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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리커버) - 스탠퍼드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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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학을 처음 배울 때 우리는 시장에서의 '완전 경쟁'은 이상적이며, 가장 기본적인 상태로 간주됨을 알고 있습니다. 즉, 완벽하게 경쟁적인 시장에서는 생산자의 공급과 소비자의 수요가 만나 균형을 이루며, 시장 지배력을 가진 모든 회사는 원칙적으로 차별화 되지 않는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게 됩니다.
시장 지배력을 가진 회사가 없기에 모두 시장이 정해주는 가격에 물건을 팔 수 밖에 없지요. 새로운 회사가 시장에 진입해 공급량은 늘리고 가격은 끌어내림으로써 당초 시장에 발을 들이게 만든 이윤은 거의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장기적으로 볼 때 완전 경쟁 아래에서는 이론적으로 '어느 회사도 경제적 이윤을 창출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완전 경쟁의 반대인 '독점'의 상태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제로 투 원>에서 저자들은 지금까지 당연한 통념으로 여겨지던 '독점은 시장 경제에 해롭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경쟁 때문에 발전한다고 생각한 것은 경제학자들과 교육 시스템을 통해 주입되고 학습된 이데올리기일 뿐이라는 것이죠. 오늘날은 독점 기업이 되어 다른 기업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는 만큼, 딱 그 만큼만 성공할 수 있기에 더 이상 독점은 예외적인 현상이 아니며, 성공하는 기업의 특징이라는 주장입니다.
0에서 1이되는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면 세상은 0에서 1이 되는 것이며, 성공하는 비즈니스는 이러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기업을 통해 성취될 수 있습니다. 성공한 기업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죠.
기존의 모범사례를 따라하고 점진적으로 발전한다 해도 세상은 1에서 그 1을 모방한 1+n으로 익숙한 것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죠. 즉, 1+n의 경쟁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0에서 완전히 다른 1을 창조해 내는 독점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본서에서는 어찌보면 단순한 논리와 함께 다양한 사례를 들어 논거를 펼치고 있답니다.
본서에서 제시하는 '독점기업'은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서, 다른 회사들이 감히 그 비슷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회사를 가리킵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야후나 MS를 제치고, 검색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군림해 오고 있는 '구글'이야멀로 0에서 1을 이룬 대표적인 기업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창조적으로 시장을 독점한 기업의 특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자들이 제시하는 독점 기업의 4가지 공통된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독자적인 기술
2. 네트워크 효과
3. 규모의 경제
4. 브랜드 전략

사실 우리는 경쟁을 신성시하며, 경쟁 덕분에 발전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자본주의와 경쟁은 상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자본의 축적을 전제로 하는데 완전 경쟁 아래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경쟁을 통해 모든 이윤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럼에도 경쟁이 좋다고 회자되는 이유는 자본주의에서의 경쟁은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가들이 명심해야할 사항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또 보유하고 싶다면, 0에서 1로의 창조적인 독점 기업이 되라."
완전 경쟁 시장의 기업은 현재 이윤에 몰두한 나머지 장기적 미래 계획을 세울 여유가 없고, 경쟁기업이 너무나 많기에 이윤을 최소화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이에 반해 독점 기업은 경쟁에 대한 걱정이 없기에 직원이나 제품에 더 신경과 정성을 쏟을 수 있습니다. 생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재를 케어하거나 상품과 서비스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즈니스 발전 속도도 더욱 높일 수 있고, 연구개발비도 충분하기에 따라올 경쟁자가 없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경쟁없는 독점을 통해 진정한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는 '구글'이 부러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세상은 0에서 1로 변화하게 됩니다. 창조라는 행위는 단 한번 뿐이며, 창조의 순간도 단 한 번 뿐입니다. 그 한번의 창조로 세상에는 낯설고 신선한 무언가가 생겨나게 됩니다. 성공하는 기업들은 각자의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해 왔습니다. 반명 실패한 기업들은 번번히 창조의 기로에서 주춤하고, 결과적으로 경쟁을 벗어나지 못하고 사라졌습니다.
창업이나 스타트업을 준비하시는 분들 뿐 아니라 기업에 몸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경쟁과 독점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던져주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많은 분들의 일독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