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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부의 대전환 - 인구경제학이 찾아낸 미래 비즈니스 모델 총정리
전영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지방 중소 도시를 둘러보며 한결 같이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젊은 청년들이 예전보다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며, 이에 반해 노인분들이 부쩍 늘었다는 사실입니다. 저출산, 고령화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는 비단 중소 도시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일 겁니다.
보통 낮은 출산율로 인한 인구감소와 인구구조의 변화는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동력감소, 사회보장 부담 증가, 소비 위축으로 인한 산업 침체, 세대간 갈등 심화, 지역사회 쇠퇴, 교육 시스템 변화 그리고 군사력 약화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들은 사회 전반의 불안정과 갈등을 야기하고, 기업이나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인구감소, 부의 대전환>에서는 오히려 기업입장에서는 저출생, 고령화가 위기가 아니라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인구 경제학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서문을 통해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0.72명의 출산율은 개발도상국 때 정한 준칙이 선진국인 지금 현실적인 환경과 맞지 않아 발생한 불협화음의 결과물 입니다. 이격을 줄이고 편차를 좁히며 제도와 현실을 조율하는 전환 작업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인구 변화라는 시대 흐름에 의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편익을 최대화하는 새로운 경쟁 무기로 인구 변화를 활용하는 역발상적인 접근이 바람직 합니다."
저자가 지적하다시피 초저출생과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막을 만한 동인이나 개선책이 쉽게 마련되지 않아 보입니다. 더군다나 대응 시점마저 놓치자 곧바로 추락해 버린 출산율은 인구학의 추계 범위를 이탈하여, 오히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그 속도가 빨라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한 마디로 "정해진 미래"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조금이나마 성장하지 않으면 바로 도태되어 버리는 것이 시장의 자본주의 논리이기에 그런 의미에서 정해진 인구감소가 오히려 성장 엔진이 되어야 하며, 이것이 신시대의 뉴패러다임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구구조 변화에 다른 자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와 변화를 다루면서, 기존의 생애주기 가설을 통한 확고부동한 금융이론에 기반한 자산 투자가 이젠 저출생과 고령화에 부딪혀 근본부터 변화하고, 결국 과거와 같은 접근으로는 안정적인 자산투자가 힘들어 짐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고성장이 빚어낸 확장 지향적인 자산 시장을 대신해 '저(低)의 시대'로 압축되는 자산 시장의 새로운 재편 흐름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저성장, 저금리가 뉴노멀이 된 지금, 인플레이션을 추억하며 디플레이션에 대항하는 선진국형 자산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껴야 잘 살던 시대의 종말과 더불어 저축동기를 상실하고, 시장 진입을 포기한 MZ의 젊은 세대의 본심이 향하는 소비와 부동산의 미래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야 말로 새롭게 재편되는 선진국형 자산 시장의 리딩 전략이 아닐까 고민하게 됩니다.
더불어 축소시장의 진성고객으로 새롭게 등장할 고소득, 고학력, 정년 연장으로 무장한 '신인류' X 세대 중년의 행로를 추적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소위 1, 2차 베이비부머 세대(55~75년생) 대략 1,700만명의 거대 인구 집단으로서 요즘 어른들은 자신들의 추억과 자아실현을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행태의 밑바닥에는 중년 특유의 축소적이고 희생적인 고정 관념과 결별한 최초의 중년 집단이며 가치적인 신소비를 욕망하는 새로운 형태의 중년집단이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의 원천이요, 마케팅 타깃 집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들 요즘 어른들은 대면 소비와 접촉 소비만 해왔던 기존 노년과 확인히 구분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물론 비대면을 일방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면과 비대면을 두루 선호하고, 활용 가능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하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본 사례이지만, 우리나라의 요즘 어른들에도 적용할 수 있는 특징적인 중년 소비로 '미들엣지'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중년의 욕구 지점을 의미하는 '미들엣지'는 '추억 소환', '자아 부활', '희망 실현'이라는 3대 소비 패턴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들엣지'에 대한 이해와 관련 마케팅 그리고 이들이 고령화됨에 따른 선택재 시장 개척을 통해 요즘 어른들의 지갑을 활짝 열어 젖히라는 저자의 주장을 통해 기존의 고령집단과는 분명 다른 1970년대생의 중년화를 수축 사회라는 기업 위기를 돌파할 천금같은 기회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저자는 1970년대생을 '인구감소 + 수익 증가 = 기업 성장'을 풀어줄 최초의 실험대상이라 선언합니다.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사회 전환과 질서 재편이 요구되는 갈림길에서 중년 시점에 도달한데다 거대 인구까지 보유하며 경제력과 파급력을 두루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경우가 아니라는데 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달리말해 이들 거대 집단의 지속적이며 확장적인 소비를 이끌어내 평생 매출을 책임질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인구감소를 통한 소비 위축과 기업의 위기를 돌파할 최선의 전략이라는 점에 동의하게 됩니다.
테슬라, 아마존, 쿠팡, 카카오, 네이버 등 유니콘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개별 고객의 정보를 분석해 고객의 생애 전체에 걸친 욕구를 실현해 주고자 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에서 이러한 트렌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성장한 일본의 10대 산업'을 통해 당면한 인구 위기를 극복할 현실적 대안을 위한 좋은 인사이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맞벌이와 외동 자녀의 증가로 인해 육아와 교육 분야의 집중 투자와 투입 단가가 높아 오히려 시장 파이가 더욱 커졌습니다. 의약과 간병의 고량화는 당연히 호황이 예상되며, 가치소비와 맞물린 공유, 포노사피엔스의 전자상거래는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생존 보장이 더 중요한 손해 보험, 도보 반경의 일상 수요를 흡수할 소매, 노동 부족이 불러올 인재 확보 경쟁, 가족 역할을 대체할 반려동물 등의 산업군이 인구 구조 변화 속에서 성공을 견인할 유력한 후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인구 감소라는 축소시장에 숨어 있는 부의 재편을 MZ세대, 70년대생, 충성고객인 집토끼, 베이비 부머라는 키워드를 통해 믿을 만한 통계 근거와 다양한 증거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 책으로 평가합니다.
물론 저자 자신도 밝히고 있다시피, 전제 조건과 함께 논리적 비약이 어느정도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인구감소를 단순히 기업과 국가 성장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바라보지 않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개인과 기업의 성공전략을 추적하시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