling, 2006~현재)" 과정이 진행 중이며, 이는 고객가치사슬을 깨뜨리기 위해, 기존 제품과 공급망 체계를 분리시키는 과정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 하겠습니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내내 떠나지 않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바로 "발상의 전환"과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입니다.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은 "고객"이라는 '발상의 전환'과 고객의 변화욕구를 빠르게 '선택'하여, 핵심역량에 '집중'함으로써 기존 가장 약한 고객가치사슬의 일부를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로 대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나가는 신생 기업들의 디지털 파괴 전략이 본서의 핵심이라는 생각입니다.
대략 20여년 이상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던 크리스텐슨 교수의 "파괴적 혁신"이론의 실효(失效)을 선언하는 의미있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