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의 배신 - 머릿속 생각을 끄고 일상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서사원 / 2024년 4월
평점 :
우리는 흔히 신입들이 일을 잘못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생각 좀 하고 살라고 다그치곤 합니다. 또 고민이 있을땐 생각 좀 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중세시대를 대표하는 관념론 철학자 '데카르트'의 말처럼 우리의 존재는 생각 속에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심히 착각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생각을 자신이 의도적으로 하고 있으며, 언제라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생각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음에도 그냥 떠오르고 사라질 뿐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생각을 우리 마음대로 컨트롤 한다는 것은 넌센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갈팡질팡 마음대로 떠오르고 사라지는 이러한 생각 때문에 현대인들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의 나쁜 기억으로 부터 그리고 미래의 불안으로 야기된 나쁜(?) 생각의 반복과 굴레를 끊을 수만 있다면 우리 삶은 우울과 불안으로 부터 잠시 벗어나 현재 이 순간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생각의 배신>에서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최근 뇌 과학 연구들은 생각에 빠지는 것이 각종 정신 장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정신장애의 발생 가능성, 예후와도 깊은 연관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습니다...최근에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우울 장애와 불안 장애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반복되는 생각을 줄이는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지요."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정신 장애인 우울과 불안의 원인은 결국 생각이 너무 많은 것에 기인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어느정도의 긴장은 필요하지만 걱정거리의 79%는 실제 일어나지 않고, 16%정도는 충분히 미리 준비하면 대처가능한 사건이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결국 걱정의 5% 정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지나가버린 과거의 일로 후회하고, 다가올 미래의 일에 불안을 느끼며 우리는 항상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뇌의 신경가소성을 바탕으로 생존을 위해 주변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뇌상태를 지속시키기 위해 부정적인 생각의 반복을 일종의 생존 위험 신호로 간주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킨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할수록 우울과 불안을 더 자주, 길게 느끼게 되고, 점점 우울장애와 불안장애에 취약한 상태가 되며, 뇌는 지쳐간다는 의미입니다.
지친 뇌의 회복을 위해서는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생각에 빠지지 않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방법과 기술이 필요함을 지적하며, 생각에 빠지게 되는 다양한 상황들을 설명하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과 생각의 반복에서 벗어나 지금 해야 할 일에 몰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생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사고의 기술 10가지 중 특히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내 생각을 점검하는 메타지각' 즉 생각에 빠지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기술 입니다. 불교의 명상 특히 '알아차림 명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입니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살펴봄으로써 불필요한 생각이나 부정적인 생각들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으며,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자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생각을 반복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됩니다.
그외에도 생각이 많을 때 몸을 움직인다던지, 취미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거나, 우울과 불안을 낮추고 불필요한 생각의 반복을 막는 기록 습관, 명상 그리고 올바른 약물 치료 등의 방법들은 간단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었음을 임상을 통해 확인했음을 저자는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불안과 우울 장애로 이끄는 수 많은 생각.. 생각들.....
불교에서는 도대체 예측할 수 없고, 종잡을 수 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원숭이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옮겨 다니는 것을 빗대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울을 끝내고 불안을 잠재울 것이라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오히려 상황은 더욱 나쁘져만 갑니다.
현대 뇌과학에 바탕해 머릿속 생각을 끄고, 일상을 회복하는 처방전이라는 소제목에 걸맞게 불안과 우울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사고의 기술을 잘 정리한 책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불안과 우울 장애 뿐 아니라 단순히 생각을 꾸준히 함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힘들고 고통스러움만 가득한 현대인들의 일독을 권합니다.