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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팩트 네트워크 - 위기의 도시를 살리다
심재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8월
평점 :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인해 '지방 도시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관련 지자체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산업 유치 정책을 진행하여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교육, 문화, 주거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청년들의 지방 유입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원격 근무 환경을 조성하여 지방 도시에서도 다양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지역별 차별화된 관광 산업을 육성하여 관광 수익 뿐 아니라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지자체도 많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성장시대의 인구정책에 매몰된 지자체들도 많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심각해지는 지방 도시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의 지속가능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대승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콤팩트네트워크 위기의 도시를 살리다>는 실제로 서산시와 안성시를 테스트 베드로 하여 '압축과 연계'를 통해 이러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 발전을 모색하고자 하는 전략이 담겨있습니다.
요점부터 말하자면, 거점에 기반해서 집중(압축)할 것은 집중(압축)하고, 거점간의 연계(연결)를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핵심이라 하겠습니다. 이렇게 설계된 도시 모형을 책에서는 '콤팩트 네트워크 도시'라 말하고 있으며, 이러한 모형의 필요성과 성공 가능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답니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세계는 경제 성장률 하락, 부채 증가, 글로벌 공금망 붕괴와 소비 감소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어 왔습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삶의 복원이라는 측면을 통해 디지털로 빨라진 사회에서 이 디지털의 순기능을 이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을 서두에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에 대한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구수를 기준으로 도시의 등급을 결정한다거나 인구를 시장으로 간주하여 인구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논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디지털 전환을 통해 도시간 네트워크에 따라 시너지가 창출되기도 하고, 도시의 연합을 통해 대도시를 넘어서는 규모의 경제가 얼마든지 실현가능하다는 논리로 귀결됩니다.
지역의 가치와 창조 인재가 융합해서 혁신을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도시 그리고 디지털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크기에 관계없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경쟁력있는 도시야 말로 인구 감소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성장하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나아갑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익히 잘아는 2군데 도시가 거론됩니다. 단순한 공간 전략을 벗어나 상생 네트워크로 지속가능 발전을 이루고 있는 충남의 '서산시'의 성공사례와 발전과 혁신의 변곡점에 있는 경기도 '안성시'를 그 예로 들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서산시'는 갯벌 마을로 유명한 지역입니다만, 이런 서산이 성공한 산업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대산읍 소재 대죽산업단지에 실리콘 및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업과 주민, 그리고 관련 공무원들과의 상생 네트워크를 통해 성공사례를 이끌어 낸 이야기입니다.
물론 1980년대 부터 이어져온 갯벌 산업 단지 조성을 통해 기업과 시민 그리고 서산시가 상생의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방도시로 부상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서산에 둥지를 튼 것이 기폭제 역할을 했으리라 짐작합니다.
그 후 서산 테크노 밸리의 성공을 통한 드라마틱한 인구의 증가와 맞춤형 공업용수 조성에 한 몫한 '신속하고 과감한 서산시의 행정력' 그리고 대산항 고속도로와 하늘길, 바닷길, 땅길(육해공) 네트워크를 통한 서해안 시대 '물류허브 도시'와 '국제 관광도시'의 완성을 위한 "압축과 연계"라는 컴팩트 네트워크 도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디지털 인프라와 메타버스, 초고속 모빌리티 등의 IT 기술을 통해 지방 도시인 서산에서도 대도시와 대등한 수준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게 하여, 젊은이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 지방 소멸을 걱정하지 않는 도시로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안성시'는 인구와 경제 지표가 모두 성장하는 성장권 도시라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안성시의 SWOT 분석을 통해 강점과 약점 즉, 2개의 내부요인과 기회와 위기라는 2개의 외부 요인을 혼합한 네가지 전략을 도출해 내고 이를 기반으로 SWOT MIX와 ERRC 전략 수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7가지 혁신성장을 위한 저자의 제안은 비단 안성시 뿐 아니라 성장 정체 혹은 위기에 직면한 지방 도시들에게도 유용한 시사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콤팩트-네트워크 도시 구조
산업 네트워크를 통한 지속 가능한 도시 구현
교통 네트워크를 통한 거점활성화 방안
철토 네트워크를 통한 혁명적 변화 구현
청년 네트워크를 통한 창조 도시 구현
생태 네트워크를 통한 성공적인 도시 재생 구현
굳건한 도시의 정체성 견지
대한민국의 많은 지방 도시들이 전통산업의 쇠퇴와 도시 인프라 노후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새로운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해 다시금 성장을 누리는 도시들의 공통점은 오랫 동안 이방인에 대한 수용과 환대, 지역 대학 육성과 연계, 과학 기술 단지와 기술 혁신 센터 조성 그리고 창업과 보육을 통한 도시 혁신 역량 강화라는 점입니다.
이렇듯 도시의 개방성을 높이고 혁신 인재가 선호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우리나라 지방 도시들이 가장 시급히 진행해야할 숙제이기도 하며, 본서에서 제시하는 서산과 안성시의 성장 전략에서 그려진 "콤팩트 네트워크 도시"를 향한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실제 도시 재생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지방 도시의 소멸 위기와 대책 그리고 혁신의 장소로서 도시의 역할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가 담겨있는 책으로 평가합니다.
축소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 특히, 지방 소멸과 그 해법을 도모하는 모든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